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생각하는 딸에게 엄마가 해준 이야기.

LoveandBeLoved2013.12.09
조회186,320

++우와... 참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셨네요. 

좋은말, 따뜻한말 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말만 아니라 정말 엄마 조언대로 현명히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느 분이 결혼하면 손해라는데 왜 하냐고 물으셨는데,

결혼이 뭔가 제게 득이나 실을 가져올거란 생각은 해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결혼을 왜 하고 싶은건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고

제게도, 제 남자친구에게도,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도 후회없는 결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정말 많이 추워졌는데 건강 꼭 챙기시고 행복하세요!




안녕하세요.

전 이십대 후반을 향해가는, 아직 엄마아빠께는 부족한게 너무 많은 딸입니다.

아직 부모님께 제대로 된 효도도 다 못해드렸는데 벌써 결혼을 고민하는 참 부족한 딸이지요.

 

일년정도 사귄 너무 마음이 잘 맞고 성실하고 착한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남자친구는 제 부모님을 몇번 뵈었지만 전 아직 남자친구 부모님을 뵙지 못했어요.

드디어 저도 남자친구 부모님을 뵐 날짜가 잡혔고 엄마는 그때부터 안절부절 하시더라구요.

넌 아직도 너무 애같아서 흠잡히는거 아니냐, 처음으로 남자친구 부모님 뵙는게 생각보다 더 큰 일이란걸 넌 대체 자각하고 있는거냐, 등등 얘기가 나올때마다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제가 외국에서 자라서 그런지 솔직히 별로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건 맞는거 같아요. 뭐 친구 부모님 뵙는거랑 뭐가 그렇게 다르겠어~ 라는 말을 했다가 어찌나 철없는 딸 취급을 받았는지 ㅎㅎ

 

며칠 전 엄마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문득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별로 힘들거나 걱정할 일 아닌게 맞더라.”

그래서 제가 왠일로 엄마가 그런 말을 하냐고 되물었더니 엄마가 제게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냥 이런 것들만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으라면서…

 

첫째, 절대 네가 “기싸움” 하러 간다고 생각지 말아라.

요즘보니 처음부터 딱부러지게 행동해야 적당선을 그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지만 너무 계산적이면 결국엔 상대방 마음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 집에 초대받아서 저녁식사를 대접받으면 손님이란 생각으로 가만히 앉아있지만 말고 붙임성 있게 어머니 제가 뭐 도와드릴까요? OO랑 제가 설거지 할까요? (여기서 OO는 남자친구에요 ㅋㅋ) 하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라. 네가 친구집에 초대 받았을때 손님이란 이유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안된다고 교육 받은것처럼 남자친구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네가 “예비 며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일꾼이 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라.

 

둘째, 솔직히 표현해라.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꽁하니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보면 오해만 쌓인다. 혹시나 그쪽 부모님이 뭘 시키셨는데 네가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할 수 없는 일이면 분명히 표현을 해라. 예를들면 네가 잘 하지 못하는 일을 미련하게 아무 말없이 엉망진창으로 해내거나, 그냥 잘 못한다고 피해버린다면 누가 예뻐하겠니. 그럴땐 애교있게 웃으면서 “정말 죄송한데 제가 아직 이런 일을 많이 안해봐서 부족한 점이 많네요.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꼭 더 잘할게요~”라고 한다면 분명히 이해해주실거다. 그리고 서운한 일이 있거나 오해가 생긴 상황이라면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지 말고 말로 똑똑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차분히 네 생각을 표현하고 오해를 풀어라. 이건 부부생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말을 하지 않고 꿍해있는건 서로에게 감정의 골만 깊게한다.

 

셋째, 남자친구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 잊지 말아라.

내가 봐도 OO 너무 잘컸던데 그집 부모님께서 얼마나 정성들여 키우셨겠니. 엄마 아빠가 너 곱게곱게 사랑하며 키운것처럼 OO 부모님도 분명 그렇게 하나하나 마음 쓰시면서 키우셨을텐데 그걸 잊지 말아라. 널 사랑하는, 그리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이다. 물론 평생 같이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니 부딪히는 것도, 마음이 안 맞는 일도 있겠지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잘 키우신 훌륭한 부모님이니 항상 존경하는 마음은 가져라.

 

넷째, 굳이 친정에 더 득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바득바득 계산하지 말아라.

난 네가 우리를 너무 사랑하는걸 이미 알고있고 그거면 충분하다. 하나하나 “내 부모님”한테 더 잘하려고 바득바득 고집피우고 계산적으로 굴지 말아라. 네가 우리를 사랑하는 만큼 OO도 부모님을 얼마나 사랑하겠니. “내 가족” “네 가족” 선을 너무 그으려 하지마라. 결혼하고 난 후에는 한가족이지 않니. 항상 너그러운 가슴으로 살아라.

 

이런 말들을 가만히 듣는데 참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구요.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라서가 아니라, 정말 너무 마음이 큰 사람인거 같아요. 저 어릴때 친할아버지 병수발도 직접 우리집에서 모시면서 돌아가실때까지 몇년을 해내셨어요. 엄청 고생하시고 힘드셨을텐데도 당연한 일인듯 생색 한번 안내시고, 아빠쪽 가족하고도 두루두루 다 친하게 지내시고, 그러면서도 엄마 친정에도 너무 잘하시고. 그래서 전 자라면서 엄마아빠쪽 가족 모두 하고 다 가깝게, 친하게 지냈어요.

 

꼭 남자친구/결혼 얘기 뿐만이 아니라 엄마는 항상 제게 버릇처럼 굳이 골라야한다면 남 기분 상하게 하면서 이득보기 보다는 조금 네가 손해보고 살아라- 하시거든요. 결국엔 그게 다 너한테 돌아와서 득이 된다- 하시면서. 예를 들면 제가  수업에 잘 나오지 않는 친구가 시험기간 다 되서야 제게 노트를 빌리려고 한다던지, 이런 얘기로 짜증을 내면 엄마는 그러셨어요. 그래도 네가 빌리는 입장이 아닌게 좋지 않니.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행복하지 않니. 삶이란건 코앞에 닥친 일을 볼게 아니라 넓게 볼 필요가 있다라고.

 

이렇게 순하면서도 똑쟁이 엄마라 전 가끔씩 엄마가 너무 신기합니다.

그 누구보다 말도 조리있게 논리적으로 잘하고, 신문이란 신문은 다 읽으셔서 모르는게 없는 우리 엄마. 주변 사람들이 항상 조언을 구하려 찾는 우리 엄마. 

 

우리 엄마 말대로 항상 사랑하며, 또 사랑받으며 살아가고 싶어요. 사랑해, 엄마!

Love and be loved :) 

댓글 53

ddd오래 전

Best어머니 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오래 전

읽는데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저는 부모님의 기싸움에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게 생겼는데... 훌륭한 어머니를 두어서 정말 부럽습니다

현명하게오래 전

마음속에 항상 새겨두려고 하는 이야기인데 가끔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되네요... 다시 한번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가족이란 걸 되새겨봅니다.

울랄라3오래 전

님의 글을 보니.어머님이 선비 같으십니다 여유있고 현명하시고 남을 더 배려하시고 저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근데 저런 말씀까지 하신거 보니 남친이 사윗감으로 무척이나 맘에 드셨나 보네요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지슈니오래 전

그냥 뻔한얘기네..기본적인..얘기들 누가모르나..? 머리랑 행동이랑 다를뿐이지..하고 읽어내려가다가 네번째 글에서 순간 울컥...ㅠㅜ 그냥 좋은말이아니라 엄마가 딸에게 한 인생경험자의 말이라 생각하고 보니..정말 다시한번 나를 생각하게 하는군요...지혜로운 어머니를 만나 행복하시겠어요~^^*

오래 전

추천을 잘못눌러서 반대를 눌렀네요 ㅋㅋ...

ㅎㅎ오래 전

저도 곧 남친이랑 결혼식은 나중에 올리고 혼인신고해서 부부와 다름없는 생활을 할건데.. 인쇄해놨어요 두고두고 읽어볼 글 같아서..

오래 전

저도 결혼 앞두고 싱숭생숭한 맘이 있었는데.. 괜히 뭉클해지는 글이네요. 좋은 어머님을 두셔서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종종 다시 읽으러 올게요 :)

닉넴오래 전

저장해서 두고두고 보고싶은 말씀이다.. ㅠ

오래 전

어머니이자 따뜻한 어머니이자 따뜻한 어머니이자 따뜻한 어머니이자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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