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일기..

까만남자2013.09.21
조회181
그녀랑 헤어진지 이제 1주일이 다되가는군요.

그녀랑 저는 남들과는 다르게 만났습니다.
아무런 연고지도 없었던 그녀와 저는 운명처럼 만났죠.
25살까지 연애한번 없던 저는
그녀와 첫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첫만남. 첫눈에 호감이였습니다.
감히 사랑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녀는 제안에 첫만남 그 순간에 들어왔습니다.
겨울 대학로, 그 정류장에서 그녀를 보았을 때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죠.


연인들이 많은 장소는 기피했던 저라서
그동안 대학로는 딱 한번 와봤습니다.
유일하게 아는 장소. 퐁듀치킨을 파는 집.
저는 그날 그녀와 치킨집을 갔습니다.
혹시 싫어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도 웃으면서 기분좋게 받아줬습니다.
하지만 첫만남은 조금 어색하게.. 
그리고 여자면역이 없던 저는 더더욱 어색하게 그녀를 만났습니다.
잠깐 이야기하고 헤어지면서 저는 그녀와 다음 약속을 잡았습니다.

두번째, 세번째만난날 저는 그녀에게 고백했습니다.
나와 사귀어주면 안되겠냐고,
그녀는 대답을 미뤘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 이야기해 주겠다고...

그녀와의 다음 만남은 1주일 후였습니다.
기대감, 초초함. 망설임. 두려움. 온갖 감정이 제 안에서 휘몰아쳤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영화를 본후 카페에서..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다리다 못해서..
더이상 기다리다가는 가슴이 터질꺼 같아서..
너무나 무서워서
그녀에게 대답을 빨리 들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그래서 자긴 고백받는게 아니라 자기가 고백하겠다고
나와 사귀어 주면 안되냐고..

저의 반응은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무덤덤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너무 의외라서 얼떨떨..

그녀의 입버릇이 생각나는 군요. 제가 여자고 자기가 남자같다고...

그렇게 그녀와 사귀게 되었습니다.

500일을 넘게 사귀면서
저는 무엇하나 해준게 없더군요.

그녀는 가끔 저에게 필요할만한 무언가를 선물로 들고와서 주었습니다.
저는 멍청하게 매번 받기만했죠.
그녀도 내심 선물을 간절히 바랬을터인데
괜찮다는 그녀의 말에 그만 안심을 했던 제가 미워집니다.
그래도 그녀와 사이는 좋았습니다.

그렇게 받을줄 밖에 모르는 남자와
사랑만 있으면 되는 여자가 연애를 했습니다.

어언 1년반. 거의 2년가까이.

그녀는 가끔 실수를 저지르는데,제가 이걸 화만내고 말았을 수 있는데...그만 참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 자꾸 바람핀거라고 의심가지 않냐고그건 좀 아니라고잘못된거라고...

제가 사랑하는 만큼 좀더 참고 잘 설명하고 보듬어 줬어야했는데그녀에게 눈물을 내게 만들었습니다.

그녀가 없는 밤마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붙잡고 웁니다.그녀가 없는 첫 주말..가슴이 아픕니다.
이제 취업해서.. 이제 많은 것을 많은 곳을 같이 나누고 싶었는데어쩌다 이렇게 된건지.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매일밤 생각합니다.

헤어지고 나니 그녀가 준 소소한 메시지들이 눈에 보이네요.
그중에서 그녀가 준 밴드에 붙여준 쪽지의 몇몇 구절이 눈에 들어오네요.

작은 상처, 큰 상처 다 감아주는 밴드..
상처난 곳에~ 오빠는 가슴에 붙여야하나?
그래 바보야.. 가슴에 붙여야겠다.

바보야... 어떻게 한번이라도 연락을 하지 않아.
저번에는 내가 먼저 연락했잖아. 이번에는 연락해주면 안되겠니.
며칠전 라인 탈퇴한거 봤어.
그거 보고 나 울었어.
그래도 그날은 싸이가서 너 얼굴 보며 애써 참았어.
오늘은 싸이일촌이 끊어졌더라. 더이상 너 사진이 보이지가 않아.
아직도 내 핸드폰에는 너의 이름과 하트가 남아있는데,
너는 하나씩 지워간다고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프다..

누가 그랬거든, 한번 헤어진 사이는 다시 만나면 또 헤어지게 된다고.
이나이 먹고 첫연애라서 뭐가뭔지 모르겠어..
나에게 한번만 기회를 주지 않겠니.
나에게 한번 더 다가갈.. 용기를 주지 않을래?
갔다가 거부당할까봐 겁이난다.


여기서 이렇게 주저리 쓰는 것도
너에게 직접 연락할 용기가 없어서이겠지.

바보야 아직 사랑해.
매일 듣던 소리가 없으니까 내가 매번 스스로 말하잖아.
이럴줄 알았으면 하나쯤은 녹음해둘껄.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