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외계인?

지금같으면2013.09.10
조회31,041

추석 전날이 제사입니다.

 

올해 같은경우는17일 이네요.

 

17일 오전에 가서 제사음식하고 밤에 제사드리고

18일에 가서 제사음식하고 19일 오전에 제사를 드리게 되는거죠.

 

결혼한지 15년차..... 막내며느리 입니다.

 

......

 

매해 음식은 어머님이 하셨어요. 식구들 먹일 고기 준비며, 과일 야채 그런것 장도 다 봐두시구요.

 

전하고 나물 만 며느리들이 하는데... 가까이 살다보니 그것들은 대부분 제 차지입니다.

 

뭐... 며느리고 나이든 어머님이 땀흘리며 음식하는것 보단 제가 후딱후딱 해버리는게 좋겠다 싶어

 

음식하는거 사실 그리 불만도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없었네요.이제는 불만이니깐.

 

느즈막이 오셔서 다 해놓은 음식 앞치마 곱게 두르고 열심히 나르고 제사지내시러 오시는  일가 친척 어른들께 역시 큰며느리 소리듣는 형님 모습보는것도 뭐... 괜찮습니다.

시어머니께서 ... 가끔  그래도 우리 막내가 일은 잘하지. 이쁘네. 아는척 해주시는 말 한마디에.. 뭐 서운한게 사라지는 단세포이기도 하고.. 알아주는 사람있으니 하고 스스로 토닥이는것도 있고.. 좋은게 좋은거다 하고 살았어요.

가끔 유치하게 은근 티나게 힘든티(혼자 음식다 한듯) 내는 형님모습도..뭐 어쩔땐 귀엽기도 하구요.

 

이것도 귀엽기도 했었지요......

 

어쨌던 설겆이는 같이하니.. 뭐 그것도 패스~

 

....

 

삐딱한 과거형이 좀 그렇지만  그닥 사는게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왜 글을 올렸나 .....이여자가?..싶죠?

 

문제는 친정으로 가는 것!!!입니다.

 

저희 형님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날 당일이 친정아버지 생신이시고.... 추석때 아주버님 생신이세요.

 

설날은 제사끝나면 설겆이 직후 바로 짐싸서 가세요.(친정아버지 생신으로 뭐라고 하고싶지 않습니다. 저도 친정이 있고..아버지 생신이 그렇다면 가고싶을꺼니까요)

 

추석때도 오전에 밥먹으면 사위생일을 기리기리 챙기고 싶어하는 장모가 있는 형님 친정행이시죠.

 

그러고 나면  가는 손자.손녀들 처량하게 바라보시며... 가는차에 손을 흔들다가 돌아서서

 

저희아이들손을 양손으로  잡으시며 오래오래 놀다가라시네요.

 

.....저도 친정이 있는데 말이죠...

 

처음 7년은 그렇게 명절,엔 친정집 구경도 못했어요.

 

항상 명절이 끝나고 그 다음주 주말이나.... 아니면 3년후부터는 기다리다 지쳐  남편은 버리고 저만 아이들 데리고 갔다왔었구요.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후엔 혼자 계신친정엄마가 가슴아파서 한 2년 형님과 똑같은 패턴으로 형님가시면 같은 시간에 가방들고 나섰어요.

 

........ 그럼 계속 쭉.~~~ 그러지 그러냐구요?

 

몇년전 시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지신후..... 도로 원상복귀 되었네요.

 

일부.... 나이든 어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솔직히... 70대에 심장수술이니... 오래살지 못하시겠다 싶었어요. 살아계실때 효도하겠다고..... 시작한게 벌써..6년째......)

 

왠만한 50.60대 분들보다 건강하신.....새벽4시만 되면 왕복2시간 거리를 열심히 자전거로 달리신다고 하시네요. (아버님이 건강해지신게 싫은게 아니에요..ㅠㅠ)

 

암튼 올해는 설때 엄마집에 못갔으니(남편이 근무해서)  이번 추석엔 그냥 제사만 지내고 애들 챙겨서 친정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조금전  형님이 전화가 오셨네요. 제사 준비비용..때문에 통화하다가....

 

...대충 대화를 적어보자면....

 

참, 동서 추석때  누나가 좀 늦는다고 그러시더라...

 

아..네

 

....그냥 남편누나가 늦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아이참 그게 끝이야?

 

네?

 

자기네가 좀 늦게  친정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제가요?

 

어머? 왜 못알아들은척해? 평소에는 빠꼼이면서?

 

.... 무슨일 있으시데요?

 

무슨일은 무슨 맨날 집에와도 조카녀석 하나도 못본다고 그러시더라고..ㅉ..얼마나 보고싶으시겠어.

 

그런데요?

 

우리야 어쩔수 없으니까 동서가 좀 늦게 친정에 가면되잖아!!!

 

........

 

알았지??? 나 동서만 믿는다! 아까 형님한테 동서네가 늦게 가서 다행이라고 말씀드려놨거든...ㅎㅎㅎㅎㅎㅎ &&이는 좋겠네 고모한테 용돈도 받고

 

....

 

 

이건 어느나라 말인가요? 말인지 막걸리인지... 그렇게 용돈받는게 좋아보이면 자기자식용돈벌이를 위해서 자기나 늦게 갈것이지...

지는 어쩔수 없다니...그렇게 누나네가 걱정이되면 지가 기다리지 왜 생각없는 저보고 기다리고 하는건지... 싫었습니다.

 

아니 그깟거 기다려줄수도 있죠. 애들이 고모 얼굴보는것도... 이런 행사 아니면 자주 못보는 남편이 누나를 만나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것과 제가 마음이 동해서 하는것이 어떻게 똑같습니까?

 

게다가 의견을 묻지도 않고 자기맘대로 제가 늦게까지 있을꺼니 걱정말라고 했답니다.

....

 

그래서 말했어요.

 

안되겠는데요.

 

그랬더니 왜 안되냐고 물어보네요. 며느리가 되서 그정도는 있어줘야 되는거 아니야?

 

그러는 형님은요?

 

나야 사정이 다르잖아. 알면서 왜그래?

 

뭘..알아야 되는데요?

 

우리 애 아빠 생일이잖아. 우리엄마 애 아빠 생일 차린다고 새벽부터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내 동생들식구들도 다 올껀데  새삼 왜그렇게 말해. 나 조금 기분 상한다.동서 뭐 기분나쁜일 있었나 본데 그런걸 나한테 풀생각하면 안되지. 내가 아랫사람도 아니고... 좀 웃긴다.

 

형님께서 실수하신거잖아요. 저희집도 나름 스케줄이라는게 있는건데 그걸 형님 맘대로 고모님께 말씀드리고 결정해놓고 지금 통보하시는거잖아요?

 

그래? ... 난 동서가 그렇게 매몰차게 나올지 몰랐지. 알았어 형님께는 동서가 친정가야되서 기다리지 못한다고 말씀드릴께. 근데 동서 진짜 웃긴다. 별것도 아닌것 같고 왜그렇게 까칠하게 나오는건데? 식구들끼리 그정도도 생각못해주는거야? 나 동서 그렇게 안봤는데 진짜.... 너무 서운하다.

 

 

헐..... 이 여자는 어느별에서 온걸까요?

 

여기서 전화가 끝나버리면 정말 죽도밥도 안되고 저만 나쁜년이 될것 같아 말했습니다.

 

형님이께서 집안문제로 설,추석때 일찍가시는걸로 제가 뭐라고 말한적이 있나요? 아니면 늦게오시는걸로 뭐라고 말한적이 있나요? 각자에 사정이라는게 있으니까 다 이해 했어요. 하지만 형님은 지금 제 사정이야 뭐든 형님 맘대로 하신거잖아요. 형님도 못하시는거면 제 사정이라도 물어보거나 상황이라도 알아보고 말씀을 하시던가 아니라면 그렇게 맘대로 말하고나서 저한테 그렇게 이야기하시는게 잘못된거아닌가요?

 

여기까지는 아무말 없이 듣고 계시더군요.

 

대화를 하다보니 얼결에 큰형님께 그런식으로 말을 했다면 ..그렇다 하더라도 저한테 양해를 구하셨어야죠. 저한테 물어보는 방법도 틀리셨다구요. 저에게 그런 상황을 요구하시려면 최소한 형님도 같이 행동하시고 말씀하세요.

 

무슨뜻이야? 뭐야 ? 그간 내가 어머니 댁에 좀 늦게 간거, 친정에 조금 일찍 출발한걸 지금 이런식으로 말하는거야? 어머 동서 무섭다. 그동안 다 가슴에 두고있었구나.. 정말.....

 

이런식이 무슨식인데요? 지금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지금 말하는거 나한테 평소 불만이 있었다는거잖아. 내가 안한건 또 뭔데? 기가막힌다. 이런줄도 모르고 다들 동서만 착한 며느리 좋은동생인줄 알지... 솔직히 우리가 더 돈 많이 내잖아. 가끔 늦은거도 미안하고  동서 일하는것도 알아서 우리가 경제적인 부분은 더 부담을 하는거잖아.그런데 이런식이라니.. 좋아 동서 맘대로해. 진짜 너무 어이없고..... 정말 서운하다. 동서  그렇게 시댁에서 일하는게 싫고 큰형님기다리는게 징그럽게 싫다는데 누가 말리겠어. 허~

 

.....이말을 끝으로 뚝하고 전화기가 종료~~~

 

 

........ 멘붕이라는말이 이럴때 쓰이는거겠죠.

 

전화를 끊고 신랑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형수랑 이러저러해서 이런 말을 했고 형수가 이렇게 말하고 끊더라...

 

신랑은 아무말도 없이 듣고 있다가..... 묻더군요.

 

내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것 같은데???

 

뭘 해달라는게 아니야 .상황이 이러하니 알고 있으라고 전화를 한거 뿐이야.형수 하는 꼬라지가 분명 이번 추석에 서럽네, 서운하네..동서 무섭네... 못살겠네..이런식으로 나오면 최소한 그게 사실이 아니구나 알고 있고... 문제가 커지거든  댁이 알아서 수습했으면 좋겠어. 물론 어머님이 경솔히 한편말만 듣고 판단하지는 않으시겠지만..오해의 소지가 있고... 만약 내가 상처받는쪽으로 이야기가 결론이 나면 나도 삐딱선을 탈것 같으니까..

 

알았어. ...

 

 

....별말 안하는 남편의 속이 어떤지 까지는 짐작할수 없지만..그래도 별말없이 들어주고 알았다 해주는 남편은 고맙더군요.

 

..... 전화를 끊고 혼자 곱씹고 있습니다.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참았어야 하는건지..

다른 표현방법으로 해결할수 있었을까?? 하는것들이요.

...나름 착하게 산다고 산것 같은데  ..... 아무리 생각해서  내잘못은 없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우울한 추석이 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