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일지) * 이거 명언이에요? *

irish152013.11.17
조회256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책상에 앉아서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닌,

생각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쓰여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배달을 마친 후 기름을 넣기위해 늘 가던 주유소에 들렀다. 큰 키에 해맑은 인상의 젊은 주유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처음보는 얼굴이다. 아르바이트생인 듯 했다. 오토바이에 주유를 하는 동안 그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줄곳 머물러있었다. 나는 그가 주유하는 동안 딱히 시선을 둘 데가 마땅치 않아 그런 자세를 취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동상처럼 굳어져 있는 그 모습이 왠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치 뭔가에 몰입해 있는 표정이랄까. 그의 시선이 머문 곳. 그곳은 내 오토바이 앞에 매달린 메모지였다. 설마..

 

주유가 다 끝나자 그가 나에게 대뜸 묻는다.

그 / (메모를 가리키며) “이게 뭐예요? 명언이에요?..”

나 / (엥? 웬 명언?..) “..그냥.. 일하면서 쓴 이런저런 메모에요.”

그 / (웃으며) “아... 좋은 글이네요!”

나 / (헉!) .........

 

혹시나 했는데.. 그는 메모지에 적힌 내 글을 다 읽고 있었던 모양이다.

순간 어찌나 쑥스럽던지.. 에구... -.-;;; 

 

 

 

*

월간 ‘좋은생각’에서 또다시 전화가 왔다. 내 글이 채택되어 내년 신년호에 실어주겠다고 한다.

근래들어 중랑구 소식지, 서울의회지, 샘터, 좋은생각에 이어 벌써 5번째다. 나에겐 의미있는 일들이라 감사할 따름이다.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한 요즘이다.

배달 중 잠깐 쉬며 마시는 자판기 커피 한 잔에도 삶의 온기를 느끼듯 사소한 것에도 감사해하고, 적막한 어둠 속에서도 홀로 불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처럼 내가 바라는 삶의 의미를 묵묵히 지켜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사는대로 생각하는 삶이 아닌, 생각대로 사는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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