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완전체를 소개합니다

코알라20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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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두 달 쯤 후에 수능을 칠 고삼임.
공부나 해야할 내가 왜 여기 왔냐고 물으면
내 완전체 친구를 소개해주러 왔음.

 

본명을 부르긴 좀 그렇고 별명이 있으니 별명으로 부르겠음.
'찌고'라고 함. 찌그러진 고로케.
왜 하필 이게 별명이냐면 닮아서 찌고.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에피형식으로 소개하겠음.

 

1.

찌고는 가난함. 그래서 자주 돈을 빌림.
이게 뭐 어쨌냐고? 안 갚음.

 

글쓴이는 여름방학 전 찌고와 다른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줬었음.
가난뱅이라 많이는 아니고 그냥 셋이 합쳐서 6000원 쯤?


찌고는 방학이 끝날 때까지 돈을 안 갚음. 나머지 친구는 갚은지 오래고.
아주 안 갚은 건 아니고 한 달이 넘도록 300원.
하루는 백원, 하루는 십원. 이렇게.

 


글쓴이는 저금통의 기분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김.
그동안 찌고는 부르주아의 삶을 즐김.
밥도 먹고 놀러도 가고 심지어 다른 친구한테 돈도 빌려줌.

글쓴이 호구 아님. 그동안 계속 돈 요구함.
빌린지 두달 쯤 지나니까 보다못한 친구들까지 돈 좀 주라고 얘기함.
결국 글쓴이의 돈 2800원은 두 달 반이 지나서야 품에 돌아왔음.


2.
찌고는 자기 얼굴과 몸매에 자부심이 넘침.

 

하지만 글쓴이네 학교엔 예쁘고 몸매좋은 여자가 참 많기 때문에
찌고나 글쓴이나 그냥 두 마리 오징어일 뿐...ㅋ

 


잠깐 찌고가 다이어트를 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냥 굶었음.
일주일 쯤 지나니까 살이 슬슬 빠지길래 글쓴이와 친구들은 많이 빠졌다고 말해줌.
함박웃음. 웃음꽃이 핌.

그렇지만 찌고에게서 빠져나가는 대표적인 지방은 바스트도 있었음.
몸매에 자신넘치던 찌고는 바스트가 작아졌다는 말만 하면 정색하며 속옷 탓을 외침.
그리고 얼마 안가 식욕과 바스트의 노예가 되어 다이어트를 그만둠.


3.
찌고는 노래나 그림에도 넘치는 자부심을 가짐. 다재다능하네.

 

재작년엔 뮤지컬 배우가 찌고의 장래희망이었음.
그렇지만 찌고는 그냥 평범하게 노래하는 수준임.
노래방에서 마이크 터트리는 장본인은 따로 있음.
그렇지만 찌고는 항상 남의 노래도 가져감.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든 평소 흥얼거리든 부르기만 하면 마지막엔 찌고가 주인.

 

그림으로 소소하게 돈벌 정도로 제법 그림은 소질이 있음.
그러나 문제는 넘치는 자ㅋ신ㅋ감.


자신감이 홍수처럼 넘쳐흘러서 여기저기 그림만 그리면 오지랖을 펼침.
글쓴이도 그림에 취미가 있어서 자주 낙서를 했는데 싹 없어짐.

그림만 그리면 찌고가 와서 꼭 같이 그리거나 지적을 함.
글쓴이도 한때 미술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못그리는 편은 아니었음.

 


주로 낙서는 캐릭터라 지적받는 글쓴이의 그림이 가늠될 진 모르겠지만 일단 인증해봄.
캐릭터는 사실 찌고도 오덕이라 불리는 그림체라 그리 잘 그리진 않음.


3.
찌고는 동생이 많음. 넷이나 됨.
맏이라서 손해보는 부분도 많고 책임질 부분도 많음.
그렇지만 찌고는 그런 걸 굉장히 싫어함.
그래서 막내를 굉장히 질투함.
어려서 챙김도 많이 받고 지원받는 것도 많은데 그걸 못마땅해함.
항상 만나면 어머니가 동생만 예뻐한다고 함.

 

또한 찌고의 말에 따르면
외출도 못하게 하고 항상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함.


그렇지만 찌고는 알바도 하고 어느 약속이든 빠진 적이 없음.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네버! 안 빠짐.

글쓴이는 찌고의 어머니를 몇 번 뵌 적이 있음.

좋으신 분임. 찌고를 미워한다거나 하는 거 본 적 없음.
태우러도 오시고 사달라고 하면 사주시고 돈도 주심.
거절하시는 걸 본 적이 없음.


4.
찌고는 만만한 사람을 가림.


가끔 어머니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시곤 하는데
만만한 친구들한텐 이걸로 생색을 냄.


저번에 아이스크림 사줬으니 백원만, 오백원만 빌려줘라. 이런 식임.
글쓴이와 친구들은 이런 동전 정도는 그냥 안 받고 안 갚음.
찌고도 이걸 알고 있고 고의로 이러는 게 보임.

마지막으로 사주신게 못해도 두 달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사골 우려내고 있음.


5.
찌고는 꿈이 있음. 인터넷 소설 여주인공인 것 같음.

그런 거 있잖음. 여리여리하고 소녀같고 주위에 남자많고 어렵지만 꿋꿋한.

남자 이야기는 조금 미루고
찌고가 계속 밀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어좁이임.
아마 소녀의 어깨를 원하는 것 같음.

그래서 매일 가디건이나 가방을 질질 흘리고 다님.
슬쩍 올리면서 꼭 '어깨가 좁아서 자꾸 흘러내려ㅠㅜ' 라는 멘트를 던짐.

 


그렇지만 어좁이는 아님. 찌고는 오히려 떡대가 있는 편임.
찌고 스스로 억지로 흘렸는데 이젠 그래서 어깨가 이렇게 처짐.


6.
찌고가 가장 많이 밀고 나가는 남자 이야기를 할 때가 된 듯함.
진짜 늘 남자이야기가 안 빠짐.
항상 얘기하는데도 남자친구는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인도 안됨.

늘 오늘은 이 후배가, 내일은 저 친구가 하지만 그냥 진짜 그냥 남자애들임.
뭐 별 관계도 없고 잘생기지도 않고 그냥 그런 애들.

참고로 글쓴이는 남자에 관심이 별로 없음.
아이돌 덕질도 안 하고 그냥 잘생긴 걸 보면 잘생겼다 하는 정도임.
그렇기 때문에 찌고가 더욱 안 부러움. 그냥 또 시작이구나 함.

 

+ 조금 옛날 이야긴데 찌고가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음.
그런데 약속한 바로 전날 깨졌다고 못보여주겠다고 함.

 

찌고의 프로필사진은 늘 셀카임.

남자랑 찍은 사진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99.9% 가짜. 전부 연예인이나 아프리카 bj 옆에 여자 얼굴 가리고 자기인 척함.

 

++ 학년 초 찌고의 지갑에는 어떤 훈남의 사진이 있었음.
다들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냥 ㅎㅎ..' 라고 얼버무리길래 글쓴이도 넘어갔음.
그리고 얼마 전에 글쓴이는 그 사진의 주인을 알았음.

 

exo 찬열의 졸업사진이었음.

 

7.
얼마 전 생일선물로 뭘 사주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들 옷, 화장품 같은 평범한 게 나왔음.


찌고가 그런데 뜬금없이
'내가 생일에 콘서트 보내줄게' 부르주아 멘트를 뙇!!!!!
2800원을 갚는데 두달 반 걸린 찌고가! 10만원짜리 콘서트를!

이 날 콘서트 선물 받기로 한 친구도 어이없어서 표정 관리 안 됐음.


8.
찌고는 말이 항상 앞뒤가 안 맞음.
여기서 하는 말, 저기서 하는 말이 전부 다름.

 

호주 유학을 다녀왔단 얘기는 같이 간 사람, 학교, 나이 다 다름.
플러스로 영어를 못함, 진짜로.

 

다 쓴 지 한참 된 자기소개서도
사람 따라서 나도 힘들어 ㅠ 하면서 여전히 고민 중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람이 좋았다가 싫었다가 달라짐.


9.
글쓴이와 찌고는 지금 한창 수시 원서를 집어넣을 때임.

글쓴이의 친구 중 인서울을 꿈꾸는 사람은 넷 정도임.
그 중 두 명은 성적이 되고 한 명은 스펙이 되고 나머지 한 명은 찌고임.

 


슬프게도 글쓴이의 성적은 못났는데
찌고의 성적도 글쓴이만큼 못났음.
그래서 글쓴이를 포함한 친구들은 찌고에게 충고했음.
ㅅㅅ대나 ㅈㅇ대나 스펙도 안되고 성적도 안되는데 포기하라고.

그 뒤로 찌고는 우리에게 다신 대학 이야길 안 함.


매정하게 이야기한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았고 찌고한테만 뭐라고 한 게 아니었음.
결국 찌고는 ㅈㅇ대는 포기하고 ㅅㅅ대를 썼는데 그 외 나머지는 전부 전문대임.


10.
마지막으로 최근 찌고에게 경악하게 된 일 두 개를 쓰겠음.

 

하나는 찌고가 친구에게 사과를 한 일인데
복도에서 한창 놀던 찌고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음.
그리고 친구에게 가서 사과를 함.
전부 다 미안하다고 사과함.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겠다는 친구 앞에서 사과를 하던 찌고는
친구가 그 자리를 뜨자마자 눈물을 뚝 그치고 신나게 놀았음.

 

그리고 다음에 미안한 이유를 가르쳐 주겠다던 찌고는 아직도 깜깜무소식임.

 

나머지 하난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임.
찌고는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면서 갑자기 아프다고 하기 시작함.
그러면서 약을 먹기 시작했음. 그리고 이게 현재 모두의 관심사임.

 


찌고네 집에는 이런 약포지에 약을 봉하는 게 있음. 여기서 1차 의심이 일어남.
근데 먹는 약이 매일 바뀜. 약먹는 시간도 불규칙함. 2차 의심이 발생함.
알약 같은 비타민을 얻어먹었다는 친구가 생겼음. 아무도 안 믿기 시작함.

 

아픈 것까지 의심하는 건 좀 그렇지만 찌고는 이 정도로 신뢰를 잃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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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찌고의 에피소드는 많지만 여기서 끝내기로 함.
울 때도 꼭 남앞에서 울고 충고를 해줘도 여전히 그대로인 찌고 때문에
글쓴이와 친구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님.
수능만으로도 벅찬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