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역에서 내 엉덩이 만진 무개념아저씨 편들던 무개념 아줌마

여자인게 죄?2008.08.26
조회146,297

톡 구경하다 클릭했더니 제꺼라서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이런 일로 홈피공개하기엔 ...

좋은일에 톡 되면 공개하겠습니다...^^

힘이 되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고 감동이고

그래서 버티고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

 

얘기가 길어질 지 모르겠습니다....

 

너두 억울하고 황당하고 눈물만 나네요...

제 생일이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아침에 눈을 뜨며

'올해 벌써 반이 흐지부지 지났으니 나는 오늘 새로 태어나는거야...'

하면서...

그런데 전 새벽에 다시 태어나자마자 오후에 바로 죽고 싶었습니다.

 

일이 있어 전철을 타고 신길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밟으려는 순간

내 엉덩이를 느끼하게 말랑거리며 쓸어내리던 그 묵직하고 더러운 느낌...

사람이 많으면 이리저리 밀치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그냥 넘길 상황이 있는 반면

지극히 의도적인 그 느낌...

그 시각은 오후 3시가 넘어서 신길역이라지만 결코 몸이 낑길정도로 북적대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산했죠....

옆에 느끼하니 정말 눈에 색기가 다분한 아저씨...ㅠ.ㅠ

저 성격 나름 온순합니다. 조그만 일에도 눈물 그렁그렁 한...

근데 그냥 넘기기엔 너무 수치스러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불렀습니다....

내가 그 아저씨를 무슨 생각으로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 아저씨~" 하고 있더라구요...

아저씨 대뜸 " 뭐!!!! " 하며 귀가 따갑게 소리를 지르는데

저 차분히 그랬습니다. 

"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그 아저씬 더 큰 목소리로

"뭐~~~~어~~~~"

아 이 아저씨... 답이 없구나... 싶었습니다.

"아저씨가 지금 제 엉덩이 만졌잖아요~"

아저씨 한다는 말이

" 니가 봤어????? "

니가 봤냐니... 내 엉덩이에 눈이 달린것도 아니고 만졌으니깐 내가 만졌다고 하는거지

뭘 봤냐고 소리를 치는건지...

" 뭘 봐요~ 아저씨가 만졌잖아요~ " 그랬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밟고 올라서기 전이라 그 아저씨와 제 뒤로는 자연스레 사람들로 막혔는데

누구 하나 거들어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 괜찮습니다.  저 같아도 쉽게 못 끼어들지요... 그런거는 상관없습니다.

아저씨 있는대로 큰소리로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증거는 없고 저도 죽을 맛이었습니다.

" 아저씨 왜 반말인데요~"

정말 당황했나봅니다. 사실 따지면서도 증거가 없으니 점점 목소리 큰 사람 앞에

주눅이 들더라구요...

그때 한 아줌마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와 일행이었는지 어쨋는지는 모르지만

아저씨를 잡아끌면서

" 아저씨 아저씨가 참아~ 그냥 가자~ 그냥 가자~"

ㅠ.ㅠ

저 그 순간부터 얼굴과 손과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하면서 말문이 딱 막혔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딸이 없을수는 있지만...) 그럼 어쨋든 같은 여자로서

어떻게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ㅠ.ㅠ....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그 아줌마를 쳐다봤는데 그 아줌마는 저랑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그 아저씨한테만 " 아저씨가 참고 가자~" 이러는데...

그 순간 그 아저씨 하는 말

" 어~ 요즘 젊은 여자들 아무나 붙잡고 이러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줄 아나분데

니가 딱 그 짝이구만?! "

ㅠ.ㅠ ( 아... 쓰면서도 눈물이 핑돈다... 며칠이 지나서 좀 가라앉았다 싶어서 시작한건데...ㅠ)

저 우리 엄마 아빠가 교육 잘 시켜서~ 어디가서 예의바르고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며

여태 키웠습니다. 이런 콩고물이라도 먹어 볼라고 남의 등이나 치며 살라고 생각한 적

단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아줌마의 생각없는 한마디로 전 그렇고 그런 애가 되버리는 순간에

어찌나 바들바들 떨리는 지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고개를 돌렸는데

그때 웃고 있는 구경하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사람은 그냥 웃는 건지는 몰라도 전 그 또 이런 제 모습이 슬프고 챙피하고 그랬습니다...

ㅠ.ㅠ

 

아 정말 이래서 여자가 힘이 없구나... 목소리가 크면 이기는구나...

내 편은 아무도 없구나...

편이 되어주길 바라지도 않았지만

저 아줌마....

저렇게 차라리 나서지나 말고 쳐다보고만 있던가....

ㅠ.ㅠ

그 아저씨는 그 아줌마랑 에스컬레이터를 밟았고 올라가면서도 저를 보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둥... 니가 봤냐는 둥 하는데...

정말 전 밑에서 멀어져 가는 그 둘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얼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끝났다는 듯 그냥 저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에스컬레이터 타게 비켜달라고 하고....

ㅠ.ㅠ

그렇게 한동안 얼어있는데 반대편에서 내려오면서 그 장면을 목격한 아줌마들이

" 아가씨가 잘못했어~

저런 놈들은 따귀를 먼저 날리고 시작하는거야~

저런 놈들은 그냥 아니라고 일부러 더 소리질르고 그냥 가버려~

아가씨가 이쁘고 날씬하고 참하게 (아주머니가 그냥 하신말씀이지만..) 생겨가지고 아무말 안하고 넘길 줄 알다가

잡고 한마디 하니깐 저러는 거야~ 생긴 것도 성폭행범 같이 생겨가지고..."

하시네요...

저한테 정말 말한마디라도 힘디 되고 그 아주머니들이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그 둘을 욕해서가 아니라 정말 내가 나쁜 애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는 그 한마디면 됐습니다...

그제서야 복받쳐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 울지는 않았고, 참았죠~ )

" 그런데 그 옆에 아줌마때문에 제가 더...." 하니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 그 X은 더 나쁜X이고~"

하십니다.

정말 이런 경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막말로 증거도 없고 난 목소리도 작고.....

소리지르고 그냥 가버리면 쫓아가서 잡아야하나요?

집에 돌아오면서 전 그 아줌마한테 받은 충격이 너무너무 커서

그 아저씨의 행위는 그에 비할 바가 못 됐습니다.

왜 그 아줌마한테

" 아줌마는 뭐에요? 아줌마는 딸 없어요? 아줌마는 여자아니에요? "

한마디 못하고 왔을까....

왜 그 아저씨한테

" 사과하세요 "

한마디를 하지 못하고 그냥 욕만 먹고 왔을까....

ㅠ.ㅠ

설사 아저씨가 아저씨를 불러세운 자초지종을 듣고

아니라고 하면 오히려 내가 죄송하다고 했을 만큼 나도 세상 악하게 사는 사람은 아닌데....

ㅠ.ㅠ

 

뭔가 찔르는 게 있으니 제가 단 한마디 " 아저씨~ " (-> 완전 슈렉고양이 눈 으로 쳐다보면서)

했을 때 대뜸 소리먼저 질렀겠죠???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무섭습니다.

괜히 그런 못된 놈들 때문에 괜찮은 한국 남자와 아저씨들이

한꺼번에 일단 경계대상이 되네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김 그땐 어떻게 하나요?

그냥 서비스 하고 봉사해야 하나요?

증거가 없고 난 목소리도 작고 피해를 당하고도 오히려 수치심을 느끼는 난 여자고

사람들은 그냥 구경하고 재수없으면 오히려 내가 죄인되니깐???

 

저 그 아저씨보다 그 아줌마가 더 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