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생식세포종양으로 인해 남편분을 하늘나라에 보내신 분께...

한준맘2013.10.17
조회15,316

전 결혼한지 2년을 채우지못하고.. 우리 아이가 태어난지 6개월만에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어요..
그때 제 나이 서른이였죠..남편 역시 동갑이였구요...
남편은 이유도 모르고 자고 일어나서 깨우러 침실에 들어가보니 이미 죽어있었구요..
심장마비였다고 그냥 단정지을 수 밖에 없었어요..
전 싸늘한 주검이된 신랑에 모습을 본 지라.. 그뒤로 그 모습이 환영처럼 보여지고 ..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혼자 아이를 키울 생각에 막막하기도 하고.. 그랬지요...
지금에 님처럼요..
근데요.. 어떻게든 살아지더이다... 아이도 오히려 더 강하게키우려고 오냐오냐하면서 키우지도 않고
전 막키우고 있네요..^^;;
물론.. 아이가 6개월때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서 아이는 아빠를 본적이 한번도 없지만
전 그냥 처음부터 사실대로 설명을 해줬어요..
지금 아이는 36개월된 4살이예요..^^

 

"OO야..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언젠가는 하늘나라로 가게되.. 근데 OO에 아빠는 다른 아빠들보다
 조금 더 일찍 하늘나라에 간것뿐이야...:"

 

라구요...
말이 좀 빠른 편이라서 요즘엔 같이 자려고 누워있으면

 

"엄마.. 왜 우리아빠는 우리집에 안와?"

 

라는 갑작스런 질문에 강하게 맘먹고 있던 엄마에 마음을 한순간에 무너트리기도 해요..
그래도 우린 엄마니까 다시 강해져야죠...

 

"아들! 아빠는 지금 어디계시다고 했지?"

 

"하늘에...."

 

"맞아.. 아빤 지금 하늘나라에계셔서 우리곁에 못오셔.. 보고싶어도 조금만 참아보자..알았지?"

 

"맞아! 아빤 지금 하늘나라에있어! 울 아빤 로케트타고 하늘나라갔어!

 근데 엄마.. 그럼 우리가 로케트타고 아빠보러 가면 안돼?"

 

이런 대화로 풀고 말지요...^^

물론 저런 대화가 있던 날은 저 역시 많이 울기도 한답니다...


힘내세요... 앞으로 더 큰 역경이 찾아올꺼예요.. 운동회도 아빠없이 데리고 가야할꺼고..
이따금씩 저도 신랑 생각에 혼자 눈물흘리기도하고 하지만.. 아침이되면 전 다시 일어납니다..
그런말이 있어요.. 엄마가 슬퍼하면 아이의 감정도 슬퍼진다구요...
지금 제 주변사람들이 제 아들래미를 보면 정말 사랑받으며 컸다는게 느껴진대요...^^
한없이 사랑해주시고 한없이 강하게 키우세요..

 

이제 내년 2월달이되면 제 남편의 3번째 기일이 되요...
내년부터는 아이도 데리고 그 사람한테 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좋은날은 분명히 올꺼예요... 아이가 커가는 모습에 흐뭇하고 기특하고 ...

전 지금 행쇼행쇼를 왜치며 즐겁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 딱 그 말밖에는 해드릴 말이 없네요...

35살이시면 저보다 언니이신데.. 친구해요...

제가 큰 도움은 드리지 못하겠지만 옆에서 힘든 시간이 올때 같이 손잡고 울어드릴께요...

이거 보시면 메일주세요... ^^ 99135@hanmail.net 입니다..

 

 

이건 신랑 첫번째 기일때 그 사람한테 주고 온 편지예요...

저땐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웃고 있어요...

지금 님의 마음이 딱 이럴꺼같아서 같이 올려봅니다...

 

 

신랑... 오랜만이야..

오늘은 2009년 6월 6일..

그 전에 우리가 연애했을때처럼 당신한테 편지쓰고 싶네..

올 겨울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추웠었는데...

혼자 외롭진 않았어...?

널 그리도 예뻐하셨다던 할아버님 곁에 있어서 외롭진 않았어도

많이 추웠지...?

가끔 당신 생각날때면 한번씩 당신 보러 가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갈 자신이 없더라구..

몇일만 더 기다려.. 당신 기일에 당신보러 갈게....

 

벌써 일년이나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

작년 그때엔 정말 죽을만큼 나도 힘들고 막막했었는데..

어찌어찌.. 그렇게 살아지더라...

그렇게 가버린 당신한테 너무나도 미안하리만치 그렇게 살고 있더라..

우리 한준이.. 요새 아빠아빠.. 이 말을 너무 잘해...

엄마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혼자 알아서 말을 배우고 있는 우리 쭈니가 기특하기도 하면서

아빠라는 말을 할때마다 난 참 마음이 아파...

아마도 이것만큼은 내가 우리 쭈니를 키우는 동안은 그러할 듯 해..

 

그 어느곳에서 늘 봐와서 알겠지만

난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이러고 살아..

괜찮다..싶다가도 불현듯 뭔가 어긋나버린 지금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가 이래..

당신이 떠나기 전, 우리가 함께 꿈꾸고 기대했던 그 삶이 아니라서

난 지금 나에 미래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

당신도 그곳에서 봐서 알겠지만 나 요새 너무 힘들었잖아....

내가 내가 아니고..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그래도 당신이 마지막으로 주고 간.. 우리에 보물..

한준이가 있으니까.. 난 엄마니까..

이렇게나마 견뎌내고 있는거 같아..

 

한.. 10년쯤 시간이 흐르면 난 가끔이라도 당신 생각이 나지 않을까....

한.. 20년쯤 시간이 흐르면 난 당신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나지 않을까....

한.. 30년쯤 시간이 흐르면 난 당신을 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사 온 집 안방엔 아직 커텐이 없어..

날이 추워서 하나 살까하는데 ...

커텐을 달아 줄 사람이 없어서 아직도 구입하지 않고 있어..

그리고 한준이가 난 왜 아빠가 없냐는 질문이라도 하면 난 뭐라고 말해줘야하는건지..

한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운동회라도 하면 아빠없이 혼자서 어떻게 가야할지도 모르겠어..

소소한 일부터 미래에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참 생각도 많고 힘들고 그래...

그 답을 알고 있다면 당신이 알려줄래...?

 

첫 번째 기일인데.. 나 힘든 얘기만 해주고 있다...^^

아마도 두 번째.. 세 번째.. 열 번째.. 기일이 오면 아자아자 화이팅하면서 잘 살고있다는 편지를 당신한테 전해주고 오지 않을까..?

아니 그래야겠지...

아마도 평생을 가슴에 묻고 사시겠지만..

아직도 어머님은 가끔 눈물을 보이셔...

그때마다 나도 같이 울게되고...난 그게 참 슬퍼...

난 강하니까 이렇게라도 버티고 살아가지만 어머님은 한없이 여리신 분이니까...

당신이 그곳에서 어머님 잘 지켜드려야해..

 

보고싶다.. 이 편지 쓰면서 집 현관 쳐다봤어... 당신이 생전에 퇴근하고 현관앞에서 윙크해주던게 생각나서 말야...

내가 그거 참 좋아했었는데.. 그치..? ^^

이 편지는 당신 기일 날 당신이 있는 그곳에 전해주고 올꺼야...

가끔 당신도 내 생각나면 꺼내서 읽어보라고..

 

언젠가는 꼭 좋은날이 오겠지...?

당신 없는 삶.. 그리고 아빠없는 삶이여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당신도 그곳에서 이곳에서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길 바래..

눈도..비도 오지않고 따스한 봄날에 햇살만 들어오는 곳에서 그곳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어...

다음 생에는 나에 남편도 아닌, 한준이에 아빠도 아닌, 그냥 오랜 삶을 사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렇게되면 생전에 해보지 못했던.. 당신이 그토록 하고싶어했던 일들..

전부 다 했으면 좋겠어....

지금은 조금 추울꺼야... 그래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봐...

곧 봄이 올꺼야....

작년에 울 엄마가 당신 옆에 심어놓고 온 작은 나무에도 푸른 잎이 솟아나면 조금 더 힘이 날꺼야...

 

열흘도 안남았네.. 당신 보러 가는 날.....^^

우리 곧 만나니까 예쁘게 꽃단장하고 기다리고 있어....!

 

너무나도 착한 내 남편...

나 힘들까봐 내 꿈에도 한번 나타나주지 않는

미운... 착한 내 남편....

당신 사랑했던 그 마음은 내 가슴 한켠에 고이 담아 놓을꺼야..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맘껏 살아....

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 나도 그곳으로 갈게....

 

오랜만에 불러본다...

 

여보야... 보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