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하늘 아래....(2)

희야령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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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를 그리며 길을 나섰다. 어느 곳으로 간다는 목적도 없다 다만 그냥 길을 나섰다. 집 안에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 같은 마음에 나선 길이다..

걷다..걷다 보니 어느듯 민주가 사고 난 장소에 와 있었다..

오늘도 그곳은 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다, 왜 하필이면 민주에게 그런 일이 일어 났을까? 차라리 나 한테 그런일이 일어나지.....................라는 생각을 하니 굵은 눈물방울이 뺨을 타고 흐러기 시작했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는것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우두커니 서서 시간이 지나는것을 보고 있었다..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이 오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사방이 너무 어두운것 같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서 지나는 사람 한명 보이지 않았다.

마치 도시 전체가 비어버리기라도 한듯 말인다..

사방이 조용해 졌고, 어리둥절 하고 있는데 사거리 저쪽에서 굉음을 울리며 차가 전속력으로 돌진 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차가 바로 내 앞까지 다다랐을때....보고 싶지 않은것을 보고 말았다. 그 차가 횡당보도를 지나는 여자를 덮치고 있었다.아니 그건 틀림없이 민주였다...그 사실을 깨닫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내 온몸은 그 차를 가로막기 위해 도로로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 몸은 그 자리에 못박힌듯 움직여지지 않았다. 차가 민주를 덮치기 일보직전...입을 벌려 '안돼'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그 말은 입 안에서 맴돌뿐,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내 몸은 마치 누군가가 못을 박아 놓기라도 한듯 꼼짝하지 않았다. 차와 민주의 거리는 점점 더 좁혀져 가고만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움직여 지지가 않았다. 눈에서는 계속 눈물만 샘솟아 나오고, 입은 마치 금붕어가 물 속에서 뻥긋 거리듯 뻥긋 될뿐 입 밖으로 말은 흘러 나오지 않았다..

어느듯 차는 민주를 덮쳤고, 민주는 그 상태 그대로 하늘로 솟아 올라 몇미터를 날아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떨여져 내리는 민주를 받아야 했다. 땅에 부디치면 너무 아플것 같은데, 연전히 몸은 움직이지가 않았다...민주는 땅으로 떨어졌다...

두 눈을 감아버렸다. 차라리 그 처참한 모습을 보지 않으면 좋으련만 눈을 감았는데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민주의 모습은 눈에 들어왔다. 떨어져 내린 민주 주변으로 피가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길을 하얗게 덮고 있는 눈 위로 붉은 피는 너무도 커다랗게 번져 나가고 있었다...

서서히 번져가든 민주의 피가 어느듯 내 발 아래까지 번져왔다...'민주야..미안해..정말..미안해..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민주야..민주야~~' 순간 무엇인가 스치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이내 주변은 어두운 장막으로 둘러쳐진듯 컴컴하기만 했다 그리고 여기 저기 아니 어느 방향이라고 할것도 없었다..여기 저기 모든곳에서부터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건 민주의 울음이었다.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날 원망하는 울음이었다...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민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민주야..민주야 어디 있니? 대답 해 민주야....정말 미안해...민주야 사랑해..대답 좀 해봐..민주야 어디 있는거니.......................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민주의 울음은 계속 사방에서 울리기 시작했다..아무런 힘도 쓸수가 없어서 미칠지경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에서는 힘이 점점 빠져 나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은 그런것따위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 진다는데,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다.  너무도, 간절히 아니라는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민주를 구해 내고 싶었다. 그런마음이 더 강했다. 사방의 어두운 장벽이 순간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어둠을 칼로 오려내기라도 하는듯, 빛이 지나는곳은 어둠이 잘려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리고 아까와는 다른 울림이 느껴졌다...

침울하고도, 고약한 악의가 느껴지는 그런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