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내 사랑에 대한 고찰-3

KNY2013.10.05
조회8,789

3학년이 된 우리는 아주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그 애는 1층, 나는 5층. 우린 거의 만날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내 기억 속 중3은 너무나도 우중충하다.

 

3학년 때 그 애의 기억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고등학교 지원을 할 때이다.

나는 내신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설학교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중2 때부터

결심한 것이어서 매일 같이 말하고 다닌 기억이 난다. 3학년 교무실에 가면 큰

화이트보드에 각 반 아이들이 진학할 고등학교가 깨알같이 쓰여 있었다.

처음에 그 애의 지망 학교는 나와 다른 곳이었다. 그것을 보고

‘아, 이제 내 짝사랑이 끝나는 구나’하는 생각에 많이 아쉬워했다.

 

그런데 지원 마감일이 거의 다가왔을 때

그 애의 지망학교는 나와 같은 곳으로 바뀌어있었다.

내 짝사랑이 3년 더 연장되는 순간이었다.

 

 

 

고등학생 때의 기억은 많지 않다.

나는 고등학교 입학생 대표로 선서를 하였다.

만약 우리가 서로 더 가까워지지 못했던 이유가 ‘성적의 차이’였다면

고등학교 입학은 우리를 전보다도 못한 사이로 만들었다.

 

반에서 1,2등 했던 나의 성적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전교 1,2등이 되었고

중학생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교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학년 때는 남녀분반이어서 일부러 만나지 않는 이상

절대 마주 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안내문을 전해준다는 핑계로

몇 번씩 그 애의 반에 찾아간 기억이 난다.

 

한번은 그 애가 친구와 함께 우리 반에 놀러왔다.

잠깐 와서 분필로 장난을 치고 돌아갔다. 그러고 보니 미술 수행평가로 만들었던

부채를 가져간 일도 있었다. 처음 모의고사를 보았을 때 매점 앞에서 만나서 

점수 내기를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터무니없이 높은 점수로 내기를 해서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하지만 1학년이 끝나갈 때 즈음 그 애는 여자 친구가 생겼다.

우리 반 친구였는데 정말 예쁘고 착한 아이였다.

미술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연필로 그리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내가 좋아하던 남자애와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가져왔었다.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리던 나는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그 사진을 하염없이 보았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학교는 2학년이 될 때 문이과 선택과 함께 예체능 과목 선택을 했다.

나는 체육보다 음악과 미술을 더 좋아했지만 체육을 선택하면 그 애와 같은 반이 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생각에 친한 친구를 얼토당토않은 말로 꼬드겨 체육 반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애는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간과한 내 실수였다.

그 애는 음악반에 들어가 1년 동안 자기 여자 친구와 알콩달콩 지냈다.

 

우리는 정말 만날 일이 없었다.

가끔 급식실 앞에 줄을 서 있을 때 주변에 그 애가 있으면 의식을 하면서

친구와 더 재밌게 이야기하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 그 애는 뒤에서 나를 툭 치며

내 이름을 부르곤 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수줍음이 많다. 그 애를 6년 넘게 좋아하면서

내가 먼저 인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복도를 걸어가다 마주치더라도 그 애가 먼저

 인사를 하지 않으면 그냥 조용히 지나갔다. 한 번은 그 애가 왜 먼저 인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었다. 그 때에 나는 “네가 먼저 하면 되지.”라고 말했던 듯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벽녀도 이런 철벽녀가 따로 없다.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철벽을 치다니.

 

 

 

그 애는 노래를 잘 불렀다.

학교 축제나 수학여행을 갔을 때 항상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불렀다.

조명 아래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 애의 모습은 정말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지만

그 노래는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매번 자신의 여자 친구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그 모습을 보면 질투와 분노 그리고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양손을 깍지 끼고

표정을 한껏 구겼다. 내 친구는 아직도 내가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오글거려서 그러는 줄 알고 있다. 실수하는 그 애를 보면 통쾌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덕분에 장기자랑 시간은 이래저래 나에게 가장 스펙터클하고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결국 나는 고등학교 내내 아무런 핑크빛 연애 없이 졸업을 하게 되었다.

중학생 때에 비하면 정말 아무런 썸도 없었지만 그 애의 짧은 인사 한마디면

그 날 하루가 생기 넘쳤다. 나는 대학교에 갔고, 그 애는 대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 애는 아직도 여자 친구와 잘 사귀고 있다. 나는 매일 그 애의 페이스 북을 찾아본다.

 

이젠 정말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내 첫사랑, 짝사랑.

많이 외로워 질 때면, 어김없이 그 애가 생각난다. 그 애도 날 좋아했겠지?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겠지?

 

결국은 이어지지 못했지만 나에게 사랑한다는 감정인 무엇인지 알려주고,

나의 10대를 설렘으로 채워준 그 애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댓글 27

흐규오래 전

Best1탄부터 쭉 봤어요 1탄엔 정말 걱정반 격려반 진심을담아 댓글을 썼구요. 근데 2탄보면서 멘붕이 살짝 왔지만 뭐, 다소 오그라드는 말투들과 소설을 따라한거같은 멘트에 쌀쌀맞게 댓글 달았습니다만. 이런나에게도 사랑이란감정은 있었다. 라거나 저런일을 계기로 마음의문을 쉽게 못열겠다 등 1탄에 이어 뭔가를 설명하고자 쓴글일거라고 나름 생각은햇는데 3탄은뭐에요? 그남자얘기로 걍 끝이네. 글쓴이가 자기자신이 글을 잘쓴다고 생각할거같아서 말해주는건데요 1,2,3탄을 초반 중반 후반으로 놓고 읽어봐요 전혀 안맞음.

ㅇㅇ오래 전

Best그 애도 날 좋아했겠지에서 좀 소름끼쳤음..

ㅇㄴ논오래 전

Best글쓴이의 대학이 궁금하다... 어디일까...

ㅉㅉ오래 전

인간은 과거를 미화시키기 마련 그렇지만 얘는 좀 심하네 나중에 30대 되어서는 지가 노처녀인걸 남자탓이나 하고 있을듯

오래 전

싸이코같아

지나가는사람오래 전

지나가다 글 남겨봅니다 과거에 빠져 살지 마세요 과거를 추억하는 건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 얘기할때로 충분합니다 과거는 과거일뿐ᆢ 제3자의 입장에서는 글쓴이님은 그 남자의 기억속에서는 기억도 잘 나지않는 지나가는 이와 다르지않습니다 새로운 사랑이 다가오기른 기대하지마시고 적극적으로 찾 아보세요 소개팅주선 부탁하거나 동아리 들어가거나 알바하면서 남자를 만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세요 꼭 과거의 추억을 털어내고 앞으로의 미래를 향해 살길 간절히 바랍니다

뭐지오래 전

제발 꿈깨세요... 그 남자애는 님에게 전혀 관심 없습니다. 저 정도는 저도 이성으로 관심 없고 그냥 친한 애한테 하는 행동이에요. 더군다나 여친이 항상 있었다면 뭐 말 다했네요

어흥이오래 전

이런 스타일 잘 아는데 왜 연애못하는지는 자기가 못생겨서 그런지는 모르는 스타일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21오래 전

뭔가 읽으면서도 찝찝해

오덮오래 전

이분 그냥 소설쓰고계신거아니에요?

흐응오래 전

글쓴이 지금 여기서 썰 풀고있을 때가 아닌거 같은데.. 그러다가 20대 그냥 보낸다.. 30대는 그냥 보낸 20대를 후회하며 보내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선천적으로든 후천적으로든 공부는 잘하는거 같으니 좀 꾸미고 맘에 드는 남자있으면 먼저 호감 표시도 하고 그래라.. 진심으로 걱정된다..

ㅋㅋㅋㅋㅋ오래 전

23편 다 읽었습니다. 글쓴이님 성격이랑 생각 안고치면 남자 절대로 안생깁니다. 저도 여중 여고 나와서 글쓴님처럼 생각했던적있었어요. 연애나 결혼의 환상 같은거 말이에요( 남자가 무조건 매달리면 못이기는척 받아주기, 간소하지만 예쁜결혼식 등등) 대부분 여중 여고 나오거나 남자를 안만나본 애들이 저런생각하더라고요. 근데요 현실은 아니에요. 지금 저는 저런건 다 영화에서나 존재할 법한 이아기란 걸 알았지만 아직도 깨닫지못한 제 몇몇 동창들은 20대 후반이 되서도 아직도 모솔입니다. 환상을 깨세요. 그리고 여자한테 남자가 죽도록 매달리고 이런건 초 여신급아니면 잘 없는 일이에요. 예쁜여자들도 어느정도 남자들한테 꼬리?를 보여줘야 남자꼬입니다. 가만히있어서 되는 거 하나도없어요. 님이가진 환상을깨고 지금이라도 남자들한테 먼저 인사라도 건네보세요. 안그러다간 제 친구들처럼 20대 후반까지 모솔됩니다. 그리고 고백받기전에 상상나 판단하지마세요. 독입니다. 글이길어졌네요. 동생같아서 하는말이니 고깝게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ㅋㅋㅋ오래 전

망상환자같다 이건 필력이 쩌는글도 아닐뿐더러 걍 그때 그 순간들을 이제와서 지혼자서 아름답게, 덕지덕지 치장하는것 같음 어디가서 글쓰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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