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데 진짜 너무너무 힘들고 우울해요..

..201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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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요즘 너무 힘들고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요.

이게 대학 문제 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모르겠는데... 아니 물론 대학때문에 예민해진 점도 한 몫 하겠지만, 그래도 그것보단 가정 문제나 친구 문제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여기에서야 아무도 제가 누군지 모르니까 그냥 속시원하게 말을 하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괜히 제 개인 문제 때문에 상담하고 이러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어려워서 고민을 그냥 속 안에만 담아두고 있어요...

저희 가정은 엄마랑 언니, 그리고 저 이렇게 셋만 있어요. 아버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안 계셔서 솔직히 없다는 거에 대한 불편이나 그런 건 못 느끼고 있구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 앞에서 저희 가정에 아버지가 안 계신단 말을 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물론 다들 어렴풋이 눈치는 채고 있을 테지만 전 제 입으로 아버지가 안 계신단 말을 한 번도 남에게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걸 치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 앞에만 서면 괜스레 부끄럽고 얼굴이 빨개지고 입을 떼기가 어려워져요. 그래서 이번 담임 선생님이랑 대학 문제로 상담할 때도, 아버지가 안 계시고 저희 가정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라는 걸 말하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가난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서 부유한 것도 결코 아니지만, 남들 하는 것만큼 불편한 것 없이 생활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집 안에 부모님이 전부 계셔도 저보다 힘들게 생활하는 친구들도 주변에서 많이 봐왔고, 그렇게 여유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저희 자매한테 부족할 것 없이 많이 챙겨주시는 엄마가 있어서 괜찮았거든요. 그리고 거의 이년 전부터는 언니도 취직을 한 탓에 가정 형편이 굉장히 많이 좋아졌구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정 형편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는 자꾸만 힘들어지고 피폐해지는 것 같습니다.. 언니는 원래 다혈질적인 성격이라 엄마랑도 트러블이 많았고, 저도 마냥 고분고분한 성격은 아니어서 이래저래 일들이 많았어요. 진짜 굉장히 심하게 말다툼이 오갈 때에는 언니가 엄마랑 싸우다 말고 갑자기 가출 하는 것처럼 나가려할 때도 몇 번 있었고요. 그때마다 괜히 사이에 낀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막판에 가서야 소리 지르며 그만 좀 하라고 울기 일쑤입니다. 어쩔 수 없이 집안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함부로 엄마랑 언니 사이에 끼어들 수도 없고 그 외에도 좀... 저도 잘 이해할 수 없는 트라우마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예전과 다르게 자꾸만 돈 문제로 인해서 다들 예민해집니다. 제가 고3이라 돈이 많이 드는 탓도 있고, 언니도 이제 21살이라 막 꾸미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어서 돈을 많이 쓰기도 하고,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여기저기 들어가는 돈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엄마가 돈이 부족할 땐 언니에게 몇십 만원 씩 빌려서 그 달 모자란 돈을 채우고, 다시 다음 달에 돈을 갚아줬다가 또 빌리게 되고, 그런 일들의 반복이었습니다. 언니도 처음에는 그걸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것 같지만, 요즘 들어서는 엄마가 돈을 빌리려고 할 때마다 대체 돈을 어디에다 쓰길래 맨날 모자른 거 냐며, 예전보다 더 많이 버는데 왜 돈이 더 모자라냐며 짜증을 꼭 한 번 씩은 냅니다. 그럼 엄마도 한 두마디 씩은 언니가 한 말에 대꾸하면서 약간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하구요. 그런데 엄마도 점점 나이가 많아지고 갱년기 증상이 오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언니가 돈 문제로 조금만 짜증을 내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물론 앞에서는 그렇게 티를 안 내지만, 언니가 짜증을 내고 나가거나 그러고 나면 제 앞에서 섭섭하다거나 진짜 지겹다는 말을 혼잣말처럼 하고는 하거든요.

물론 엄마도 직장일을 하고 언니도 직장을 다니다 보니 서로 제가 모르는 힘든 일도 있을 테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테지만, 그래도 저는 웬만해서는 겉으로 잘 티내지 않는 성격이라 그렇게 대놓고 스트레스를 풀고 짜증을 내는 엄마랑 언니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차라리 조금만 서로 쏘아붙이는 말투를 고치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면 좋을 텐데, 이미 그럴 단계는 아주 오래 전에 지나버린 것처럼 그냥 계속해서 악화만 되고 있어요.

남들이 봤을 때는 별 것 아닌 일에도, 엄마가 언니를 나무라고 화를 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또 언니는 신경질적으로 굴 때가 많고 괜히 사소한 부분에서 저한테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구요. 물론 저라고 가만히 참고 있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옛날보다는 많이 고분고분해지고 그냥 엄마랑 언니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합니다.

그냥 익숙해졌다기 보다는, 이제는 어떻게 깊게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졌고 힘들고 지쳐서 체념 비슷한 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저라고 평상시에 아무런 문제 없이 편하게 사는 게 아니니까요. 고3이 되니까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많아졌고, 돈도 굉장히 많이 들고 그래서 심적으로 부담이 큽니다. 언니가 대학을 못갔으니 저라도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압박감이나 부담감이, 자꾸만 숨통을 답답하게 조이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최근 들어 다들 예민한 탓에,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꾸만 트러블이 생기고 쉽게 짜증이 나고 평소에는 그냥 넘어갔을 사소한 일에도 화부터 내고 그러기 일쑤입니다. 그렇다고 매 시간이 힘들고 짜증나고 그런건 아니지만, 진짜 즐겁고 이런 시간은 저 혼자 있는 시간이나 아주 가끔씩 웃으며 대화를 나눌 때 뿐이고 나머지는 뭐 전부...

이게 남들 눈에는 심각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그냥 누구나 그렇듯 평범하고 별 것 아닌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견디기가 힘들고 정신적으로 힘든 그런 문제거든요..

언제까지 이렇게 꾹꾹 마음 속에 전부 눌러담아놓고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조금만 누가 건드려도 전부 폭발해버릴 것 같이 아슬아슬한 기분이거든요.

대한민국의 학생들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한 번 쯤은 해봤다는데, 저도 그런가봐요. 요즘 들어서 자꾸만 자살이나 죽고싶다는 글만 봐도 묘하게 공감이 되고 마음이 동하거든요. 그렇다고 진짜로 그런 위험한 짓을 할 생각은 없지만, 그냥 자꾸만 그런게 눈에 들어오고 그런 비슷한 글을 보면 공감이 되서 또 우울해지고 힘들어지고...자꾸만 그럽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동안에도 계속 모든 게 지겹고 전부 그만둬버리고 싶은 기분이에요. 우울증 같이 깊은 증상은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보는 게 나을까요? 요즘엔 대학가는 것도 예전에 노력했던 거에 비해서 굉장히 하찮게 느껴지고, 다 손에서 놔버리고 싶은 기분이라 지금 굉장히 위험합니다. 다음주가 당장 대학 실기시험인데,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고 눈에 안 들어와서 진짜 미칠 것만 같아요. 대학까지 원하는 곳에서 떨어지면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도 갑자기 두렵게 느껴지구요..

답답한 마음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적어내리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 두루뭉실한 내용이 되버렸지만, 그래도 어쨌든 속사정은 굉장히 힘들고 괴롭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위에 적어놓은 내용은 아주 단편적인 것들이라 별 것 아니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계속 저런 상황이 반복되어왔던 저한테는 정말이지... 지겹고 힘드네요. 어떻게 하면 지금 같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아무나라도 좋으니 제발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