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여자....(1)

희야령2013.11.15
조회2,168

예전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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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을 먹고, 깊은 잠에 빠져 있을때쯤 요란하게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 늦은 밤에 대체 누구람....'

졸린 걸음을 거실의 전화쪽으로 옮기며 투덜거렸지만,빨리 와서 받으라고 소리치는것 같은 전화 벨소리에 더 이상 투덜 거릴 수는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저쪽 반대편에서 서럽도록 흐느끼며.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무슨일 있어...유희야...왜 그래...?"

"으흐흑.....엄마....저 미친년이 날 잡으러 왔어...날 죽이러 왔어....엄마 어떻게 해...엄마....으흐흑......."

울음 섞인 딸의 목소리에 눈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타국으로 시집을 간 딸이 이토록 흐느끼며 늦은밤 전화를 할 정도면 무슨일이 있음이 틀림이 없었다...

"왜 그래....유희야..엄마 여기있어....울지말고 말해...엄마 여기 있잖어...유희야...유희야...."

"저 나쁜년 저년이 날 죽일려고 왔어...저년이 왔어...엄마....저년이 왔어....나쁜년..죽인년...."

딸은 마치 패닉상태에 빠져버린것처럼 누군지도 모를 여자에게 강한 적개심을 품은듯...노한 목소리로 마구 소리 치고 있었다..그러면서 계속 흐느끼고 있었다...

가슴이 무너질듯 허물어질듯 위태로와지고 있었다....이럴때 누구라도 옆에 있다면 좋으련만....남편은 지방으로 일을 하러 간 상태이고, 큰아들은 지금 회식이 있어 늦을꺼라고 했는데 회식이 길어지는건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 상태이다...

전화 저편에서 떨고 있는 딸의 목소리를 들으니...피가 거꾸로 솟구치는듯 했다. 무엇이 지금 이토록 내 사랑스러운 딸을 괴롭히고 있단말인가...

외국 남자를 처음에 집에 되려와 소개를 시켜주고, 결혼을 할꺼라고 했을때 계속 반대를 했지만 고집스러운 딸에게 질 수 밖에 없어 시집을 보냈다...그때 계속 반대를 했어야 하는건데....라는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전화 저편에서는 계속 딸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렸고, 좀처럼 안정을 찾지를 못하고 있는 딸을 어떻게 해 줄수가 없다는 생각에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유희야..정신차려..무슨일인지 정확히 말해봐...유희야..유희야...엄마 여기 있어..유희야...!!"

"엄마...저년이..저년이 날 죽일려고 왔어..엄마......이 찢어죽일년...이 나쁜년....죽여버릴꺼야...!"

"유희야 정신차려...유희야......."

"아~~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딸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깊은 밤 잠을 깨운 전화는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전화에서는 통신음만 계속 들렸지만, 계속해서 딸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없는 전화기를 끊었다 들었다 하면서 불렀지만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수화기를 들고 국제 전화를 시도 했지만, 전화는 누구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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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홍콩행 비행기 안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해외여행이 많은것 같다. 군데 군데 돌아다니며, 탑승을 돕고 있는 승무원들이 눈에 띄었다, 곧 탑승은 마무리가 되었는지 비행기의 앞뒤 탑승구의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기내 방송으로 비해기의 이륙을 알려왔고, 비행기는 서서히 그 육중한 기체를 이끌고 활주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창 밖으로 서서히 구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채로 어제 정훈에게서 온 전화 내용을 상기 하고 있었다...

"형 외국 다녀 올래? "

"왠 외국 무슨 일이 있는거야....못 갈 일은 없지만, 이유는 알아야지...!"

"다른건 아니고 의뢰들어 온 일이 있는데 나보다는 형이 가는게 좋을것 같아서, 이런 일에는 나 보다 형이 전문이잖어...좀 다녀와라...경비는 의뢰인측에서 될꺼야..그리고 공항에 가면 의외인이 마중 나와 있을꺼야....그분 연락처와 주소 쪽지로 보냈어 그러니까 그거 적어서 가고, 가기전에 나한테 좀 들려...."

"그래 알았어..."

공항으로 오기 전 정훈이를 만났다, 대충 의뢰인의 얘기를 전달 받았지만 좀처럼 무슨일인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내용인즉은 의뢰인의 딸이 귀신에 들린것 같다고만 했다, 그런데 의뢰인의 말에 따르면 딸은 그런것과는 전혀 무관하며, 그렇게 누구에게 적개심을 품을 성품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오래전 나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간 그 여인이 보였다, 서글픈 낯빛을 하고, 내게 나타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그 모습에 잠에서 깨어났다...그리고 비행기는 어느듯 홍콩 공항의 활주로로 내려앉기 시작했다...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 공중전화 부츠로 향했다. 그리고 정훈이 미리 알려준 의뢰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3번 정도 신호음이 가자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았다. 기운 없는 목소리의 중년의 여자는 공항 입구에 자동차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나오라 했다. 그녀의 자동차를 타고 우리는 서서히 공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섬나라라서 그런지 바람에 비릿한 바다냄새가 묻어 있는듯했다, 늦가을이지만, 이곳은 무척이나 무더웠다, 고층 건물들 사이로 난 도로를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지만 고층 건물들을 벗어나고 주택가로 접어 들더니 자동차는 서서히 2층 단독 주택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