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길지만 꼭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셨으면 합니다

후회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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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살 차이나는 연상연하커플로서, 정말 뜬금없이 대학원 인터뷰에서 우연히 만났다가,
서로 전남친/전여친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저또한 그때 1년반정도 만난 진지한 연애로부터 벗어나온 상황이었고,
그 같은 경우에는 그의 전 여친이 바람 펴서 (마약하고 다른 사람이랑 잤대요) 아주 안좋게 헤어진 케이스였구요.
얘기하다 보니, 음 생각보다 깊고 좋은 사람인것 같아서 친구처럼 연락하고 지내다가.. 2달 정도? 제가 보고싶다고 6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오더군요 (여긴 미국입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전남친이 계속 생각나고 정리가 안된 상황이라.. 오지말라고, 와도 너 재워줄 곳 없다. 이러면서 밀어냈구요. 날 다시 얼굴 보고 만나고싶다고, 잠 안자도 되니까 그냥 얼굴만 보고 얘기하고 가겠다고 다가오는 그를 그냥 오라고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그게 7개월 전이네요) 제게 고백하더라고요. 좋아하는것 같다고.. 계속 생각나고, 얘기할때마다 설레고, 잘해보고싶다고. 그때 우리는 6개월 후 이미 장거리가 예정되어있는 상황이라, 저는 그보고 "나는 아직 널 잘 모르고, 널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우리 장거리일텐데 그거 할 자신도 없고.. 날 얼마나 잘 알기에 그런 장애물이 다 보임에도 불구하고 나랑 만나자고 하니?" 라고 답했어요. 근데 그러더라구요. 하고싶다고. 할거라고. 자신있다고. 장거리, 자신있다고. 너는 노력하지말라고 자기가 다 노력하겠다고. 처음엔 노.. 라고 하려다가, 예스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의 7개월 연애입니다.

저도 아직 나이가 어려 저보다 두살 어린 이 친구는 갓 대학을 졸업한 아이. 미국 교포입니다. 그러나 한국사람같은 교포에요.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인 정서가 한 90% 정도이고 10% 미국인으로서 삽니다. 저도 유학생활이 오래된 터라 이런 친구같은 사람의 모습이 저와 더 잘 맞다고 생각했고 편하기도 했구요. 그에겐 제가 두번째 여자친구고요, 첫 여자친구와의 헤어짐이 너무 안좋았기에 그는 자기가 차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연락처 (핸드폰, 이메일, 페이스북)를 차단하더군요. 제가 뭐 그렇게가지 할 필요 있냐고 물을때마다 너무 괘씸하고 재수없단 식으로 얘기했어요 (신뢰가 부서졌으니).

정말 헌신적인 사람입니다. 가령, 만날때 제가 운전하는거나 이동하게 하기 싫어서 자신이 거리가 얼마가 되든 항상 찾아오는 입장이었고, 헤어지기 직전까지 그렇게 진행이 됐어요. 저를 한달 정도 만나다보니..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신기하다. 날 정말 사랑한다. 결혼하고싶고, 우리 결혼하자. 2년뒤에 내가 너 있는 곳으로 가겠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그 사랑을 온전히 믿을만큼 행동으로 다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받는 입장이었어요.. 뭐랄까. 너무 나쁜 말이지만, 그 전 남친과의 관계에서 내가 사랑을 너무 다 주다가 안된 케이스였기 때문에 지치고 나도 사랑받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너무 좋았던것 같아요.

그러나 사랑받는걸 너무 당연스럽게 느꼈던것 같습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저는 그의 뭐랄까 약간 식어가는 모습? 예전보다 덜 헌신적인 모습? 을 보면서 "넌 날 이제 예전만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왔고 그럴때마다 다툼이 종종 있었어요. 그리고 지난 9월부터 우리가 동부-서부로 장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서로 스트레스 받기 시작했구요. 저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을 못하는 편이라 처음에 정말 고생을 많이 합니다. 우울증도 있어서, 자살충동도 느꼈고.. 실제 시도도 했었구요 (시도하다가 내가 죽기 싫어한단걸 깨닫고 관뒀죠). 그래서 9월부터 거의 10월까지 약 한달간, 남자친구를 많이 괴롭혔습니다. 6-7번의 큰 싸움이 있었어요. 내용은,
1) 나는 잘 적응 못하는데 그는 잘해서 그에 대한 큰 질투심 > 친구들하고 놀지 말라고까지했어요. 저 진짜 미쳤죠? 네, 근데 그랬어요. 그런 저를 보듬어주고 감싸주면서 파티도 안가고 친구들도 안만나고 저와 스카이프 해줬어요. 자기는 나 행복하게 해주는게 제일 좋다고.
2) 그가 거만하다고 했어요. 나는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그는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고 나를 공감해주지 못한다고 느껴 너무 섭섭했어요. 그 큰 차이는, 저는 한국유학생 그리고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이라는 모습에 있는 것 같구요.
3) 제가 우울증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나 정말 죽고싶다고 했어요. 그가 너무 충격 받더군요.. 별말을 다했어요. 너는 나 어차피 신경쓰지 않으니, 내가 죽어도 다른 사람 만나고 잘 지낼수 있을거다. 무서워하지말고 걱정하지말아라. 그러면서 제가 자살 시도를 하려고 했었죠. 8시간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면서 제게 울면서 그러더군요.. 자기한테 내가 얼마나 큰 상처를 지금 주고 있는지 아냐고, 평생 못잊을 그런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고.. 하면서 힘들어했어요.

이런 1)-3)의 내용에 대한 6-7번의 3주간의 싸움 끝에, 그는 제게 시간을 달라고했습니다. 저를 너무 사랑하는데, 우리가 그동안 너무 잘 맞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것 같다고.. 뭔가 해결될 수 없는 치명적인 차이점이 있는 것 같아 자기 노력으로는 안되는 그런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약 일주일간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시간을 줬죠. 일주일후 아무렇지도 않게 페이스북을 하다가 그의 relationship status가 없어진 걸 보고, 참 뭐랄까. 이사람 앤가? 나한테 헤어지잔 말도 아직 안한채 그것부터 하다니. 그런 생각과 함께 동시에 연락을 했습니다. 이게 네 결정이냐고. 그렇대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그가 있는 곳으로 비행기 7시간 타고 달려갔습니다. 저도 참 대단한 미친년이죠.

처음에 집 근처에 가서, 나 네 집 근처니까 우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저를 스토커 취급하더군요. 제게 거의 1시간 내내 너 칼들고왔냐부터 시작해서 그런 제가 들어보지도 못했던 소리를 듣고 저는 너무 상처를 받았고, 아. 진짜 아닌가보다. 내가 잘못행동했나보다. 저는 그가 저를 스토커라고 느낄줄 몰랐거든요.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만나자고 하면서 집에서 나오더군요. 저는 그때 그가 들어주지 않아 (연락을 일방적으로 안받아서) 못했던 저의 심정, 제가 미안한 것들, 우울증에 대한 솔루션 (심리치료), 앞으로 나아갈 점 등을 속시원하게 1-2시간 정도 얘기했고. 그는 저를 보며 "나는 너의 그런 연락과 싸움 때문에 숨이 막혔고, 문자 보기가 두려웠고 전화하면 말로 어택당해 상처받는게 싫어 스트레스 받아왔는데, 너는 그 스트레의 정도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자기는 이미 너무 망가졌고 (feel tortured 라고 하더군요), 이걸 다시 픽스 시키려면 제발 내 인생에서 나가달라. 헤어지는게 최선이다. 자기가 너무 센시티브한 남자여서 미안하다. 안그랬다면 저의 이런 모습도 다 받아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낼 수 있는데.." 라고 했어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호텔 잡아주겠다고. 그래서 내가 알았다고. 그러고 집에 가려고 하니, 그가 "밥먹고 그냥 자고 가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밥도 먹었습니다. 이미 맘이 돌아섰다고 생각해서 체념하고 그냥 친구처럼 지내기로 했어요. 성격도 비슷하고 정말 깊은 대화를 서로 많이 할 수 있는 관계여서.. 그리고 잘때 될 때쯤, 어쩌다가 저의 전남친들 (3명의 전남친들이 있었어요. 3년, 4년, 1년반 이렇게 사귀었던)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얼굴에 베게를 묻고, 그 강철같이 보이던 얼굴과 말은 온데간데 없이, 흐느끼기 시작하더군요. 저를 부둥켜 안으면서, 나 아직도 좋아한다고 다른 남자 만나지 말라고.. 우리 다시 잘해보자고. 자기한테 기회 달라고 하더군요. 아직 확신은 없고 용기는 안나지만, 다시 트라이 해보자구요.

그러고 저는 집으로 돌아왔고, 돌아오는 길에 자기가 저를 스토커 취급 했던거에 대해 진심으로 깊게 사과했습니다. 저는 마음을 풀었고.. 그리고 2-3일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냈죠. 5일후가 제 생일이라 남친이 비행기표를 끊어 논 상태였고 (환불 불가). 서로 다시 얼굴 보는거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문자를 주고 받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저를 다시 차더라구요. 아무것도 못느끼겠다고.. 미안하다고. 저를 천생연분으로, 절대 놓치기 싫었던 여자로 생각해왔거든요? (항상 자기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여자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자기 결정에 이미 후회하고 있지만,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 곁에 스턱되게 하고싶지 않다고. 그러면서 제가 다른 남자 만나면 자기 가슴이 찢어질거래요. 그남자 죽이고싶을거래요. 지금은 자기 너무 혼자 있고싶고 이렇게 헤어지지만 우리가 몇년뒤에 다시 만나서 자기는 결혼할것 같다는 그런.. 직감이 있다. 이러더라구요. 저는 그때 보내줬죠. 쿨하게(?) 보내줬습니다. 좋다. 친구로 지내자, 하구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 생일축하한다고 잘지냈냐는 문자가 왔습니다. (저희 집엔 오지 않았죠 결국. 비행기표는 물거품) ㅋㅋ 저 그문자 받고 돌았어요. 저 일주일간 아무것도 못먹었거든요? 시체처럼 지내면서. 내가 거의 "야이 신발놈아 내가 잘지냈을것 같아?" (이렇게 얘기 안했고 이런 기분으로 대화했다고 보시면됩니다) 이렇게 터져나갔죠. 별소리 다했어요. 그리고 내가 "나 이제 친구할수 있어" 이랬는데 남친이 "나 좀 더 기다리고싶다. 너 아직 맘 정리 안됐다. 니가 이렇게 말하는것 자체가 우리가 친구될 준비가 안됐다는거다" 이런 말 보고 너무 기분 나빠서 빡쳐서 얘기하기 시작했죠. 넌 마약하고 바람핀 너 전여친 같은 사람 만날 놈 밖에 안된다 부터 시작해서 난 너 사랑한적 없다, 난 아직도 내 전남친 사랑한다 등- 너무 후회해요. 미치겠어요 지금도. 그러더니.. 제가 카톡을 하는데 갑자기 안읽히는걸 보고 아, 나 차단했나? 설마. 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한달전이에요.

그리고 어제 다시 연락을 해봤는데 카톡이 계속 안읽히고.. 제가 전화하니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는걸 보면서. 저는 사실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 "아 날 차단했네"가 아니라 너무 걱정됐습니다. 무슨일 있는거 아닌가 하고.. 그리고 저희 집전화를 통해서 얘한테 전화해서 얘가 받는걸 보고, 아 날 차단했다는걸 느꼈죠. "여보세요" 하더니 제가 "여보세요"하니까 탁 끊고 전화를 아예 끊더군요. 그리고 저의 모든걸 차단한 듯 합니다.

저흰 짧게 만났지만 그래도 진지하게 결혼을 보면서 만났고 (양가 가족 다 알아요). 그래서 그의 아빠와 저는 아직도 연락을 주고 받거든요.. 아빠도 연락이 몇일간 안되어 너무 걱정됐는데 전화가 와서 안심했다고 그러면서, 너무 상처 받지말라고.. 다시 꼭 제게 돌아올거라고. 혼란스러워서 그러는걸꺼라고 제게 위로를 주는데, 글쎄요. 저는 제 남친이 저를 혐오하고 경멸하고 증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헤어지고 한달이란 시간.. 서로 막 주체 못하 감정은 정리 됐을 시기잖아요. 근데 저를 그렇게 뒤늦게 후에 (친구 되고싶다고 노래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다 차단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마지막에 말로 상처줬던게 얘를 더 상처줬거나 아니면 나한테 질리게 만든것같기도해요.. 제가 너무 잘못했죠? 처음에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얘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나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써놓고보니 이럴만도 하네요.

기다리면.. 돌아올까요? 어제 문자 받았는데 (마치 차단 풀고 보내고 다시 차단한듯했어요) 제발 연락하지말래요 얘기하고싶지않다고.. 헤어질때도조차도 나 잃기 싫다고 친구 하자고 한 사람인데.. 맘이 다시 변해서 그렇게 내가 싫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