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달린다..30대 실직 가장의 세월

한숨 세월에 묻고나서야20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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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려 한다..세상을 향하여 외치고 또 외쳐보지만 좌절하고 또 좌절하게 되어 버린다..

세상이라는 놈은 날 가만 두질 않는다..국내 굴지의 대기업S사를 다닐때만 해도 세상은 정말

만만하게 보았노라..세상의 모든 이들이 내 아래에 있었고 내 코는 높은 줄 모르고 세상을 밟았다고

생각 했었다..그리고 그 좋은 회사를 두고 나와서 내 사업이라는 것을 하며 세상을 알게 된다..

세상은 내가 함부로 잣대질 할 만큼 가볍거나 작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세상과 부딫히며 배웠다..

이제 37살..가지고 있는 것은 100에 15만원짜리 15평 아파트..그리고 아내와 아이들..

더욱이 사업 말아 먹으면서 생겨진 부채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꼬리표..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어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약 4개월 정도 집에서 허송세월 보내고 나니 남는 것은 부채에 더 얹어진 세금..전기 끊는다고

난리가 났고..전화기는 아예 되질 않고..거기다가 끝내 도시가스는 끊겼다..

세월만 보내고 나니 남는 것은 한숨 한자락...이것을 끝인가?라는 허무한 꼬리표들을 정리한다..

아내는 그리고 아이들은 나만 바라본다..

큰 아이 유치원비는 이미 4개월 정도 미납이 된 상태다..

집세 역시 5개월 가량 미납이다..주인 아저씨가 잘 보셨던지..아직은 말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데..라며 주섬주섬 일어서지만 일어설 힘 조차

세상은 내게 허락치 않는다..

신용불량 꼬리표 그리고 휴대폰도 끊긴 마당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막노동..

그래 그거라도 하자며 일어선 것인 벌써 두달 되어 간다..

막노동 한달 만근을 채웠다..막노동을 하며 세월을 곱씹었고 이를 악 물었다..

서울의 유명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과거...를 버렸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S사의 근무 했던 추억도 버렸다..

사업을 하며 38평에 살았던 좋은 시절도 나에겐 이제 없다..

지금 내 두손엔 한달간 하지 않던 일을 했던 굳은 살과 피멍 그리고

양 어깨엔 가족의 무게만큼 크게 자리잡은 끈자욱..

그렇게 빈손에서 200좀 넘게 받았다..한달을..그렇게 말없이 보냈다..

그리고 지금..

난 새벽 4시에 나와서 해장국집 알바를 시작으로 4시에서 8시에는 해장국집 알바로

9시에서 오후1시까지는 내 전공을 살린 컴퓨터 프로그램 알바..그리고 오후2시에서

8시까지는 다시 내 몸을 살리고 과거를 지우게 했던 막노동 비슷한 선적 알바를 띤다..

이렇게 해서 내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약 400 조금 넘는다..

이제 시작 해야지..하며 시작했던 일을 이제는 한달이 지나 그만한 돈으로 세금 틀어 막고

방세 지불 하고 아이 유치원비도 냈다..

난 다시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있다...9시에서 약 3~4시간 정도..할 수 있는 일거리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나온 과거의 환형에서 벗어날 수 없을것이라 여겨 더욱

옭아멘다..내 스스로 세상의 품에 안기는 어린 마음처럼 그렇게 아무 의심없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들녀석이 칭얼덴다..이제 4살인데도..참 똑소리 날 정도로 잘 키웠다..

다른 녀석들 같으면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더라도 뭐 사달라 조르는 데도..

우리 내일 저녁에 짜장면 시켜 먹을까? 라고 말을 했더니 돌아오는 말이 가관이다..

아빠 우리 돈 없자나...

4살박이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너무 황당하고 서글프다..

아무소리 않고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내가 내 손을

꼭 잡는다..아무리 힘들어도 믿고 있다고..설령 우리 식구 다 굶기고 거리로 내 몰리는 한이

있어도 가장인 날 믿고 있다고 하면서 말없이 내 손을 잡고 읊조린다..

이런..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란 단어라 세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