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일지) * 99세 신문 독자 *

irish152013.09.03
조회93

 

 

 

 

 

언젠가 어르신께서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쓰신 채

신문을 읽고 계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배달 중 그 가게 앞을 지날 때면 매번 어르신께선 반갑게 나를 부르셨다.)

“어여 와! 커피 한 잔 마시고 가!”

(어르신의 인정 많고 푸근한 미소에 피곤이 절로 씻기는 듯 했다.)

 

“나야 신문 중독이지. 요즘엔 건망증이 좀 있어서 다시 읽고 그래.”

(중독도 중독 나름 아닌가. 신문 열독은 다방면의 지식을 쌓게 하여 지혜의 밑거름을 만들지 않는가. 나는 이것을 아름다운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에다 사설이나 칼럼, 중요기사 등은 분류해서 저장해 놔. 애들한테도 따로 모아서 전해주는데 요즘엔 잘 안 읽어. 다들 스마트폰이나 붙들고 있지 글은 잘 안 읽잖아.”

(훔. 단순히 읽는 차원을 넘어서 분류하고 저장까지?! 신문메신저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

 

“인터넷 신문? 아냐! 종이신문이 좋지! 신문은 촥! 펼쳐서 읽어야 제 맛이야! 모든 기사가 한 눈에 쏙 들어오잖아. 그리고 중요한 기사는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서 파일에 저장해 둬.”

(종이신문의 매력과 컴퓨터 활용방법까지 명쾌하게 말씀해 주셨다.)

 

(어르신께서는 평소 글도 꾸준히 쓰고 계신다고 하셨다. 이곳 중랑구 소식지 이번 호(9월호)엔 어르신께서 투고하신 시조가 채택되어 실려있다. 지난 달엔 내 수필이, 이번 달엔 어르신의 시조가. 참 묘한 인연이다.)

 

“신문 2부 보는 거?.. 한 부는 내가 보고, 또 한 부는 우리 아버님이 보시지. 아직 건강하시지. 산책도 다니고 눈은 나보다 더 좋아. 내 나이? 일흔 다섯. 우리 아버님? 음. 마이너스 한 살! ㅎㅎㅎ... 아흔 아홉이라고!”

(헉! 99세 독자!! +o+)

 

“내가 신문을 본 지는 한 50년 정도 됐지. 아버님은 훨씬 더 오래됐고.”

 

99세 독자 어르신과 반세기 애독자 어르신!!

(잠시 기분이 숙연해졌다..) =.=

 

 

 

 

 

(어르신께서 쓰신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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