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 더러운 임신한 와이프 - 내가 참아야 하나...

황홀한연대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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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집에 있기가 싫어졌다.

벌초갈때 입던 복장으로 대충 입고 현관문을 여는데

와이프가 말했다 "밖에 나가려고?" 

그럼 안에 있는 내가 현관문을 열었는데 밖으로 나가지 안으로 들어올까... 마당에 잠깐나간다고 짧게 대답하고 5도 경사의 언덕길을 걸어서 전철역이 있는 네거리로 내려왔다. 시간은 새벽 두시였다.

이시간에 혼자 밖에 나와보는건 정말 오랫만이다.

고즈넉하고 한산한듯하면서 사람들이 꽤 지나다니고  어두운듯 하면서 밝은 자정넘은 시간의 거리가 생경하게 느껴지면서도 올빼미족 하던 총각백수시절도 생각나고 헛웃음 나왔다.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마실까하다가  돈뒀다 머해 하는 호기로운 마음 뼏쳐올라 문을연 술집을 찾아보았다. 손님하나 없는 실내포차에서 목을빼고 안쪽벽에 붙어있는 메뉴가격을 보면서 막상 혼자 마시며 지출하게 될 2만여원을 아깝게 생각하며 갈등하고 있는데 반짝이 웃옷을 입은 예쁘장한 여주인이 웃으면서 들어와서 한잔하라고 그윽한 눈길과 목소리로...내게 말하기는 개뿔....장사끝났다는듯이 간판불의 스위치를 내렸다.

 

나는 한편 2만원의 지출이 정지된것에 내심 다행스러워하며 결국 편의점으로 가서

맥주와 컵라면 한개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와 자리를 잡았다. 

 

네거리 주변에는 가게앞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실만한 편의점 4-5개는 되었고 나는 앞에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의 분위기를 살피기도 하고 앉았을때 주변 경관이나 지나가는 행인들의 작태를 감상하기에 좋은자리인가 등을 면밀히 살피며 10여분을 서성거리며 돌아다녔다. 경광등을 번쩍이는 경찰차가 내주위를 여러번 반복적으로 지나간 것으로 보아 복장도 노숙자에 가까워보이는 내가 왔다갔다 하는것이 한 두순간 우범자로 보이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난 흉흉한 이 세상의 이시간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경계의 눈으로 흘끔거렸으며 어느 건물 담벼락앞에서 킬킬거리며 욕을 뱉어내는 십대로 보이는 남녀 아이들을 곁눈질 하며 목 줄기가 살짝 쭈뼛거림을 느꼈다.

 

연인인듯 싶은 두명이 얘기하고 있는 옆테이불이  비어 있길래 앉는 순간 그들이 중국인임을 알았다.

빠른속도의 중국말을 살집좀 있는 여자가 담배연기와 함께 내뱉고 있었다.

 

나는 지속적으로는 아니지만 중국어를 배우려고 가끔 책을 들여다보고 동강도 보고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관심이 갔다. 간혹 들리는 말이라곤 Yes에 해당하는 "뛔" 그리고 한국인, 중국인 같은 문맥을 알기에 턱없이 도움안되는 단어들 뿐이 었다.

 

500ml 짜리 맥주를 한모금 삼키고 사발면 면발을 젓갈로 풀어 저으며 난 생각했다.  이것들에게 말을 걸어서 중국어 연습을 해볼까...

 

몇번의 마음속 갈등 끝에 난 그냥 혼자 술이나 쳐 마시기로 하였다. 내가 그런 숱기가 있는 사람이면... 

 

술을 마시면서 집에서 씩씩거리며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을 활자들을 책에 머리를 박고 일고 있을 와이프를 떠 올렸다.

 

와이프는 나보다 8살이나 아래였다.

 

인터넷 취미동아리에서 만나 괜찮게 생각하기는 하였찌만 나이차이에 언감생신이었던 나에게 먼저 다가온 와이프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이쁘기도 하고 170이 안되는 내 키와 비슷한 키의 와이프가...내게 온것을 큰 행운으로 생각하며 사귀고 5년여의 교재끝에 결혼까지 해서 1년이 지난 상태이다.

 

아내는 나름 현명하고 착하기도 한편이고 이쁜편이고 나와 같은 서울 중상위권대학을 나왔으니 여자로썬 학벌도 좋은 편이고 나무랄데는 없었다.   영어를 잘해서 과외를 하여 2-3백을 벌고 있으니 여자로써 벌이도 나쁜편이 아니고 ...

 

하지만 아내는 사과를 나를 만나 처음 깍아보았다. 3/1이 껍질로 날라간다.

나를 만나 된장찌게를 처음 끓여보았다.

서른이 넘기까지 집에서 엄마에게 밥을 차려드린적이 없었다.

처녀적엔 집에서 엄마 없을때 캔 참치와 용기 김을 놓고 밥을 먹은적이 많았단다. 다 귀찮아서. 김치 꺼내기도 귀찮아서.

 

나는 20년간 혼자 살았다.

내가 오이를 채써는 시간은 와이프보다 다섯배 빠르다.

가끔 난 김치를 담갔다.  지난 겨울에는 와이프가 동치미가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담갔다.

김장은 형수가 담가 주었다.

 

회사라 여기까지만 써야겠다...시간날때 이어 써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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