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편의점에서 알바하다 개쪽당했다.

다필요없고2013.12.07
조회4,722

나 지금부터 쪽팔린 썰 풀어볼테니까 잘들 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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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 즉 소위 말하는 '편돌이'임.뭐 수없는 진상을 보면서 일하고 가끔 떨어지는 폐기삼각에 조카 기뻐하며 삶.내가 일하는 시간은 3시부터 10시까지.
번화가 가운데 있는 편의점이라 유동인구가 많음요.근데 편의점에 사람이 안옮. 5시부터 6시까지 주변에 미술학원애들 밥먹으러 오는거 빼면 편함요.
그 나머지 시간은 거의 멍때리는걸로 하루를 보내고 있음.우리 사장 좀 까칠해서 노트북 쓰지 말라고 함.내가 꾸역꾸역 몰래몰래 쓰다가 결국엔 CCTV에 걸려서 사장 빡쳐서 카운터에 있는 콘센트 포스기 꼽는것만 빼고 다 막아버림.
그래서 하는거라곤 폰으로 인터넷이나 톡하는거나 노래 틀어놓고 멍때리는거 밖에 없음.
오늘도 평소와 다를거 없었던 하루였지.출근은 했다만 아직 내 정신은 우리집 내 방 침대속에서 나오질 않아서 멍때리고 있었어.그렇게 멍때리다 시계보니 체감 시간은 2시간은 갔는데 아직 10분도 안지났더라.그래서 결심했지. 노래나 듣자고.
편의점 알바 해본 애들은 알겠지만 매장에서 노래 틀 수 있는거 알지?나 밴드함. 베이스 치는 놈임. 기타도 좀 침, 드럼도 침.남자다. 여자들 연락 ㅈ...아니, 잡설 줄이고.
여튼간에 내가 있을땐 우리 편의점 거의 락페스티벌임.RATM, 메탈리카, 뮤즈, 라디오헤드, 헬로윈..장르 짬뽕해서 메탈이나 모던락만 주구장창 틀어댐.
근데 내가 Natural Born 넬빠 거덩.인디 1집때부터 넬 멤버들 조카 좋아함.인디1집 앨범 안산걸 내 평생 후회로 안고 살고 있음. (중고가 : 부르는게 값.)

한참 노래 흥얼대면서 듣는데.넬의 run이 나왔어. 투윅스 ost있잖아.
그게 멜로디가 너무 좋고 가사도 좋아서 평소에 완전 애청곡이었지.여기 있는 사람들중 그런 사람 있어?
노래 듣다가 나도 모르게 그거 따라부르고 있었던거.

그래. 좀 뻔한 이야기지만 나도 따라 불렀지.마치 내가 넬 보컬인 김종완이 된것마냥 갖은 저질 기교를 섞어대며.중요한건 내가 편의점에 있다는걸 까먹어 버린거야.
완창을 하고 그 여운에 빠져서 숨을 고르는데..어디서 '크커킄커커크컼ㅋ커ㅓ'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시간은 5시.

학원애들이 내가 노래 부르는걸 본거야.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이었는데.


시발 얼굴 벌개져서 애들 조카 쳐웃으면서 라면이랑 김밥 골라온거 계산하는데..죽고 싶더라 시발 ㅠㅠㅠ

하...나 그만 둬야겠지?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