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4개월 그리고 깨달음 두번째

nothinglastforever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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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마 그런 기분 모를꺼야.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우리가 정말 사랑이란걸 하는 건지

아니, 니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건지 확신이 없어서 자꾸 커지는 마음을

누르려는 나를 보는 기분이 어떨지 말이야.

모두가 너를 사랑하는게 아니라고, 상처받기 싫으면 여기서 멈추라고 할 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 손을 놓지 못하는 나를 보는 내 기분도.

 

같이 있어도 외롭더라. 손을 잡아도, 눈을 맞춰도 그 속에는 내가 없더라.

미래를 약속한 적도, 사랑하는 연인사이에 흔하게 있을 법한 함께 있는 미래 얘기도 해본적 없었던 우리었고 네게 부담한번 준적이 없었는데 너는 뭘 그렇게도 버거워 하는걸까. 그런데 왜 그러냐고 묻기가 두려웠다. 헤어지자 그 말한마디가 어려워서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아서.

혹시 내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나?

그렇다고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다시 못보는게 두렵고 니 손을 못잡는게 상상이 안돼. 전화 너머로 들리는 니 목소리 다시는 못듣게 될까봐 무서웠다. 그건 싫었다. 상상도 안되는 일 같았어.

 

그 땐 내 마음이 너무 커서 나를 시험하는 듯한 네모습, 비겁하다 생각지도 못했다.

그냥 가슴이 너무 아리고 아프더라.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무심한 네 모습에 나는 실망했고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미안하다 달래주길 바랬는데, 그냥 말 한마디면 됐었는데 연락이 없는 너에게 너무 지쳐있었다.

홧김에 헤어지자 말했지만 너는 바로 그러자고 했지.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분노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아 울면서 매달렸다.

진심이 아니라고, 투정이라고 헤어지기 싫다고. 그런데 결국 우리는 헤어졌다.

 

갑작스럽다 생각했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은 아니었다. 나도 헤어짐을 종종 생각했었고 그동안 마음이 많이 힘들었으니까. 너두 요즘들어 헤어짐을 생각했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참 많이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붙잡았지. 나는 이별을 먼저 말했지만 차인 여자였다.

 

아직도 8월 그 무자비했던 숨막히는 공기를 떠올리면 아직도 겨울이 왔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그 숨막히는 공기속에서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어 너를 붙잡던 내 모습이 떠오르면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아프다. 헤어지고 울며 붙잡는 나를 두고 어찌할바를 모르던 니 표정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치 길을 가다 사고로 부딪쳐 넘어진 이름모를 행인에게 사과하는 사람의 얼굴 같았다. 그 얼굴은, 그 표정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픈 것 같다.

 

그 후 4개월이 지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매일 네 생각을 하지만 가슴이 찢어질만큼 아픈 것 같지는 않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시작한 운동에 나름대로 재미도 붙였고, 묵혀둔 기타도 다시 꺼내 치면서 손가락에 굳은 살 베기는 신기한 경험도 하고 있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운동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나 정말 이제는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스물아홉 이렇게 겨울이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