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자면 남자친구는 초등학교때 왕따 경험이 있답니다. 중학교때 키가 급속도로 컸는지라, 초등학교때는 작고 힘도 없어서 많이 당했었대요. 그래도 남자친구가 하는 말은, 자기 자신이 소중하고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왕따 당하는 채로 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남자친구는 그때 왕따 주도한 짓 친구네 집 유리창을 돌던져서 깨고, 맞으면 한대 때릴때까지 피터지게 달려드는 타입이라서 왕따 주도자들도 '어지간한 새끼' 정도로 취급하고 그만당했다고 합니다. 그 경험때문에 왕따 당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 남친이. 남친은 다소 독기 있는 타입이거든요. 자기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남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은 어리기 때문에라는 이유라도 붙여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중학교때 그 친구는 그냥 제 학창시절 에피소드였고 별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내가 욕을 한것도 아니고, 때린것도 아니고, 괴롭힌 것도 아니며 친구들한테 저친구가 싫다고 말몇번 했더니 다들 동감하면서 회피한 쪽이라서요. 실제로 미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냥 조금 불편한 정도입니다. 우리가 버렸더니 저렇게 왕따가 되어버렸네? 정도요. 그렇다고 다시 친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았구요. 미안하다, 그땐 어렸었다. 한마디로 끝낼 수 있으면 사과할 용의는 있지만 더 구구절절 말을 늘리고 제대로 사과해야한다면 그러고싶지는 않네요. 중학교 내내 왕따여서 실제로 연락 할 수 있는 친구는 없을 겁니다. 제가 중학 친구랑 연락하는건 10명 내외구요, 그 친구들만 알려주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
================================
중학교때 제가 왕따 주도자로 몰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로 돌아가 보자면, 5명정도 같이 노는 무리가 있었는데 그중 한명이 성격이 잘 안맞았어요.
드립이 지금 생각이 안나서 페북에 돌아다니는거 인용을 해보자면
살빼려고 치킨먹자, 살빼려고 계란먹는데 계란이 크면 닭이 되니까 똑같은거야!
제가 이런 류의 드립을 되게 좋아하고 잘 칩니다. 그냥 웃자고 하는 시시껍절한 이야기에요.
그러면 제가 싫어했던 친구같은 경우에는
치킨은 튀김옷이 몇칼로리고 닭살코기랑 계란이랑 칼로리가 같다는게 말이되냐, 그건 좀 아닌거같다.
이런식으로 대꾸하는 친구였습니다. 당연히 좀 고까웠던 저는 같이 노는 무리한테
'아 쟤 저거 진짜 마음에 안든다. 씹선비새x'
이런식으로 욕을 하고 다녔어요. 친구들도 다들 그 친구를 싫어하는 처지여서 친하게는 지내지 말고 서로 지나가다가 말만 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라고 눈치를 많이 줬구요, 결국 떨어져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우리 무리에서 금방 떨어진게 아니라서, 이동수업할때 저희끼리 다른 교실 뛰어가버리고, 저희끼리 밥먹는데 그친구가 말하면 싸하게 대화를 안해버리고 하는 광경이 반 친구들에게 보이면서 그친구가 반 내에서 굉장히 무시를 당했나봅니다.
실제로 그 친구를 반 내에서 왕따를 시키고, 책을 찢고, 욕을 한 친구는 저희 무리가 아니라 저희 무리에서 떨어진 후에 친해지려고 노력한 그룹에 있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왕따를 당한 친구는 자기를 때리고 욕한 아이보다 저희 무리에 훨씬 큰 적대감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쯤으로 결혼 날짜가 잡힐것 같다는 말을 페북에 올렸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그 친구가 제 페북에 메세지로 이상한 말을 올리네요;
너만 행복할 수 있을 줄 알았냐,
결혼 제대로 올리면 내가 그 앞에서 자살을 해서라도 너 결혼 지옥같이 만들어주마,
기분이 나빠져서 더는 읽지도 않았어요. 처음에는 그냥 "쟨 뭐지?" 하는 심정으로 무시하고 말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이제 저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이고, 지금 제 남친도 왕따 당하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왕따 시키는 사람이 낫다 주의라서 상관 없습니다. 당당하고 사람 눈치 안보고 할말은 하는 그런 제 성격이 좋대요. 중학교때 그 사건 남친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결혼식은 인생에 한번밖에 없는 날인데 혹시라도 안좋은 일이 있으면 싫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일단 페북으로 대소사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결혼식장 위치같은 것도 올리지 않으려구요. 그러면 그 친구가 올 방법도 없을 거구요.
그나저나 그 친구가 무슨 생각으로 저에게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진 10년전 이야기인데 그동안 그 사건을 계속 곱씹고 있었다는 것도 웃기구요, 뭘 원하고 저에게 이렇게 메세지를 보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과 한번하고 제대로 정리 할 수 있으면 정리하고 싶어요. 저친구도 그걸 원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