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하차? 하지마라

김레온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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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반말이 편하기에 반말로 쓰겠다.

 

 

본인은 20대의 푸른 청춘을 보내는 내년 군대가는 남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삶은 살고,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만큼 파란만장 한 수컷은 없다고 감히 말하겠다.

 

본인은 5개월 공장에서 알바로 활약한 전례가 있다.

CNC라는 기계로 재료를 깎는 건데...이건 냅두고...

 

공장을 그만둔지 어언 2개월, 나는 띵가띵가 백수로 집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돈은 이미 돈대로 다썼고, 그냥 군대 갈 나날만 기다리며 새벽 3시에 자서 낮 3시에 일어나는 잉여 닝겐이였지.

 

누구들은 택배 상하차 경험이 있는 줄로 알겠다.

여기엔 많은 닝겐들이 있으니까.


공장에서 알바로 5개월간 뛰고, 나름 체력과 힘에 자신이 있다고 자부한 나는 친구와 함께 상하차 하러 갔다.


친구녀석은 군대를 다음달 17일에 들어가기전에 돈을 기본 50만을 모으는게 목표라고 했다.

......그런데...


11월인데, 겨우 11월이다. 비록 월 말쯤이겠지만, 뭔놈의 날씨와 오바람이 게거품을 물었는지 날씨가 그냥..... 그냥 존121@내 추웠다. 그냥 추웠다.

속으로 와시X잠깐만하며 출석을 부르는 것을 기다리며, 찬 바람을 맞고서 담배를 피며 6시 반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다들 나보고 말랐다고 하고, 내가 보기엔 좀 말랐지만...5개월간 다져진 공장의 일, 그 일 쓰는 근육은 또래의 누구보다도 튼튼하다고 자부하는데, 이게...정말로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정말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되어버리는 거다. 뭐 나는 요령을 공장에서 배운걸 써먹으면서 하는데, 이게 시간도 시간인데, 지구력도, 체력은 물론, 아드레날린이 떨어지니까 입에서 단내가 나는거지.

5개월간 근무했던 그 공장에서 나는 철야(오전 8시 기준으로 해서 다음날 오전 10시에 퇴근했었음)를 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를 생각하면 난 정말로 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런데...
그때는 정말로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나는 남자다. 나라를 지키러갈 몸이다.' 라며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스스로 '한다. 해내고야 만다.' 이렇게 중얼거려서 공장에서 철야를 해냈다. 그때는 같이 일했던 사람들도, 나도 승리자였지.

 

근데, 오늘 택배 상하차를 하면서 나는 비로소 느꼈다.


『난 아직 멀었다고 말이야.』


그때 철야를 했던 것처럼 정신력으로 버텼냐고? 아니다. 걍 욕을 바가지로 해대는 정직원들의 눈치와 이미 시체가 되어 하얗게 불태워버린..근성조차 단명해버린 보잘 것없는 이 육체, 몸뚱아리로 버텼다.


그거 마저 버틸 수가 없자, 중단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그 말이 떠올랐다.
그래, 시간만 지나면...시간만 지나면... 이러면서 겨우 그렇게 또 버텼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게....일의 강도에 비해서 주는 일급이 더럽게 짜다.

그리고 지금이 김장 시즌이지? 그래 수많은 쌀포대와 소금 포대, 그리고 망할 멸치액젓들!!!

사과박스? 그것은 전초에 불과하고, 아이스 박스에 담겨진 뭔지 모를 김장 재료 등등....
그것들은 나를 능욕했다. 내 눈 앞에서 빌리 형님의 멋진(?) 레슬링을 보는 것마냥....

지금도 내 입에서 영혼이 빠져나갈 것같다.

암튼 너네 이제 갓 20대된 수컷들아 보고 있냐? 절대로 하지마라. 절대로. 설령 내가 고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AVGN이 가장 싫어했던 전설의 망작, 실버서퍼 게임같은 택배 상하차는 제발 하지마라.

 

뭐? 정신을 차린다고 상하차를 한다고? 목표를 이룬다고?

지역에 따라서 모르겠는데, 너넨 7만 받으려고 몸 버릴래? Ang?

내가 후기글들을 읽어봤는데, 운동도 되고 사회 경험 및 정신을 차릴려는 계기로 했다고 하는데....내가 봐서는 정신이 아주 그냥 박살난다.

 

정신을 그냥 블랙홀에 집어넣어버린 것같다.

그리고 이거 또 안 좋은 점이 있다.

모든 3D 노동이 그러하듯, 육체가 힘들다는 것을 결코 제외 할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은 익숙해지면 그만이지만...택배 상하차는 근육, 체력, 지구력, 기력...모든 것을 소모하는 노동이다. 그것을 단기간내에, 그것도 6일 만근으로 했다간 몸이 무리가 와서 금방 몸살 난다. 체력 좋다고 하는 사람도 이놈의 택배 상하차 노동에 제풀에 지쳐 쓰러지기 마련이다.

 

그거 아냐? 인력 사무소에 가서 일을 받아서 일급을 받으면 기본이 8만에서 10만이다. 이것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며칠동안 일을 하면 정신을 차린다. 모든 일들이 쉬워보인다..라고 하는데, 개소리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있냐? 쉽다고 하는 것은 그것은 이미 그 일에 익숙해졌고, 그 분야에 요령이 있다는 거지.

 

근데 택배 상하차는 절대로 요령이 없어. 물풀은 드는 요령은 있지만, 그 12시간을, 그 토악질 나올 것같은 노동의 그 순간은 절대로 요령이 없다. 그냥 미칠 수 밖에 없어.

 

정말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거다. 그걸 1년 내내하는 녀석은 틀림없는 슈퍼 히어로다. 맨 오브 스틸이라고. 레알

돈이 궁해서, 또는 돈에 욕심이 있어서 한다고?
나같으면 그냥 공장 뛰겠다. 그게 더 낫다. 돈도 제법 모이고, 밥도 개꿀맛인 공장도 있어.

경험을 쌓겠다고 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아...그건 경험이 아니라, 능욕이다. 진짜다.

너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의지가 약한 놈, 힘든 거 했다고 쫑알 대는 놈....등등 이겠지.

하지만 난 경험자다. 의지고 뭐고 다 족구하라 그래. 이건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


그래 C발 한번쯤은 괜찮다. 돈을 모을려고 택배 상하차 하는 것을 그만둬라고 이렇게 글을 쓰지만, 내가 정말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이것을 당장 알고 싶으면 그놈의 택배 상하차. 도전해봐도 좋다. 다 좋다. 젊은 혈기, 패기! 음! 좋다..


근데, 정말로 후회하지마라. 레알

도전하는 그 순간, 도망가지마라.

 

칼을 뽑았으면 무...아니, 우엉이라도 베어야지 않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