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웃대, 쟈도르
" 학교 안갈거니? 얼른 일어나 " 아침일찍부터 나의 단잠을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난
다시금 안심한다.. ' 아 꿈이었구나... ' 요새들어 부쩍 악몽을 자주 꾼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날마다 달라지는 꿈의 내용은 날이 갈수록 나를 더 옥죄어 오고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어떨때는 꿈에서
깨어났는데도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해 한참 뒤에야 꿈에서 깬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내 이름은 김우빈.
고3 이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항상 똑같은 하루를 맞이한다. 잠에서 깼지만 아직 잠을 더 자고 싶다고
아우성 치는 몸을 잠시 다독이듯 5분에서 10분정도를 침대에 누워 잠시 공상을 한다. 어느정도 정신이
차려졌다 싶으면 그때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간다. 그리고 욕실로 향해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곧장
다시 내방으로 들어가서 교복을 입고. 시계를 본다. ' 오늘은 아침 먹고 가도 되겠다. ' 시간에 쫓기느라
아침을 거르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나는 가끔 이렇게 아침을 먹을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내몸은 내가 챙겨야 하는것이기에.. ' 엄마 밥줘 ' 식탁에 앉아서 엄마가 밥을 주길 기다린다.
물을 한잔 들이키고, 밥통에서 갓 나온 따끈한 밥을 한술 두술 정도 뜨고. 시계를 본다. 지긋지긋 하다..
왜 항상 시간에 쫓겨야 하는지. 밥을 먹다가 시계를 보고 조금이라도 늦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곧장 난
식사를 중단하고 가방을 들춰메고선 바로 신발장으로 향한다.어김없이 엄마는 뒤에서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을 하고. 난 알겠다는 대답을 대충 해버리곤 집을 나선다. 추운 겨울의 칼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면서
드는 생각은 단 한가지다. ' 아 로션을 안발랐잖아 아이씨.. ' 땡긴다.. 누군가 뒤에서 내 얼굴을 좌악
당기듯.. 너무 피부가 땡기지만. 어쩔수 없다. 지각을 하면 안되니까...
한참을 달려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뒤에. 난 다시 시계를 본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잠시 앉아
버스가 오길 기다리면서 나는 생각한다. ' 이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는 뭘까. ' 나를 위해 하는 공부일까
부모를 위한것일까... 그리고 또 생각한다. 나는 누구일까...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와 또 잠깐의 공부를 하고 잠이들면.. 다시 악몽이 시작되겠지..
" 잠시후 도착 버스는... " 버스 도착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저절로 몸이 일어선다. 버스에 올라타
카드를 찍고 한적한 노약자석에 내 엉덩이를 붙인다. 그리고 다시 멍 하니 생각을 한다... " 이번 정류장은.. " 버스 안에서도 음성이 흘러나온다. 여기서 내려야 한다. 학교 앞에 내려 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 안으로 들어섰고. 교실로 들어가 내 자리에 앉아 교실 안 풍경을 살핀다.. 저들끼리 노닥거리며
화장품 얘기로 열을 띄고 있는 여학생들.. 게임 얘기로 흥분한 친구들.. 난 그런 풍경을 보다가 잠시
화장실로 향했는데.. 거울속 나를 보며 문득 생각이 났다.
" 이 거울속엔 다른 세상이 있을까... " 멍 하니 거울속에 비친 내 얼굴을 살피다가 난 그것을 보고야
말았다. 거울 안에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있는것을... 잘못 본것일까... 방금 난 분명 보았다... 내 옆에
무언가가 서있는 모습을.. 아무리 눈을 씻고 다시 봐도 거울속엔 내 모습 말고는 아무도 없다.. 그래..
피곤해서 헛것이 보인거겠지. 생각하며 나는 다시 교실로 향한다. 역시나 지루한 1교시의 시작종이 울리고
또 시간은 계속 흘러서 마지막 수업을 끝내는 종이 교실에 울려퍼진다. 밖을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곧장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교실 밖으로 옮겼고, 아침과 같이 학교를 나가 똑같은..
버스 정류장에 앉아 공상을 한다. ' 아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 ' 그냥 공부는 그만하고 오늘은 자야겠다.
아침과는 달리 무거운 공기로 가득찬 버스에 내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또 내린다..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피곤한 표정으로 내 방으로 직행하고. 가방을 내려놓은뒤 바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잠이 든다... 그리고 또 악몽은 시작되겠지.... " 하 지겹다... 반복적인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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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라.... " 내 침대가 움직인다... 분명 커텐을 치고 잤는데 불빛들이 반짝인다... 엄마가 방에 불을
켜놓은걸까.. 뭐지... 그런데 침대는 왜 움직이는거지... 정신을 차리고 싶지만 몸이 맘대로 되질 않는다.
주변을 보니... 흰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를 바삐 옮기고 있었다. 아...! 병원... 이다... 그런데
내가 왜 병원에 있는거지.... 주변의 대화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난 믿을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으로 이송이 됐다니... 대체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머리는 깨질듯 어지럽고
몸은 말을 듣지를 않는다.. 슬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내 다리에서 피를 토해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그럼... 내가 여태 꿈을 꾼것일까....? ' 생각이 들면서 이 모든 일상들이 그리워
진다... 항상 엄마에게 무뚝뚝하게 알겠다고만 대답해버렸던 나의 모습... 아침마다 학교에 늦을까
바삐 달리는 나의 모습.. 친구들이 노닥 거리는 모습.. 이 모든게 다 꿈이었단 말인가... 그럼 나는 지금
죽는건가.. 아니.. 죽어가는 것일까...? 아... 머리가 아프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내 귀에 속삭이듯 말을 건네왔다... " 당신은 살아있습니까? " 난 수천번이고
외치고 싶었다. 난 아직 살아있다고... 하지만 그 누군가는 내 속마음을 꿰뚫어보기 라도 하듯..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내게 말을 했다. " 당신은 죽었습니다. " 아.. 아니야 이럴순 없다구..! 난 아직
더 살아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치자... 그는 내게 다시 물어왔다...
" 흠.. 그럼 당신은 현실속에 존재하는 인물입니까? " 뭐지... 이 기분나쁜 느낌은... 난 그가 그렇게
말을 하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난... 사고를 당했고, 내가 본 모든것들은 죄다...죽어가는 과정에서
후회스러운 기억을 되짚고 있었다는 사실을...
' 당신은.. 현실속 존재하는 인물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