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시간나면 출산후기 열심히 봐뒀었는데
나도 써야지~ 해놓고 계속 미루다가, 시간 난 김에 한번 써봅니다.
글이 지루할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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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명 : 봄 (봄에 생겨서, 만물이 싹틔우는 봄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게 잘 자라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
예정일 : 2012년 12월24일
출산일 : 2012년 12월04일 2.98kg, 초산 약 4시간 진통
양수터져 촉진제맞고 무통주사는 안맞음
2011년 10월16일 열심히 꽃단장하고 신부입장.
알콩달콩 신혼재미에 룰루랄라
2012년 4월, 시어머님을 모시고 여행갈 생각에 맛집 열심히 검색하고
여행코스 짜고 일하면서 짬내서 엑셀로 계획표까지 만들었다.
2012년 4월15일, 대전에 계신 시어머님을 미리 모셔왔다
다음 주말에 놀러가야하니까^^
2012년 4월20일, 생리예정일이 지났는데 어째 소식이 없다.
7월경부터 아가만나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려 4월1일부터 엽산제를 복용한터라
아직은 계획하지 않았고, 그럴리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모를 예감에
신랑에게 테스트기를 사오라 얘기했고, 아침 첫 소변이 정확하단 얘길 들었지만
너무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어 저녁에 테스트기 받자마자 시행, 두줄이다.
보고있으면서도 믿기지않는다.
조용히 신랑만 안방으로 불러 테스트기를 보여줬다. 어벙벙한 얼굴, 이게 진짜냐 묻는다.
뭐지 이 반응은.. 난 뭔가 엄청난 오버액션을 기대했는데.. 너무 담담하고 뭔가.. 섭섭하다.
어머님께는 확실해지고 안정기 접어들면 말씀드리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다시 테스트를 해보기로 한다.
2012년 4월21일, 아침 첫 소변으로 다시 테스트.
역시나 두줄이다. 확실한가보다. 너무너무 기뻤다. 내가 엄마가 된다니..
신랑도 어제는 너무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당황했었는지 오늘은 기뻐하고 있다.
예정대로 어머님과 여행을 가야하는데 폭우가 쏟아진다.
임신초기에 차 오래타면 안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머님께는 아직 말씀 안드리기로 한터라 비핑계로 여행을
취소하기로 합의를 보았으나 신랑이 너무 신났는지 어머님께 이실직고를 해버렸다.
결국 여행은 취소를 했고 어머님이 먹고싶은 것 있느냐 당신이 사주시겠다 하시어 먹고싶은걸 생각해보니
난 원래 고기킬러인데 왠일로 회가 너무너무 먹고싶다. 횟집가서 회 싹쓸이하고 고등어구이까지 시켜 한마리를
혼자 다 먹어치웠다. 살면서 회를 이렇게 많이 먹은 건 처음인 것 같다.
임신기간 내내 약간의 미식거림은 느꼈으나, 얼음이나 홍초로 다스릴 수 있는 정도의 미약한 정도였고
남들처럼 특별히 힘든 경험은 하지 않았다. 입덧도 없고 정기검진때마다 모든것이 다 정상
봄이도 건강, 나도 건강. 임신이 체질에 맞나 ?
이렇다할 문제 없이 무난~한 임신기간을 보낸 나는 복받은 여자다.
2012년 10월, 29주
8개월 접어들자마자 이상하게 배가 자주 뭉치고 아랫배가 기분나쁘게 아프다.
그럴때마다 누워서 쉬어주며 다음 검진때까지 기다려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출근해서 회사비품 구입할게 있어 백화점에 갔다가 조금 심한 복통을 느꼈다
안되겠다 싶어 병원에 전화해봤더니 이야기만 들어서는 모르니 내원을 하란다.
이사님께 말씀드리고 조금 일찍 퇴근해 신랑이랑 병원에 갔다.
조산기가 있단다. 밥먹고 화장실 갈때 빼곤 앉아있지도 말고 누워서만 지내란다.
다행히 입원할 상황은 아슬아슬 빗겨갔고, 처방해준 약 먹고 몇일 푹 쉬라는 원장님 말씀,
쉬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면 그땐 입원해야된다고 하셨다. 너무 겁이났고 내가 쌩쌩하다고
그간 너무 무리를 했나 싶고 봄이한테 참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신랑도 내가 너무 멀쩡해보여서
힘들었을거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미안하다며 자기가 앞으론 더 많이 집안일도 하고 챙겨준다고 했다.
회사에 몇일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는데.. 진통어플을 깔아 통증이 있을때마다 체크를 했는데
처음 이틀정도는 5분정도 간격으로 진통이 왔었다. 당장 아픈 것 보다 아직 엄마뱃속에서 더 준비를 하고
나와야 할 봄이가 일찍 나와 고생할까봐 그게 너무 겁이 났었다.
다행히 4일정도 쉬고나니 증상은 좋아졌고 다시 출근을 했다. 그 뒤론 몸도 좀 사리고 적당히 움직이며 생활.
2012년 12월4일 37주+1일
아침 6시 50분, 여느때와 같이 출근하려고 일어나 보일러를 켜고 샤워를 하러 갔다.
샤워하기전에 소변을 보는데 뒷처리하며 보니 처음 보는 무언가가 묻어난다.
이게 그간 읽은 출산후기들에서 본 이슬이라는건가?
후다닥 나와 휴대폰을 들고 검색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곤 아직 이부자리에 누워 뒹굴거리던 신랑이 보고
뭐하냐 묻는다. "여보, 나 이슬이 비친 것 같아요!!" 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는 신랑. 동작 참 빠르군 ㅋ
이슬이 비치고도 바로 출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검색결과를 보고 일단은 출근을 하기로 하고 다시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있는데 무언가 뜨거운 물이 왈칵 하고 쏟아진다. 음.. 이건 뭐지? 다시 검색해보니
양수같다; 놀라서 신랑한테 말하고 병원에 전화하니 병원으로 오란다.
그럼 출근했다가 이사님께 말씀드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씻고 준비를 했다.
아침으론, 신랑이 Tv에서 봤다며 식빵에 구멍을 뚫어 계란을 넣고 토스트를 해줬다.
(난 진통오면 꼭 1등급+++한우를 먹겠노라 다짐했었는데..이게 출산 전 마지막 음식일줄이야...)
준비하는 동안에도 두어번 왈칵.. 안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다가 출근하기로 하고 이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사님, 몸에 이상이 좀 있어 병원에 들렸다 출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신랑과 병원에 갔고, 9시되자마자 원장님께 진료를 받았는데 내진을 하신단다.
아...무섭다... 근데 막상 받아보니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 느낌이였는지도 기억이 잘 안날정도로
진료결과, 양수가 샌게 맞다하시며 "오늘 아기 봐야겠네요~" 라고 말씀하신다.
내진보다 이 말이 더 무서웠다. 나도 모르게 엉엉 눈물이 났다.
아직 인수인계도 다 못했는데,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됐는데, 출산가방도 안쌌는데 등등의 걱정과 함께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입원준비를 했다. 드디어 봄이 너를 만나는구나..우리 잘해보자.
09시 35분, 촉진제 투여
옷을 갈아입고 분만실에 누워 촉진제를 꽂았다. 뭔 바늘이 이리 두꺼운지 팔에 구멍이 뽕! 나는 느낌.
아무 느낌도 아직 없고, 출산가방도 안싸온터라 신랑은 집에 가 출산가방을 싸오고, 직장에 들려 업무를
대충 정리하고 오기로 하고 외출했다. 혼자 누워서 뒹굴거리는데 심심하다~
10시 20분, 생리통처럼 배랑 허리로 진통이 온다.
옆 분만실에선 산모 한분이 열심히 소리지르며 힘주고 계신다. 저소리가 날 더 무섭게 만들어ㅠ
혼자 겁에 질려 한자리에 있지못하고 이리저리 계속 돌아다녔다. 링겔걸이를 질질 끌며...ㅋ
화장실에서 거울보며 셀카도 찍어보고 아직까진 아주아주 괜찮다.
진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을 때 간호사가 와서 제모를 하고 관장을 해줬다.
5분 참았다 화장실 가라고 했는데, 간호사 나가자마자 화장실을 간 것 같다;;
11시 50분, 참기 힘든 진통이 시작됐다.
간호가 내진을 하더니 40% 진행됐단다. 오늘 저녁쯤엔 아기를 만날거라며 열심히 해보자는 말을 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신랑은 언제오려나~ 진통이 올수록 침대에 누워있는건 힘들어진다.
그래서 태동검사가 너무 힘들었다. 태동검사할때를 제외하곤 다리에 힘이 풀릴만큼 배가 아파도 눕지 못하고
걷거나, 침대에 상체만 걸쳐 엎드린채 서있거나, 화장실에 앉아 골반을 벌리며 힘을 줬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운동을 해줘서 진행이 빠르지 않았나 싶다.
13시가 다 되갈때쯤 신랑이 왔다. 힘들어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사색이 된다.
점심 먹었냐 하니 안먹었다는 신랑, 괜찮다고 하는데 얼른 가서 사먹고 오라고 억지로 신랑을 내보냈다.
그리고 다시 혼자 진통..난 참을성이 좋은 것 같아.. 기특하게시리
13시 20분, 80% 진행
80% 진행됐다고 해서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초산이라 그런지 6시를 말씀하신다.
너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직 멀었구나~ 생각되면서 맘을 단단히 먹고 더 힘내보자 생각했다.
진통하면서도 조금씩 괜찮을때 친구들과 단체카톡을 했다. 그 중 일할땐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 통화를 했다. 나는 괜찮다 생각했는데 내 목소리가 전혀 괜찮지 않았나보다. 친구가 걱정을
많이 해준다. 이때 시간이 거의 2시무렵..
14시경, 힘주기 시작
친구와 통화를 마치고 신랑 손잡고 열심히 6시를 기다리며 진통을 참고 있는데 원장님이 다시 오셨다.
좀만 더 기운내라고 5시쯤엔 아가 보겠다고 하고 나가셨다. 좀 당겨졌네? 하고 또 열심히
걷다가 변기에 앉아서 골반벌리다가 하며 열심히 진통을 죽어라 참고 있었다.
변기에 앉아 힘줄땐 정말 어떻게 해도 너무 불편하고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그나마 그렇게라도 해야 진통이 좀 덜한 느낌..
기운빠져 침대에 누웠는데 진통이 너무 심해진다.
남들은 내진하면 발로 간호사를 까고싶다고 하던데 나는 내진하면 오히려 시원한 느낌? 정말 아주 조금이지만
진통이 덜한 것 같았다. 그래서 제발 도와달라고 간호사를 붙들고 제발 나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렇게 간호사언니 도움받으며 신랑손잡고 진통하는데 갑자기 이제 힘을 주란다.
곧 아기를 보겠다고 ... 으잉? 벌써 6시 ??? 나는 무통도 안맞아요 ??????? 이때까지 무통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지만 말할 겨를도 없었다. (출산전에 이미 원장님한테 저는 절대 촉진제랑 무통 안맞고 싶습니다. 했던터라 아무도 나에게무통천국을 맛보겠냐 묻지않은 것 같다.)
이때부터는 일그러진 얼굴 추한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신랑은 커튼 밖으로 내보내 쇼파에 앉아있으라고 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악!! 여보 나 손좀!! 했다가 정신이 번쩍 들며 아니라고 오지말라고 막 오락가락 했었다ㅋㅋ
힘 잘준다고 곧 애기 보겠다고 칭찬해준다.
치... 나 힘내라고 거짓말하는거 다 알아요 했지만 시키는대로 열심히 힘을 줬다.
정말 지금까지도 너무 힘들고 아팠지만 참을만 했는데.. 견딜 수 없이 너무너무 아파온다.
간호사언니한테 악!! 언니 지금 너무 아파요 진짜 아파요 왜 이렇게 아파요!!!!악!! 했더니
아기 머리가 다 내려와서 끼어있단다. 그 얘길 들으니 아랫쪽에 주고 있던 힘을 풀수가 없었다.
왠지 나 힘들다고 힘빼면 애기 머리가 눌릴 것 같은 느낌..ㅠ 그러던 찰라에 원장님이 다시오셨다.
분명 저녁때를 기약하고 가셨는데 너무 빨리오셨다.
와....진짜로 곧 봄이가 나오는거였구나~거짓말이 아니였구나 싶었고, 원장님이 오신 후 더 열심히 힘을 줬다.
난 정말 시키는대로 너무너무 열심히 힘을 줬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눈물도 막 날 것 같고 힘줘야되는데
자꾸 다리에 힘이 풀린다.한번만 더 ! 조금만 더!
14시 43분, 봄이 출산
갑자기 꿀렁하는 느낌이 나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안아프다 ; 봄이가 나왔다.
봄이가 울음소리를 내고 커튼밖에 있던 신랑이 머리맡으로 들어왔다.
아빠 손으로 탯줄을 자르고, 봄이는 처치를 위해 잠시 나가고 신랑도 내가 후처치 하는동안 다시 커튼 밖으로..
남들은 훗배앓이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나는 태반 나오는 느낌도 못느끼고.. 훗배앓이가 뭔지도 모르겠다;
그냥 봄이가 태어나면서 모든 통증과 고통이 사라졌다; 회음부 봉합할때 약간 따끔했던거 말고는... 정말 체질인가
후처치가 끝나고 봄이를 품에 안겨줬다. 세상에... 이렇게 작았니 초음파사진이랑 똑같이 생겼다.
이곳저곳 살피는데 귀가......정말 아빠랑 판박이다... 이렇게 똑같이 생길 수 있나 싶었다.
신랑이 옆에서 ... 이렇게 낳으면 열명도 더 낳겠다며 웃는다. 음.. 나도 인정..? ㅋㅋ
이렇게 임신내내 엄마 고생도 안시키고 잘 지내주던 봄이가, 태어날때도 엄마 고생 많이 안시키고
생각보다 아주 빨리 엄마아빠 곁으로 와줬다.
지온이라는 이름을 갖게되고, 황달때문에 잠시 엄마모유를 못먹었던 일 말고는
돌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특별히 아픈데도 없이 가벼운 코감기만 두번 걸린 튼실이 지온이..
엄마아빠 고생 안시키는 넌 진정한 효녀 ♥
건강하고 예쁘게 엄마아빠한테 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지온아,
지금처럼만 착하고 예쁘게 자라주면 엄마는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
또 그렇게 자랄 수 있도록 엄마아빠가 더 많이 노력하고 사랑해줄게
사랑해 지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