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어플로 제발 아무나 만나지 마세요

김지은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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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어플로 제발 아무나 만나지 마세요


1년여간 만난 남자가 있었습니다

소개팅으로 만난 사이지만 저희 둘 다 20대 후반인지라 결혼을 염두해두고 만났고

조금 있으면 상견례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직업이나 성격상 남여 가릴 것 없이 연락하고 만났고

저도 피곤하게 의심할 바엔 믿어주자, 하는 편이라 구속하지 않았습니다

 

이 남자의 특징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화장실에 씻으러 갈 때, 담배를 피우러 잠깐 밖에 나갈 때도 늘 휴대폰을 들고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이상하게 생각해서 투정도 부리고 다투기도 해봤는데

저를 만나기 전부터 그랬다길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그러길래

습관이겠거니 하고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와 저와의 사이는 변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

여자의 직감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직감이 너무 늦게 발동한 것 같네요

전 헤어질 각오까지 하고 불시에 그 남자에게 직접 비번을 풀도록 하여 

처음으로 휴대폰에 있는 모든 내용을 보았습니다

 

스마트폰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소개팅어플이 많이 생겨났지요

이 남자는 그런 어플들을 보며 저한테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런거 절대 하지마'라고 하고는

저 몰래 그런 어플들에서 이른바 썸녀들을 만나왔던 것입니다

 

그 썸녀들에게는 늘 같은 형식이더군요

(카톡과 어플에서 주고받은 메시지 등등 모두 확인했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는 1년 정도 됐다

그 후에 만나는 여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짧게짧게 만났고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지금도 연락하는 사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너라면 다 정리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우리 만나보자

 

뻔뻔한 이 남자는 그 여자들과 단치 친구로 만난 거고 얘기를 나눴던 것 뿐이지

관계를 가진 것은 아니기때문에 바람 피운 건 아니라고 합니다

자기는 외로움을 많이 타서 그냥 친구가 필요했다고 말하더군요

(저희는 직장 여건이 다르고 거리도 많이 떨어져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했거든요)

 

저는 그냥 기가 차서 헤어짐을 고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이렇게 쉽게 정리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고 싶네요

단지 그 휴대폰을 부수고 나오지 않은게 후회됩니다

 

여러분, 쉬운 인연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여자분들, 남자들이 쉽게 접근할수록 쉽게 넘어가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