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여자...(3)

희야령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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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진 방문 안으로 커다란 욕실이 보였다. 그 영혼이 있는곳은 욕실이었다. 젊은 여인은 두 눈에 노기를 가득 품고, 계속 욕지기를 외치며, 손에 잡히는 모든것을 그 안으로 집어 던지고 있었다. 아까 보았던 꼬마 아이는 그녀의 아들인듯 했다. 필사적으로 엄마의 다리를 부여 잡고 '엄마'를 외치며 매달려 있었다.

"왜이래? 얘야 왜 그래? 뭐가 보인다는거니 아무것도 없잖니 이러지마 진정해....얘야 이러지마.."

중년의 여인의 눈에 딸은 미쳐가는듯 보였다, 늘 다소곳 하고, 얌전했던 아이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홍콩으로 오면서도 대체 무슨일일까 생각을 했지만,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울음 섞인 딸의 전화가 신호음과 함께 끊어지고, 밤잠을 자지 못한채, 그 다음날 첫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집으로 오자 집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늘 정리정돈을 잘하던 딸이었다. 그런 아이가 이렇게 집안을 어지럽혀 놓고, 방안 구석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울기만 하고 있었다..

"왜 이러니 집 안이 왜 이러는거야? 무슨 일이니 뭐 때문에 이래....?"

"엄마 나 너무 무서워, 엄마 나 죽기 싫어, 엄마..엄마...."

딸에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자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몰려오는 오한을 참을 수가 없었다..."왜이래....." 그러면서 웅크리고 있는 딸을 안았다. 그러자 딸은 더욱 서럽게 울먹이기 시작했다....그런 딸이 너무 안쓰러울뿐이었다...

그렇게 중년의 여인은 딸을 진정시키려 애 쓰고 있었다....그때였다..

"이모 싫어 이모 미워 이모 가~~" 징슈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꼬맹이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이다. 그렇다면 저 아이도 저 영혼을 알고 있다는것인데....그리고 어떻게 저 아이의 눈에도 그 영혼이 보인다는것이지...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징슈우의 엄마가 갑자기 경기를 일으키며 뒤로 넘어졌기때문이다.

그때까지도 미쳐 몰랐던, 아니 느끼지 못했던 기운이 갑자기 열려진 욕실에서 밀려 나오고 있었다. 욕실 안으로 눈을 돌리자, 아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영혼이 눈에 들어왔다.

살기를 온몸에서 내 뿜으며, 징슈우의 엄마를 노려 보고 있었다. 그 살기가 징슈우의 엄마를 쓸어지게 한듯했다..뭘 주저할 겨를이 없었다. 품 속에 부적 지갑에서 부적 한장을 꺼내들고 정신을 집중하자 부적은 제 혼자 날아가 그 영혼의 주변을 경계하듯 맴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영혼이 그 부적의 힘에 밀려 다시 사그러들듯 꺼져갔다.

그렇게 영혼이 자취를 감추자, 그제서야 징슈우의 엄마는 깊은 한숨을 토해 놓고, 그 자리에서 실신을 하고 말았다. 중년의 여인을 도와 징슈우의 엄마를 침실로 옮겨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중년의 여인과 얘기를 시작했다..

"우리 딸이 귀신에 들린건가요? 정말 무슨 몹쓸 귀신이 들려서 저러는건가요? 그렇다면 굿을 합시다. 굿이라도 해서 괜찮아 진다면 네 뭐든 할테니까 우리 딸만 살려주세요!"

"......................................................................."

"착하기마한 우리 딸이 왜 저러는지 제발 좀 알려줘요, 아니 우리 딸을 좀 고쳐줘요..."

할머니가 울먹이며 말을 하자 어린 징슈우가 할머니의 품을 파고들며 흐느끼기 시작했다.왠지 뭔가를 저 꼬마는 알고 있는듯 했다. 그 영혼을 알아보는듯 했다. 저 아이와 이야기를 해 봐야 할것 같았다. 아니 저 아이를 살펴야 할것 같았다...

"저기 잠시 제가 징슈우랑 있어도 될까요? 잠시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요, 아무래도 엄마가 저러니까 아이가 많이 겁을 먹은것 같아서요..."

궁색한 변명이었다.;;

하지만 중년의 여인은 일단 그러라고 허락을 해 주었다. 그리고 방에 눕혀놓은 딸을 살피기 위해 방으로 들어 갔다...

"징슈우~~!!"

".............................." 아이는 자신을 부르자 ,뭐든 물어봐 다 대답 해 줄테니 이런 각오의 눈동자를 하고 난 똑바로 응시 하기 시작했다..

"징슈우 너 아까 그 사람 알어?"

"이모야. 이모. 아빠 이모야 아빠 이모..." 당췌가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를 할 수가 없다..아빠의 이모라니? 그렇다면 그 영혼은 이 집안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다는건가?

"징슈우 아저씨가 징슈우의 손을 좀 잡을께, 그 아빠의 이모가 누군지 아저씨한테 말 해줘...."

아이를 무릎 위로 올려 앉혔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았다. 징슈우는 잠시 입을 오무리더니, 그 여인에 대해서 내게 말해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겐 귀로 들리는 징슈우의 목소리가 아닌 징슈우의 마음으로 떠 올리는 영상이 전달 되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싸운다. 엄마가 아빠에게 뭐라고 말을 하면서 울고 있다. 그리고 아빠는 집 안에서는 잘 태우지 않던 담배를 입에 물고, 엄마에게 소리를 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엄마는 징슈우를 앉고 울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엄마가 나가고, 그 다음날이 되자 한 여인이 집으로 들어 온다, 그 여인은 마치 엄마처럼 징슈우의 밥도 챙겨주고, 집안도 청소도 한다. 엄마도 없는데 징슈우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 징슈우는 좋다 그래도 엄마가 보고싶다, 그래서 징슈우는 밤에 잠을 자기가 싫다, 엄마가 보고 싶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그 여자-아빠의이모-와 아빠가 싸운다. 그리고 아빠가 집을 나가버린다.. 여자는 술을 마신다. 징슈우가 배 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했지만, 여자는 징슈우에게 밥을 줄 생각조차 없는지 술만 먹는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 갔다. 그리고서는 기억이 없다. 눈을 떴을때 아빠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 병원 아저씨가 왔다. 그 아저씨가 하얀 천으로 덮어진 들것에다가 누군가를 눕혀 놓고, 아빠와 말을 하고 있다. 아빠는 여전히 울며 담배를 태우고 있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가 집에 들어 왔다. 징슈우는 너무 기뻤다. 엄마의 품에 안겨 마구 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욕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있을때, 그리고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있을때 그 이모가 온다. 그리고 징슈우를 이쁘다며 쓰다덤으며 웃기만 한다. 그런데 웃는 모습이 너무 슬퍼 보인다...

그런 날이면 엄마가 화가 많이 났다. 화가 마구나서 막 아빠의 이모에게 욕지기를 하고, 화를 낸다. 그런데 아빠의 눈에는 이모가 안보이나보다, 이모가 막 엄마를 괴롭히는데 아빠에게는 그런게 안보이나보다, 징슈우는 이모가 싫지 않았지만, 엄마를 괴롭히는것이 싫었다.

거기까지였다. 한참을 떠들던 아이는 내 무릎 위가 편했는지, 아님 엄마 때문에 너무 울어서 그랬는지, 잠에 빠져 들고 있었다. 아이를 들어 아이의방에 눕혀 놓고 나오자, 때마침, 중년의 여인이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중년의 여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본 일들을 그리고 징슈우가 내게 보여준. 아니 말해준것을 말해 주었다.

그러자 중년의 여인은 뱉어내듯 한숨을 쉬더니 "결국엔 그 몹쓸년이구만, 그 인간을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절대로...." 조금 흥분을 한듯 말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딸과 사위는 4년 연애 끝에, 국제결혼이라 집안에서 반대를 했지만 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혼을 시켰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갔고나서 어느날 딸이 울며 전화를 해 왔다.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며, 그래서 이혼을 하고 싶다고, 아이는 이미 산달이 다 되어 가는데 그래서는 안된다는 엄마의 권유에 딸은 참고 살기로 한다. 아이가 태어나자 남편은 그 여자를 잊은듯 했다. 그렇게 집안의 다시 화목을 찾은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여전히 그 여자와 만나 오고 있다는 사실을 딸은 알게 된다.

예전과는 달랐다 남편은 아들을 생각 해서라도 그 여자를 정리 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여자가 계속 메달려 왔고, 끝내는 그 여자가 아내와 통화도 하게 되었다.그리고 그 여자는 아내에게 너 때문에 우리가 행복 해질수 없다며 제발 죽든지 물러 나 달라고 간청, 그리고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그 일로 아내는 집을 나갔고, 그러자 그 여인은 집으로 들어 왔다. 그렇게 집에 들어와서도 늘 남편과 여자는 싸웠다. 제발 이제 자신의 삶에서 사라져 달라고 남편은 여자를 으박질렀다 그래서 였을까 여자는 그 집 , 그 욕실에서 자결을 했던것이다. 그런 집착이 바로 그 집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죽자 집으로 돌아 온 아내를 그녀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여인의 사이에 싸움이 일어 난것이다.

당연히 이건 말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었다. 막아야 했다. 두 여인의 싸움을 막아야 했다. 산자도 죽은자도 득이 될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의 핵심에 서 있는 남편을 만나봐야했다.

중년의 여인과 대화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무엇이 이토록 두 여인의 마음에 상채기를 남긴것일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거 그거는 너무 아름다운 사람의 감정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토록 집착에 빠질 수가 있는것일까? 그것 또한 목숨을 걸 만큼 집착이라는것이 무서워지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