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책) *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박웅현 *

irish15201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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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나의 보물입니다

(TBWA KOREA, 박웅현 ECD)

 

 

 

5시 40분,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울려준 나의 알람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준 나의 몸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 몸을 수영장까지 데려다 준 평범한 나의 차와

그 차의 창으로 잠깐 느낀 신선한 아침 공기는 나의 보물입니다.

 

뛰어들 때마다 저절로 “아, 좋다” 말하게 만드는 수영장의 찬물과

그 물을 헤칠 때 온몸으로 느껴지는 물살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리고 식탁에서 마주한 따뜻한 두부 한 모는 나의 보물입니다.

 

출근길 차 안에서 들은 파바로티의 목소리는 나의 보물이고

그 목소리의 선율을 만들었던 베르디라는 사람은 나의 보물입니다.

 

구름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 장마로 약간 불어난 중랑천의 물길,

삭막한 시멘트 벽면을 부드럽게 덮어가는 담쟁이덩굴의 부지런함,

그 담쟁이덩굴에서 볼 수 있는 총천연색 연두색의 향연,

천변에 아무렇게나 핀 노란 들꽃, 그 들꽃을 살짝살짝 흔드는 바람,

그 바람을 헤치는 자전거의 풍경, 그 위를 나는 이름 모를 새의 날개짓,

물새들이 가끔 보여주는 이륙과 착륙의 경이적인 몸짓,

거기에 간지러운듯 반응하는 개천 물의 흰 포말…

출근길에 만나는 이 모든 풍경은 나의 보물이고, 천천히 달리며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 교통 정체는 나의 보물입니다.

 

사무실에서 내가 직접 내려 마시는 녹차 한잔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 녹차와 함께 업무 모드로 바뀌는 나의 머리와

오늘 처리해야 할 열한 가지 일들은 모두 나의 보물입니다.

 

늘 그 자리에서 별문제 없이 내 명령을 기다리는 내 노트북과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보물 1448호 백자 사진의 단아함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리고 이 원고를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이렇게 원고를 쓰고 있는 이 순간은 나의 보물입니다.

 

오늘 아침은 나의 보물입니다. 나의 일상은 나의 보물입니다.

 

 

(4P~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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