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쳤다는 말을 들어야 후회 없는 인생이다 / 김경수 *

irish15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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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을 뛰어넘는 궁극의 도전입니다. 그래서 저의 목표는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극한에서 더는 서울의 일상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내 영혼을 봅니다. 내 영혼이 눈에 보이면 그 안에 자아를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인 김경수씨는 직장인이자 모험가이다. 공무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나이 마흔에 느닷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모르코 사하라사막 마라톤 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지난 11년간 총 2,336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구상 곳곳의 사막과 오지를 달린 마라토너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첫 사막 마라톤 대회를 떠나기 전 극구 반대했던 아내에게 쓴 편지 내용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예전의 나는 일상의 틀을 넘어설 엄두도 못 내며 살아왔어. 뭔가 시작해보기도 전에 쉽게 포기하곤 했지.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쳇바퀴 돌 듯 살면서도 일상 밖을 넘보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것 같아. 그래서 내 마음엔 늘 후회와 미련이 남아 있었어. 설령 내가 원하는 결말이 아니더라도 ‘그때 끝장을 볼걸!’ 하면서 내내 미련에 시달렸고 후회가 많았어. (-) 이렇게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일이 내가 사는 동안 또 있을지도 모르겠고.” (61p)

 

그는 이제껏 변변한 꿈 하나 이루지 못했다. 바닥까지 떨어지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목표로 했던 걸 이루기보단 목표 주변에 떨어진 낱알을 주우며 만족했다. 화가의 꿈은 일찌감치 접어야 했고, 검정고시도 과락을 하는 바람에 몇 차례 재시험을 봤다. 대학에도 어찌어찌 들어갔지만 남들보다 6년이나 늦었다. 국정원에 들어가려던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설 때마다 좌절과 실패가 있었다.

 

“어려운 환경 때문에 원하는 것을 끝까지 해본 적이 없었기에 나는 늘 ‘완주’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305p)

 

순탄치 못했던 그의 삶의 이력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가슴 깊이 내재되어 있었고, 어느날 자신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은 사막 마라토너들의 모습에 매료돼 이를 계기로 내적 열망이 폭발하듯 분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은 달라졌다. 모험가라는 타이틀이 더해진 단순한 사실보다, 수 많은 극한상황을 겪으며 자신의 성찰을 통해 깨닫게 되는 내적 사유의 확장, 그리고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 자존감의 회복과 충만함 등으로 삶이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막과 오지 마라톤 대회 참가 과정에 대해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 나 또한 동참해 함께 사막 한가운데를 뛰고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내용이 매력적이다. 또한 힘겨운 경기 과정 속에서 깨닫게 되는 인간, 관계,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저자의 호소력 깊은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용술(고비사막 레이스에 함께 참가한 시각장애인) 이라는 무거운 짐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줘야 한다는 목표가 공포와 두려움을 넘어서게 만들었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때론 무거운 짐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너무 무거워서 짓눌려버릴 수도 있지만, 그 무거움이 나를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고비사막 레이스에서 배웠다.” (227p)

 

“우리는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아주 쉽게 한다. 나 역시 부모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그런 교육을 한다. ‘나눔’이 없는 ‘휴머니즘’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휴머니즘’의 핵심은 ‘나눔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나눔 정신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으며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내게도 절실한 것을 더 절실한 사람에게 주는 것, 그래서 ‘선뜻’이라는 표현보다는 ‘고민 끝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게 진짜 나눔 정신이다.” (255p)

 

“우리가 한평생 가장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한 삶이 아니다.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아니며, 좌절하지 않는 삶이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행복했다거나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삶이다. 누구 때문에 행복했다거나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삶이다. 그럴 때 그 인생은 너무도 잘 산 인생이다.” (288p)

 

“경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자극, 나를 발전시킬 자극 안에서 행복해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294p)

 

“버려야 할 때의 절실함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게 한다.” (289p)

 

 

지금 나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열망은 어디에 있는가?

분명 당신에게도 끝까지 가보고 싶은

열망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열망을 가슴 속에 담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가슴 속에 담아둔 열망을 현실로 끌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기에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에 끝까지 가본 저자의 용기있는 행동에 뜨거운 갈채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끝까지 가볼 용기가 있는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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