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19禁) 아르바이트-실험- 제 3화

나요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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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대 - 히피히피 님

 

점심시간전에 한편 더올려요~

 

 

 

 

하루에 한 대만 지나간다는 희소한 버스를 운 좋게 타고서 홍림은 교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이 버스는 마지막 운행수단이 될 것이다.)
분명히 버스도 잘 탔고 순조로운 걸 보면 쉬운 일일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잠깐 졸았지만 버스기사가 이제 내리라며 소리를 친 마당에 홍림은 제 정신을 찾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혹시나 잘못해서 종점까지 와버렸나하는 마음에 이전의 운이 좋다니 뭐니 하는 생각은 모두 허사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가는 행인에게 길을 물었을 때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게 되었다.


정확히 왔다. 고수입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 그곳으로.
사억 짜리 아르바이트가 어디에 있을까.
홍림은 무작정 촉이 시키는 대로 걸었다.
대충 산 속이면 높은 곳이나 중간쯤 쉽게 보이는 곳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목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홍림은 큰길을 힘없이 걸었다.


하긴 실험을 하지도 않고 오백을 챙겼으니 그래도 이정도면 성공이야. 결국 홍림은 끝이라고 느꼈다.
그때 삐격삐걱하는 소리와 함께 한 노파가 유모차를 끌면서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홍림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노파에게 교회가 어디냐고 물었다.
노파는 대답했다.


“교회? 여기 교회 같은 거 없는데.”


홍림은 지쳤다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산 속에 있댔는데⋯⋯.”


노파는 그제서야 뭔가 생각이 난 듯 대답했다.


“아! 있다 있어. 지금은 아니지만 교회건물이 있어. 저기 저쪽 길로 가면 말이야⋯⋯.”


지금은 아니라고? 홍림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 노파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무숲을 헤치고 무성한 풀들을 새치기했다.
그들이 먼저 교회에 도착해서 사억을 앗아 갈 것만 같았다.


모기에 몇 방 물리고서 1시간 정도 걸었더니 드디어 교회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교회의 주변에 다 온 것을 직감적으로 알 때부터 급격하게 어두워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나무들이 엄청나게 솟아나 있는 탓도 있지만 충분히 이상하다고 느낄만했다.


시각은 2시. 어두운 이곳의 체감 시각은 8시 정도이다.
아주 작은 교회였다. 1미터 남짓한 빨간 십자가가 지붕위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근데 원래 교회에서 빨간 십자가를 쓰나⋯⋯.”


대략 교회는 컨테이너 박스 3개 정도를 이어놓은 크기로 보였다.
높이는 대략 2층집 가정집 정도였다. 이렇게 일반 가정집과 다를 것이 없는 겉모습의 이딴 곳에서 어떻게 사억을 받을 수가 있는 거지. 생각과 동시에 목조로 된 커다란 문을 열었다.
요란한 칠판 긁는 소리와 함께 컨테이너 속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겉과는 너무 다른 속. 겉이 컨테이너라면 속은 호텔정도라고 할까.
우람한 성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로 엄청난 교회였다.
12제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정면의 벽에 큼지막하게 벽화로 그려져 있고, 그 앞에는 왕좌로 보이는 금빛 의자가 떡하니 자신의 위풍당당함을 뽐내고 있다.
의자 위로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 동상이 자그마하게 올라와져 있다.
그 앞으로 아주 긴 테이블. 형형색색의 피카소의 작품 같은 그림들이 테이블보에 그려져 있다.


옆으로는 초가 몇 개 늘여져있다.
기둥 또한 아테네 신전처럼 웅장한 기둥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기도를 하기 위한 길쭉한 의자들은 순백색으로 때가 하나도 묻어있지 않았다.
먼지하나 보이지가 않았다.
그 작은 파리조차도. 짜증나게 괴롭히던 모기조차도.
마치 예수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좁다고 생각 했는데.


홍림이 더 이상 교회에 넋이 나가면 안 되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휙휙 돌렸다.
입구의 바로 오른쪽구석에 계단이 위치했다.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홍림은 무작정 계단으로 내려갔다.


밝디 밝은 교회에 비해 계단을 밟으면 밟을수록 악마의 소굴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공기는 매우 무겁고 차가웠다.
몇 분 동안을 걸어도 계단은 없어질 생각을 안 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워진 탓에 휴대폰의 라이트기능에 의지해서 걸어야할 정도였다.


얼마를 걸었을까.
저만치 닫혀있는 철문사이로 빛이 보였다. 지하실에 도착한 것이다.
홍림은 철문을 열기 전 크게 심호흡을 했다.


어떤 실험인지도 모르고 위험이 도사릴 수도 있지만 사억을 위해서. 주먹을 쥐고 파이팅하는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문 위에 적힌 ‘처단실’이라는 세 글자를 보고서는 바로 기가 죽었다.


“처단⋯⋯?”


하지만 홍림은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따위는 이제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몇 번 버스를 타고 왔는지도 잊어버렸다.
단지 문을 열고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홍림은 처단실의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는 문을 열고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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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부터 제대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