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이 많을거라 예상했는데 자신의 이야기처럼 같이 아파하고 조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애정결핍이고 과거의 일이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걸 인식한 건 최근입니다.
고등학교 까지는 집에 있었으니 그저 공부만 열심히 했었고 대학은 타지로 갔으니 그저 집에서 떨어져서 가족이 그립고 잘 못 챙겨 먹으니 많이 아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직장다니면서 돈을 벌기 시작하여 과거에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운동이나 취미활동도 열심히 했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제가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결혼적령기가 되어서...주변의 압박이 슬슬 들어왔고 남들 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 특성 +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제 마음의 병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한 계기가 되었네요.
대학 때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아보기도 했고 적성검사 하러 갔다 우연한 기회에 심리상담도 받아보기는 했었어요.
병원에서 상담하고 심리상담할 때 가족 얘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남 앞에서 엉엉 울어보기도 했었고 그 때 당시의 남자친구에게도 많이 기댔지만 제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했죠.
거기다 저 같이 능력 좋은 사람, 착한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존심 높은 사람은 자존감이 당연히 높겠거니...생각하는게 문제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자존심'과 '자존감'은 다른 개념이며 자존심이 높다고 해서 자존감이 높지는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아버지 일은...저 때문에 일어나서 자책해서 그렇다기 보단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러면서도 그리운 감정이 얽혔다는게 더 정확해요.
아버지께서 가족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를 용서 못한 것이겠죠.
하지만 아버지의 어린시절과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버지 입장에서 생각하고 용서하려고 노력하는 것에서 부터 제 치료를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사실...생각해보면 아버지도 애정결핍으로 인해 본인의 가족(친가쪽이죠)에게 절대적으로 희생했고 그 가족의 배신으로 인해 운명까지 달리하셨었죠.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하신걸 보면...마음의 병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배우자를 만나면 제 가족에게 똑같은 불행을 안겨주고 또 다른 나 같은 자녀를 만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느 댓글의 말씀처럼 당분간은 남자 안 만나려구요. 지금의 제 상태라면 세상의 어느 남자를 만나도 고쳐지지 않을테니까요.
제가 읽었던 책은 김혜남님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입니다. 이 분의 다른 책도 쭉 읽어보려구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 과거의 남자분들..(그 분들은 제가 이 글의 주인공이라는걸 모를테지만) 그리고 지금 내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깨닫게 해준 계기를 만들어준 한 분..
그동안 저 안 봐준다고 모질게 말하고 히스테리 부려 부담을 안겨주고 스트레스 받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제는 연락 안할겁니다. 정말로.
좋은 여자분 만나서 제가 준 상처를 잊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셨음 합니다.
그러나 저의 인연이시라면...그래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는 마음의 병을 고치고 정말 온전한 내가 되었을 때 그 때 만났으면 해요.
그 때 정말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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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잘 안됐습니다. 상대방 남자는 저에게 질려버렸고 부담스럽다며 떠났습니다.
또 반복입니다. 왜 이 사람은 날 봐주지 않는거지? 처음에는 떠난 사람을 원망만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같은 이유로 실패하고 또 되풀이하는데는 나에게 원인이 있는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마음을 달래고자 한 심리학 관련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현재 반복되는 문제는 어릴 적의 상처가 원인일 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라' 고 했습니다.
사춘기 초입 쯤 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예고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였습니다. 며칠간 연락이 되지 않던 아버지...경찰서에서 전화를 받고 어머니께서는 급하게 가셨고 다음날 새벽 실성하신 어머니께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 하셨습니다.
연락이 끊기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사람이 저였습니다. 어머니를 찾는 전화, 그때 어머니께서 계셨다면 아니, 그때 제가 "아빠 언제와요? 보고싶어요" 라고 말 한마디라도 했었으면 아버지는 마음을 다시 고쳐먹으셨을지도 모르죠.
그 때의 트라우마가 현재의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조금이라도 저한테 관심을 보여주면 금방 마음을 열고 단기간에 모든걸 쏟아부었습니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고 이런 제 자신이 그저 다양한 타입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지 문제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같은 사건과 이유로 차였습니다.
연락이 잘 안되면 굉장히 히스테리 부리고 불안했습니다. 문제는 애인이 아닌 그저 호감단계인 사람에게 그걸 강요하는 것이죠.
그리고 남녀 관계라는게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야 하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한편으로 이 사람이 날 버리고 가면 어쩌지? 다른 사람 만나면 어쩌지? 하면서 혼자 상상하고 스스로를 옥죄였습니다.
그렇기에 빨리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했고 당연히 탈이 날 수 밖에 없었죠.
제가 읽었던 책에서 그러더군요, 배우자는 부모가 아니다.
그 말에 충격받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는 '애인'을 찾은게 아니라 '아버지'를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짝사랑이든 남자친구였든 모든 사람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보호 받고 싶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네요. (그래서 대부분 상대방이 연상이었습니다.)
집에서든 밖에서는 비춰지는 저의 이미지는 뭐든 다 열심히 하는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 입니다.
재가도 안하시고 남은 자녀를 홀로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항상 성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했습니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여 장학금을 받았고 그 돈을 받으시며 기뻐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더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착한 자녀, 착한 사람,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교 때 후배가 "저는 언니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앨리트예요. 닮고 싶어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제가 남자친구에게는 히스테리를 부리고 짜증을 내며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든 어떤 생각을 하든 다 보듬어줄 수 있고 나를 보호해줄 '보호자'가 되길 바란거겠죠.
제 외모나 겉으로 포장된 모습을 보고 다가왔던 남자들이 저의 저런 모습을 보고 다들 질려하고 실망하고 부담스러워하며 떠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너도 별 수 없구나, 인연이 아니구나 하고 자기 위로만 했지 저에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해결방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자존감이 낮다는 건 알겠는데 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