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언증이 있었던 친구와의 썰~

ㅜㅜ2013.10.25
조회3,475

시친결에 허언증 친구 얘기가 있길래 저도 예전에 알고 지냈던 동료? 친구?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보려구요.

 

 

이 친구는 제가 다니던 회사에 저와 같은 직급으로 저보단 몇달 늦게 입사를 했었습니다.
저랑 동갑이기도 해서 제가 그 친구를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첨엔 저도 제 팀 챙기느라 그 친구한테 신경쓸 겨를이 없었는데...
이 친구의 업무태도 문제로 인해 퇴사여부에 대해 말이 나오고 있었고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저에게 그 친구의 업무태도를 고칠 수 있을지

타진해보라는 암묵적 지시 같은게 내려져있었죠.

 

그 친구의 업무태도문제라 함은...
퇴근시간 이후 다같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할때 그냥 가버린다는겁니다.
너무 정확해요. 출퇴근이... 본인업무가 아니면 하질 않습니다. 본인 업무여도 안합니다.

퇴근시간 이후엔...

특별히 본인 업무라는것도 없습니다.

그냥 다 같이 뭘 해야 한다거나 보고서를 써야 한다거나 하면 본인것도 안하고 대신 해주세요. 라는 마인드 라고 해야하나??
옆 사람을 종 부리듯 부리는?

당연히 다른팀에선 난리가 났죠.

새파랗게 어린게 팀 관리한다고 들어와서는 팀원들 보다 못한 태도를 보이니깐요.

 

 

어찌됐든...
저는 그 친구와 퇴근 후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고,

그 친구의 어두운 과거얘기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였는데... 설마 이것도 거짓이진 않겠지라고 생각하고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그 친구가 측은해지고 같이 아파하고 보듬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전 저의 본분을 잊어버린채 그 친구와 친해지게 되었고 그때쯤 부터 그 친구의 이상한 버릇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그중에 가장 큰 아니 전체가 남자 얘기 였습니다.
예전 남자친구가 자동차 세일즈를 했었는데 그 친구와 안좋게 헤어지고 난 후

아는 언니들이 복수를 대신 해준다며 그 매장에 찾아가 그 남자에게 상당한 시간을 상담을 다 받아놓고 다른 사람에게 차를 구입했다는 얘기...

(여기서 아는 언니들의 수가 3명인가 그랬습니다.)


얼마나 돈이 많길래 복수를 대신 해주겠다며 차를 구입하나요? 그것도 한명이 아닌 세명이나...

그리고, 본인이 아주 부자라 아버지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집을 내주려고 한다.
그 점포는 하고 싶다고 하는게 아니고 어느정도 자산?이 있어야 하고...

뭐가 어쩌고 저쩌고... 결론은 그걸 우리 아빠가 해준다.입니다.

얘기만 들으면 뭐 웬만한 기업체 따님 저리가라더군요.

 

저는 득 될게 없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저 친구는 저 얘기로 본인이 취하는 이득이 없다. -> 고로 저 말은 진짜다! 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려놓고 그 친구를 100%는 아니지만 95%정도 믿었기에...

 


그리고 또 남자얘긴...
선을 봤답니다.
다니는 성당에서 본인을 좋게 보신 어머님이 자기 아들을 소개시켜줬고 그 남자와 러브러브 하고 있다는...
그래서 제 영혼을 담아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가 사귀는 남자와 트러블이 생겼다며 고민 상담을 의뢰해 왔고 그 내용은 본인 입이 아닌 그 남자와 서로 주고받은 쪽지의 캡쳐로 일련의 일들을 짐작해 낼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둘은 전혀 만난적도 없고, 둘이 연락을 주고 받은것도 1~2달?
짧은 기간임에도 제 친구는 그 남자에게 "쟈기~"라는 호칭을 자유롭게 구사하더군요.
남자는 그런 친구가 부담스러운지 피하는 분위기였고

모든 연락을 끊어낼 분위기인 그를 잡기 위한 내 친구는 전화기가 고장났다는 그의 거짓말에

강제로 핸드폰을 선물하기까지 했더라구요.(돈을 계좌이체함.)
돈만 쏠랑 챙긴 남자와 이후에도 연락이 안되자 친구는 남자를 추궁해대기 시작했고 남자는 갑작스런 사고로 위장하여 병원까지 입원하는 상황을 연출해 내더군요.
계속 피하기만 하는 그 남자를 못 견디겠던지 친구는 그 남자에게 ㅡ.,ㅡ;;; 핸드폰 비를 돌려달라고 했고 남자는 왜 내가 돌려줘야하냐며 얘기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몇번 대꾸하다가 말더라구요.

 

그리고, 며칠 후 그 남자에게서 쪽지가 왔는데...
"너 그 사이에 xx에 또 올렸더라 또 다른 남자 찾냐?"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xx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 뭐 그런곳 아닐까 합니다.(추측)

 


여튼 그 사실을 알고나서 제가 더 민망해 친구한테 그 얘기에 대해 말을 꺼내지 못하겠더라구요.
친구가 더 미안해 할까봐서요.

 

근데 친구는 저랑 입장이 달랐나봐요.
아... 얘는 뭘해도 믿는구먼 이란 생각을 했던지... 더 과감한 얘기들을 하더군요.

 

 


그 이후에 친구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났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 친구 정말 대단한게 거의 2달에 한번꼴로 남자가 바뀌었습니다.
그때 마다... 정말 파란만장한 그 친구의 러브스토리??를 들어줬고...

저도 나름 그 얘기에 빨려들어가고 있었죠

 

 


그 기억나는 얘기로는...

선을 봤다.
남자가 만난 당일 갑작스럽게 제주도를 내려가자해 가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부지를 보여주며 이게 이제 "oo씨 겁니다." 라고 했다고...
정말 돈이 많은 남자라며, 하지만 자기는 그 남자가 너무 나이가 많아서 내키지 않는다고...
하아... =333

 

그리고, 며칠 후
새로운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와 드라이브를 하던중 차 사고가 났고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외제차의 특성으로 인해 엔진이 뚝 떨어져나갔다고.
그래서 가벼운 접촉사고임에도 불구하고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두고 보험회사를 기다렸고 부자들만 가입하는 삼성자동차보험에서 그 남자가 타던 차와 똑같은 차를 수배해왔더라.
이 남자도 부자긴 하지만... feel이 안온다. 라네요.

 

그러다 그 친구의 남성 편력과 같은 일들이 늘어나면서 대체 이 많은 남자들을 어디서 조달하여 만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친구의 입안에만 존재하고 있는 이 남자들에 대한 의심이 뽕뽕뽕 샘 솟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던중 실존!!! 살아있는 친구의 남친을 만나게 되었고, 무슨 날이라도 잡은양...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그 친구의 친구들까지 한꺼번에 모아서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준비라도 한 것 마냥 친구들앞에서 작은 선물 상자를 꺼내 친구에게 건네줬고, 거기엔 루이까또즈? 러브캣? 아.. 몰라.
여튼 그 정도 급의 지갑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친구는 너무 행복해했고, 저와 그 친구의 친구는 정말 남자 잘 만났다며 너무 착하시고 괜찮다고 친구를 치켜세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남자는 정상적으로 생겼었거든요.

 

네... 제 친구의 외형에 대해 말을 안했네요.

제가 그 친구를 봤을때 딱 떠오르던 동물이 수달이었습니다.

수달 귀엽죠... 흠..............


둘이 커피숖을 갔을때였죠. 파르페? 비스무리한것을 주문했던 친구가 긴 파르페 잔을 배 위에 올려놓고 먹더라구요.
의도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잔을 가져갔는데 배 위에 올라간건지... 테이블 보다 위에 있는 배가 편해서 그 위에 올려놓고 먹었는지...
제 친구의 한여름 회색 티가 파르페잔에 흐르는 물기에 의해 푹.. 적셔져 갈때의 그 쇼크란... 잊혀지지 않네요.

 

네.. 친구는 뚱뚱했습니다.
한반에 한명씩 있는 그런 친구들과는 다름을 자랑했죠.
키가 컸음 많이 거대해 보였을텐데... 다행히도 키가 작아서 그냥 공같이... 귀엽게 보려면... 볼 수 있을만한... 흠.

 

얼굴은 설명이 좀 어렵네요.
그냥 안타깝습니다.
안타까움에 레벨이 있다면 상중하 중에.... 단연컨데 "상"의 안타까움입니다.

 


그렇게 친구 커플과 헤어지고 돌아와서 친구에게 꽉 잡아라... 정말 괜찮더라 등등의 찬사를 쏟아내었고,
친구는 아주 쿨하게 뭐 그정도야 껌이지 라는 스킬의 언어를 뱉어주시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 친구의 팜므파탈의 매력은 무엇이간디!!!!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몇 달 후...

친구는 그 남자와 문제가 있다며 고민 상담을 해왔고 저는 그간의 일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그 남자와 결혼을 하고 싶었고, 그 남자도 오케이 했지만 그 오케이의 조건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는것입니다.

 

남자가 자긴 계속 공부를 하길 원하기에 결혼과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할것이고,

뒷바라지는 물론이고 가정에 들어가는 모든 생활비는 제 친구가 벌어야하며

홀로되신 아버지와 동생의 생활비또한 모두 제 친구가 감당해야한다는것!

 

집과 혼수는 물론, 제 친구가 해야한다는것입니다.

 

위에서 본것처럼 친구가 돈이 많은 집 딸이라면 이게 무슨 문제겠습니까만은!!!
친구에겐 큰 스트레스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다 친구는 그 남자와 깊은 관계까지 가지게 되었고, 관계 후 그 남자는...
"니 몸매가 너무 흉하다"라며 더 이상의 관계를 가지기 꺼려했다고 합니다.

 

제 친구와 전 목욕탕을 같이 간적이 있는데... 이건 뚱뚱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속옷싸이즈를 잘 못 알고 있는 친구가 지금까지 본인의 싸이즈에 맞지 않는 속옷 착용으로 인해 가슴이 6개로 보이게끔 변형이 왔더라구요.

 

속옷 싸이즈가 잘 못 된것 같으니 제대로 매장가서 사라.. 라고 했더니

본인은 죽어도 a컵이 맞다고... 하아=333

나중에 매장가서 제대로 된 사이즈로 입고서는 세상이 달라보인다고 했던 그 친구의 말이 떠오르네요.


여튼 여자인 제가 봐도 충격적이었는데 남친이 그 걸 어떻게 감당했을지... 눈물이 나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듣고, 최종적인 결론은...
또 돈을 퍼줬더라구요.
제 기억으론 300만원정도 였던것 같습니다.
친구는 습관처럼 돈을 빌려주고 그걸 빌미로 남자에게 사랑을 바라고, 남자들은 그 돈때문에 몇번 대응해주다가 떨어져 나가게 되는 패턴...
그렇게 되면 친구는 그 돈을 돌려달라고 떼를 쓰고 협박하고...

그게 무한 반복 되고 있던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도 돈을 돌려달라며 저와 같이 있는 시간에도 문자를 보내고 하더라구요.

 

 

친구는 문자를 씩씩거리며 보내면서도 엄청 시크한 자세를 유지하곤 "세상에 남자가 지 하나야? 웃기지도 않아!" 스킬을 구사하였고...

저는 그냥 "그래... 더 좋은 남자 만나라."라는 말밖엔 할 수 없더군요.

그 자리에서도 전 2명 이상의 돈 많은 남자 얘길 들었고, 헤어진 300만원짜리 남자는 잊혀진듯 보였습니다.

 


그러다 친구한테 한통의 전화가 왔고, 친구는 사람들이 북적 북적 거리는 골목 한 복판에서 서서 그 전화를 받고는 정말...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 통화 대상에서 빌고 또 빌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더 잘할께요... 제가 바짝 엎드릴께요..."하면서 거의 울기 직전인 내 친구.

지금까지 한번도 저런 모습 보여준적도 없고, 항상 너무 시크해서 저래도 되나 싶었던 친구가...
바짝 엎드린답니다. 아니 실제로 전화에 대고 무릎을 꿇을것 같더군요.

 

옆에서 그걸 보고 있는 제가 또 다시 미안해지더군요.
친구도 저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을텐데 하면서 자리를 비껴줬습니다.

10분... 20분... 시간은 그렇게 계속 지나가고 친구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더 간절해졌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자 친구는 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잡았는지 저한테로 걸어와 "세상에 남자가 반이야~ 어디서.. 감히!!!" (정확히 대사는 기억안납니다.) 라며 다시 시크한 그 친구로 돌아오더군요.

 

 

그때 왔습니다.
아! 얘 정상이 아니구나!!!

 

그동안 예쁜 사랑하라고 사줬던 다이어트 약도 아깝고... 저녁마다 그 친구의 고민 들어준다고 못했던 내 연애도 아깝고...
발렌타인데이때 날밤을 새고 만들어줬던 그 초코렛도 아까웠습니다.(싸이월드에 그 친구가 손수 만든 초코렛으로 둔갑되서 올라왔을땐 기분이 메롱이더군요.)

 

그 이후에도 친구는 몇번이고 절 찾아 전화를 하더군요.
고민상담으로 시작해서 자랑으로 끝나는 통화를...

 

저흰 정말 안좋게 헤어졌습니다.

친구는 지금 말로 답정녀였고, 본인이 원하는 대답만 골라 해주던 제가 그냥 필요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였던 거였습니다.


참다 참다... 제가 쌍욕에 버금가는 촌철살인의 대사를 마구 날려버렸고 친구는 한번도 본적없는 제 모습에 한동안 뻥져있더니 이 후 연락이 끊겼네요.

 

 

그리고, 몇 달 후...
후후후후후 그 친구가 결혼을 했네요.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결혼을 한건지... 아님 어디 카페 갔은데 가서 찍어 합성한건지...

 

더 놀라운건...
그 몇 달 만에 남자가 달라졌다는거!!!

 


그걸 보니... 정말 이 친구한테 무슨 마력 같은게 있나 싶어지기도 하네요.


이게 허언증인지... 정신병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저의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상콤하게 만들어준 그 친구한테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