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기다리다 엿 먹은 고무신

우왕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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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주년을 갓 넘긴 정말 예쁜 군화 고무신 커플이라 생각했다.

대학들어와서 수개월을 친구로 지냈고 일년을 연인으로 지내면서

매일 티격태격해도 잘 지내오는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다른 친구들에게 결혼할 사람을 너무 일찍 만났다고 너스레를 떨어댔지.

 

 

맨처음 이상함을 느낀 건.

내 선물을 부담스럽게 받을 때부터였던 것같아.

 

주위 풋풋하게 사귀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빼빼로나 초콜렛, 크리스마스 목도리까지 다 너한테

만들어서 선물로 주곤 했었잖아.

 

다른 커플들이나 나에 비해 너는 니가 뭘 준비해서  선물 할 생각하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는 변명을 앞세운 채

내 선물만 부담스럽게 받았었지.

 

=아, 나 이거 받으면 나중에 어떡하지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도 표정도 다 넘겨줬잖아.

 

평소에는 서로 잘 아끼고 해줘서 좋다고 생각했었어.

화이트데이때는 일단 니가 너무 강아지가 되는 것같아서 넘길게.

 

여튼 난 우리가 잘 지낸다고 생각했었어.

넌 눈치가 없는 것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근데, 나중에 그건 눈치가 없는게 아니라 이기적이고 못되처먹은 니 심보였다는 것뿐이지.

 

 

첫휴가때 일정이 계속 바껴서 잠깐 보고 가야 된댔다가

못본다 했다가 왔다갔다하길래

내가 속상해할 때

내가 너한테 홧김에 이랬잖아.

 

"첫휴가 그냥 보지 말까?"

그때 대답이 참 걸작이었지.

 

"난 괜찮은데.."

넌괜찮냐는 차마 못묻고 말끝흐리던게 눈에 선하다.

 

 

어쩌면 그때부터 마음 잡고 찼어야 했을 지 몰라.

그래도 나 니랑 만난 세월이 있고, 니랑 같이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화내고 말았었던 적이 있었지.

 

 

난 위에처럼 니가 나를 생각 안하고 눈치 없이 마을 막하는게 마음에 안들고 서러웠는데

내가 크리스마스에 보고 싶다고 여러번 말한 거 다 씹고

친구랑 놀러가자고 일정 바꾸자했을 때
내가 화나서 울면서

"니가 나를 너무 생각하지 않아 상처를 받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너의 대답도 걸작이었지.

 

 

"난 너랑 있고 싶은데 니가 나랑 있으면 상처받는다니까..."

 

 

넌 이런 싸움을 할 때 결코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았어.

내가 화내면 다 미안하다고

다 자기 잘못이라고 했었지.

 

고치겠다는 말은 안하고 계속 나한테 책임전가하기에 바빴던 거야.

 

난 개호구라서 미안하다고 하는 니 말 들으면서 그냥 넘어갔던 거고,

 

 

 

 

 

근데 이번 휴가 때 크게 터졌지.

진짜 대박이더라ㅋ

 

내가 내친구들 커플이랑 다같이 한번 보자고 했잖아.

나도 너희들 앞에서 염장 좀 질러보자고 하고 간 자리였고

난 기분 좋게 너를 데리고 간 자리였어.

 

내 친구가 너한테

"오빠 저번 휴가때도 짧게 만나서 00(내이름)이랑 싸웠는데,

왜 또 가족 먼저 챙겨요?"

라고 물었을 때,

 

니가 휴가 나오고 거의 2/3을 가족들 보러 고향 올라간다고 해서

물었던 그 질문에,

난 니가 그렇게 답할 줄 몰랐다.

 

'우리부대에서는 여자친구는 헤어질 존재라서...'

ㅋㅋ

ㅋㅋㅋ

 

야 사람들 다 벙찌고

나도 벙쪘다.

 

내가 도시락 싸들고 최전방으로 면회간지 몇개월됬다고

그 ㅈㄹ을 내 친구들 앞에서 하냐?

 

너무 놀래서 뺨때리고 갈 타이밍도 놓치고 묵묵히 앉아서 화낸 내가 병신이지.

 

결국 술꼴아서

나 놔두고 다른 커플들 다 두고 지 아는 친구자취방으로 자러 간다고 한 니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 사단을 벌여놓고

분위기 좀 풀어지니까

술꼴았다고 가니.

개새야.

 

덕분에 커플사이에 낑겨서 엄청 혼났지.

얘들이 뭐 저런 거랑 사귀냐고 뭐라고 하고

나도 개호구라 거기서도 너 약간 실드치다가

결국 서러워서 울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서러워서 장톡으로 이별을 고하고 차단을 시켰는데

난 하다못해 니가 예의라도 있음 잡을 줄 알았어.

 

내가 했던 말 다 술 먹어서 헛나온 거라고.

적어도 나한테 그렇게 말해야 됬던 거 아니니.

 

근데 결국 어제일은 할말이 없다며

미안하고 건강히 지내라 ㅈㄹ해서

내가 진짜 빵터졌다 아님?

 

니 프사도 개 쓰레기같은 거 올리고

울다가울다가 프로필글에 '다시 시작하자' 올렸더니

'다시 시작해보자구요~' 이런 식으로 따라 올리고

진짜 미친놈같아서 바꾸니까

전화 꼴랑 두통 와놓고 전화받으라는 식으로 프로필 글에 '제발...!' 이 생쑈를 해놨더라.

내 친구한테는 어찌나 처량한 척을 하던지.

내전화 올까봐 폰을 아주 들고 사셨다는 분이 이틀동안 전화 다섯통 남기냐ㅋ

차단해도 전화온 거 목록에 뜨거든ㅋ

모를 줄 알았나ㅋ 

 

 

 

솔직히 페북 안봤으면 그래도 속아넘어갈 뻔헀어ㅋ

 

헤어지고 하루안되서 놀았다고 페북에 '오늘 재밌었으~'하고

여자랑 태그거는 미친 새끼.

 

휴가 나온 24시간이 아깝다고 미친놈아?

 

그래놓고 나한테 궁시렁궁시렁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전부니?

걍 사소한거까지 다 미안하다고

인사는 하고 다니자는데 억장이 무너지더라.

 

너같은 쓰레기를 콩깍지 씌여서

몇백일이나 사귄 내가 병신이야.

 

미안한 걸 알고 있긴 하니?

끝끝내 바뀔 생각도 날 잡을 생각도 없던 주제에

히로인 연기는 하고 싶어서 온갖 쌩쇼를 해대고.ㅋ

차기를 기다렸던 거같구만.

아주 기다리다기다리다 안되니까 직구 던진거 아니야.

이 ㅅㅂ놈아.

그럼 내가 기다리기 전에 말로라도 하던가.

 

조카 소심해서 싸지를 용기는 없고

막상 헤어지니까 좋니?

 

진짜 니가 매력이 철철 넘치면 내가 덜 억울해ㅋ

 

내가 보낸 욕문자 다 보고 복귀했으면 좋겠네.

개 ㅈ같은 새끼야.

 

370일 사귀고 오늘 복귀하는 ㅈㅈㅇ 강아지야.

너진짜 ㅈ같은 여자만나서 너도 당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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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도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됬어요.

절대 이유도 모르고 미안하다고만 하고 자기가 바뀌겠다는 말 스스로 못하는 새끼 만나지 마세요.

그 인간들은 걍 여러분한테 책임전가하고 있는 거예요. 전부.

그러면서 자기는 안심하겠죠.

니가 좋으니 만나는 거야. 뭐 ㅇㅈㄹ하면서 있는 새낀 거같으면 여지없이 차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