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완전체 사촌동생,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g2013.12.10
조회2,177

우선 가장 많이 활성화 되어있는 곳에서

현명한 분들의 도움을 받고자

방탈한 점 죄송합니다

 

 

 

 

저희 남매는 고모와 각별한 유대감이 있습니다(일반 고모 조카보다)

고모는 결혼을 늦게 해서 저희를 정말 친자식처럼 키워주셨고

지방에 사는 저희 남매는 초딩부터 여름/겨울방학마다

한달씩 이모네서 서울구경하며 오고 그랫어요

 

 

문제는 고모가 늦게 결혼을 하셨고, 아이를 못 낳는 몸이라

마흔이 넘어 아이를 입양했는데 그 아이가 현재 초5 입니다

실제 나이보다 할 살 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내년이면 어느새 초6이네요

 

 

저랑 오빠는 고모와 각별한만큼, 사촌동생을 잘 돌봐주고

이모가 나이가 있는 만큼(현재 55) 어린이날 등을 챙겨주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빠는 3년전 장가가서 타지로 간 뒤 사촌동생 뒷바라지는 제 몫이 됐구요

 

저도 초등학생 영어강사를 알바지만 1년 이상 하면서

어느정도 초딩들의 평균 상태라든가 나름 다른 사람보단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부터 사촌동생을 A라고 써볼게요

 

 

1. 최소한의 책임감, 도덕심이 없다

 

A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가 하고싶어도 하면 안되는 일,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 등의 경계가 없습니다

 

학교도 안가고 싶으면 학원처럼 빠져도 되는 줄 알고

학교 숙제나 준비물을 안 가져가도

너무나 천진하게 '가서 화장실 청소하면 되지 뭐' 이러고 있습니다

 

보통 초5정도 되면 공부하기 싫어도

'그래도 내일 시험인데 책 좀 보긴 해야겠다'

'오늘도 늦으면 애들앞에서 벌 설텐데 서둘러야겠다'

이런게 없습니다

 

아주 세월아 네월아 아쉬울 게 하나도 없어요

 

숙제도 늘 있는데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들켜도 전혀 조마조마하거나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고모가 몇 번 뒤지게 패기까지 하고, 달래고, 어르고, 협박도 해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2. 또래 여자애들과 다른 감정상태

 

제가 보아온 초4 이상 여자아이들은 보통 새침하고,

어느정도 엄마한테 뭔가 비밀도 있고 그런데

 

얘는 그런게 없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갑자기 춤을 춘다던가

전혀 웃긴 상황이 아닌데 혼자 빵 터져서 숨넘어가게 웃는다든가

좀 뚱뚱한 편인데 전력질주로 달려와서 고모한테 안긴다든가(몇 번 넘어졌었어요)

고모가 고모부랑 부부싸움 하고 그럴때도 거실을 왔다갔다 하며

노래를 부른다든가(보통은 다 눈치보고 그러지 않나요?)

 

다들 심각하게 A 쟤 대체 어떡하냐고 친척들이 걱정하는 상황에서도

티비를 보며 김우빈 꺆꺅 너무 멋있어 이러고 있어요

 

저는 또 유난히 어릴적부터 조숙하고 좀 눈치를 많이 보는 타입이어서 그런지

더 이해가 안가고, 제가 가르쳤던 아이들을 생각해도 그렇고... 하...

 

 

3. 공부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

 

저도 애들 가르쳐봐서 애들 공부하기 싫어하는 거 다 압니다

10명 있음 그중 1명 될까말까 정말 열심히 하고,

6-7명은 그래도 하기는 싫지만 최소한은 하려고 하고(숙제나 시험준비 등)

그 중 1-2명은 정말 다 놔버리는 애들이고

 

요즘 초등학생들은 시험도 매우 중요해서

고모가 A 시험기간마다 정말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몇년전부터 제가 A를 시험기간에 가서 가르치곤 했는데

진짜 속 터지고 수명 갉아먹는 느낌이라

이제는 고모가 불러도 솔직히 못하겠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A의 초등학교는 시험 전에 문제지를 과목별로 주고, 거기서 30%를 똑같이 냅니다

그래서 그것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데

문제는 그 시험지를 몇십번을 반복해야만 외운다는 겁니다

 

그리고 고모가 아침부터 12시까지 밥 먹는 시간 빼고

저보고 A를 끼고 가르치라고 해서 해봤는데

제가 화내고 윽박지르고 몇대씩 올려부쳐야만 집중을 하는 척 합니다

 

방금 전 말했던것도 엉뚱하게 써놓고,

수학 문제를 풀라하면 아무답이나 휘갈겨 놉니다

그래서 고모한테 몇 대 맞고 나면 또 정신차리고 하고...

 

 

4. 왜 이렇게 이성이 좋은걸까

 

요즘 초딩들 카톡이다 카스다 항상 이성에 관심갖고, 우리보다 빠른거 알지만

얘는 이상하리만치 남자에 집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유치원부터 항상 좋아하는 남자애들이 수시로 있었고

문제는 엄청 들이댄다는 점입니다

 

이래서 태권도도 맨날 누구오빠 누구오빠 해서

고모가 노파심에 그냥 학원 끊어버렸고

얼마전엔 수학 공부방에 같이 다니는 오빠네 집을 몇 번 갔다고 하더라구요

 

맨날 카스 같은데도 뭐 자기 댓글달면 뭐 해준다 이런거 올리는데

역시나 아무도 댓글 안달고

 

한번은 연습장을 훔쳐봤는데

자기도 얼른 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연애하고 싶다

같은 내용이 담긴 시를 써놨더라구요

 

카스 대화명 같은것도 A 솔로님 이런식으로 쓰고...

 

초 5니 한명쯤 사귀었을 법도 한데

현재까지 남자친구 없었던 거 보면.... 흠

지금이야 그렇다 쳐도 나중에가 걱정됩니다

 

 

5. 항상 이슈였던 교우관계

유치원에서 자기가 왕따라 그래서 고모가 전화를 했더니

유치원 쌤이 무슨 말이냐고 A처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애도 없다고 했었는데

 

초등학교 들어오니 맨날 애들 봉처럼 여기저기 휘둘려다니는 것 같습니다

저학년 때는 애들 뭐 사준다고 수퍼마켓가서 계산하면

애들이 과자만 들고 도망가고 그랬었어요

 

카카오스토리에도 자기 셀카같은거 올리면

애들이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다는데

문제는 본인이 그게 비아냥인지 뭔지 모르는거 같습니다

 

말도 좀 느린 편이에요

다른 여자애들이 '야! A 너 내가 지난번에 이거 빌려가고 이번에도 또 빌려갔는데..."

이런식으로 따다다 쏴붙이면 얘는 '니가...음.... 내가 그랬잖아...음...' 이러고 있어요

 

 

6. 거짓말

 

초5인데 어느날 얘가 생리를 한다고 고모한테 거짓말을 한다는 겁니다

근데 문제는 뭐 팬티에 아무런 흔적도 없고 그런데

뭐 배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하더래요

그래서 고모가 생리대를 가방에 챙겨주곤 했는데 그게 없어지지도 않고

해서 윽박질렀더니 어느날 피가 묻을 생리대를 가져오며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라며 보여주더랍니다

 

고모가 이 부분은 말 안하려고 해서 안 건드리는데

솔직히 생리 전혀 안 하는 것 확실합니다

제가 일부러 떠볼려고 말하면 '아 언니 나 지금 그날이라 허리 끊어질 것 같아'

이런식으로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말을 합니다

 

또 매번 아프다며 양호실에 가 있습니다

머리 배 코피 어지럽다 토할거 같다 등등 이유도 다양합니다

 

고모가 얼마전 일을 시작한 뒤로 제가

A학교 끝나고 매일 공부방 가야해서 콜택시를 불러주고 있는데

분명 공부방 끝나고 영어학원 갈 시간인데 전화가 와서는

'언니! 나 어디게? 나 집이야' 하는 겁니다

'너 지금 학원 안가고 왜 집이야?'

'나 아까 배아프다고 집에간다고 했잖아'

'너 진짜 혼나볼래?'

'뻥이야 나 영어학원 맞아'

'너 확실히 말해. 옆에 그럼 선생님 바꿔줘'

'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어'

'그럼 친구라도 바꿔봐'

'싫은데? 끊어'

................................................

완전 열받아서 영어학원 전화해보니 애 방금 왔다고...

 

기타 등등 학원 안가고 갔다고 하거나

그 외에도 사소한 거짓말을 하면서 아무 죄책감이 없습니다

 

7. 입양, 진짜 모르는 걸까

 

아이가 초4 때 입양기관에서 미친 알바생인지 인턴인지가

입양 수당을 편지봉투에 수신인 이름을 A 이름으로 해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A는 자기 이름이 있으니 편지를 열어보았는데...

고모는 아, 아이가 이제 알겠구나 하고 너무 놀랐는데

A는 '엄마, 나 입양됐어?'라고 물어봤고

고모는 잡아떼면서 '에이 무슨 소리야 잘못 온 편지야' 라고 했답니다

 

문제는... 이정도면 솔직히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렸을 때 사진 왜 없냐고 해서 니가 어릴 때 집에 불이 나서 앨범이 다 탔다

이런식으로 고모가 많이 둘러댔었는데

 

사실 초4 정도면 충분히 알고... 이미 울고 불고 난리 쳤어야 하는 일이거늘

정말 모르고 있습니다

물론 알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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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데 아이의 증상을 여기까지만 써보겠습니다

 

고모도 멘탈이 엄청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쉰 중반인데도

철딱서니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고모지만...

 

그래서 오빠랑 제가 A 처음 입양했을 때부터 많은 부분을

공동 육아처럼 해왔었는데...

전엔 아이가 어려서 몰랐는데

제가 직접 초딩들을 가르쳐보니까, 그리고 A가 점점 자랄수록

정말 아니다 싶습니다

 

고모는 가뜩이나 시댁문제에(치매걸린 시모 수발 몇년 들고, 시모 돌아가신 뒤 시부 모시고 삼)

고모부는 육아에는 전혀 도움 안 주는 사람이고

최근에 일을 시작해서 이젠 몸까지 힘든데....

 

고모는 절 붙잡고 진짜 이래서 사람 찌르는가 싶다고

A를 어떻게 해도 변하는게 없고 나아지는게 없으니까

A를 죽이고 싶다든가 자기가 어느날 죽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아이가 클수록 친척들도 A가 어딘가 좀 모자른게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A가 요즘 애들답지 않게 참 넉살 좋고, 순수하다고 합니다

 

물론 고모의 양육법이 가장 큰 문제겠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