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헤어진 다음날.

08162013.09.08
조회426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인터넷 유머글, 게시글, 웹툰, 동영상 같은걸
평소에 즐겨찾아보지 않는데, 전에 없던 일도 하게되네요.


20살 대학동기로 만났어요.
4년은 맘맞는 친한 친구로.
2년은 서로에게 생긴 감정을 신중히 생각한 시기로
4년은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연인으로.
그렇게 10년을 알았네요.

저에게는 첫 연애. 그 친구는 두번째.

정말 예쁘게 지냈어요.
다른사람들도 입을모아 칭찬해줄만큼.
20대 중후반을 지나 30살이 될때까지
서로 옆에서 든든하게 미래도 응원해주면서요.

그리고 제가 20대 후반에
가정사에 어려움 일이 생겨서
마음을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때 그 친구덕에 견딜수 있었어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친구에게 정서적으로 많이 유착되어있었어요.

어려움 없이 살다가 뒤늦게 집에 우환들이 연이어 생기자 제 마음도 유약해졌고 그때마다 모든걸 이해해주려하고 안아주는 남자친구에게 의지했죠

그게 버릇이 되고,
작고 큰 모든 스트레스나 자극들을
건강하게 풀지 못하고 버릇처럼 남자친구에게
다 쏟아부으며 어린아이처럼 굴었죠.

많이 힘들었을거예요.
저도 그런 미운짓을 하면서도 알고 있었어요.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친구가 많이 지칠텐데..

한 직장을 같이 들어가고
2년가까이 매일 만나는 환경이었다보니
더 심해졌겠죠.
그래도 서로 많이 좋아했고
여느 연인처럼 복닥복닥 지냈어요.

3년째 되는 해.
남자친구가 이직을 했고
지방으로 가게되었어요
연애하면서 처음으로 떨어지게 된거죠
남자친구 휴무일이 적어져서
이전에 비하면 정말 적게 보게되었는데
그래도 쉬는 날이면 한번도 거르지않고
저를 제일 먼저 만나주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실망했던게.
바뀐 회사에 적응하느라 남자친구도 많이 힘들걸 알면서 응원을 해준 것 보다는,내 옆에 자주 없어서 힘들다는 표현을 더 많이 했더라구요. 그때마다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저는 또 그말을 들으면 어린 제 마음에 더 미안하고...


4년을 하루같이 매일 보다가
갑자기 떨어져지내니까
저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
노력 한다고는 했는데
일에 집안일에 치이는 날이면
심술을 더 많이 냈었어요.

그러다가
저딴에는 귀가하면서
목소리나듣고 힘내자 싶어 건 전화통화가
의도치않게 큰 다툼으로 번졌고
저도 불같이 화를 내버렸어요

싸우려고 전화한게 아닌데..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왜 이해못하고 화만 내나..
상황에 화도 나구요.

다음날 친구가 먼저 점심무렵에
어제 미안했다고 전화왔고
제가 퉁명스레 지금 말하기 싫다고 끊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연락을 끊었고.
한달 후쯤 제가 보낸 문자나 전화도 받지 않았어요.

다투면 편지로 자주 풀었기 때문에
이메일로 그날 내가 그랬던거 미안했던거를
적어 보내자 바로 답신이 왔어요


문제는 여기.
편지에 에둘러 표현한 애매한 내용을
저는 단지 지금 화가 많이 났다고 생각하고
남친이 먼저 연락하겠다는 말을 믿고
5달이 흘렀는데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어제 마주한 자리에서
자기는 내가 전화끊으라고 한날부터
헤어졌다고 생각했다고.. 편지도 자기딴에는 헤어지자고 한 내용이었다고..

근데 지난달쯤
남자친구가 준비하는 행사 초대권도
집으로 배달이 되었었거든요
남자친구 자필로 쓰여진 우리집 주소.

저도 반가운마음에 연차내어 다녀왔는데
차마 연락은 못했죠 . 제 연락을 계속 피하던 차라 망설여지더라구요.

어제 만난 자리에서
떨어져 있으니 제가 했던 미움 행동들이 이해가 되고 다그치고 가르치려고 한게 미안하다고 해요.

저도 그간 느낀바가 있어서 미안한 마음과 다시 성숙한태도로 더 잘해보고싶다고 말했는데...


친구는 그러고 싶지 않대요.

그리고 들은 이야기는..



아주 얼마전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근데. 제가 아는 사람이더라구요
같이 다녔던 직장 동기(저희보다 먼저 그만둔)

우연히 만나서 밥 먹고 이야기하게되었고
좋은 마음으로 만나려 하고 있다고.

그 동기도 참 똑똑하고 좋은 여자에요.
현명하고 어른스럽고..
그래서...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제가 만나자고한 연락이 오기 직전부터
만남갖기 시작했다고.

깊은 한숨을 쉬며 말 없이 있더군요.

일단은 믿어지지가 않아요.
모든 연인이 그렇겠지만..
특별한 사이였는데..
4년을 한결같이 내가 가장 좋다고 했는데..


지쳤을 거에요.
4년이란 시간이
제 못된 성미가
반복되던 상황들이
쌓이는 우리의 시간들이 버거웠겠죠

이해는 되면서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어제 자리를 옮겨
자주 데이트하던 중학교 운동장에 앉아
이야기하다가
화 낼 줄 알았는데 담담해서 놀랬다는 말에
나도 속상한데 참고있다고 터진 울음 울다가
또 저도 이상하리만큼 웃으며 농담하며 쿨한척하다가 나는 준비가 안되었다고 시간을 달라고 울다가..
친구는 또 다독여주고 들어주고.. 때론 같이 울고

제가 어제 혼자 여행을 갔다 돌아온날인데.
소나기에 발이 묶여 어느 곳에 한참있을때
친구에게 줄 편지를 썼거든요.

둘이 예전에 가려고 했다가 휴관이었던 곳의
기념엽서. 그 안에는 잘해보자고 미안하다고 쓴 글이있고 . 줄까말까하다 그냥 줬는데 내용은 집에가서 읽었겠지만 엽서를 보고는 예쁘다고 한참을 들여다보며 울더라구요.

뒤늦게 판을 보고 안된단걸 알았지만
저는 친구처럼 쿨하게도 굴었다가도
또 잡기도 했어요 .
집앞까지 데려다준 친구 손도 잡아보고 안아보고.

친구는 평소에 그런말을 했어요
우리 연인사이가 끝났을때 오랜 친구로서의 저를.
자기 인생에서 없어진다는게 무섭다고.


저는 헤어지면 끝이지. 친구 운운하면서 잡아두고 괴롭히려 하냐고ㅡ 그건 욕심이라고..나는 그런상황이 되면 널 죽어도 안본다고 했는데..

정작 자신이 없어지네요
우리는 정말 헤어진거 맞죠?
당분간은 연락하지않고
잘 참아볼 생각인데....
징징거리지만 말고 제 할일 하면서
잘 살아볼건데..

그래도 친구가 어느날 손을 내밀면
저는 잡을 것 같아요.

연애를 망친게 나라는 생각에..
더 잘할수있는데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전에없던 단호한 태도의 친구.
저랑 오개월만에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도 생각할 무언가가 생겼을까요.

조용히 서로에게 시간을 주고
묵묵히 각자의 삶을 잘 가꾸면

언젠가. 어느날.
더 성숙해진 우리로 돌아올까요?


막연한 기대나 망상일지..

저의 이 지난한 이야기를
어떤분이 읽어주실지 모르겠고..
답을 찾고자 하는것도 무리겠지요.

밤새 몸이 떨려서 새벽에 2시간정도 누워있다가
이러면 안되지 싶어 몸을 움직이다가도
믿을 수 없어 멍하니 있습니다.

유난스럽네요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