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니라 딸로 태어나서 너무 힘듭니다.

코쟁이2013.09.19
조회20,158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17살 여학생 입니다.
가끔 심심해서 판보다가 이번 명절 걱정때문에 속풀이라도 하고 싶어서요...

모바일로 쓰는 거라 오타 이해 부탁드려요 ㅎㅎ


저는 제목에서 말한것 처럼 아들이 아니라 딸로 태어나서 정말 너무 힘듭니다.
저는 3남매 중에 2째 딸이구요,
위로 언니가 하나 있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 남동생이 있습니다.
원래는 별로 이런 일에 신경쓰지 않았는데,
(가끔 부모님께서 술드시면서 제게 몇번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추석 전전 날인 화요일에 제가 독서실을 갔다가 늦게 온날, 부모님께서 저희 어렸을때 동영상을 보시면서 웃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씻고 같이 거실이 앉았는데 엄마가 절 보시고 우시더라구요;
저는 깜짝 놀라서 아빠만 보고 있는데 아빠는 들어가서 주무신다고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하시곤 안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전 어리둥절 해서 엄마께 왜그러냐고 막 그랬죠;

그러셨더니 무슨 어디 케이블? 에서 하는 시월드라는 방송을 보니까 우리 어렸을때 생각나서 그렇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일단 알겠다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고 책상에 앉아서 불끄고 스텐드 키고 공부를 하는데 부모님께서는 제가 자는줄 아셨나봐요,
제가 들어간지 한시간 좀 넘었나 할 쯤에 거실에서 소리가 나길래 이어폰을 뺐는데 부모님께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서 마침 공부도 안돼길래 나가려고 문 앞에 서있었습니다.
근데 듣다보니 제 이야긴거 같아서 차마 나갈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도 계속 우시는것 같고..

들어보니까 친할아버지께 전화가 왔었나봐요. 이번 추석은 언제올거냐고..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저를 데리고 오냐고 물어보셨나봐요.
엄마가 놀라셔서 왜요? 하니까 공부해야 하지 않냐고 하셨데요.
저도 이해는 되는데, 고3인 언니는 말도 안하시고 저만 콕 짚어서 얘기했다고...
할아버지께서 절 안좋아하는건 알지만,
그래도 저 예쁨받고 싶어서 생신날마다 꼬박꼬박 편지도 써드리고 항상 네네 불평없이 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제가 못마땅하신가봐요.
그리고 그날 밤에 진짜 펑펑 울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더라구요.
제작년 명절이었나,
그날도 할아버지댁에가서 인사드리고 밥먹고 하다가 제가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안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추워서 깰랑말랑 할쯤 거실에서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거 ㅇㅇ이 몰래 주는 용돈이다. ㅇㅇ이한테 말하지 말고 둘이 맛있는거 사먹어라."


하고요.

어떻게 보면 그냥 단순한 용돈이였는데 저는 얼마나 속상하고 슬펐는지, 그냥 자는척 하면서 울었습니다.

또 할아버지 댁 화장대에 저희 남매사진이 붙어있습니다.
근데 거기에는 제사진은 없더라구요.ㅎ

언니어렸을때 사진, 동생사진...

말은 안했지만, 참...

또 항상 저희 할아버지는 성적얘기에 민감하십니다.
밥먹는데 할아버지가 언니에게 성적을 물어보더니 10등했다고 잘했다고 막 웃으시더라구요.
저는 그냥 구석에 앉아서 밥먹고 있는데 언니가

"우리 ㅇㅇ이도 공부잘해요. ㅇㅇ이는 3등했대요."

하고 말해줬습니다.

전 진짜 너무 고맙고 아 나도 이제 칭찬 받을수 있겠구나 했는데 정말 매정하시게

"너네 반 얘들이 공부를 못하는 모양이다. 너가 3등을 다하고."

라거 하시더라구요.

정말 분위기 싸해져서 저희 엄마도 젓가락질 멈추시고 할머니께서도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고 하시길래

그냥제가 그렇다고 제가 반을 잘만났죠 ㅎㅎ 하고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목이 메어서 밥도 안넘어가고..

그냥 꾸역꾸역 밥만 다 먹고 일어났습니다.

쓰자면 더 많은데 너무 길어질것 같아서 그만하겠습니다ㅎ.


여튼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에 엄마에게 안간다고, 남아서 중간고사 공부하겠다고 했더니

절 안방으로 데려가셔서 들었냐고 물어보길래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빠도 들으셨는지 손잡으면서 같이가자고 하시더라구요.
하나밖에 없는 막내딸 꼭 같이야된다고. 가서 너 좋아하는 송편 먹자고.

그래서 어쩔수 없이 알겠다고 했습니다.

언니가 태어나고 제가 태어날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많이 실망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안지어 주시고, 심지어 우리엄마 산후조리할때는 미역국만 한솥에 가득 끓여주시고 할머니는 가셨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 듣고 얼마나 슬펐는지.


그리고 제 막내 남동생은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제가 뭘 먹고 있으면 왜 동생은 안주냐고 뭐라하시더라구요. 나눠먹는데두요.
걔가 둥가둥가 자라서 제게 버릇없이 대해도 저는 아무말 못합니다.
걔한테 어떻게 제가 큰소리를 치나요..

또 이번 추석은 어떻게 지낼지...
괜히 쓸데없이 길게 이야기만 늘어논것 같네요 ㅎㅎ

읽어주신 톡커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메리추석되시고 용돈도 많아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댓글 53

오래 전

Best그래도 글쓴이님은 이쁨받으려고 노력도하시고 멘탈이 튼튼하시네ㅎㅎ 드라마주인공같음 이제 글쓴이님이 노력해서 좋은대학가고 성공만 하시면 드라마한편 완성되겠네요 화이팅!

오래 전

Bestㅋㅋㅋㅋㅋㅋㅋ어이없어서 참나, 무슨 조선시대도아니고. 나같음 진짜 쳐다보지도않겠다. 그냥 기대하지도말고 실망하지도마세요. 원래 저런가보다하고. 부모님들이랑 형제들챙기고 신경쓰지말고사세요.

오리오래 전

저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엄마가 장녀고 그외에 이모 셋과 삼촌 둘이있어요. 유독 둘째이모가 첫째이모네 자식들에게 용돈도 많이주고 옷과 신발 가방 등등을 사주고 예뻐해주셨죠. 저는 굉장히 많이 부러웠지만 외가쪽 장손녀라 그런 티 한번도 낸적없고 그냥 넘기곤 했었어요 그 둘째이모는 저와 동생에게는 해준 것 하낟도 없고 용돈이란 받아본적이 있나? 할정도로 기억에 없어요. 그리고 화도 잘냈고요. 첫째이모도 그다지 못해주진 않았지만 어렸을때 뒤에서 제 욕같은걸 하는것을 듣고는 쇼크를 먹고 그뒤로는 좋게생각히진 않았어요. 초등 고학년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남매들끼리 무슨문제가있었는지 연락을안했지만 저와 삼촌들과 이모들은 가끔씩이나마 연락을하였죠. 저희 큰삼촌은 저를 매우 예뻐해주셨는데, 저는 그것의 보답으로 매번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좋은 선물들을 해드려요. 그거를 보더니 이모들이 많이 후회 하더라고요. 다른사람들에게도 기본적인예의는 차리지만(엄마 체면을 위해) 삼촌에게는 특별한 선물들을 많이 해드리거든요. 지금도 저는 항상 말한답니다. 삼촌 아이가 생기면 저는 제 아이처럼 잘해줄거라고... 이모애기는 처다도 안보거든요. 언젠가는 그런날이 올거에요. 힘내세요!!

니리오래 전

그거 왜그런지 알아요. 저도 둘째딸이거든요. 저희아버지께서 친가에서 장남이었고, 할머니가 좀 손주,손주하시는 분이었는데 먼저 저희 언니가 태어났죠. 비록 딸이었지만 그래도 첫 손녀자식이기때문에 할머니께서 좋아해주셨다고해요. 그런데 엄마가 저를 낳았을때는 안그랬대요. 첫째는 딸이었으니까 둘째는 아들일거야, 라고 기대도 많이 하셨고 온갖 동네 점쟁이들이 아들맞다고 그랬대요 . 그래서 할머니는 엄청 기대하고있었는데, 딸인 제가 태어났으니 얼마나 별로였겠어요. 그래서 이제 갓 태어난 저를 안고있는 엄마한테 가서 " 에이 또딸이네" 하고 뒤를 돌아 집에가셨다고합니다. .. 방금 출산한 산모한테 그게 할소림니까.. 저는 머 애기였으니까 못듣는 귀였지만요. 그래서 지금도 할머니 안좋아함. 뭐 암튼 그런이유로 언니는 좋아하고 ... 님은 별로일수도있어요.

및힌힘꽃힘이오래 전

ㅠㅠㅠ 힘내세요 ... 정말 효녀시네요...ㅠㅠ 저라면 할아버지 보지도않을거고 할아버지없는사람인척할거고 할아버지가 누구냐고할텐뎉...ㅠㅠ ㅠㅠ 진짜 착하시다..ㅠㅠ 내가나쁜건강?? ㅠㅠ 우잉 차별 심하다고 느낀 부분 특히 용돈줄떼 울컥함 ㅠㅠㅠㅠ

동병상련오래 전

저는 삼남매 중 첫째이자 밑으로 남동생 2명을 둔 고명딸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난지 백일도 안되서 반병신이락, 얜 동생도 못본다고 구박했다고 하신 분입니다. 동생이랑 차별, 용돈 다 겪어본 일이네요. 할아버지 공경하고 사랑받고싶어 고민하는 모습이 예쁘네요. 그렇지만 너무 상처는 안받았으면 합니다. 조금은 체념도 하고 신경도 끄면서 동생과의 관계도 그와 상관없이 바로 잡는것도 중요합니다. 상처 받지않길바랍니다

괜히오래 전

저도보다가 중간에 울컥했네요ㅠㅜ 글쓴님! 힘내시구 신데렐라스토리 한번만들어봐요! 아무도 무시못하게요! 진짜 힘내세요

유교오래 전

대체로 둘째는 가장 생활력이 강합니다. 첫째만큼 사랑을 못 받아서 자립정신이 강합니다. 나중에는 둘째여서 좋은일이 많을 겁니다. 하옇든 할아버지 신경쓰지 말아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면 그만...

룰루랄라오래 전

아씨 ㅠㅠㅠㅠㅠ 슬프잖아요 ㅠㅠㅠㅠㅠ 버르장머리없는 동생 한번쯤은 기 꺾어놓으셔야 나중에 사고쳐도 안기어올라요, 적반하장되는경우 많은데 ㅠㅠㅠㅠㅠㅠ 좀 다르지만 저도 삼남매중에 둘째거든요 ㅠㅠㅠㅠㅠㅠ 저희할머니는 언니는 아빠랑 똑닮아서 이뻐하시고 동생은 아들이라고 좋아하셨는데 전 여자고 연년생이라서 그것만으로도 이미 점수 깎아먹었는데 어려서 계속 아파서 집안 돈 많이 들어가서 더 싫어하셨대요. ㅠㅠㅠㅠㅠ 그런데 저 8살땐가? 일찍 돌아가시는바람에 추억도 뭣도 없어요. 정이라는것도 없는데 할아버지랑은 진짜 추억도 많고 엄청 이쁨받고 챙김받고 그랬거든요. 나중에 삼촌들이 할머니때문에 아마 할아버지가 더 챙겨주신걸거라고 이야기해주시더라구요. 이거 되게 아무것도 아닌것같은데 정말 오래가는데 ㅠㅠㅠㅠㅠ 힘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래 전

할아버지 나이대에서는 원래가 둘째는 눈에 안뜨여요 그게 아들이든 딸이던요 첫째는 쳣째니까 기대감땜에 기대게되고 막내는 어리니까 이뻐하는거고요 나도 둘재고 내 사촌도 둘째인데 그 사촌은 하도 '꿔다놓은 보릿자루'(이거 속담이에요) 취급을 받길래 가출을 했었답니다 근데 찾지도 않고 돈도 없어서 다시 들어왔더니 가출 한줄도 모르고 있더랍니다 내가 이런얘길 하는건 글쓴이가 딸이라서가 아니고 원래 둘째는 그렇게 여긴다는거 그러니까 글쓴이를 더 미워해서가 아니고 그연세어른들이 원래 그런거니까 마음에 담아두지말고 엄마아빠가 이뻐한다는것만 생각하고 밝고 씩씩하게 생활해요

마린쿄오래 전

전 아들 입니다만... 저희 할머니 같은 경우는 저희 누나랑 저를 아예 싫어하셨어요.. 오히려 저희집 같은 경우는 할아버지가 더 정이 많으셨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pie오래 전

많이 속상하셨겠어요..그런데 안타깝지만 그 시대의 어르신들은 그런 생각과 관점이 많이 굳어지셔서 바뀌는 게 쉽지 않을거예요. 나중에 나중에 성인이 되셔서. 이번일 잊지말고 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모든 것을 잘 감당하시는 걸 보니 정말 칭찬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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