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응급실환자들속에서 3 (drunken)

오늘의 운세2013.10.07
조회3,555

그냥 재미없게 써 내려가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시작합니다~~

 

 

 

 

 

 

한번도 연애해보지 않은 모범생같은 그사람.

설레임을 느끼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감정을 무시하는 나.

 

 

 

우리의 이상하고 오묘한 관계가 시작했다.

왜 그런거,,,

사귀자 하고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챙겨주고 집에 같이 데려다주고

가끔 영화도 보고 가끔 밥도 먹고,,

그런 애매모호한 관계-

 

 

 

 

돌려서 표현할줄 모르고 다른건 다 척척박사지만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쑥맥인 그사람은

병원내 모든사람이 알아차릴정도로 대놓고 나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본인은 전혀 모른다는거....'ㅡ')

 

 

 

 

예전에는 상관도 하지 않았으면서

drunken(술취해서 진상부리는 사람)이 와서 소란을 피우거나

달건이 아저씨들이 노려보며 약을 요구하는 경우에

아예 커텐을 치고 들어가 있으라며 나를 나오지 못하게 하기도 하며

 

 

정리정돈,청소는 막내가 주로 하는 일임에도

잠깐 탈의실에 쉬었다 오라해놓고 완벽하게 일을 해놓기도 했고

 

 

갑자기 뜬금없이 구두,바디샤워, 등 쌩뚱맞은 선물들을 무심한듯

던져주고 가기도 하고

 

 

원무과 직원이 평소에도 자연스레 하던 사소로운 스킨십에

담배냄새 난다며 눈에 보이는 흉을 보며 툴툴거리기도 했다.

 

 

 

같이 일끝나고 집에가던중 밥도 먹기도 하고

같이 일끝나고 집에가던중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같이 일끝나고 집에가서 사사로운 문자를 하기도 했지만

어느 일정선에서 줄을 치고 있던 나였고

내게 잘해주고 챙겨주는것 외에 아무말도 하지 않는 그사람이여서

어떤 진전이 있지는 않았다.

 

 

 

응급실은 여러 다양한 환자들이 있지만

시끌벅적 유흥가가 많은 거리에 우리응급실 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였다.,

대다수의 환자는 술에취해 자기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토하고 소변보고 대변보고 옷도벗고,,,

싸우고 욕하고 때리고 정말 사람이 아닌듯한 상태들이였다.

 

 

 

한번은 술먹고 온갖오물과 대소변을 바르고 119로 들어오는 대학생을 보고..

그사람이랑 둘이서 몇시간을 닦고 옷갈아입히고(그사람을 위해서라기보다 냄새가.,,,ㅠㅠ)

술취해서 온 사람들에게 뺨한대 맞고 욕설듣는건 아무렇지 않게 감내해야 했다.

밤에 응급실은 참 힘들었다.

 

 

여기서 하나 푸념을 하자면

아주 큰 대학병원 응급실이야 보안직원도 원무과 직원도 빵빵하게 있지만

보통 준종합병원은 인원이 그리 여유있지않다,

원무과 직원도 됬다가 보안직원도 됬다가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됬다가 택시도 잡아줬다가.

같이 나눠서 일을 하는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우리가 가장 머리아픈 경우가 의식없는 drunken 환자..

술에 떡이되서 토하다 길에서 자다가  보호자 없이

119로 혹은 112로 실려오는 환자들이다.

원칙상 술이원인이던 아님 다른원인이던 의식이 없으면

혹은 머리에 상처가 났던 혹이났던(대부분은 넘어져 상처 혹이 있이 온다는게 함정,.ㅠ)

머리 CT나 피검사라도 해야하는게 정석이지만..

99/100은 그냥 술많이 먹어서 필름 끊긴상태이다.

여기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물론 결정은 의사가 한다)

그냥 눕혀놓고 수액달고 보자니 불안하고

머리 씨티 검사하자니 보나마나 자긴 검사하란적 없다며

병원이 돈밖에 모른다며 난리치고 도망가는 환자가 대부분이라,,

(강남쪽이야 덜하지만 여긴 일어나서 병원비 많이 나오면 도망가거나 배째라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들과 보호1종 혹은 수급자인 경우나 노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일반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원무과로 넘기면 되지 하지만

큰병원이야 미수금을 원무과에서 다 받고 도망가는 사람잡는 보안요원이있지만

우리같은 크기의 병원은 결국 우리가 혼나고 잘못한게 되게된다...(설명하기가 모호하네.ㅠ)

 

 

 

여튼,이런 상황을 전제에 깔고.

조용하던 새벽 그날도 경찰과 함께 술을 많이 드신

50대 아저씨가 술에 몸도 가누지 못하며 실려왔다.

일단 V/S(활력징후:맥박,혈압,호흡)은 괜찮은거 같았고

머리에 상처가 있지만 다른 징후가 보이지 않아서

의사 처방하에 수액을 놓고 눕혀놓았다.

뭐 우리도 검사해버리면 안불안하고 편한데.

일어나서 딴소리 하는 사람이 워낙많으니 무턱대고

검사란검사 다해버릴수가 없으니까 일단 지켜보자고.

 

 

얼마시간이 지나지도 않고.

그냥 나는 나대로 그사람은 그사람대로 의사는 의사대로

다른환자를 보고 또 정리하고 각자 있었는데

갑자기 그사람이 벌떡 일어났다,

그 술취한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동공을 보더니

갑자기 CT찍어보는게 좋겠다고,,

혼자 책보며 졸다가 왜저러는거야..하고 있다가

의사 처방하에 내려가서 ct 찍었더니..

뇌출혈 그것도 이미 많이 진행되어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혈압이나 산소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어떻게 될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

당장 새벽에 신경외과 과장님께 연락하고

수술준비를 하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냥 눕혀놨으면 큰일 날뻔했구나.

그래도 100명중의 1명을 위해 응급실이 있는거니까..

 

 

연락한 보호자는 환자가 당장 죽을수도 있다는 말에도

멀고 지금 가기 힘들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하며

올수 없다고 하고

겨우겨우 설득 끝에 전화상의 동의와 함께

응급수술이 들어갔고

 

 

처음엔 살아나는것 조차 장담못하고 들어간 환자는

3개월후 어느정도 회복되어 요양시설로 옮겨졌었다.

 

 

 

언제 갑자기 변할지 모르기때문에 밤에도 낮에도

안심하고 있을수 없는 응급실.

거기서 갑자기 일어나 움직인 그에게서

막 광채가 난다고 해야하나,,,,,

 

 

 

존경,존경,존경,존경, 이런광채?

나는 아직 멀었구나...

 

 

번외로 말하자면 그환자는 둔기에 맞아서 뇌출혈이 생겼던거고

가족간의 어떤불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내도 자식들도 수술후 깨어난 환자를 보고 깨어났다고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는 새벽에 카를 끌고 달리며 CT를 찍고

새벽에 열댓명이 그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달려오고

살리려고 살아나라고 기도하고 노력했을텐데

정작 가족은 환자가 그대로 눈감길 바랬다는게 아이러니했다..

뭐 그래서 한쪽으로 씁쓸했다는..ㅠㅠ

 

 

댓글 7

12응급학생오래 전

응급실 얘기 너무 재밌네요~ 저는 예전에 응급실에 대한 환상이 많았었는데 학교 들어오고 교수님께서 너가 상상하는 긴급한 환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술주정 부리는 환자도 있고 긴급하지 않은 사람도 와서 회의감도 많이 들거라고 하셨어요. 근데 그런환자만 있는게 아니라 정말 응급실이 필요한 100명중에 1명인 긴급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고 이런게 참 보람있을거 같아요.

보고싶어요오래 전

저도 응급실 일하면서 저런 환자 많이 봤지요.. 남자 간호사들 맞아서 소송도 걸려고 했었구요.. 이제는 안 그럴란가.. 증축도 했는데.. 파견 온 인턴이 길길이 날뛴 적도 있었고.. 에효.. 작은 병원은 이런게 어려운것 같네요.. 보아하니 간호사처럼 액팅 뛰나봐요.. 한편으론 씁쓸하네요...^^;;

행인오래 전

근데 마지막환자얘기 씁쓸하네요,,

수야오래 전

신선하네요!! 재밌어요 ^^

shs오래 전

또 올려줘효 달달한 얘기도효

뿌잉뿌잉오래 전

재밌어요!! 자주자주 써주세요 참 그리고 지금은 건강은 괜찮으신지 궁금해요~~

간호사오래 전

다른글인가 해써요~ 잊혀질맞하면 오시네요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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