대책없는 길치 여자 혼자 떠난 유럽 배낭여행 1.

030304032013.08.28
조회4,037
아... 처음 쓰는 글이라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_@
일단, 다짜고짜 음슴체로 시작하기로 하겠음.
 
20살이 되면서부터 나의 로망은 굉장히 보편적이게도 유럽배낭여행이었음!
다들 해외여행, 특별히 유럽배낭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음?없다면 죄송.(_ _)
 
요즘 판을 자주 들여다 보고 있는데, 가끔 혼자 여행 다녀온 후기를 보면 대부분 남자여서 혼자 가는 것에 대해 고민중인 여자 사람들이 좀 있어 보였음. 그래서 내가 여행 다녀온 후기도 남겨 놓을 겸, 고민 중인 여자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겸 글을 쓰고 싶다고 지난달부터 생각을 하다가 지금 쓰기 시작함. 내가 이렇게 행동이 느린 편은 아닌데, 사진 챙겨오는 게 좀 귀찮았음 ㅋ 그래도 이렇게 오늘 시작함. ㅋ 나처럼 대책없는 여자도 혼자 다녀왔으니, 여러분들도 맘만 먹음 갈 수 있음!
 
나는 유럽여행을 올해 가려고 계획을 했었음. 원래는 혼자 가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음
그러나 나의 계획에(그냥 나 혼자 생각하기를) 3, 4월쯤 다녀와야 나의 삶에 대한 계획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았음. 그러던 중에 갑자기 이틀 특가로 항공권이 싸게 나옴! 고민할 시간이 별로 없었음. 이틀만 그 가격이었음. 가려고 생각만 했지 어디어디를 가고 싶은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로 나는 무작정 티켓을 결제함. 정말 대책이 없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음. 그렇게 일단 출국과 귀국 날짜만 정해진 채로 내 발등에 불은 떨어졌음.
 
일단, 나는 계획을 세우는 건 참 좋아하지만, 여행계획은 별로 소질이 없음. 내 친구가 동선 그따위로 짜지 말라고 진지하게 충고함. 참고로 부산 여행이었음. 암튼 그렇게 나는 좀 시급하다고 생각이 되는 순간이 올 때까지 뭐 딱히 준비를 못함. 내가 믿는 건 한가지 뿐이었음. 그건 바로 3월은 비.수.기. ^____________________^
 
그렇게 여행 출발 날짜가 한달쯤 앞으로 다가오자 나는 정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함. 몇 년전에 일본 갔다 온 거 빼면 해외여행은 두 번째. 국내여행도 몇군데 다녀본 적 없는 여자이며, 길치임. 일단 유럽 여행 책을 삼. 일단 닥치면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울트라 초특급 긍정적인 녀성임. 그리고 나는 처음 도착하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숙소만 예약함. 쏘 쿨하지 않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라서 이런 짓이 가능했음. 게다가 비수기는 비수기 였음. ㅋㅋ
 
떠나기 전날, 마음이 매우 꽁기꽁기 하고, 손끝이 저릿저릿하며, 심장이 터지려고 했음. 겁나 떨렸음. 환전을 하고나니 마음이 더욱 꽁기꽁기 했음. 외환은행 명동 본점에서는 스위스, 체코, 헝가리 등등의 화폐를 다 환전할 수 있음. 가서 헤맬 게 걱정되는 분들은 명동으로 고고.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음. 서론이 너무 길었음. 사과함. (_ _)
일단, 비행기를 타면서 초큼 설렜음. 김종욱 찾기 같은 운명은 없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음.
그. 러. 나. 개뿔 없었음.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 날개쪽이어서 소리가 윙윙거려서 매우 시끄러웠음. 열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가니까 사실 처음엔 좀 설렜음. 하늘 위에서 보는 해질녘은 아름다웠음. 그러나 4시간 넘게 해질녁에서 멈춤. 나는 지구가 도는 방향으로 함께 돌고 있었던 거임. 비행기를 타고 잤었어야했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았음. 8시가 좀 넘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함. 일단 도착하니까 또 신났음.
 
1차 멘붕은 출입국 심사에서 시작되었음. 아마도 단체외국인 관광객이 있는 것 같았음. 패키지 뭐 그런 거. 내국인과 외국인 출입국 심사 줄이 있는 걸 확인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외국인 쪽에 서있었음. 단체 손님으로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지길래 두리번 거렸는데, 그 순간 내국인 출입국 심사를 하는 아저씨랑 눈이 딱 마주침! 아저씨가 활짝 웃으면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함. 엄머머.. 빨리 갈 수 있겠구나  기쁜 마음으로 아저씨 앞에 섬.
 
근데, 헐, 대박,  아저씨는 나에게 독일어로 질문을 했음. 나는 독일어를 모름. 당황한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저씨 저는 지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어요 하는 표정을 짓고 웃었음.
그랬더니 아저씨가 영어 단어를 하나 던짐.
"베케이션?"
어머, 그래 이거 아는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함. "트래블!"^________________^
그랬더니 아저씨가 또 독일어를 함. 응? 아저씨.. 나 못알아 듣는 거 다 봤잖아요. 나한테 왜 이래요 ㅠㅠ나는 울 것 같았음. 빨리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싶었음. 나는 또 눈만 똥그랗게 뜸. 아저씨가 팔을 휘휘 저으면서 단체여행객들을 가리키는 거 같아서, 같이 온 거냐고 묻는 건가 싶었음.
"Alone!" 나 혼자왔다요. 너무 다행히도 아저씨는 끄덕끄덕.. 아 그 말 맞았구나. ^-^ 안심..했는데...
또 시작되는 독일어.. 아... 멘붕이 온다..... 계속 그런식으로 질문을 몇가지나 함. 숙소 있는지, 언제 갈건지, 뭐 그런 거 물어봄. 돌아오는 티켓 끊었냐는 것도 물어본 거 같음. 내가 티켓 예약한 거 프린트 한 종이를 보여준 기억이 있음. 근데 내 친구들은 몇개 안물어봤다는데, 아무래도 내국인 담당 아저씨가 외국인한테 친절하게 하느라고 질문을 다해주신 거 같음. 친절은 했음. 그렇게 당떨어지는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는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가기 위해 약도를 봄.
 
여기서 2차 멘붕이 시작됨.
내가 예약한 숙소는 프랑크푸르트 역에서 5분거리? 뭐 그런 아주 교통이 좋은 곳이었음. 이 정보는 유럽여행 카페에 가입해서 주운 정보임. 역에서 숙소로 나가는 방향을 가리키는 게 아무리 봐도 보이지가 않는 거임. 공항을 뱅뱅 돌다가 나는 문득 깨달았음. 그래, 프랑크푸르트 역이랑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같은 곳이 아니었음. 나는 이처럼 멍청한 짓을 하고 있었음. 이미 해는 졌고, 일단 유레일 패스를 개시했음. 유레일도 나는 그냥 글로벌 30일짜리를 했기 때문에 그날부터 개시해도 상관이 없는 거였음.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 노선표를 보고 얼마나 가야되는지 확인하고 싶었음. 근데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음. 여기서부터 내가 여행내내 제일 많이 했던 영어문장을 쓰기 시작함.
"where am I?" 눈이 마주친 여행객이 나에게 알려줌. 그리고 어디를 가냐고 하길래 말하니까 내릴 때 알려주겠다고 했음. 금같은 친절에 눈물이 날뻔. ㅠㅠ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나니, 10시쯤 되었던 거 같음.
 
3차 멘붕은, 숙소에서였음.
이불과 베개를 나에게 주지 않았음. 나는 그래서 당연히 숙소가면 있는 줄. 근데 내 침대는 빈침대. 당황해서 직원을 찾아가서 물음. 그랬더니 나에게 뭐라고뭐라고 알려줌. 숙소에 있다고 했음. 알았다 하고 올라왔는데, 숙소 어디에 있는지 못찾겠는 거임. 그래서 내 옆 침대에 있는 외국인에게 물었음. 아주 조심스럽게 이불은 어디에 있는지 물음. 그랬더니 손가락으로 이렇게 저렇게 꺾으면 락커 있는데 거기서 꺼내면 된다고 함. 아! 그랬구나 하고 숙소 밖으로 나가서 그 층을 다 돌았음. 근데 락커가 없었음. 당황함. 숙소로 돌아왔는데 다시 물어보기 너무 민망했음.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락커!! 그 방이 10인실이었는데 방이 2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내 침대있는 쪽 말고 다른 쪽에 락커가 있는 거였음. 거기서 이불을 꺼낼 수 있었음.  아 너무 기뻤음. ㅠㅠ 그리고 조심스레 씻고 잠이 듬. 어떻게든 내일부터 여행은 시작될테고, 나가서 돌아다니면서 구경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잠이듬.
 
그.러.나. 그 다음날 나는 길을 잃었음. 프랑크푸르트는 작은 도시인데, 분명히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지도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길을 못찾겠는 거임. 괴테의 집에 가고 싶은데, 나는 계속 같은 곳을 뱅뱅 돌았음. 여행이니까, 길을 좀 헤매도 괜찮다고 생각했음. 그러나 ㅠㅠ 그건 친구랑 같이 헤맬때만 해당되는 말임. 혼자서는 너무 힘들었음. 무서웠음. 왜 내가 혼자와서 이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싶어 정신이 나갈 것 같았음.
 
그리고 사람들이 괴테를 모른다고 했음. 왜 몰라요 왜. 유명한 사람이잖아. 왜 몰라.. ㅠㅠ 아.. 독일발음이 다른 거구나. 근데 독일어로 괴테를 뭐라고 하는거지? 응? 내가 그래서 스펠링 보여줬잖아. 왜 몰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뺑뺑이를 돌던 나는 겨우겨우 두 시간만에 괴테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음. 괴테는 독일식 발음으로 "구다"라고 하는 거 같았음.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아저씨께 매우 감사를 드립니다. ㅠㅠ
 
그렇게 나는 괴테하우스 구경을 마치고 마인강 산책도 살짝하고 두시간을 헤매서 집으로 돌아왔음. 경찰아저씨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물었음
"Where am I?" 그렇게 힘겹게 돌아온 나의 첫날.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첫째날이라 너무 긴 것 같음. 이튿날엔 하이델부르크에 다녀왔는데 그건 다음에 이어서 쓰겠음.

다시 쓰면서도 보니 나도 내가 참 대책이 없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