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민족주의사학(韓國近代民族主義史學)의 시조(始祖)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 7.연구·저술과 독립운동 준비의 북경 시절 ⑴
참의부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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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대서사 문학『꿈하늘』집필
1915년 나이 37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는 다시 북경으로 거처를 옮겼다. ‘우당(友堂)의 권고’로 북경으로 간 것이다. 만주에서 우리 민족의 고대 역사의 유적이 훼손되고 짓밟히는 것을 살펴보면서 독립운동과 함께 역사 연구도 못지않다는 생각에서 역사 연구와 독립운동의 방법을 찾고자 북경(北京)으로 간 것이다.
북경에 머물면서『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집필을 구상하고 신규식(申圭植)·김규식(金奎植)·여운형(呂運亨) 등과 더불어 신한청년단(新韓靑年團)을 조직하여 해외에 있는 청년들의 단결을 주도하는 한편, 중국 정부에 ‘한·중공동항일전선(韓中共同抗日戰線)’을 제의하였다. 이 때에 소설『꿈하늘』을 집필하고, 박은식(朴殷植)·문일평(文一平) 등과 더불어 박달학원(博達學院)을 세워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년들의 교육에 힘썼다.
1915년부터 1918년까지 4년여 동안 체류한 첫번째 북경 시절은 역사 연구와 문학적인 창작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1916년 3월에 탈고한 중편소설『꿈하늘[夢天]』은 민족자강과 반일독립의식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적인 창작소설이다.
이 소설은 “단순한 문학작품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정신사의 흐름 위에서 우리 민족이 당면한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과제와 독립운동의 길을 상징적 수법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꿈하늘』은 ‘한놈’이라는 민족의식이 뚜렷한 주인공을 내세워 단재 자신의 꿈과 이상, 애국심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사상 소설이다. 서(序)와 전(傳) 6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서에서 단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놈은 원래 꿈이 많은 놈으로, 근일에는 더욱 꿈이 많아 긴 밤에 긴 잠이 들면 꿈도 그와 같이 깊어 잠과 꿈이 서로 종시(終始)하며, 또 그뿐 아니라 곧 멀건 대낮에 앉아 두 눈을 멀뚱멀뚱히 뜨고도 꿈같은 지경이 많아 님 나라에 들어가 단군(檀君)께 절도 하며, 번개로 칼을 치어, 평생 미워하는 놈의 목도 끊어 보며, 비행기도 아니 타고 한 몸이 훨훨 날아 만리공천(萬里空天)에 돌아다니며, 노랑이, 거먹이, 흰둥이, 붉은둥이를 한 집에 몰아 넣고 노래도 하여 보니, 한놈은 벌써부터 꿈나라의 백성이니, 독자 여러분이시여, 이 글을 꿈꾸고 지은 줄 아시지 말으시고, 곧 꿈에 지은 글로 아옵소서."- 이경선 저술,「단재 신채호의 문학」,『신채호의 사상과 민족독립운동』540쪽.
소설의 제1장은 ‘한놈’이 1907년의 어느 날 꿈속에서 영계(靈界)에 올라 살수대첩(薩水大捷)의 주역 을지문덕(乙支文德)을 만나는 데서 비롯된다. ‘한놈’은 을지문덕의 지휘 아래 고구려의 군사들이 수(隨)의 침략군을 섬멸하는 살수대첩의 장면을 목격한 뒤, 민족의 영웅 을지문덕을 만나 민족적 열정이 담긴 담화를 듣기도 하고, 투쟁과 승리의 사상을 설교받기도 한다.
특히, 을지문덕이 무궁화를 보고 장렬한 음조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고 하였다.
"이 꽃이 무슨 꽃이냐
희어스름한 머리[白頭山]의 얼이요
불그스름한 고운 아침[朝鮮]의 빛이로다.
이 꽃을 북돋우려면 비도 맞고 바람도 맞고 피 물만 뿌려주면
그 꽃이 잘 자라리…
무궁화가 화답하기를,
봄비슴의 고운 치아 임이 내게 주시도다.
임의 은덕 갚으려 하여
내 얼굴 쓰다듬고 비바람과 싸우면서
조선의 아름다운 쉬임 없이 자랑하려고
나도 이리 파리하다
영웅의 시원한 눈물
열사의 매운 핏물
사발로 바가지로 동이로 가져오너라
내 너무 목이 마르다."
민족사의 화려했던 과거를 현재의 식민지 상태로 몰아버린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장면이다.
그리고 을지문덕은,
"영계(靈界)는 육계(肉界)의 사영(射影)이니 육계에 싸움이 그치지 않는 날에는 영예의 싸움도 그치지 않느니라. …이제 망한 나라의 종자로서 혹 부처에 빌며 상제(上帝)께 기도하며 죽은 뒤에 천당을 구하려 하니, 어찌 눈을 감고 해를 보려 함과 다르리오."
라고 ‘한놈’에게 훈계하였다.
● 국적(國賊)과 망국노(亡國奴)를 가두는 지옥
제2장에서는 ‘한놈’의 외롭고 간고한 처지를 술회하고, 제4장에는 ‘한놈’ 일곱 명이 출현하여 님나라, 즉 조국을 지키는 싸움을 전개한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암암리에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제5장에서는 지옥에서 순옥사자(巡獄使者) 강감찬(姜邯贊)을 만나 그에게서 국적(國賊)을 가두는 일곱 가지 지옥과 망국노를 가두는 열두 가지 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다운 민족적 신념과 애국의 길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제5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독립운동의 노선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던 이승만(李承晩)의 외교론(外交論)을 ‘댕댕이지옥’으로, 안창호(安昌浩)의 준비론(準備論)을 ‘어둠지옥’으로 비판함으로써, 무력급진적 노선을 추구하던 단재의 독립운동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제6장에서 천국에 올라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민족사를 빛낸 인물들을 접견하고, 오늘날까지 나라를 흐리게 한 연유를 물어본다. 또한 제6장은 빗자루로 하늘의 먼지를 쓸어버리고 맑고 푸른 한민족의 하늘을 쟁취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와 투쟁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재가『꿈하늘』에서 강감찬을 만나 국적을 가두는 일곱가지 지옥과 망국노를 가두는 열두가지 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다운 민족적 신념과 애국의 길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첫째, 국적을 가두는 지옥에는 다음 일곱 가지가 있다.
① 백제의 임자(任子), 고구려의 남생(男生), 발해의 연선(連禪), 한말(韓末)의 민영휘(閔泳徽)·이완용(李完用) 등 민족을 배신한 매국노를 가두는 지옥이니, 이 지옥은 하루에 열두번 죽이고 열두번 살려 가혹한 고통을 반복하여 맛보게 하는 ‘겹지옥’.
②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민중을 착취한 탐관오리들을 빈대와 뱀으로 하여금 그 피를 빨게 하는 ‘줄줄지옥’.
③ 혓바닥이나 붓 끝으로 적국을 찬양하며 주구 노릇을 한 자는 사람의 혓바닥을 빼고 개의 혀를 주어 날마나 컹컹 짖게 하는 ‘강아지지옥’.
④ 일신의 생존을 위해 지사를 잡아 적국에게 주는 정탐노(偵探奴)들은 돼지 껍질을 씌워 꿀꿀 소리나 내게 하는 ‘꿀꿀지옥’.
⑤ 겉으로는 지사인 체하며 실제로는 이적행위를 한 자는 머리에 박쥐 감투를 씌우고 똥집을 빼어 소리개에게 주는 ‘야릇지옥’.
⑥ 딸깍딸깍 나막신을 신고 적국의 풍속을 모방하여 자식들에게 내 나라 말 대신 적국 언어를 가르치는 자는 목을 자르고 토막을 내어 나나리를 만드는 ‘나나리지옥’.
⑦ 적국의 년놈들과 혼인하는 자는 불칼로 반신(半身)을 끊는 ‘반신지옥’ 등, 이 지옥에는 반민족적 여러 유형의 인물들이 처형·유배되는 곳임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둘째, 망국노를 가두는 지옥에는 열두가지가 있다.
① 망국의 민족 현실을 외면하고 예수나 공자를 드뇌며 선과 천당을 찾는 자들은 똥물에 튀겨 쇠가죽을 씌우는 ‘똥물지옥’.
③ 오직 남의 말·풍속·종교·학문·역사 같은 것을 제 것으로 알아 러시아에 가면 러시아인이 되고, 미국에 가면 미국인이 되는, 곧 세계주의를 표방하며 민족 주체성을 몰각하는 무리는 밸을 빼어 게와 같이 만드는 ‘엄금지옥’.
④ 오로지 외교에 의뢰하여 국민의 사상을 약화시키는 사대주의 무리는 그 몸을 주물러 댕댕이를 만들어 큰 나무에 감아드는 ‘댕댕이지옥’.
⑤ 의병이나 암살이 아닌 교육, 실업의 방법,즉 독립전쟁이 아닌 실력양성을 빙자한 준비론으로 구두선(口頭禪)을 삼는 무리는 국민의 더운 피를 식게 하고 산 넋을 죽게 한 자이니 ‘어둠지옥’.
⑥ 황금과 여색에 탐닉하여 제 본뜻을 버리는 놈들은 ‘단지지옥’.
⑦ 지식과 열정이 없으면서도 명예를 탐하여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자들은 불로 지지는 ‘지짐지옥’.
⑧ 머리 앓고 피 토하며 국사(國事)를 연구하지 않고, 마찌니와 손일선(孫逸仙)을 모방, 번역, 인쇄하는 자들은 ‘잔나비지옥’.
⑨ 잔꾀만 가득한 기회주의자들은 가마에 넣고 삶는 ‘가마지옥’.
⑩ 식민지 현실을 방관하며 망한 대로 놀자는 놈들은 ‘쇠솥지옥’.
⑪ 향락을 일삼으며 도덕 없는 사회를 만드는 자들은 ‘아귀지옥’.
⑫ 공자, 예수, 나폴레옹, 워싱턴은 알면서도 내 나라 성현·영웅은 모르는 자들은 ‘종아리지옥’."
제5장에서 열거한 국적과 망국노를 가두는 지옥에 대한 갖가지 설명은, 1910년대 중반 신채호의 정치의식과 비판정신의 도저함과 기본 입장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꿈하늘』은 작자의 웅혼한 필치를 통하여 자유분방한 꿈과 이상, 애국의 열정을 형상화시킨 작품이며, 독립운동의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서 비판하고, 무력급진적 민족주의를 제창하였다”라는 분석과 같이 단재는 논설과 사론·시론에 이어 소설의 창작을 통해 민족의 꿈과 이상을 그리고 민족반열자들을 통렬하게 비판하였다.
한국 근대 민족주의사학(韓國近代民族主義史學)의 시조(始祖)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 7.연구·저술과 독립운동 준비의 북경 시절 ⑴
● 민족대서사 문학『꿈하늘』집필
1915년 나이 37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는 다시 북경으로 거처를 옮겼다. ‘우당(友堂)의 권고’로 북경으로 간 것이다. 만주에서 우리 민족의 고대 역사의 유적이 훼손되고 짓밟히는 것을 살펴보면서 독립운동과 함께 역사 연구도 못지않다는 생각에서 역사 연구와 독립운동의 방법을 찾고자 북경(北京)으로 간 것이다.
북경에 머물면서『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집필을 구상하고 신규식(申圭植)·김규식(金奎植)·여운형(呂運亨) 등과 더불어 신한청년단(新韓靑年團)을 조직하여 해외에 있는 청년들의 단결을 주도하는 한편, 중국 정부에 ‘한·중공동항일전선(韓中共同抗日戰線)’을 제의하였다. 이 때에 소설『꿈하늘』을 집필하고, 박은식(朴殷植)·문일평(文一平) 등과 더불어 박달학원(博達學院)을 세워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년들의 교육에 힘썼다.
1915년부터 1918년까지 4년여 동안 체류한 첫번째 북경 시절은 역사 연구와 문학적인 창작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1916년 3월에 탈고한 중편소설『꿈하늘[夢天]』은 민족자강과 반일독립의식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적인 창작소설이다.
이 소설은 “단순한 문학작품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정신사의 흐름 위에서 우리 민족이 당면한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과제와 독립운동의 길을 상징적 수법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꿈하늘』은 ‘한놈’이라는 민족의식이 뚜렷한 주인공을 내세워 단재 자신의 꿈과 이상, 애국심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사상 소설이다. 서(序)와 전(傳) 6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서에서 단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놈은 원래 꿈이 많은 놈으로, 근일에는 더욱 꿈이 많아 긴 밤에 긴 잠이 들면 꿈도 그와 같이 깊어 잠과 꿈이 서로 종시(終始)하며, 또 그뿐 아니라 곧 멀건 대낮에 앉아 두 눈을 멀뚱멀뚱히 뜨고도 꿈같은 지경이 많아 님 나라에 들어가 단군(檀君)께 절도 하며, 번개로 칼을 치어, 평생 미워하는 놈의 목도 끊어 보며, 비행기도 아니 타고 한 몸이 훨훨 날아 만리공천(萬里空天)에 돌아다니며, 노랑이, 거먹이, 흰둥이, 붉은둥이를 한 집에 몰아 넣고 노래도 하여 보니, 한놈은 벌써부터 꿈나라의 백성이니, 독자 여러분이시여, 이 글을 꿈꾸고 지은 줄 아시지 말으시고, 곧 꿈에 지은 글로 아옵소서."- 이경선 저술,「단재 신채호의 문학」,『신채호의 사상과 민족독립운동』540쪽.
소설의 제1장은 ‘한놈’이 1907년의 어느 날 꿈속에서 영계(靈界)에 올라 살수대첩(薩水大捷)의 주역 을지문덕(乙支文德)을 만나는 데서 비롯된다. ‘한놈’은 을지문덕의 지휘 아래 고구려의 군사들이 수(隨)의 침략군을 섬멸하는 살수대첩의 장면을 목격한 뒤, 민족의 영웅 을지문덕을 만나 민족적 열정이 담긴 담화를 듣기도 하고, 투쟁과 승리의 사상을 설교받기도 한다.
특히, 을지문덕이 무궁화를 보고 장렬한 음조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고 하였다.
"이 꽃이 무슨 꽃이냐
희어스름한 머리[白頭山]의 얼이요
불그스름한 고운 아침[朝鮮]의 빛이로다.
이 꽃을 북돋우려면 비도 맞고 바람도 맞고 피 물만 뿌려주면
그 꽃이 잘 자라리…
무궁화가 화답하기를,
봄비슴의 고운 치아 임이 내게 주시도다.
임의 은덕 갚으려 하여
내 얼굴 쓰다듬고 비바람과 싸우면서
조선의 아름다운 쉬임 없이 자랑하려고
나도 이리 파리하다
영웅의 시원한 눈물
열사의 매운 핏물
사발로 바가지로 동이로 가져오너라
내 너무 목이 마르다."
민족사의 화려했던 과거를 현재의 식민지 상태로 몰아버린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장면이다.
그리고 을지문덕은,
"영계(靈界)는 육계(肉界)의 사영(射影)이니 육계에 싸움이 그치지 않는 날에는 영예의 싸움도 그치지 않느니라. …이제 망한 나라의 종자로서 혹 부처에 빌며 상제(上帝)께 기도하며 죽은 뒤에 천당을 구하려 하니, 어찌 눈을 감고 해를 보려 함과 다르리오."
라고 ‘한놈’에게 훈계하였다.
● 국적(國賊)과 망국노(亡國奴)를 가두는 지옥
제2장에서는 ‘한놈’의 외롭고 간고한 처지를 술회하고, 제4장에는 ‘한놈’ 일곱 명이 출현하여 님나라, 즉 조국을 지키는 싸움을 전개한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암암리에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제5장에서는 지옥에서 순옥사자(巡獄使者) 강감찬(姜邯贊)을 만나 그에게서 국적(國賊)을 가두는 일곱 가지 지옥과 망국노를 가두는 열두 가지 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다운 민족적 신념과 애국의 길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제5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독립운동의 노선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던 이승만(李承晩)의 외교론(外交論)을 ‘댕댕이지옥’으로, 안창호(安昌浩)의 준비론(準備論)을 ‘어둠지옥’으로 비판함으로써, 무력급진적 노선을 추구하던 단재의 독립운동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제6장에서 천국에 올라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민족사를 빛낸 인물들을 접견하고, 오늘날까지 나라를 흐리게 한 연유를 물어본다. 또한 제6장은 빗자루로 하늘의 먼지를 쓸어버리고 맑고 푸른 한민족의 하늘을 쟁취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와 투쟁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재가『꿈하늘』에서 강감찬을 만나 국적을 가두는 일곱가지 지옥과 망국노를 가두는 열두가지 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다운 민족적 신념과 애국의 길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첫째, 국적을 가두는 지옥에는 다음 일곱 가지가 있다.
① 백제의 임자(任子), 고구려의 남생(男生), 발해의 연선(連禪), 한말(韓末)의 민영휘(閔泳徽)·이완용(李完用) 등 민족을 배신한 매국노를 가두는 지옥이니, 이 지옥은 하루에 열두번 죽이고 열두번 살려 가혹한 고통을 반복하여 맛보게 하는 ‘겹지옥’.
②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민중을 착취한 탐관오리들을 빈대와 뱀으로 하여금 그 피를 빨게 하는 ‘줄줄지옥’.
③ 혓바닥이나 붓 끝으로 적국을 찬양하며 주구 노릇을 한 자는 사람의 혓바닥을 빼고 개의 혀를 주어 날마나 컹컹 짖게 하는 ‘강아지지옥’.
④ 일신의 생존을 위해 지사를 잡아 적국에게 주는 정탐노(偵探奴)들은 돼지 껍질을 씌워 꿀꿀 소리나 내게 하는 ‘꿀꿀지옥’.
⑤ 겉으로는 지사인 체하며 실제로는 이적행위를 한 자는 머리에 박쥐 감투를 씌우고 똥집을 빼어 소리개에게 주는 ‘야릇지옥’.
⑥ 딸깍딸깍 나막신을 신고 적국의 풍속을 모방하여 자식들에게 내 나라 말 대신 적국 언어를 가르치는 자는 목을 자르고 토막을 내어 나나리를 만드는 ‘나나리지옥’.
⑦ 적국의 년놈들과 혼인하는 자는 불칼로 반신(半身)을 끊는 ‘반신지옥’ 등, 이 지옥에는 반민족적 여러 유형의 인물들이 처형·유배되는 곳임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둘째, 망국노를 가두는 지옥에는 열두가지가 있다.
① 망국의 민족 현실을 외면하고 예수나 공자를 드뇌며 선과 천당을 찾는 자들은 똥물에 튀겨 쇠가죽을 씌우는 ‘똥물지옥’.
② 지방·종교·사감(私感)으로 민족분열을 일삼으며 사당과 파벌싸움에 집념하는 무리는 맷돌에 갈아 없애는 ‘맷돌지옥’.
③ 오직 남의 말·풍속·종교·학문·역사 같은 것을 제 것으로 알아 러시아에 가면 러시아인이 되고, 미국에 가면 미국인이 되는, 곧 세계주의를 표방하며 민족 주체성을 몰각하는 무리는 밸을 빼어 게와 같이 만드는 ‘엄금지옥’.
④ 오로지 외교에 의뢰하여 국민의 사상을 약화시키는 사대주의 무리는 그 몸을 주물러 댕댕이를 만들어 큰 나무에 감아드는 ‘댕댕이지옥’.
⑤ 의병이나 암살이 아닌 교육, 실업의 방법,즉 독립전쟁이 아닌 실력양성을 빙자한 준비론으로 구두선(口頭禪)을 삼는 무리는 국민의 더운 피를 식게 하고 산 넋을 죽게 한 자이니 ‘어둠지옥’.
⑥ 황금과 여색에 탐닉하여 제 본뜻을 버리는 놈들은 ‘단지지옥’.
⑦ 지식과 열정이 없으면서도 명예를 탐하여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자들은 불로 지지는 ‘지짐지옥’.
⑧ 머리 앓고 피 토하며 국사(國事)를 연구하지 않고, 마찌니와 손일선(孫逸仙)을 모방, 번역, 인쇄하는 자들은 ‘잔나비지옥’.
⑨ 잔꾀만 가득한 기회주의자들은 가마에 넣고 삶는 ‘가마지옥’.
⑩ 식민지 현실을 방관하며 망한 대로 놀자는 놈들은 ‘쇠솥지옥’.
⑪ 향락을 일삼으며 도덕 없는 사회를 만드는 자들은 ‘아귀지옥’.
⑫ 공자, 예수, 나폴레옹, 워싱턴은 알면서도 내 나라 성현·영웅은 모르는 자들은 ‘종아리지옥’."
제5장에서 열거한 국적과 망국노를 가두는 지옥에 대한 갖가지 설명은, 1910년대 중반 신채호의 정치의식과 비판정신의 도저함과 기본 입장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꿈하늘』은 작자의 웅혼한 필치를 통하여 자유분방한 꿈과 이상, 애국의 열정을 형상화시킨 작품이며, 독립운동의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서 비판하고, 무력급진적 민족주의를 제창하였다”라는 분석과 같이 단재는 논설과 사론·시론에 이어 소설의 창작을 통해 민족의 꿈과 이상을 그리고 민족반열자들을 통렬하게 비판하였다.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저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