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과 대화하는법..

2013.12.16
조회9,431

올해 수능을 치룬 고3 막내 남동생을 둔 20대 후반 누나입니다.
남자들만 쓸 수 있다는데 하도 답답한 마음에 아이디까지 빌려다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희집은 아빠 엄마 삼남매 5명 가족인데요.
제가 첫째고 둘째가 여동생 막내가 고3 남동생입니다.
어릴 때야 사이가 뭐 끔찍이 좋은 정도는 아니었어도 
다른 집 남매들처럼 말도 잘 하고 장난도 잘 치고 그랬었는데
막내가 혼자 남동생이고 첫째인 저랑은 아무래도 나이차가 많이 나다보니
제가 대학가면서 기숙사 생활느라 집이랑 멀어진 때 부터는 급격히 데면데면해진 것 같네요.
그리고 남동생이 중학교 때 사춘기가 오면서부터 거의 대화가 단절됬어요.
어릴때는 잘 웃기도 하고 말도 많고 장난끼도 많았는데 확실히 나이가 드니까 
부모님 말도 안듣고 반항도 많이하고 성질을 부리더라구요..
언제부턴가 학원을 거의 빠지더니 집에서 공부 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노는 것도 뭐 의미있는 취미생활 따위는 없어요.. 오로지 컴퓨터 게임이나 tv시청이 끝입니다.
가끔 친구들과 운동 하는 건 좋아하는데 고등학생들이 다들 공부하지 누가 맨날
얘랑 축구나하고 있겠어요. 
그러니 부모님과 집안 사람들은 막내 동생만 보고 있으면 그냥 갑갑한거에요..
하다못해 놀아도 좋으니 성격이라도 밝았으면 하시는게 저희 부모님 바램입니다..
엄마가 보다보다 한마디 하시거나 뭔가 자기 혼자 심사가 뒤틀린게 있으면(이유도 안말해줌) 
밥먹다가도 숟가락 '딱' 소리나게 놓고 째려보고는 그 뒤로 가족들과 아예 말을 안해요.. 
이런 상황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엄마는 첨엔 혼도 내시고 해봤지만 그래봐야 나아지는게 없으니
아무리 화가 나셔도 꾹 참고 최대한 달래려고만 하세요. 
거의 다시 기분 좀 풀렸다 싶으면 어머니가 이제 공부도 조금씩 해야지 하고 달래는 패턴??
아무튼 무슨 말안하는게 아주 벼슬입니다.
웃긴건 엄마가 동생 학부모 모임에 나가면 저희 동생은 완전 딴사람이라는거에요..
친구들 사이에서 그렇게 웃기고 인기가 많다나요...진짜 이런게 싸이코패슨지..
올해 수능을 치루면서 사실 저희 가족들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뭐 공부 하는 걸 본적이 없으니까요.. 
수시 다 떨어지고 나니 수능치기도 전에 재수를 하겠다고 합니다. 수능 성적이 나왔는데
정시 쓸 생각도 안하더라구요.. 성적표도 안가져와서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짐작도 못합니다.
말을 하는 것도
"엄마 죄송해요 한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한번 더해서 내년에 잘 가도록 해볼께요" 이게 아니라
"이 성적으로 갈 수 있는데 지잡대 밖에 없는데 갈까 갈까? 가도 되면 가고"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그럼 알겠다 재수학원 알아봐라 하니.. 12월 부터 하는 선행반이 있다는데도
다른 친구들은 2월 부터 간다며 자기도 그때 가겠답니다. 지금 집에서 잉여짓 실컷 하고 계시구요.
공부를 안해도 운동이나 뭐 그런것도 아니고 그놈의 컴터랑 티비만 끼구 사니 원..
부모님을 봐서 책 한자 보는척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부모님은 그냥 볼때마다 한숨만 쉬십니다. 
하....이 눔을 진짜 어떡해야 할까요?  그래도 요새 조금 나아져서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사근사근 말도 붙여서 노는 시간에 영어단어라도
외우라고 했더니 오늘 친구만나러 나갔다가 단어책 하나 사서 들어오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가족이고 지금이 동생한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도 아니까
이참에 생활습관이나 공부방법이나 좋은 말도 해주고 싶고 정신 못차리면 욕도 해주고 싶은데  
당장은 얘가 나이들어도 저렇게 생각도 목적도 없이 지내다가 남한테 아쉬운 소리하면서 살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맨날 화난 사람처럼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이나 겨우 하는 정도니 당췌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어쩔때 보면 사실 애가 못됐다기 보다 너무 여리고 관심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아버지도 굉장히 엄격하셨고 엄마도 남한테 피해 못주는 여린 분이셔서 
기본적으로 엄청 사상이 엇나갔다던가 하는 아이는 아니거든요..오히려 더 소심한 편이라
그럴 베짱이 없는 앤데.. 막 살라고 해도 아마 지가 겁나서 그렇게 못살아요 얘는..
주변에 남동생이 있는 누나인 지인들은 다들 남동생이 여동생처럼 말이 많거나
잘 통하진 않아도 친하고 자기 할 일은 어느정도 알아서 하던데.. 
한풀이 하듯 쓰니 너무 길어지네요..
어떻게해야 애가 좀 유들유들해질까요?? 하다 못해 공부의 중요성이라도 깨달을 수 있을까요..
진심으로 동생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요..
많은 남동생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아버지도 도움이 안되세요.. 요즘에야 나이가 드셔서 많이 서글서글하고 유해지셨지만  예전에는 굉장히 가부장적이셔서 저희 삼남매 모두에게 반항심을 유발하시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