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를 어떡하죠?

웃자2013.11.01
조회40,729
삼십대 초반 평범한 여성입니다.

여동생이 2년전 위암으로 생을 달리 했습니다.

원래 위염과 식도염을 달고 살던 동생인데 어느날 부터 먹은 것 없이 토하고 식도염때문에 힘들다며 투덜거리던 내동생...

회사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아그런것 같다며 웃던 내 동생...

뚱뚱하다고 할 정도로 체격좋고 키도 크고 활발하던 동생이 파릿해질 정도로 살이 빠지자 병원 검진결과 이미 암세포는 위는 물론 소장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그러기까지 얼마나 아팠을까 항상 넉살좋게 웃던 내 여동생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문제는 제부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가슴 아프지만 동생 잊고 새 삶을 찾아가면 다행이지만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집에 들려 어머님 사위왔어요라며 엄마가 차려준 밥먹고 아빠랑 술 대작합니다.
그 자리에 동생만 없지 동생과 함께 모이던 가족풍경 그대로 입니다.
가끔은 동생은 친정왔다고 나 쉴래!외치고 내 방 침대에 잠들던 순간처럼 동생도 집에 같이 있는 기분도 듭니다.

부모님은 그런 제부가 고마우면서 속이 타십니다.
사부인께도 죄송하고 밝게 웃으며 이야기는 하지만 제부의 얼굴은 점점 말라가고 있습니다.

엄마가 넌지시 제부한테 이제 죽은 사람 잊고 다른 여자 만나볼 생각 없냐고 물은적 있지만 제부는 싱글싱글 웃으며 엄마!큰 아들 필요없어요?라고 넘어갈 뿐입니다.

제부가 저보다도 나이가 많아 딸 둘뿐이었던 우리집에선 이미 아들입니다.

몇 주전 동생 부부가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고 연락이 와서 엄마랑 같이 동생집에 갔었습니다.
제부는 회사에 있다고 금방 퇴근이니 먼저 가계시라고 현관 비번 가르쳐주길래 갔다가 엄마하고 펑펑 울었습니다

동생 있을 때와 변한게 없는 집...
화장실에는 동생의 칫솔도 그대로고 옷방에는 동생이 즐겨입던 옷들이 금방이라도 입을 수 있게 깨끗하게 세탁되어져 있었습니다.
동생 화장대엔 동생이 쓰던 화장품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먼지 한 톨 없었고요
쓰는 지금 눈물만 나네요.

제인에어를 너무 좋아해서 책이 헤져서 같은 책을 세권이나 샀었는데 침실 머리맡에 가지런히 놓여있었어요.

제부가 퇴근 후 오고 엄마는 제부 붙들고 오열하며 우셨습니다.
주먹쥐고 제부를 때리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만 하라고...
죽은 사람 잊고 00이 너도 살아야되지 않냐고...

제부는 처음엔 무슨 일인가 얼떨떨하다가 곧 알아차리고 그냥 씁쓸하게 웃기만 하더군요.

엄마 말리다가 저도 너무 가슴 아파 울었습니다.
결혼 액자도 그자리에 얼짱각도라며 예쁘게 나왔지하고 동생이 자랑하던 셀카들은 인화되서 보드에 붙여져 있고...
그냥 그 집 모든게 동생 그자체 였습니다.

그 날은 어떻게 동생 집을 나와 집에 왔는지 기억이 안나요.

그리고도 제부는 여전히 주말마다 집에 옵니다.
엄마가 몇주는 일부러 쌀쌀맞게 대하며 이제 오지말라고 내쳤는데 능글맞게 대처하던 제부가 저저번주 결국 주저앉더니 어머님 저 내치면 죽어요라며 우네요.

그 날 온가족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제부말로는 집을 아무리 동생이 있던 그때대로 해도 너무 외롭고 힘들고 동생이 없는것만 뼈저리게 느껴지더래요.
그나아 우리집에 오면 동생한테 나던 냄새 동생하고 같은 말투쓰는 집안 사람들 동생이 해주던 음식 맛하고 비슷한 엄마 요리...
그나마 버틸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날 그렇게 부모님과 제부 저 넷이서 펑펑 울고 (동생 죽은 날보다 더운것 같아요)저번주부터는 다시 리바이벌입니다.

다시 동생은 내 방 침대에 잠들고 다른 가족들은 모여서 밥먹고 아빠와 제부는 술대작하고 그 상황으로...
옳지 않다는것도 이럴수록 제부는 더 동생 못놔주고 저렇게 죽은 동생 추억에만 갇혀 사는 건데...

제부를 어쩌면 좋죠?


댓글 19

오래 전

Best읽으면서 울었네요~ 시간을 주세요. 사랑하던 시간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단칼에 정리합니까? 그렇게 지내시다가 보면 언젠가는 또 정말 좋은 인연나타날꺼에요. 그럼 그때 아들처럼 오빠처럼 기쁘게 보내드리세요. 그럼 됩니다.

이휴오래 전

Best눈물나서 혼났어요.. 그냥 스스로 덤덤해 지도록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자꾸 죽은 동생 얘기하면 걱정하기보다 스스로 받아들이도록 대해주세요..

조신한김여사오래 전

Best저도..지금 신랑 떠나보낸지 2년이넘었어요.. 제부 맘이 어떨지 짐작이갑니다..저도 지금 같은상황이거든요..우리어머님은 딸셋에 아들하나.. 서른초반에 과부가되셔서 자식뒷바라지하며 열심히사셨는데..금쪽같은 막내아들 갑작스레 잃으시고..제가 옆에서 다겪고 보고 느끼니.. 더욱더 그 인연의 끈을놓을수없더라구요..지금도 찾아뵈면 따뜻한밥상 차려주시고 뭐하나라도챙겨주시려분주하시고.. 밝게웃어주시는 그얼굴때문에.. 더더욱 눈에아른거리고 저도 더찾아뵙게되더라구요.. 근데..저희 부모님..주위사람들은 끊어라..니가 찾아뵙는게 더 힘드실수있다..이런말들을때마다..가슴이찢기는것같고..더욱죄스러워요.. 조금..답답하시고..힘드시겠지만..하나의과정이라생각하시고..시간을 주시는게어떨까요.. 남 이야기같지않아서..댓글달면서도 눈물이 계속나네요.. 아직은 제부도..님 가족도 준비가덜된것같아요.. 저는..첨엔 매일가다..점차 일주일두번..한번..2주에한번..이런식으로 노력은하고있지만 지금도 불쑥불쑥 생각날때면 어머니댁을찾게되더군요.. 아마 첨부터쉽진않을거예요..점점 시간지나고 슬며시 거리를 두시고..제부곁에 좋은 인연 생길때까진..(아마 그래도죄책감에 제부가 더힘들어하겠지만) 진심으로 가족처럼 이해하시고 받아들여주세요.. 아마..지금은 그게더 맘이편할꺼예요..

오래 전

아진짜 슬프다.. 진짜로.. 저 마음 이해가 가..

000오래 전

한국에도 저렇게 지고지순한 남자가 아직 있었구나..

오래 전

ㅠㅠ 눈물나네요..... 아직 시간이 필요해요...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저도 암으로 고생해봐서 ... 사랑하는사람이 옆에서 우는데, 저도 같이 울었거든요... 암으로 신경질적에, 수척해지고,,,, 몸무게가 52에서 37까지 빠지고.. 객혈에 항생제에 내성이생겨서 효과가 그리없어서 무지 아파하는데, 보고있던 그사람은 제옆에서 새벽에도 잠깐씩깨서 절 보살피더라구요,,,, 아직도 그사람이 절 만날때면 항상물어봐요.. 폐는 어떠냐, 기침하냐, 드등 이죠 ... 그사람이 하느소리가, 그때만 생각해도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떠나보내는 줄 알고 무서워서 엉엉 울었다고요. 그사람도 그러는데, 제부 맘은 어떠겠어요..... 힘내세요... ㅠ

K오래 전

아 눈물나서 펑펑 울었네요 지금은 내치려고 하기보단 내색말고 잘 해 드리는게 답인 듯 하네요 힘내세요

오래 전

어쩜 이렇게 좋은 사람들한테 그런 일이 일어났나 모르겠네요. 정말 귀신은 뭐하나 안잡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멀쩡히 돌아다니는데... 세상이 참... 이제 제부가 아니라 양아들, 큰오빠로 받아주시면 어떨까요? 동생으로 맺은 인연 이제 새롭게 아들 오빠로 시작해서 그분이 결혼하면 베플처럼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주며 보내는 걸로요. 그만큼이나 좋은 사람이니 본인만큼 좋은 사람을 만날 거예요. 모두들 힘내시고 너무 슬픈 생각은 좀 접어두세요. 힘내세요.

ㅊㅂ오래 전

지금은 제부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게끔 시간을 갖고 편히 대해주세요..... 그리고 늘 좋은사람 찾으면 죄책감 가지지말고 만나라고 그래야 동생도 그리고 가족들도 다 행복할거라고 자주 자연스럽게 말해주세요 너무 안타깝고 슬퍼서 계속 눈물났네요... 제부 그리고 글쓴님, 또 부모님까지 모두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조신한김여사오래 전

저도..지금 신랑 떠나보낸지 2년이넘었어요.. 제부 맘이 어떨지 짐작이갑니다..저도 지금 같은상황이거든요..우리어머님은 딸셋에 아들하나.. 서른초반에 과부가되셔서 자식뒷바라지하며 열심히사셨는데..금쪽같은 막내아들 갑작스레 잃으시고..제가 옆에서 다겪고 보고 느끼니.. 더욱더 그 인연의 끈을놓을수없더라구요..지금도 찾아뵈면 따뜻한밥상 차려주시고 뭐하나라도챙겨주시려분주하시고.. 밝게웃어주시는 그얼굴때문에.. 더더욱 눈에아른거리고 저도 더찾아뵙게되더라구요.. 근데..저희 부모님..주위사람들은 끊어라..니가 찾아뵙는게 더 힘드실수있다..이런말들을때마다..가슴이찢기는것같고..더욱죄스러워요.. 조금..답답하시고..힘드시겠지만..하나의과정이라생각하시고..시간을 주시는게어떨까요.. 남 이야기같지않아서..댓글달면서도 눈물이 계속나네요.. 아직은 제부도..님 가족도 준비가덜된것같아요.. 저는..첨엔 매일가다..점차 일주일두번..한번..2주에한번..이런식으로 노력은하고있지만 지금도 불쑥불쑥 생각날때면 어머니댁을찾게되더군요.. 아마 첨부터쉽진않을거예요..점점 시간지나고 슬며시 거리를 두시고..제부곁에 좋은 인연 생길때까진..(아마 그래도죄책감에 제부가 더힘들어하겠지만) 진심으로 가족처럼 이해하시고 받아들여주세요.. 아마..지금은 그게더 맘이편할꺼예요..

오래 전

아뭐야 눈물나잖아..... 어떡해 ㅠㅠㅠ

이휴오래 전

눈물나서 혼났어요.. 그냥 스스로 덤덤해 지도록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자꾸 죽은 동생 얘기하면 걱정하기보다 스스로 받아들이도록 대해주세요..

냥간호쌤오래 전

판보면서 이렇게 눈물이 나는건 처음 인거 같아요.. 사람인연이 무 자르듯 자를수 있다면.. 가슴아프네요 한편으론 그런 제부의 마음과 사랑이 참 고맙고 감사하네요 같은여자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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