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미니홈피, 남편이 첫사랑이자 전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지워지지않는 멍2013.08.30
조회189,519

혼전임신 결혼 8개월차, 5개월 된 아기 키우는 20대 중반 엄마입니다.

 

남편은 세 살 연상이고요, 2년 연애 기간 동안 남편의 전 여자친구 때문에 여러번 싸웠습니다.

 

이유는 제 남편과 그 여자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때문이었어요. 이번에 터진 일도 그놈의 미니홈피 때문이었네요.

 

연애 초기, 남편이 그 여자한테 미련을 못버렸는지 어쨌는지 둘이 쓰던 커플 다이어리를 끊지 않고 거기에 잘 지내냐는 내용의 짤막한 글을 남겼더라구요.

 

로그아웃을 안 했길래 몰래 들여다봤다가 알게 됐고, 남편은 그 여자에게 연락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단지 그냥 안부가 궁금했을 뿐 그 이상의 감정이 남아있거나 한 건 아니었다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시 남편을 제가 더 많이 좋아했기 때문에 딱 부러지게 마무리 못하고 그저 앞으로도 내 남자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덮고 넘어갔습니다.

 

남편은 커플다이어리를 어떻게 끊는지 모르겠다며 친구에게 부탁해 삭제할 정도로 컴맹에 가까웠기에 그 여자와 일촌은 끊지 않고, 그 여자의 아버지 이름으로 만든 둘 만의 비밀 미니홈피 일촌도 끊지 않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남편을 믿었기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습니다.

 

근데 그게 다시 결혼 후 문제가 될 줄이야...

 

그 일이 있고 난 뒤, 이따금 혼자 머리감을 때나 잠들기 전에 문득문득 떠올라 분노했습니다. 아름다운 기억만 갖고 싶은데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멍이 된 것 같아서 그냥 헤어져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연애를 이어갔고, 사귄 지 2년이 될 즈음 제 뱃속에 아기가 생겨서 급히 결혼식을 올리고 우린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남편은 전 여자친구 이외에 다른 여자 관계는 정말 깨끗했고, 워낙 숨기고 비밀 만드는 걸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지라 나름 잘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저께가 되겠네요. 남편이 친한 친구랑 형과 술약속이 있다던 날이었습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저 또한 술을 좋아해서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필요한 술자리는 잘 승낙해주는 편입니다.

 

밤 12시 40분 쯤? 이제 슬슬 들어올 때가 됐다 싶어서 마침 옹알이 하는 귀여운 아기를 보여주자 싶어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었습니다. 통화중이더군요. 나한테는 집에 언제 들어오겠다는 연락도 없이 누구랑 통화를 할까? 싶어 다시 걸었는데 또 통화 중...

 

그냥 말아야지 싶었는데 한 번 더 해보자 하고 세 번째 걸었을 때 받더군요. 잘 취하지 않는 사람이 눈이 풀린 걸 보고 많이 취했구나 알 수 있었어요. 누구랑 통화 했냐 물으니 같이 술 마신 형 이름을 대더라구요. 같이 있는 거 아니냐, 어디 길래? 물으니 집에 거의 다 왔다고.

 

아, 도착했다고 전화했나보구나 하고는 조심히 들어와 하고 끊었습니다. 남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집에 들어왔고, 휴대폰을 방에 두고는 씻으러 욕실로 갔습니다.

 

여기서 여자의 무서운 촉, 육감이라고 하죠. 형이랑 통화 했다는 이상할 것 없는 아까 그 말이 괜시리 신경이 쓰였고, 통화 목록을 보니 왠걸? 저장 되지 않은 번호더군요. 그 번호를 제 폰에 찍고 등록했어요. 카카오톡 친구연동을 하면 프로필을 통해 누군지 짐작할 수 있으니까.

 

일면식 한 번 없지만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남편의 전 여자친구, 3년 사귀고 헤어진 뒤 남편이 3년을 더 짝사랑 한 6년의 기억의 주인공 그 여자였어요. 통화는 못했더라구요. 받지 않자 너댓번을 계속 걸었더군요.

 

지금의 저는 연애 초기의 제가 아니었기에. 우린 연인관계가 아니고, 귀여운 아기까지 있기에. 샤워를 마친 남편에게 얼른 속옷 주워 입으라고 한 뒤 등짝 스매싱을 몇 대 날리고 따귀를 쳤습니다.

 

평소 뺨, 머리 때리는 건 장난이여도 정색했던 남편이기에 비틀대다가도 눈빛이 변하며 정색하더이다. 저는 흔들릴 거 없었죠. 니가 왜 뺨을 맞았는지 생각해봐라. 통화 목록 봤다. 저장 안 된 이 번호 누구냐. 그리고 왜 전화 했냐.

 

뻔뻔하게도 같이 일하는 동료의 여자친구다 같은 허술한 거짓말을 하더니, 끝까지 누군지 실토 안하더라구요. 결국 제 입에서 그 여자 이름이 나오게 만들었지만 남편은 술에 떡이 돼서 그런지 잘못했다 빌거나 쫄거나 당황하기는 커녕 침대에 누워 늘어지더군요. 머리채를 잡아 끌어 내던지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최대한 침착하게 이 집에서 나가라고 했고, 끝까지 버팅기던 남편은 제가 나간다고 하니 그제서야 움직였습니다. 옷을 주워 입으면서도 계속 억울해 억울해... 미쳐가지고.

 

결국 남편은 그 날 바깥 세탁실에서 자고 출근했고, 아침에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나봐. 미안해 저녁에 다시 얘기 하자"라는 톡을 받았습니다.

 

그 날 저녁, 바로 어제. 저는 남편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했고 술은 내 눈앞에서만 마시고 절대 마시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알았다고 했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 같았어요.

 

어제 남편이 그 날의 일을 실토한 바로는, 형이랑 술 마시며 얘기 하다가 옛날 이야기도 나왔다더라구요. 그러다 그 여자 이야기도 나왔고, 폰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들어가셨다네요. 그러다 바뀐 번호를 알게 됐고 그 길로 전화를 걸었던 거더라구요.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글쎄요... 남편 말대로 억울하다면 억울할 정도로 오래도록 사랑한 옛 연인이 술김에 생각 나 전화 걸어본게 다 이지만, 남편이 과거에 그렇게 저랑 다투면서도 끝끝내 그 여자랑 일촌을 끊지 않고 흔적을 남긴 이유가 언젠가는 이렇게 연락하고 싶어서 그랬을 거라는 나쁜 생각이 자꾸 나서 괴로워요.

 

그 날 밤, 영상통화로 귀여운 지 자식 얼굴을 보고도 끊은 뒤 한차례 더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통화 목록이 자꾸 생각나서 남편이 괘씸해 죽겠어요.

 

남편은, 이 나쁜 기억이 자꾸 떠오를 때마다 자신을 때리라는 속 편한 소리를 했지만... 가뜩이나 일(재택근무 중입니다)과 육아, 살림을 동시에 해야하는 스트레스 속에 그 불똥이 괜히 내 사랑스러운 아기한테 튈까봐 그것 또한 두렵고요.

 

어제는 제가 각방을 요구했고, 밥도 같이 먹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평생 살아야 할 사람인데, 용서하고 지내야 하는데, 머리로는 용서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응어리가 남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시댁쪽 행사가 있어서 오늘 밤 시댁에 가서 하룻밤 자고 토요일날 시댁 어르신들 얼굴 봬야 하는데, 제가 표정관리 잘 하고 지낼 지 걱정입니다.

 

기혼자 중에서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이 계시다면 제 심정과 앞으로 저의 마음가짐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댓글 181

오래 전

Best뭔가 글읽는데 마음아프다...

양배추오래 전

Best이상황에서 시댁행사?자꾸 그냥 봐주고 넘어가니깐 남편이 우습게 보잖아요.전여친 번호 카톡 삭제해요.남편말만 믿지말고 님보는데서 삭제하는거봐요.그리고 이와중에 시댁행사에요.

홍길똥오래 전

Best일단은~ 시댁행사에는 참여하는게 현명할껍니다....부부싸움을하면서 갔을지언정 가서 내도리는해야 나중에라도 탈이없을테니까요...내가먼제 시집을 내감정데로 해버리면 남편역시....처가를 그리대할테니까....부부문제는 부부선에서 해결하는것이좋습니다 정말이혼이나 별거를염두하고있을경우를 뺀다면말이죠 그리고 신랑분역시 잘못을 뉘우친다니까 긴싸움이되진않을것같네요 싸이월드...삭제니뭐니할것없습니다 탈퇴하나고하세요 싸이가정하고싶다면 탈퇴하시고 결혼후지금붐터의 인맥으로 다시시작하라고하세요~ 이혼할께아니라면 감정적보단 현명하게 대처하세요~ 물론 맘에 상처가크시겠지만....

ㅇㅇ오래 전

ㅕ여자가 남자 뺨이라,,,,, 여자는 여자 답고 남자는 남자 다워야하는데 술이깬후 소통을 해야지 아이생각하고 헤어질꺼 생각없으면 손찌검부터는 아니지 평정심을 좀길러야지 나이어린데다 결혼생활 순탄치 않겠다

공감오래 전

남잔 다 그렇군요 공감200%...바람핀게 아니지만...먼저 연락하는 자체가 기분이 나쁩니다. 제 상황요...안글도 저는 만삭에 가까운데요...둘째 임신한지 얼마 안됐을때 이 남자가 먼저 연락을 했더군요... 연락이 온거 받은거면 화가 덜 났을텐데...먼저 연락을 하다니... 어휴...ㅠㅠ눈물이 나오고 잠이 안옵니다.

쿨녀오래 전

저랑상황이완전똑같아서 늦었지만 댓글답니다 전결혼직전에 이 일에대해서 확실하게 제의견말했어요 아무렇지않게 미니홈피 놔두는건 당신만 생각한 기분이다 내 기분은 절대 아니니 탈퇴하든 삭제하든해라 신경안써서 그냥두는거라면 지운다고 뭐가 문제느냐 당신추억도 과거도 소중한건 맞지만 정말로 소중한건 현재 당신옆에있는 나와 또 우리가 함께만들 미래다 무엇이소중한지 당신이 깨닳았으면 좋겠다 지금이자리에서 그러자 남편이 바로 전여친한테 문자보냈어요 연락안할꺼다 너도하지마라 라구요 그뒤로 이젠 신경도안쓰이던데 님께서도 한번 이렇게 딱말해보세요

쪼꼬미오래 전

님도 첫사랑이랑 연락해요~!!!!!!!!!!!!!!! 아주 뽕빨나게 꾸며서 동창회 한번 갑시다.

감자땜에오래 전

정말 챙피한 애기지만 저두 이런적 있어요 그때도 추석이였는데 저 안갔어요 어머님 전화와도 안받았어요 걍 너무 꼴비기 싫어졌어여 그리고 마음 추스리거 어머님께 이혼한다고 애기했어요 신랑 어머님께 혼났죠? 하지만 시댁에서 여자친구 다있다라는 개성기같은 말만 들었음 ㅆㅂ

ㅇㅇ오래 전

글읽으면서 제가 화가 부글부글하는데. 때렸다고 뭐라고 하시는분들은 뭔가요? 절대 넘어가지 마시구 강하게 나가세요. 통화가 되서 안부묻고 지내면 그리고 뭐할꺼랍니까? 대부분 정신똑바로인 여자들은 안그러겠지만 이상한 여자들도 많아요. . 바람은요. 꼭 무슨짓을 하는게 아니고 배우자가 기분나쁘고 배신감을 느낄 행동을 했다면 그게 바람입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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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오래 전

나 같으면 그냥 술먹고 쳐자게 놔두고 아침에 집에나설때 짐 싸서 문앞에 놔둘듯 비번 바꾸고. 초장에 잡아야되요. 이런건. 그리고 시댁에 알리지마세요 초반이나 미안하다하시지 나중에는 지아들한테 못했나 할수도 있음... 시댁에는 알아서 잘하시구요 집에서 남편은 투명인간 취급 몇주정도?

ㅋㅋ오래 전

난 헤어진지 5년 넘은 전남친한테 연락오던데.. 그놈 결혼한거 다 알고 있고 애까지 있는거 다 아는데 자기 결혼 안했다고 맥주나 한잔 하자고... 니 마누리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고 꺼지라고 하곤 스팸해놨네요. 어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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