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슴이 답답한데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Child.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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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를 쓰고싶은데 제 현재 신분상 백조인 것 같아서 이 카테고리에 글을 씁니다.

전 현재 91년생 23살 여자입니다. 현재 하는 일이 없으니 직업은 백조가 적합한 것 같아요.

 

어떤 말부터 시작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단지 지금 너무 가슴이 답답합니다. 전 지금까지 공부만 하며 살았어요.

사실 공부만 한 게 아니라 공부하는 '척'을 했다는 게 더 정확하겠죠.

어릴 적 꿈은 교사였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요. 어릴 적부터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과목에 비해 국어를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꿈이 국어교사였습니다.

중학생 땐 공부를 못하는 편이었습니다. 주입식교육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중학교 졸업을 하기 전 마지막 시험에서 전교 30등 반 3등을 했습니다. 다른 건 못해도 국어는 점수가 잘 나왔어요.

100점도 많이 받았구요. 전교에서 국어 100점이 저밖에 없던 적도 있고 평소엔 90이상 받았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내가 잘하는 국어쪽으로 직업을 생각했고 국어교사가 되고싶었나봐요.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중학교와는 달랐습니다.

중학생 때는 학원을 다니며 학원에서 하라는대로 달달 외우고 문제만 풀고 말그대로 주입식공부만을 해왔고 그렇게 공부하여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지만 고등학교는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오르지않아 학원을 여기저기 옮겨다녔지만 여전히 하위권.

그러다가 1년이 지났고 학원도 끊고 공부에 흥미를 잃은채 고2가 되었습니다.

과외도 해보았어요. 허나 집안 형편이 좋지않아서 과외는 한달만 하고 끊고 이런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전혀 효과가 없었어요.

 

고2땐 그냥 더 이상 공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과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고3 되기 전에도 그냥 일반4년제 대학이나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모의고사를 쳐도 하위등급이었습니다. 단, 언어등급만은 예외였네요.

고등학교 국어시험은 못 나와도 모의고사 언어는 항상 3등급 이상이었습니다.

못해도 3등급이었습니다. 아무리 못쳐도 3등급. 잘 받을때는 1등급도 받았고 보통 2등급.

100점은 받아본 적 없지만 언어에서 한 문제만 틀리기도 하고 그만큼 그쪽으론 머리가 있었나봐요. 공부는 거의 안했거든요. 언어등급으로는 전교에서 3등안에도 가끔씩 들곤 했어요.

 

고1 겨울 전 이과를 택했습니다. 그쯤 수학과외를 하면서 수학에 흥미를 느꼈거든요.

고3이 되어선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EBS강의를 들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특히 수학에 집착했어요. 그래서 7등급이던 수학이 4등급으로 오르더군요.

근데 저희학교는 그리 수능에 목을 매는 학교가 아니었어요. 애들은 대부분 수시를 생각했습니다.

전 늘 내신이 좋지않았기에 정시로 가리라 마음을 먹고 쉬는시간마다 공부했어요.

애들이 저보고 독하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쯤 좋은 대학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커졌나봐요.

중식시간에도 공부하고 석식시간에도 공부하고. 다른애들은 고3신분인데도 불구하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고 신나게 떠들어대서 귀마개 끼고 공부했어요.

다른애들은 전부 교실 TV에 모여서 소리지르고 음악틀어놓고 열광하며 놀고있는데

저 혼자 앉아서 공부하니까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진짜 열심히 한다며 칭찬해주고 가셨는데요.

그 담임선생님이 참 원망스럽더라구요. 고3이면 분명 공부하는 게 당연한거고 공부해야할 땐데

반에 공부하는 애들이 있어도 다른 애들이 시끄럽게 하는 걸 전혀 제지하지 않으시더라구요.

 

너무 사설이 기네요. 그냥 지금부터 간단하게 요약해서 적겠습니다.

수능을 쳤고 결과는 평균4등급정도였습니다. 고2때만해도 모평 평균 6~7등급(언어제외)이고요.

재수를 맘 먹었습니다. 그리고 수학교사가 되고싶었어요. 수학을 전혀 잘하지 못했는데

왜 그렇게 수학을 좋아하고 집착했는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잘하는건 언어였는데요.

고3때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렸으니 재수를 하면 난 명문대에 갈 수 있을 것이다라 생각했습니다.

말 그대로 꿈을 안고 살았어요.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졌고 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 독학으로 재수를 했습니다. 같이 독학재수하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됐고,

친구 중 한명과 매일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매일 아침일찍 일어나 도서관에 가는게 힘들고 귀찮다고 느껴졌어요.

이 때부터 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나봅니다. 같이 도서관 다니던 친구를 배신하고 도서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도서관에 다니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고 집에서 하면 그 시간을 절약해서 훨씬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일로 그 친구와 사이가 나빠져 연락이 끊겼고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얼마지나지 않아서 나태해지고 그러다보니 집에서 빈둥대는 시간이 늘어나고. 수능을 망쳤습니다. 고3때보다 더 못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재수 때 부모님의 반대가 얼마나 심했는지 모릅니다. 근데 믿어달라 울며불며 사정해서 얻은 기회인데 제가 너무 미친 것 같았어요.

삼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허나 집에서 반대가 더 심해졌고 부모님과는 말도 못 했습니다.

맨날 울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대학가서 생각하라는 아버지말에 성적되는대로 4년제 대학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그냥 아무데나 넣었는데 예비로 붙은 대학이 있었어요.

모사립대학 수학과를 입학해서 다녔습니다. 정말 다니기 싫었어요. 내가 왜 여길다녀야하나.

고2때는 오고싶어했던 그 대학이었습니다. 근데 재수까지하고나선 아니더라구요.

적응 못하고 선배들하고 사이도 당연히 안 좋고 뭐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됐고,

부모님과 상의를 거쳐 자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 뜻에 못이겨 삼수를 허락해주셨습니다.

삼수를 시작하는데 너무 막막했어요. 이미 4월달이었거든요. 헌데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더라구요.

재수 때의 그 나태한 습성과 생활양식을 버리지 못했네요. 재수와 비슷한 성적이 나왔더라구요.

부모님이 더 이상의 자퇴는 안된다. 그냥 대학가라고 완강하게 나오셔서 원서를 냈는데

사립대 사범대에 예비로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떨어졌다고 속였어요. 포기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 때 실망하시던 아빠의 모습에

지금도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정말 미친년이고 불효녀입니다. 스스로가 정신이상자같아요.

억지로 부모님이 사수를 시켜주셨어요. 그걸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어야했는데.

사수를 할 때 정말 미친년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의대'가 목표였어요.

삼수하면서 도서관 다닐 적에 알게 된 의사언니가 있었어요. 그 언니와 얘기하다보니

자연스레 꿈이 그 쪽으로 전향되더라구요. 그 언니 모습이 너무 멋있고 부러웠어요.

보건소다니면서 생활비버시며 대학병원시험 준비하시던 분이셨어요. 점심먹을 땐 의대관련 얘기도 해주시고 가끔 비싼 점심도 사주시고 미안하게도 아침마다 생과일쥬스 제것까지 항상 사와 주시고. 아무래도 돈 걱정없이 사는모습이 제일 부러웠던 것 같아요.

 

사수 때 제 행동양식과 습관 때문에 공부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부모님 설득해서

마지막이니 노량진에 가서 공부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결국 서울까지 올라와 노량진 생활스터디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어요.

거기서 공부를 하는데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지금까지 항상 혼자였고 친구들도 다 떠났고,

얘기할 사람 하나없었는데 거기 언니들이랑 동생들이랑 가끔 수다도 떨고 얘기도 할 수 있고

격려도 해주고 진짜 정말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두달쯤 되니까 어떤 한 언니와 트러블이 생기더라구요. 게다가 생활하는데 돈도 꽤 들고 부모님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쉬웠지만 6월경에 스터디를 그만두고 집으로 내려왔어요.

 

집에와선... 미친듯이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신경안쓰고 정말 잠드는게 두려울정도로.

잠들면 난 또 못일어날 것 같다. 늦게 일어날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공부를 했어요.

밥도 안 먹고 굶으면서 공부했어요. 아무생각없이 공부하고 미친듯이 잠이 올 때 잠깐 누웠다가

동생이 학교가는 소리 들리니 자동으로 눈이 턱 떠져서 세시간을 자고 또 책상에 앉아 공부했어요.

공부를 하는데 미친듯이 심장이 쬐여오고 숨 쉬는게 힘들어질 정도로 가슴이 뛰더라구요.

그 때 너무너무너무 미친듯이 두려웠어요.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쩌나. 이젠 난 어떻게 해야하나.

모든게 불안하고 슬펐고 위로받고 싶었어요. 밤이 되면 가슴 뛰는게 더 심해져서 밖에 공기를 쐬러 나가기도 하고. 정말 누군가에게 내 이 심정을 말할 수 없다는게 너무 슬펐어요.

나를 응원해주는 그 누군가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정말 미친듯이 슬펐고 부모님과는 이미 사이가 너무 멀어져서 더 이상 저를 믿어주시지 않으시고 아무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두달 가까이 살았어요. 하루 18시간을 공부했던 것 같아요. 잠도 많이 자면 5시간~6시간 자고 평소엔 4시간 그 외에는 오직 책만 붙들고 공부했으니까요. 나중에는 엄마가 오시더니 저보고 넌 밥도 안 먹고 공부하냐면서.

미친년이라고. 공부만 하면 다 되는 줄 아냐면서. 너 지금까지도 성적 그런식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도 잘 될 것 같냐 이제 안 믿는다. 그렇게 틀어박혀서 공부만 하지말고 집안청소도 하라고.

집에만 있으면서 집이 지저분한데 참 팔자좋다면서 막 저한테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 때 저 너무 힘들어서... 너무 불안해서 불안하니까 책만 붙들고 있는데... 엄마가 그러니까 막 대들었어요.

나 이제 시험 정말 얼마 안 남았다. 나 끝날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내가 배고프면 다 알아서 먹으니까 그냥 간섭하지말아달라고. 그거때문에 엄마랑 싸워서 엄청 두드려맞았어요.

엄마도 속상했겠죠. 저 쳐다보고 있으니 속상했겠죠. 근데 그 날 이후로 공부를 못했어요.

울기만 했어요. 아무 희망이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나 믿어주는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게 남은 2개월을 그냥 날리고 수능쳤어요. 집안 분위기는 정말 말그대로 제사분위기였어요.

너무 숨이 막히고... 사수까지해서 성적맞춰서 대학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더 이상 수험생활하는 것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힘이드니까... 진짜 지긋지긋하니까.

대학 안 가겠노라 부모님께 대학포기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부모님도 순순히 받아들이셨고요...

이제 뭘 해먹고 살거냐고 부모님이 그러셔서 나도 모르겠다며 펑펑 울었어요.

아버지가 그럼 자격증이라도 따라며 공인중개사를 제안하셨는데요. 요점만 말씀드리면.

제 꿈이 아니었기에 공부 설렁설렁 놀아가면서 했고 그래서 이번에 딱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어요.

모든 것에서 낙방하고 나니 이제 아무런 희망이 없어요. 그냥 가슴이 터질듯이 답답합니다.

 

이제 곧 24살이죠. 지금 대학 준비하는 건 정말 늦은 나이인 것 같아요.

너무너무 서러운 건요. 지금까지 노력없이 꿈만 좇다가 내 청춘을 대학생활 제대로 못해보고

연애도 못해보고 20대 초반을 통째로 날렸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슬프고 한스러워요.

나도... 대학가고 싶은데... 대학가보고 싶은데. 대학공부도 해보고 싶고. 소개팅도 해보고 싶고.

연애도 해보고싶고.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싶고. 근데 그건 20살때나 가능한 거겠죠.

 이제 이 나이되서... 가는건 정말 부질없는 것 같아요. 저도 20살때 제가 이리 될줄 몰랐어요.

근데 정말 미친년같은 건요. 아직도 꿈이 의사라는거예요. 진짜 정신병자같죠......

너무 눈물이 나네요. 눈물만 나네요. 전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글을 올리면요.

사람들이 뭐라 말할지 알아요. 저도 만약 다른사람이 이 글을 올렸을 때 이렇게 답할 것 같아요.

정신차리라고. 지금까지 그렇고 살아와놓고 아직도 부질없이 꿈도 못버리고 그러고 있냐고.

세상에 자기꿈 이루면서 사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정신에 이상있냐고. 한심하다고...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그 나이에 무슨 대학이냐고.

이렇게 댓글 달거예요. 근데 저런 답변은 자신이 아니라 남이니까 저렇게 답 할 수 있는거겠죠.

그 모습이 지금의 나라고 생각하면요. 저렇게 쉽게 답을 못할것 같아요.

 

저 죽고싶은데 어떡할까요. 저 너무 나약하죠.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난 왜 이렇게 됐나. 왜 이리 살아왔나. 근데 과거는 후회해도 소용없는거고 앞으로의 날을 생각해야하는거잖아요. 저도 행복해지고 싶고 꿈을 이루고 싶고 하고싶은거 하고 싶고...

......근데 지금 제 상황에서 제일 최선의 선택이 뭘까요. 힘들어요. 죽고싶은데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정말... 지금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