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그만두는 마당에 풀어보는 진상고객 썰

그냥사람2013.12.14
조회8,382
ㅎㅇ.반갑습니다.

내년이면 서른인 흔한 남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일 그만두는 마당에 풀어보는 진상고객 썰 입니다. 잠이 안와 뒹굴거리다 폰으로 쓰는거니 맞춤법이나 띄워쓰기가 보기 싫을수도 있겠지만 이해 바래요.



판에 많은 진상고객 경험담이 올라오는데, 제가 했던 직종의 이야기가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써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음슴체 ㄱㄱ







아.. 그리고 보니 제 전 직업을 말 안하고 있었군요.

저의 전 직업은 '수입차 영업사원' 이었음.



다들 '수입차 딜러' 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심?



말끔하게 정장 차려입고 손목엔 명품시계를 차고 명품 서류가방을 들고다니면서 부자들 만나 차량 계약할때 안주머니에서 몽X랑 펜을 꺼내 계약자에거 건내주는 그런 이미지?



아니면 그냥 허세 가득한 영맨?



이 업계서 약 3년간 일 하면서 본인이 느낀건 '빛 좋은 개살구' 라는거임.



영업사원 100명 있으면 거기서 연봉 억대 넘어가는 애들은 한두명 정도임. 그것도 최근엔 금융정책을 정부에서 소비자 좋게 바꿔나서 영맨들 더 먹고살기 힘듬.



수입차 굴리는 영맨들? 100에 99명이 전액 할부임. 그리고 영업뛰는 애들중 신용좋은 애들이 거의 없기때문에 완전 고금리 전액할부로 타고다니다가 카 푸어 되는 애들도 부지기수임.



암튼 이런 영맨 상황을 어느정도 생각하고 글 읽어보면 더 공감이 가실것임.



암튼 진상고객 썰 펼처보겠음.



1. 수입차 영업 시작하고 한참 날개 돋을때 만난 어떤 노부부 이야기임.



이 노부부의 사례는 본인이 신입사원들 교육할때 절대 고객을 100% 신뢰하지 말고, 신뢰가 가더라도 영맨의 마진까지 다 내어주는 ㅂㅅ짓은 하지말라고 가르칠때 자주 얘기해주던 사례임.



전시장에서 당직을 서고있던 여유로운 평일의 오후였음. 어떤 노부부가 택시를 타고 전시장에 방문하심.



3000만원 초반대의 준중형 세단을 원하셨고, 그에 맞는 차량으로 안내해서 열심히 설명을 드렸음.

노부부 고객님 차량을 보고 매우 흡족해 하심. 그리고 곧바로 견적상담으로 직결되었음.



상담결과, 전형적인 '차곡차곡 모은돈으로 이젠 수입차 한번 타보고 싶어서 왔음' 의 고객형 이었음.



그리고 차를 '전액 현금'으로 구입하시겠다고 함.



여기서 한가지 정보를 주자면, 수입차를 전액현금으로 팔게되면 영맨은 진짜 돈이 안남음.

정확히는 차값의 1%정도 남음.

3000만원하는 차를 판매한다 치면 부가세 10%제외하고, 거기서 1%에 세금 때이는걸 감안하면 약 26만원 정도의 수입이 나옴.



근데 차 사본 사람들은 알거임. 보통 썬팅 정도는 기본으로 영맨이 해준다는걸. 그렇슴.. 썬팅 해주고 나면 남는게 없음. 만약 고객이 사는곳이 먼곳이라 차량 출고할때 딜리버리 해주고 차비쓰고 하면 그냥 적자임.



본인이 수입차 BIG4라 불리는 곳(B.B.A.V) 중 세군대에서 일해본 결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저게 평균임.



전액현금주고 차 살거면 1억 넘어가거나 장기재고차 아닌이상 그냥 국산차 샀으면 하고 모든 수입차 영맨들이 생각할거임. ㅇㅇ



암튼 설명이 너무 길었는데, 저 노부부도 전액 현금으로 차량을 구입하면서 이것저것 서비스를 요구하셨음.



이 노부부들 첫 상담때 너무 나한테 잘해줌.

정말 부모님 생각나게 하시는 분들이라 특별히 노마진으로 해드려야 겠다는 결심을 함.



이것저것 작전을 짜서 진짜 내 손에 돈 10원도 안남을 견적과 서비스를 제시했음.

그래봤자 현금 구매였기 때문에 서비스는 열차단 썬팅과 1채널 블랙박스가 다였음.



그래도 그 노부부는 아주 흡족해 했고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돌아가심. 지금 생각하면 그 계약서 상에 서비스 항목을 적었어야 했는데.. 하며 후회함...



당시 그 노부부가 계약한 차량이 엄청 인기있는 차량이라 출고까지 약 한달이 걸리는 상태였음.



할아버지가 기다리기 힘드셨는지 진짜 일주일에 두세번씩 전시장에 오셔서 전시차를 구경하다 가셨음 ㅠ 진짜 그때마다 '아~ 난 저렇게 순수하신 고객님을 만났구나~ 앞으로 애프터 서비스도 정말 잘 해드려야지~' 라고 생각했음....



그러다 드디어 출고일이 잡히고, 차량 대금이 입금되고, 출고를 위한 서류가 준비되어가고 차량 출고 하루 전 날이 다가왔음.



이 노부부 고객님들.. 어찌나 몸이 달으셨는지 그날도 전시장에 오셔서 본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들떠하심 ㅎㅎ 덩달아 본인도 막 기분좋아짐 ㅎㅎ.....



근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셨음



"그럼 출고될때 약속대로 루마 **쿨 썬팅이랑 2채널 블랙박스 달아주는거지~~~???"



음.. 순간 멍 해짐.

차에대해서 좀 아는 분이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할아버지가 말한 저 정도의 썬팅과 블박을 해줄려면 본인이 약 40만원정도 손해를 봐야함.



물론 어디서 물건너 왔는지도 모를 짝퉁쓰면 크게 손해는 아니였지만 본인은 양심상 그런짓은 절대 하지 않았음.



암튼 그 말에 멋쩍게 웃으며

'에이~ 사장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계약하실때 현금차량은 남는게 많이 없어서 제가 실적만 보고 간다 생각하고 열차단 썬팅이랑 1채널 블랙박스만 해드린다고 말씀 드렸잖습니까~ ㅎㅎ 그렇게 해도 저 진짜 남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ㅠ'



라고 말하니 할아버지, 할머니 언성이 높아짐..

이제와서 무슨 딴소리 하냐고 막무가내이심..

그러다가 결국 차 안받겠단 소리까지 나오심...



진짜 내가 남는게 없는데 그런소릴 할수가 없다고.. 못믿으시겠음 제 월급 명세서 보여드리겠다고... 그래도 막무가내...



여기서 또 하나 정보를 드리자면...

출고 직전에 고객이 인도거부를 하면 영맨은 회사에 패널티를 내야함. 안내는 곳도 있지만 당시 일했던 회사는 내야했음..



한마디로 고객한테 출고를 하나 안하나 내 피같은 쌩돈 날아가는건 기정 사실이 되어버린것임.



진짜 손해보는건 미친듯이 싫어하기 때문에 노부부 고객과 약 2시간동안 실랑이를 벌임.



결국 힘없는 영맨이 '갑'인 고객을 당해낼 수가 있나...출고도 안하고 쌩돈 날리면서 지점장한테 욕듣는것 보단, 손해 보더라도 출고 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할어버지 요구를 받아들임..



담날 차가 내려오는데... 진짜 어디 한군데 긁어놓고 인도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음...



아들내미 같다면서.. 이렇게 믿음주는 영맨 처음 본다면서... 왜 내가 손해본다고 그렇게 간절히 비는데 안믿어 주는건지 ㅠ



그래도 이 노부부는 미안했던지 출고 이후로는 본인에게 일절 애프터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으셨음.

그래서 이 노부부가 그나마 사람다운 블랙컨슈머라 생각하면 첫번째로 쓴거임.



다음부터 쓸 사람들은.. 진짜 지금도 생각하면 속에 천불이 나게 하는 사람들임..



더 쓰고 싶은데 잠도 오고 손가락도 아파서 오늘은 더이상 못쓰겠음.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행운임. 님들이 앞으로 살면서 분명 차를 구매할 일이 몇번은 일어 날건데, 차를 구매할때의 안목을 높여줄 수도 있는 글이 될 것임.



암튼 반응좋음 다음 사례들로 넘어가고..

안좋으면 걍 묻히겠지 ㅠ



그럼 다들 즐건 주말 보내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