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들의 유치원인가 벌레가 먼저인가

못난쌤2013.10.10
조회611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유치원에 근무 중인 2~4년차 선생님입니다.

혹시라도 제가 누구인지 알까봐 경력은 저정도 선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요즘 제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된 기분입니다...

 

제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유치원은 영어유치원입니다. 하지만 정교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이 근무하시면서 누리과정교육도 하고 있는 유치원입니다.

 

참 좋지요? 2학급만 유치원으로 허가받아서 몇몇 아이들은 나라에서 지원도 받을 수 있고 누리교육도 하며 그 중요한 영어까지 매일하고 있으니 말이죠. 아이들 수도 많지 않아 상호작용도 잘되고 참 좋겠죠?

 

그런데 저는 이 유치원에 보내는 어머님들 이해가 안됩니다.

 

원래 벽이 통유리로 된 곳을 새로 교실로 만들어 우리반이 여기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공사비를 아끼려고 한건지 통유리에 합판하나대어 벽을 만들더군요. 한 여름에 이 벽에 손을 대면 5초이상 대고 있지 못할 정도로 그대로 열을 흡수하고 있더군요. 다행히 이쪽 벽은 제 책상과 사물함 피아노 등으로 가려 아이들한테 피해는 가지 않습니다. 거기에 항상 앉아있는 제 한쪽 볼만 뜨거워 질뿐........심지어 한면은 그냥 통유리입니다. 통유리라 창문을 낼경우 와장창 다깨진다며 창문하나 만들지 않았습니다.

통유리로 된 출입문이 있습니다. 예전에 작은 식당같은 곳이였는지 가게문같이 여닫을 수 있는 유치문이 있더군요.

아 다행이다. 청소할때만이라도 문열어 놓고 환기를 시키면 되겠구나.싶어 그나마 다행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이.. 최악이 될줄은.......

(여기서 아이들이 있을 때 문을 열어 놓고 환기를 못시키는 이유는 저희 유치원 바로 앞이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입니다. 아무리 잘 막아놓고 열어놓은다고 해도 혹시나 우리아이들 다칠까 또 동물원 원숭이마냥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선생님, 왜자꾸 사람들이 우리쳐다봐요?"라고 묻는 아이들이 많아 수업중에는 절대 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개미로 시작했습니다. 개미들이 줄을 지어 유리문 안으로 들어오고 있더군요.

(공사를 하고 교실로 꾸민지 2일만에 나타난 현상이니 청소미흡으로 일어난 일은 아닌것같습니다.) 점점 심해지더니 교구를 답아놓은 바구니에도 개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피부가 약한 아이들에게 개미가 얼마나 안좋은지 아시죠? 급하게 얼마전에 세척한 교구들과 바구니를 다시 세척하고 아이들이 가기만하면 하는 일이 살충제를 들고 유리벽에 합판사이에 그리고 출입문에 살충제를 뿌리고 혹시 아이들한테 살충제가 영향을 끼칠가 아침에 수건질 다시한번 하고......... 벌레를 혐오하여 평소 집에서 큰 파리만 나타나도 전기파리채 들고 소리지르면서 나한테 올까 방어하던 제가 잡고잡고 또잡고 콩벌레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다잡았습니다.

어느날, 제가 벌레때문에 아이들한테 화를 내고 울게되었네요.

"선생님, 저기 벌레있어요."..... 이말을 너무 많이들어 어느날 터지고 만거죠.

결국 원장님께 화를 내고 돈없다 돈없다 유치원 허가 받을때까지 유리문 공사는 못하니 참아라

벌레 잡으면 되지 하더니 참던 제가 터트리니.. 돈없는데 내가 선생님 너무 스트레스 받으니

해준다 라며 뿌리는 방역한번 해주시더군요.

방역업체 왈 "이런 문이 있는데 이거 해봤자 소용없어요. 계속 벌레들어올거에요."

방역하고 다음날 벌레시체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치우고치우고 "선생님, 여기 벌레죽었어요." 치우고 치우고 한달....후..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습니다.^^ 곱등이 출현이후 ... 저는 벌레 트라우마까지 생겼습니다.

벌레꿈까지 꾸고 집에서는 결벽증까지 생겨 저희집은 날파리하나 못날아다닙니다.

혹시나 생길까 매일매일 하수구 분리해서 청소, 창틀 청소 까지 할정도니까요.

 

교육? 저는 누리교육을 하는 입장이라 제 교육에 대해서 펑가할 수는 없겠지만.

장학사님께 좋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영어교육? 파키스탄인지 인도인지 원어민 교사 한분 계십니다.

인종차별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전에 계시던 원어민 선생님보다 훨씬 열정적이시고 시간약속 잘지키시긴 하지만

전혀 유아교육에 맞지않는 영어수업을 하실뿐더러 흥미가 필요하다며 만화영화를 틀어주시곤합니다.... 유아교육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흥미를 이끌어주기위해 게임도 준비해보고 여러 신체활동과 함께 영어를 배울 수도 있는데... 20분 공부하고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재미없어하니 10분만화보여준다라는 선생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발음문제입니다.

발음은 한번 굳어지면 바꾸기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인도 특유의 발음을 아이들이 따라하는 걸 보면 참.....괜찮을까.. 싶더군요

저는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제 주관적인 소견입니다!

 

다른 영어 유치원에 비해 저렴하고 그렇다지만.. 도대체 왜보내지요......

시설 이런건 생각안하고 아이한명나갔다고 제 탓하며 난리치는 원장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진짜 하루하루 내가 안나가면 우리애들 어떻게하냐 싶어

나옵니다...................................................

아이들 생각해서 이리저리 날뛰고 원장님께 요구하고 노력하는 절 학부모님이 알아주긴하나...

누가 알아준다고 이난리를 치고있는지.........

 

당장 나오고 싶지만... 유치원 특성상 한해 마무리는 짓고 원장과 좋게좋게 끝내야

다른 곳을 또 갈 수도 있는 입장이라.. 한숨만 나옵니다...

도와주세요...

 

이 시궁창 냄새하는 곳에서 절 좀 꺼내주세요............우리 아이들을 구해주세요...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어머님들

 

선생님의 역량도 중요하고 프로그램도 좋지만

제발 시설좀 보세요. 교구 담겨있는 바구니 먼지 쌓인곳? 의외로 많습니다.

그리고 유치원 허가를 받을 때는 여러 까다로운 기준에 의해 유치원 허가를 받습니다.

이 유치원이 허가를 받은 곳인가요? 이렇게 묻지 마시고

이 교실이 허가를 받은 곳인지 물어보세요. 허가를 받지 못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상.... 너무 답답한.. 너무나 불쌍한 우리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은 유치원 선생님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