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반동안 한결같은 우리 아빠

2013.12.20
조회45

안녕하세요. 내년에 대학교에 입학예정인 예비대학생입니다.

 

 

저에겐 한결같으신 아버지가 계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쓰러지신 후 타인과 의사소통도 못하시고 의사표현도 못하십니다. (바이러스가 뇌의 일부분을 녹였다고 해야 하나 먹었다고 해야 하나 ...)

 

 

가족인 저와 엄마는 그나마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먹는데요.

처음 쓰러지셨을 때는 저희 어머니도 못 알아보시고 자꾸 때리셔서 엄마가 여러 번 기절하셨습니다.

 

 

아버진 11년 거의 12년 가까이 정신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명절 때마다 모시러 가서 명절을 지내고 여름휴가도 함께 지냅니다.

 

 

그런데 모시러 갈 때마다 너무 어머니께서 힘들어하십니다.

 

 

왜냐하면, 아버진 모시러 갈 때마다 한결같이 ○○에 가자고 서울대병원에 가자고 하십니다.

 

 

 아버진 서울대병원에 가면 무조건 병이 치료가 될 거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엄마를 저년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하시면서 엄말 정말 무서운 눈으로 노려봅니다.

 

 

서울대병원 당연히 가봤죠 그쪽 의사가 말씀하시길 나빠지면 나빠지지 좋아질 거란 기대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말한 ○○이란 어렸을 때 제가 자라던 곳으로 시골입니다.

 

 

저는 아버지 원망 많이 했습니다.

 

 

아빠가 원해서 아프신 게 아닌거 잘 알지만, 엄마를 자꾸 힘들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너무 미워지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병원비가 한 달에 200좀 넘을 겁니다.

 

 

실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병원비가 꽤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변변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생활비 버는 것도 빠듯하신데 거기에 아빠 병원비에 동생 학원비..

 

 

큰딸로서 어머니 옆에서 도움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정말 죄송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물론 어머니가 지금까지 흘려온 눈물에 비하면 애교이지만, 전 어머니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자신의 인생도 제대로 못살고 동생과 저를 위하여 그리고 아빠를 위하여 계속해서 희생만 하신 어머니가 안쓰럽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정말 대단하고 멋져 보이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혼해버리고 아빠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있을 텐데 어머닌 불쌍한 사람이라며 십년 넘게 보살피고 계십니다.

 

 

 어머닌 항상 아버지걱정을 하시는데 막상 아버지는 그걸 몰라줍니다.

  

 

올해 추석 때 전 고3이었기 때문에 독서실을 다니며 공부를 하는 사이 시골에선 아버지께서 엄마께 주변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목을 졸랐다고 합니다.

 

 

 

어머닌 정말로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며 이러한 이야기를 엄마에게 듣고 난 뒤 그 후 전 엄마가 아버지 문제로 병원에 갈 때마다 항상 따라 나갑니다.

 

 

엄청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전 지금은 아버지가 밉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 여전히 어머니가 저에게 기댈 수 있도록 대화도 많이 하고 집안일을 많이 도와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이러한 상상도 합니다. 아버지가 보통 다른 가장과 다름이 없는 건강한 아버지라면 우리 집이 지금 어떨까라는 ..

 

 

 

한마디만 해주세요. 저희 가정도 곧 행복해질 것이라고 저희 어머니가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으실 거라고 아버지도 곧 괜찮아지실 거라고..

 

 

 

두서없이 쓴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