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1맞짱신화! 마지막 최양이야기

활화산2013.11.16
조회68,781

※안녕하세요. 활화산입니다.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회사 업무가 너무 바빠서

글쓰기 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더위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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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주의: 제 글 싫어하시거나

긴 글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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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떠나

정말 심하게 긴 글입니다.

제 글 좋아하시고

긴 글 읽는 거 자신있는 분들만!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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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의 태도에 빡이 친 네명 중

 

선발대로 출동한 두 여자.

 

그 중 한 여자가 앉아있는 최양의 뒷머리채를 세게 움켜잡았다.

 

최양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고

 

그렇게 전혀 예상치 못한 여자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요즘은 페이스북 등에

 

술에 취해서 싸우는 여자들 동영상이 가끔씩 올라와

 

"이햐~ 고 뇬 잘 치네!"

 

하며 재밌는 동영상 보듯이 구경을 하지만,

 

당시로서 나에게는 여자들 싸움장면이

 

너무 생소하고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바로 앞에서 싸움이 일어나는데도

 

잠시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신기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말릴 수 없었던 것이

 

남자들 싸움이면 뒤에서 잡아서 힘으로 떨어뜨리면 되는데,

 

처음 본 여자들이라 괜히 뒤에서 잡아서 떨어뜨리면

 

변태백허그로 오해받아서 공격을 당하거나 신고받을 수도 있고-_-

 

밀거나 물리적 행동을 취하면

 

상황이 좀 안 좋아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뭐 이건 형식적인 이유고...

 

솔직히 적극적으로 안 말린 진짜 이유는

 

이 긴급한 순간에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건데...

 

 

최양.

 

지가 중고딩 다 짱먹고 나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2년 내내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왔다보니,

 

내 잠재의식 속에

 

그 실체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 같다.

 

 

최양이 뒷머리채를 잡혔던 뭐하던

 

일단은 궁금했다.

 

짱의 실체가.

 

-_-

 

 

일반녀였으면

 

바로 머리채 잡힐 일도 없이 바로 막아줬겠지만,

 

일반녀가 아닌

 

최양이니깐.

 

 

 

그런데 나도 뭐 10초 정도 지켜보다가

 

너무 일방적으로 몰리면 바로 막아줄 생각이었다.

 

최양이 설사 구라가 아니고

 

진짜 중고딩 때 짱이었다고 해도

 

최양에게 승산을 두지는 않았다.

 

쥐약인 막걸리도 드셔서 맛도 좀 가셨겠다,

 

쪽수도 4대1이 아니던가.

 

잠깐 관람해보는 것이었다.

 

헤헤.

 

 

지짐이 안은 UFC옥타곤이 되어버렸고,

 

혹시나 부딪히고 피해입을까봐

 

술먹던 사람들은 테이블에서 일어나 조금 거리를 두며 구경하거나,

 

앉아있는 사람들도 그녀들을 예의주시하며 경계하고 있었다.

 

 

 

최양이 그대로 의자에 앉아 뒷머리채를 잡힌 체

 

"계속 잡고 있어라. 뒤지고 싶으면."

 

이라며 머리채잡은 여자를 무섭게 올려다보았다.

 

 

 

우와...

 

세월이 꽤 흘렀지만

 

최양의 그 올려다보는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살기가 이글이글~

 

 

 

 

 

 

 

전혀 안 쫄고 그대로 앉아

 

두명의 여자를 번갈아 올려다보며 욕을 하는 최양.

 

 

퍽퍽퍽퍽!!!

 

 

분을 못 이긴 머리채 잡고있던 여자가

 

머리채를 놓아주는가 싶더니,

 

최양에게 욕을 하며

 

최양의 뒷통수를 마구 후려쳤다.

 

그녀의 얼굴이 테이블에 박히기 직전까지.

 

거기다 옆에 서 있던 여자까지 욕을 하며

 

고개가 숙여진 최양의 머리를 세게 후려쳤다.

 

 

 

이게 진정한 시작이었다.

 

 

 

 

"저기요!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라고 소리치며 최양의 무려 3일이나 된

 

뉴 남친놈이 황급히 말리려고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친놈이 나를 지나 여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우당탕탕탕!!!!

 

 

최양의 남친과 여자한테 가려서

 

순간 어떻게 했는 지 안 보였는데,

 

최양의 머리채를 잡았었던 여자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리고 최양이 일어서서 주저앉은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오오옷!!!!

 

우와!!!

 

구경하던 다른 테이블의 짖꿎은 남자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박수치는 놈도 있었다.

 

이런 나쁜놈들. 지네 일 아니라고.

 

 

머리채를 잡히고 머리를 후려맞으며 당하던 최양이

 

한 여자를 날려버리자,

 

최양을 응원하는 소리들이 곳곳에서...-_-

 

 

 

그런데

 

그 순간

 

나의 입꼬리도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더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점점 지어지는 게 아닌가...

 

 

그리고 내 가슴이 뛰고 있었다.

 

이것은 설레임이었다...

 

 

 

'드디어 너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는구나!'

 

 

 

 

그때 옆에 있던 여자가 분노해서 최양의 머리채를 틀어잡았다.

 

이번에도 순순히 머리채를 잡혀주고

 

상대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최양.

 

 

'오오오~ 눈빛!'

 

 

난 어느새 일행이 아닌

 

관객이 되어있었다.

 

진정 즐기고 있었다.

 

응원도구가 없는 게 아쉬웠다.

 

 

이럴 때 보면

 

나도 확실히

 

또라이가 맞는 거 같다.

 

헤헤.

 

-_-

 

 

 

그때 바닥에 주저앉았던 여자가 벌떡 일어나 합세했고

 

두 여자에게 뺨도 맞고 머리채도 잡혀버린 최양.

 

남친놈도 완전 열이 받아서 두 여자들을 떼어내려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최양의 머리채를 움켜잡은 여자들의 손을 떼어내려고 하는 남친놈에게

 

최양이 완전 꼭지가 돌아서 소리친 것이었다.

 

 

"아, X발! 끼어들지 마라! 말리면 뒤진다!"

 

 

남친 움찔.

 

 

내가 뒤에 있어서 남친놈 표정이 안 보였지만,

 

 

 

   ☜ 아마 표정 이랬을 듯.

 

 

 

 

잠시 최양의 태도에 멍때렸던 남친이

 

 

"야! 최숙경(최양 가명) 그만해!

다들 그만 하세요!"

 

 

라고 남자향기 풀풀 풍기는 음성으로

 

다시 말리려고 달려들자,

 

 

 

 

"말리지 말라고오오오오!!!!"

 

 

 

 

남친 움찔:을 넘어

 

이번에는 일시정지.

 

 

난 그때 보았다.

 

두 여자에게 머리채가 잡히고

 

머리를 후려맞고

 

여기저기 휘둘리며 구타를 당하면서도

 

지금 맞고있는 사람이 맞나? 할 정도로

 

그 와중에 남친만을 무섭게 노려보던 독기 어린 최양의 눈빛을.

 

사약받기 직전에 장희빈 눈빛이랄까?

 

 

 

 

 

 

 

나도 짜증났다.

 

자꾸 남친놈이 깔짝대니까.

 

놈은 당연한 행동을 하는 것이었지만.

 

암튼 짜증났다.

 

경기 재밌게 보고 있는데

 

경기장에 관객이 난입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_-

 

 

 

"여자들 싸움에 끼는 거 아니에요..."

 

 

라고 명언을 뒤에서 속삭여주며

 

난 관객놈을 잡아 뒤로 물러나게 했다.

 

놈은 최양의 태도에 영혼이 빠져나갔는 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놈이 고개를 돌리더니

 

나와 잠시 눈을 맞추었다.

 

놈의 눈동자가 슬퍼보였다.

 

 

최양이 놈 앞에서 컨셉을 어떻게 설정했는 진 모르지만,

 

놈의 충격이 대단해보였다.

 

 

난 놈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우리... 그녀를 믿어봐요.'

 

라고 눈빛으로 말해주었다...

 

 

 

 

그때였다.

 

최양이 두 여자한테 머리채가 잡히고

 

계속 여기저기 맞으면서도

 

안에 있는 사람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너무나도 여유있게 또박또박 말을 했다.

 

 

"분명 니네가 나 먼저 쳤다? 맞지?

지금도 니네가 나 때리고 있다? 그치?"

 

 

 

 

우당탕탕!!!!!

 

 

그때부터였다.

 

최양이 본격적으로 진짜 본 모습을 보이며 싸우기 시작했다.

 

주변 테이블 다 쓰러지고

 

술먹던 사람들 다 거리두고 피해서 구경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여사장도 짜증내며 세 여자들을 말리려고 했지만,

 

이것저것 날라오고 점점 싸움이 격해져 가까이 가지 못했다.

 

 

 

평소 힘없어서 캔 뚜껑도 잘 못따고

 

틱틱 손톱 팅겨내던 말라깽이 최양이

 

얼마나 잘 싸우겠냐 했건만

 

 

이햐...

 

내가 살면서 본 여자중에 가장 잘 싸우는 여자였다.

 

실제로 본 거, 매체, 영화, 드라마 모든 걸 통 털어서.

 

 

일단 너무 날렵했다.

 

잡히면 손발 다 써가며 잘 빠져나와서 바로 반격을 가했다.

 

두 여자가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며 덤벼드는 개싸움이라면

 

최양은 정말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 날 정도로

 

참 잘 쳤다.

 

 

 

가게가 난장판이 되어가니

 

여사장이 완전 울상이 되어서는

 

주변에 구경하는 손님들한테 좀 말려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날라다니는 최양에게 환호와 박수만 보낼 뿐

 

여자들 싸움에 전혀 끼어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구경하던 여자들이 가서 말리기엔

 

세 여자 싸움이 너무 거칠었다.

 

 

여사장은 사람들이 안 말리는 것은 그렇다치고

 

남친이라는 놈도 안 말리고 있으니

 

한번 더 가서 말려보라고 등을 떠밀었으나,

 

남친놈은 아까 받은 충격때문인 지

 

그냥 남의 싸움 구경하듯 멍한 얼굴로 요지부동이었다.

 

눈빛을 보니 최양과 백퍼 깨질 듯 했다.

 

 

남친의 충격의 크기를 보니

 

최양은 분명 놈 앞에서

 

청순가련벚꽃길로맨스녀로

 

컨셉을 잡았던 게 분명하다.-_-

 

 

 

이제는 믿을 수 있었다.

 

허풍이 아니었다.

 

 

최양은 분명

 

중고딩 다 충분히 짱먹고 나왔을 만 했다.

 

 

아... 정말 이 상황에 이러면 안되는데

 

내 의남매 동생이

 

허세부리는 동생이 아니었던 게

 

그 순간 너무 기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_-

 

 

그런데 최양은 충분히 잘 싸우고 있는데도

 

자신한테 무언가 불만족스러운 지

 

싸우는 내내 투덜댔다.

 

 

"아악...X발! 소주 먹었으면... 이런 것들은..."

 

 

쥐약인 막걸리를 원망하는 듯 했다.

 

지금도 충분하고만.

 

아니 도대체 얼마나 더 잘 싸우려고.

 

 

시라소니같은 기집애-_-

 

 

 

 

지짐이 문 밖에 길을 걷던 사람들도

 

다들 멈춰서서 안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을 넋을 잃고 구경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나마 2007년이어서 다행이지,

 

지금 이렇게 싸웠다면

 

삽시간에 최양은

 

'지짐이 시라소니녀' 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 스타가 됐을 것이다.

 

-_-

 

 

 

뒤에서 최종보스처럼 세 여자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나머지 두 여자들.

 

최양이 너무 잘 싸우니까

 

동시에 달려들었고

 

남녀 통 털어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4 대 1의 혈투가 벌어지고야 말았다.

 

 

최양도 쪽수가 딸려서 많이 맞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네 여자와는 급이 달랐다.

 

최양은 여자 싸움이 아니었다.

 

네 여자들이 한명씩 덤벼서는 결코 잡을 수 없는 레벨이었다.

 

 

 

네 여자들한테 쪽수가 딸려서

 

점점 쭈그리가 된다 싶어서

 

이제는 말려줘야 겠다 하면

 

형상기억합금처럼 다시 살아나고!

 

 

조금 있다 다시 위태위태하다 싶으면

 

다시 또 살아나고!

 

싸우는 내내 이 과정이 계속 반복이 되었다.

 

 

이런 불로장생 기지배-_-

 

 

 

여사장은 나한테도 좀 말려보라고 몸을 마구 흔들었지만

 

내가 최양의 아름다운 퍼포먼스에 푹 빠져

 

들은 체 만 체 하자,

 

 

허억...

 

112에 신고를 했다!

 

 

 

뭐, 싸움이 끝나긴 해야 되니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거친 다섯 여자들을 말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공권력밖에 없었다.

 

-_-

 

 

 

그런데 그러던 그때!

 

 

네명의 여자 중 가장 어려보이는 여자가

 

자기네가 아무리 덤벼들어도

 

최양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 원통했는 지

 

뒤로 빈 소주병을 숨겨서

 

싸우고 있는 최양 뒤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가!

 

 

이 여자가 정말 소주병으로 최양을 가격할 의도가 있었는 지,

 

단순히 위협용이었는 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 뒤로 몰래 소주병을 숨겨서 최양 뒤로 다가가는 것을 보니

 

너무 위험하다 싶었고!

 

 

난 순간 눈이 돌아서 이 여자에게 크게 소리쳤다!

 

 

"야, 너 소주병 안내려놔?!!"

 

 

그러면서 혹시나 최양이 소주병에 맞을까봐

 

너무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의자를 들었고,

 

소주병녀를 제지하려고 황급히 다가갔다.

 

 

그런데 그때!

 

 

소주병녀에게 다가가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끼어들어

 

내 목을 손으로 꽉 졸랐고!

 

 

"어? 뭐야...?"

 

 

목을 잡고 날 마구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목이 잡혀 뒤로 밀리던 난

 

내 목을 잡은 게 누군가 하고 언뜻 보니

 

20대 중반의 처음 보는 남자였다.

 

 

"이거 안 놔?"

 

"조용히 술 좀 마시자! 응?!"

 

 

난 갑작스러운 처음 보는 남자의 목쫄림 어택에

 

뒷걸음질쳐지다가

 

술집 출입문 문지방에 발이 걸리며

 

길바닥에 엉덩방아로 내동댕이 쳐졌다.

 

엉덩이가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그런데

 

겨울인데 누가 문을 열어놓은 거야?-_-

 

 

 

날 밖으로 밀어버린 남자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최양의 싸움현장을 유유히 지나

 

자기네 술먹던 테이블로 가는 것이었다.

 

지짐이 안에 홀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테이블 자리들이 있었는데,

 

날 밖으로 밀어낸 놈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저새끼. 뭐야...?!"

 

 

분노가 치밀어오른 난

 

바로 일어나서

 

최양이 싸우던 말던 신경도 안 쓰고,

 

방금 날 밀어서 내동댕이 친 놈을 조질라고

 

놈이 술을 먹는 안쪽 자리로 바로 뒤따라 들어갔다.

 

 

그러면 안되는데...

 

손에 쇠숟가락도 한개 들고 들어갔다.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간 난

 

숟가락으로 다 찍어버릴 듯

 

무섭게 소리쳤다.

 

 

"야, 이 개새......"

 

 

 

 

씨...파...

 

방금 날 밖으로 민 놈까지

 

남자만 6명 앉아있었다.

 

-_-;;;;

 

 

 

남자 6명이 숟가락을 들고 서있는 날

 

이새낀 뭐야...? 라는 눈빛으로

 

일제히 바라보고 있었다.

 

 

-_-;;;;

 

 

난 마치 숟가락을 떨어뜨린 손님에게

 

알바가 숟가락 새걸로 갖다주듯이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테이블 위에 다소곳이 내려놓았다.

 

그리고 방금 날 밀었던 놈 옆자리에 살포시 앉았다.

 

 

남자 6명...-_-

 

제...제길.

 

그...그래도 뭐...

 

따질 건 따져야 했다.

 

 

"저 방금 왜 밀었어요? 저 알아요?"

 

"여자한테 의자 드시니까 그렇죠."

 

"아~놔. 지금 저기 상황 모르죠?

밖에 여자들 왜 싸우는 지?"

 

"그건 제 알 바 아니고요.

남자가 여자한테 의자 드는 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여자한테 의자 드는 건 저도 잘못인데,

저 여자가 뒤로 소주병 숨겼던 거 봤어요?"

 

"그건 못봐서 모르겠고.

화장실 갔다 들어오는데,

아저씨가 그때 여자한테 의자를 들고 있었고,

열받아서 아저씨 민 건데요."

 

"저 여자가 뒤로 소주병을 숨겨서

저랑 친한 여동생 뒤에서 때릴려고 했다니깐!"

 

"그건 모르겠다고요. 전 못봐서.

설사 그렇다쳐도 여자한테 의자 드는 건 아니죠."

 

"그럼 아저씨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처음 본 사람 목잡고 길바닥에 민 건?

그것도 아니지! 크게 다쳤으면 어쩔 뻔 했어요?!"

 

 

그렇게 방금 날 밖으로 목잡고 밀었던 놈과 언쟁을 펼치는데

 

다행히 나머지 일행들이 양아치가 아니라

 

정중한 성격들이었다.

 

날 밀었던 놈에게 오히려 나한테 사과드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선배나 친한 형들인 것 같았다.

 

 

솔직히 말싸움하는 내내

 

어디 끌려가서 6대1로 다구리 쳐맞을까봐 속으로 후달렸는데...

 

 

 

 

 

 

 

"잘 모르고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아...아니에요. 뭐.

제가 여자를 의자로 때리는 걸로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었죠."

 

 

5명의 착한 형들 덕분에

 

놈의 사과도 받고

 

놈과 악수까지 했다.

 

5명의 착한 형들은 나한테 성격이 참 좋다고 했다.

 

 

-_-

 

 

 

그렇게 잠시 그렇게 처음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평화롭게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사장이 안쪽으로 황급히 들어오더니

 

나에게 다급하게 소리쳤다.

 

 

"여기서 뭐해요?! 여자분 지금 엄청 맞고 있는데!"

 

"네...네?!"

 

 

 

아! 맞다.

 

최양.

 

 

최양을 잠시 깜빡 잊고 있었다.

 

 

그런데 최양이

 

엄청 맞고 있다고?!

 

 

그럴리가!

 

 

6명의 남자들은

 

여자친구 맞는대잖아요. 빨리 가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난

 

여자친구 아니에요. 그냥 친한 오빠에요.

 

라고 외치고 홀로 나갔다.-_-

 

 

 

그런데 최양과 4명의 여자들은

 

홀이 아니라

 

어느새 무대를 옮겨

 

술집 밖에서 뒤엉켜있었다.

 

그리고 최양의 남친놈도 같이 뒤섞여

 

여자들을 떼어낼려고 용을 쓰고 있었다.

 

 

뭐지...?

 

 

술집 밖으로 나가

 

가까이 다가가보니

 

 

허억...!!!

 

 

정말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장면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길바닥에 최양이 주저 앉아있었고

 

4명의 여자들이 최양의 머리채를 잡다못해

 

다 쥐어뜯고 있는 것이었다.

 

남친놈이 욕을 하며 밀쳐내려 했지만

 

최양의 머리채를 잡은 여자들은 죽어도 손을 놓지 않았다.

 

 

역시 쪽수의 한계였던가.

 

쥐약 막걸리의 한계였던가.

 

어느순간부터 역전이 됐는 지는 모르지만

 

최양이 처참하게 당하고 있었다.

 

 

나도 뒤늦게 달려가 최양의 남친과 함께

 

최양의 머리채를 잡은 여자들을 떼어내려고 애를 썼다.

 

최양은 길에서 완전 취한 여자처럼

 

완전 전의를 상실하고 앉아있었다.

 

 

그때였다.

 

파출소차가 출동했고

 

경찰아저씨들이 와서 말릴 때까지도

 

여자들은 한명의 최양에게 당한 게 분이 안 풀렸는 지

 

계속 욕을 하며 머리채를 쉽게 놔주지 않았다.

 

 

난 그때 분명 들었다.

 

한 여자가 파출소차에 타려고 문을 열며

 

"와... 완전 어이없네! 경찰들 올 때 되니까

그냥 존.나. 쳐맞기만 하네. 와, X발년!"

 

 

이라고 하는 것을.

 

 

-_-

 

 

 

 

파출소에 가서 밝은 불빛 아래서

 

최양을 바라보니

 

생각보다 너무 심각했다.

 

머리를 네 여자한테 너무 많이 뜯겨서

 

두피 곳곳이 피가 맺혀있었고

 

최양이 자기 손으로 살살 당기는데도

 

머리가 계속해서 뽑혀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최양은 손거울을 보며

 

머리 어떻게 하냐며 눈물을 흘렸다.

 

최양 우는 거 처음 봤다.

 

 

소주행사였던 최양.

 

머리랑 얼굴 상태때문에

 

출근을 못하게 됐다며

 

순간 폭발을 하려다가

 

급 자신을 차분하게 절제시키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이때 여자들의 심리전을 지켜보며

 

여자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 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술집에서 그토록 살벌하게 욕을 하고 치고박고 싸우던 그녀들이

 

파출소 안에서는 너무나도 정중하게 존대말로 언쟁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시면 안되죠...?

 

그쪽이 먼저 그러셨잖아요?

 

제가요? 잘못 보셨나보네요.

 

제가 안 그랬는데요?

 

아~ 그러시구나. 등등

 

 

 

파출소에서 소리 높여봤자 좋을 게 없다 생각했는 지

 

그녀들은 말싸움을 하되

 

아까 피터지게 싸웠던 여자들과 정말 동일인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100분 토론처럼 정중하게 언쟁을 펼쳤다.

 

정말 그녀들의 가증스러움에 소름이 돋았다.-_-

 

연말에 레드카페트 밟을 기세였다.

 

 

 

파출소에서 이례저례 경위를 조사하면서

 

먼저 머리채 잡고 때린 거랑

 

일방적인 쪽수때문에 그런 건지,

 

조금씩 4명의 여자들한테 불리해져가는 흐름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술집에서 소주병을 뒤로 숨겼었던 여자가

 

전세를 역전시킬려고 했는 지

 

갑자기 쌩뚱맞게 가만히 있는 나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저 아저씨가 의자들고 때릴려고 했다며.

 

 

아~놔.

 

-_-

 

 

근데 다행히 같이 따라온 여사장과 최양 남친놈이

 

이 여자에게 바로 반격을 가해주었다.

 

 

"그쪽은 소주병 들었잖아요?

뒤로 숨겼던 거 다 봤거든요?"

 

 

날 공격하려 했던 소주병녀는

 

여사장과 최양 남친에게 역관광을 당하고

 

바로 구석탱이로 가서 쭈구리가 되었다.

 

 

아무튼 쌍방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파출소에서는

 

네명의 여자에게 잘못의 비중을 조금 더 두었고

 

최양한테 적당선에서 합의하라고 권유하였다.

 

 

소주병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180도 확 바뀐 태도로

 

우리쪽으로 다가와 최양에게 언니라고 했다.

 

 

"언니. 저희도 많이 맞았잖아요.

언니, 우리 좋게 끝내죠?"

 

"언니? 제가 왜 그쪽 언니에요?

저보고 어린년이라고 할 땐 언제고.

절로 꺼지세요. 짜증나니깐."

 

"언니. 경찰서까지 갈 거 뭐 있어요.

우리 솔직히 쌍방이잖아요.

언니가 저희 더 많이 때렸어요. 사실."

 

"절로 꺼져 있어라."

 

"언니! 그러지 마시고..."

 

"아~ 짜증나! 아저씨!

이렇게 피의자가 피해자쪽 막 오게 해도 되는거에요?

저 피해자잖아요. 좀 막아줘요!"

 

 

 

소주병녀도 감정절제가 대단했다.

 

일단 후퇴하기로 하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최양은 냉정했고 합의는 절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살만 당겨도 술술 뽑히는 머리채를

 

경찰아저씨들 앞에 한뭉치 올려놓았다.

 

 

최양은 또 한뭉치를 스르르 뽑아내더니

 

나에게 귓속말로 '저년들 앞에 놓고 와.' 라고 하며

 

내 손에 살포시 쥐어주었다.

 

 

제...제길...-_-;;;;;;;

 

 

 

난 네명의 여자들 발 앞에

 

최양이 준 머리채 뭉치를 툭 던져놓고 왔다.

 

그러자 최양이 경찰분들과 네 여자들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당신들 같으면 합의하겠어요?"

 

 

네명의 여자들이 번갈아가며

 

많이 수그리는 태도를 보였지만

 

최양은 네 여자들의 얼굴도 쳐다보지도 않고

 

"그만하세요."

 

"조용하세요."

 

"더 짜증날라 그래요."

 

를 반복할 뿐이었다.

 

 

최양은 A4용지 하나를 가져와

 

앞에 탁자 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계속해서 뽑혀나오는 머리채를 쌓아놓을 뿐이었다...

 

 

 

결국 그날 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경찰서까지 넘어가게 되었다.

 

경찰서에서는 최양과 4명의 여자들만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경위조사를 받았다.

 

 

 

결국 그날 밤.

 

경찰서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일요일에 다시 오라고 했다.

 

나까지.-_-

 

 

일요일에도 합의를 못보게 되면

 

그 자리에 일행으로 있었던 나까지

 

벌금처럼 50만원(정확한 액수는 기억이 안남)

 

을 내야될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억울했다.

 

솔직히 아무 짓도 안했는데...

 

최양은 계속 자기머리를 보라며

 

죽어도 합의 안봐줄거라고 해서

 

내 애간장을 타들어가게 했다.

 

 

더구나 당시 한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됐던 나.

 

그 회사는 평일에만 쉴 수 있고

 

주말이 가장 바쁜 회사였다.

 

그런데 일요일에 경찰서 가야되서 빠져야 되다니...

 

그렇다고 이유를 경찰서 가야된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고...

 

 

경찰서 이야기는 회사에 철저히 숨기고

 

아주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결혼식을 가야된다고 뻥을 쳐서 간신히 빠질 수 있었다.

 

대신 주중에 휴무를 반납한다고 했다.

 

물론 신입사원이 주말이 가장 바쁜 회사에서

 

일요일에 결혼식을 가야된다고 빠졌으니...

 

난 초장부터 선배들에게 미운털도 박혀야 했다.

 

 

 

일요일.

 

최양은 그 지짐이 남친과 헤어진 상태였다.

 

궁금했지만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어느정도 알 것 같았다.

 

 

경찰서 들어가기 전에 앞에 부대찌개집에서

 

최양과 밥을 먹었다.

 

부대찌개를 시켜놓고

 

머리 좀 어떻냐고 물으니

 

최양이 야구모자를 벗어보였다.

 

 

며칠 지나서 좀 나아졌을래나 했는데...

 

머리가 듬성듬성

 

생각보다 너무 심각했다.

 

 

"딱지 떼지마... 머리 안 난다."

 

"아... 짜증나. 그년들 다 죽여버리고 싶어...

머리 이게 뭐야..."

 

 

최양이 예상한 것보다 머리 상태가 심각해서

 

본인도 좀 놀랐는 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정말 서럽게 울었다.

 

 

"야... 분위기 안 맞게 부대찌개집에서

왜 이렇게 서럽게 울어...?"

 

"머리 이게 뭐냐고...? 아...짜증나 진짜..."

 

"울지마. 누가 보면 내가 너 때린 줄 알겠다."

 

"아흑... 내 머리 어쩔거냐고...흑흑..."

 

"야, 짱이 울면 어떡해."

 

"시끄러...흑흑...으흐흑... 아...내 머리..."

 

"야, 근데 너 싸움 진짜 잘하더라."

 

"흑흑...으흑흑... 막걸리만 안 먹었어도...

나 원래 더 잘해...흑흑..."

 

"......"

 

 

 

그날 1시까지 경찰서로 오라고 했는데,

 

최양이 죽어도 합의 안 본다고 뻐티는 바람에

 

밤10시가 되서야 겨우 집에 갈 수 있었다.

 

경찰서에서 무려 10시간이나 있었다.-_-

 

나중에는 내가 오히려 상대방 여자들보다

 

더 애절하게 빌었다.

 

 

결국에는 의남매 오빠인 내가

 

회사이야기에...50만원 벌금에...

 

제발 나 좀 살려달라고 애원했더니

 

거기에서 마음이 조금 움직여서

 

극적으로 합의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최양은

 

네 여자에게 큰 돈을 받았다.

 

최양은 자기 머리때문에 한달 넘게 출근 못하게 됐다며

 

원래는 더 받아야된다며

 

끝까지 불만스러워했지만...

 

 

하지만 최양이 날라다니며 네 여자를 유린하는 장면도 봤고,

 

거의 쌍방이다 라고 생각한 나로서는

 

최양이 너무 큰 금액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양의 머리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네 여자들도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날 밤에 최양은 택시에 타더니

 

인사하는 나에게

 

"오빠, 미안해. 나때문에. 고생했어."

 

라고 말을 했다.

 

 

택시가 떠났고

 

뭔가 이상하게 최양의 마지막 말이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처럼 말이다.

 

 

 

 

그날 이후

 

그 아련한 느낌이 맞는 지

 

이상하게도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최양과 점점 멀어져만 갔다.

 

무언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갔다.

 

 

나도 지짐이 일과

 

경찰서 10시간의 악몽때문에

 

너무 질려서 그런 지

 

굳이 최양이 찾지 않는데

 

연락하기가 솔직히 좀 꺼려졌다.

 

만나면 늘 최양과는 술자리일 뿐인데

 

또 그런 일 생길까봐 두려운 마음에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늘 남자친구가 있던 없던

 

술먹고 싶을 때마다 늘 나를 찾았었던 최양도

 

나에게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

 

 

'나한테 미안해서 그러나...?'

 

'내가 당연히 자기를 피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한달...

 

세달...

 

일년...

 

 

그날 이후 최양과 난

 

단 한통의 문자도 나누지 않았다.

 

가끔은 그리웠다.

 

늘 붙어다녔었으니까.

 

그리고 같이 마트에서 일할 때는

 

내가 잠시 마음을 두었던 여자이기도 했고.

 

 

그리고 보기 드물게

 

내가 오빤데

 

자기가 더 번다며

 

늘 술자리에서 술을 사려고 했던 멋진 여동생.

 

 

아... 결코 술값을 잘 내서

 

멋지다고 하는

 

 

거 맞다.-_-

 

 

 

주변에 지는 한번도 안 쏘고

 

뺀날 오빠가 쏘는 거죠? 라고만 하는

 

얌체 여동생들만 상대해왔던지라,

 

지가 더 번다고 술값 못내게 하는 최양은

 

정말 신세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지짐이에서의

 

4 대 1 혈투가 진정 신세계였다.

 

 

보고싶기도 했다.

 

그립기도 했고.

 

그런데 나도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문자 한 통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2007년 겨울에서

 

2008년

 

2009년

 

2010년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갔다...

 

 

 

그러던 2010년 어느 늦가을 밤.

 

밤 10시쯤이었나?

 

비가 오던 늦은 밤으로 기억이 된다.

 

거의 3년만에 최양이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3년만에 연락한 인간이

 

한창 친했을 때 그 말투 그대로

 

마치 늘 만나왔던 것처럼

 

무작정 나오라고 했다.

 

 

오랜만이야.

 

반가워.

 

잘지냈어?

 

라는 인사는 모두 생략하고.

 

 

무조건 나오라고 했다.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너무 오랜만이고

 

너무 반가웠는데도

 

웬지 모르게 나가기 싫었다.

 

더구나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

 

 

2007년 겨울 지짐이 사태가

 

웬지 또 반복될 것 같은

 

뭔가 불길한 느낌.

 

 

 

하지만 3년만이다.

 

안 나갈 수가 없었다.

 

최양한테 가는 버스 안에서

 

잠시 옛날에 있었던 최양과의 여러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지짐이 일 빼고-_-

 

 

'아... 3년이나 연락을 안 했네.

난 서른살이 됐고...

최양도 스물세살 어린 아가씨였는데

이제는 스물여섯이나 됐겠구나.

술 좀 줄었을래나? 이제는 짱 모습 좀

사라졌을라나?'

 

 

 

최양이 가는 길에 전화를 한번 더 해왔다.

 

그리고는 조금은 예상치 못하게

 

치킨집으로 오라고 했다.

 

비오니 들어가 있겠다며.

 

 

다행이었다.

 

최양이 오라고 한 치킨집은

 

아주 작은 크기의 호프였다.

 

최양이랑 시비붙을 사람이 없는 환경이란 것이

 

날 너무 안도하게 만들었다.

 

 

최양.

 

치킨집 사장님이랑만

 

안싸우면 된다.

 

-_-

 

 

 

XX호프.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구석자리에 최양이 앉아있었다.

 

3년만에 만난 최양.

 

여전히 긴 생머리.

 

 

생각보다 술이 많이 취해 있었다.

 

날 보며 너무 오랜만이라며 베시시 웃었다.

 

난 최양을 보자마자

 

앉으면서 몰래 그녀의 정수리쪽을 슬쩍 바라보았다.

 

다행히 빼곡했다.

 

3년동안 가끔씩 궁금했었다.

 

과연 머리가 다시 났을까 하고.

 

 

"대머리 안됐네? 머리 완전 원상복구 됐네!"

 

"하하하...참. 오빠~ 그게 언젯적이야. 푸훕."

 

"술 많이 취했네? 어디서 막걸리 먹었어?"

 

"아니... 소주 먹었는데?"

 

"헛... 소주먹고 취했어?

너 막걸리에만 취하잖아?"

 

"몰라... 오빠. 요즘엔 소주 먹어도 취해... 잘..."

 

"말도 안돼... 그 주당이..."

 

"나 옛날 같지 않아. 나도 늙었어..."

 

"스물여섯이 서른살 앞에서!"

 

"오빠~ 여자 나이 스물여섯이면

남자 나이 서른이랑 똑같은 거야."

 

"아하하...그래? 그나저나 치킨 시켜?

이래갖고 더 먹을 수 있겠어?"

 

"응... 시켜. 나 치킨 먹고싶다..."

 

 

 

그런데 옛날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는 없었는데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우리는 왜 3년간이나 문자 한통 한번 하지 않았는 지

 

서로에게 묻지 않았다...

 

 

 

맥주500을 반쯤 먹었을 때 였나?

 

최양이 닭다리를 입에 문 체로

 

갑자기 미친듯이 온몸을 부르르 떨며 우는 것이 아닌가.

 

 

'아~놔! 이 냔이 못 본 사이에

술도 약해지고 이상한 주사가 생겼네!-_-'

 

 

 

"야! 너 짱이잖아. 왜 울어?"

 

 

최양은 닭다리를 계속 문 체로

 

아무 말 못하고 정말 서럽게 우는 것이었다.

 

 

"야, 새로 생긴 주사야? 닭다리 입에 물고 울기?"

 

 

장난으로 풀려고 했는데

 

최양이 거의 통곡 수준으로 울어서

 

더이상 가볍게 말을 던질 수가 없었다.

 

잠시 뻘쭘하게 우는 최양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닭다리 문 체로 울어대서

 

침이 너무 흘러나와서 닭다리를 입에서 빼내는 것 외에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왜 우냐고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울보가 3년전 4 대 1로 싸운 여자가 맞나?'

 

라고 드립을 칠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최양이 너무 서럽게 울어서.-_-

 

 

 

그렇게 10분 정도가 흘렀다.

 

최양이 울면서 예상치 못한 말을 해주었다.

 

 

"아빠가 오늘따라 너무 보고싶어...으흐흑..."

 

"......"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양은 한달 전에

 

아버지 상을 치룬 상태였다.

 

 

아빠 보고싶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며

 

너무나도 서럽게 울기만 해서

 

어쩌다 돌아가셨냐고 도저히 물을 수가 없었다.

 

 

 

치킨을 거의 손도 안대고

 

최양과 난 호프에서 나왔다.

 

늦가을의 빗줄기가 더 굵어져 있었다.

 

난 최양과 택시를 타고

 

정말 오랜만에 최양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날 이후

 

또 다시 3년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저번과는 달랐다.

 

너무나도 큰 슬픔에 잠겨있는 사람을

 

도저히 위로해줄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게 두려웠나 보다.

 

그날 너무나도 서럽게 울던 최양의 모습에

 

가슴이 너무 아려와서 오히려 연락을 하는 것이 두려웠다.

 

 

 

카톡 프로필사진 등으로

 

최양의 안부를 확인했다.

 

가끔 상태메세지에

 

그 주당이

 

금주 라고 써놓기도 해서 놀래키기도 했고...

 

오로지 자신만을 믿는다고 했던 독고다이 최양이

 

교회를 나가기 시작한 것인 지

 

가끔 상태메세지를 성경구절로 해놓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남성편력이 있었던 최양은

 

정말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인지

 

한 남자와 오래 연애를 하더니만

 

 

어느날

 

상태메세지로

 

결혼날짜를 해놓은 것이었다.

 

정말 행복해보였다.

 

3년 전 슬픔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 연락을 3년만에 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와! 이 오빠 보게. 3년만에 연락해놓곤

늘 봤던 사람처럼 너무 편하게 대하네. 날?"

 

"너도 3년전에 그랬잖아."

 

"아~ 그랬나?"

 

"지금도 술 좋아하니?"

 

"아니. 1년 전에 끊었어."

 

"우와! 진짜?"

 

"오빠도 끊어."

 

"싫어. 나 술 가르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끊으래?"

 

"미안."

 

 

 

 

최양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XX역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고깃집 사장이 술을 끊다니.-_-

 

 

2주 전쯤에 최양이 남자친구와 운영하는 고깃집에

 

친한 남자후배와 고기를 팔아주고 왔다.

 

조금 한가해져서 최양네 예비부부와 잠시 술 한잔을 기울였는데

 

정말 최양은 술을 끊었다며 사이다만 먹는 것이었다.

 

그녀의 옛날 모습을 아는 나로서는

 

사이다를 홀짝거리는 최양의 모습은 그저 경이로울 뿐이었다.-_-

 

 

 

올해 29살.

 

이제 곧 서른이 되는 최양은

 

달라져도 너무 달라져 있었다.

 

너무 철이 들고 차분하게 변해버리니

 

좀 재미가 없고 최양같지 않았다.-_-

 

 

그런데 그런 그녀의 달라진 모습에

 

내가 잠시 감을 일고

 

남친 앞에서 술취해서는

 

2007년 지짐이에서의 4 대 1 맞짱 신화 이야기를

 

좋다고 떠들어댔고...

 

 

 

최양 남친이 옆 가게 사장이 할말 있다고 불러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콰악!

 

 

"크으윽...!!!!"

 

 

최양의 손이 전광석화처럼 날라와

 

내 모가지를 잡았다.

 

 

"아~놔! 이 오빠가 완전히 감을 잃으셨어.

남친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미...미안해...케..케켁..."

 

 

 

최양은 달라진 게 아니었다.

 

시집 못갈까봐 

 

달라진 척 하는 것이었다.-_-

 

 

 

이제 곧 결혼하는 최양.

 

신부 입장할 때

 

 

"신부 학창시절에 짱이었다!"

 

 

라고 외치고 이민갈까 생각중이다.

 

 

 

 

지금 진지하게 고민중.

 

-_-

 

 

 

 

참고로

 

최양.

 

제가 지금 자기 갖고 글쓰는 지

 

전혀 모릅니다.

 

 

 

두려워서

 

더 이상은 못쓰겠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아! 글을 마치기 전에

 

이 글이 과연 실화일지 글쓴이 창작물일지

 

궁금하셨죠?

 

실화 아닌 줄 아셨죠?

 

 

 

 

 

 

 

 

[실제 최양과의 카톡 캡쳐]

 

 

 

 

 

 

 

 

 

 

 

 

 

이 카톡 캡쳐

 

최양이 보면

 

바로 자기 글인지 눈치 챌텐데

 

조금 조마조마 하네요.더위

 

 

저 별일 없겠죠?ㅋㅋ

 

 

 

 

 

 

 

그 동안 최양이야기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끝]

 

 

글쓴이- 활화산.

 

 

 

 

많이 부족했던 저번 글

(물론 이번글도 많이 부족부끄)

재밌다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추천 많이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짱

 

 

댓글 78

톢I오래 전

Best드디어 올라왔네요! 재밌게 보고 가요 ㅋㅋㅋ

휴화산오래 전

2시간걸렷네요 ㅋㅋㅋㅋ너뮤잼썻음 글또써주세욬ㅋㅋㅋㅋㅋㅋㅁ

운아오래 전

헉..1월인데도 안계시네..ㅠㅠ

오래 전

아니 활화산님이다!

446오래 전

글이제 안올리시나 너무재밌게 잘봤던 1人인데

무렁무렁오래 전

한달이 지났는데 돌아와요 ㅠㅠㅠ

큭큭오래 전

매일 기다려용~다음 이야기 올려줘용

ㅇㅇ오래 전

헉 최양 나랑 동갑이었어ㅋㅋㅌㅋㅋㅋ 근데 활화산님 예전에 화산폭발열혈남아(확실하진 않지만)라는 닉넴으로 글쓰지 않으셨나요? 그때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ㅋㅋㅋ여자애가 무릎에 타고 놀았다는 주유소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는ㅋㅋ

비댓오래 전

필력보소... 글을 정말 빠져들게 쓰시네요ㅋ

오래 전

댓글들.. 읽기 싫으면 읽지마세요^^ ㅠㅠ 활화산님 다음글 올려주세요

아줌마오래 전

ㅋㅋㅋ 이제야 봤어요. 애키우느라 바빠서. 오늘은 애는 자는데 남편이 깼어 ㅋㅋㅋㅋㅋ 왜웃냐고 번역해달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남편 외국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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