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정 자녀와의 결혼 원래 힘든가요?

ㅠㅠ2014.01.06
조회7,735
이혼 가정 자녀와 결혼하는게 이렇게 생각할 것이 많고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저희 커플만 이렇게 유별난 걸까요?

아버지의 오랜 외도(폭력도 가끔 있었다합니다)로 30여년 만에 이혼하셨답니다.
아버지는 현재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사시며 그 재혼녀의 자식들을 부양하고 계십니다.
사업하시고 돈 쓰기 좋아하시는 분 같은데 돈 필요하면 본인 친자식인 남친에게 돈 꿔달라는
전화를 하십니다. 물론 남친은 스트레스 받아하며 거절합니다.
남친 말로는 아버지가 능력 있으신 분이고 사회적인 인맥도 많으신 분이라고는 하는데
그런 분이 왜 사업 어려워질때마다 아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용돈벌이 정도로 가끔 일을 하십니다. 지병 있으십니다.
본인 자녀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으십니다. 현재 남친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없어도 돈은 꿔서라도 쓰셔야 하는 분 같습니다.
지인들과 여행을 가는데 본인 쓸 돈도 아니고 돈 없어서 못간다는 지인이 안타깝다고
그 돈 없는 지인을 위해 아들더러 돈을 꿔달라는 마인드의 분입니다.
남친 말로는 쿨하신 분이고 아버지와 결혼만 안했더라면 정말 행복하셨을 분이라는데
그냥 남친 성장과정 이야기 들어보면 나쁜아버지에 방관자어머니일 뿐입니다.

남자친구 집안 이야기를 듣다보니 친가며 외가며 할것없이 이혼하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이혼만 2번 넘게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당연히 살다보면 폭력이나 외도 등 이혼하는 것이 낫다 싶은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 솔직히 이 집안만큼 이혼 많이 한 집안 처음 봤습니다.
행여 제가 편견에 쩌든 것이 아닐까? 내 잣대로 남친의 집안을 이상하게 보는 게 아닐까?
누구라도 집안 흠을 들으면 기분 좋지 않을 것이기에 그냥 아무 내색 안했습니다.

남친이 원래 행복한 부부들은 별로 없다며 너희 집안이 운이 좋은 거라고 말했습니다.
다들 부부간에 사이 안좋은게 보통인거라며 말이죠.

네, 저희 집안 화목합니다. 저희 친척들도 제 주변 친구들도 그냥 평범하게 다들 잘삽니다.
물론 그 집안 내부에서는 싸움도 있을 수 있고 갈등도 있겠지만 이혼한 집들도 없습니다.
저희 집도 소소하게 부모님들 싸우실 때도 많고 부모-자식간 갈등도 종종 있지만
금방 풀리고 서로 풀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도 그렇다고 합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 주변엔 이혼한 집 하나도 없어라고 하려다가
감정적으로 다치게 할 것 같아서 행복하고 소소하게 잘 사는 부부들도 많다고만 했습니다.

딴에는 오래 만났고 둘 다 결혼 적령기라서 상견례니 결혼 이야기도 나오는데 걱정입니다.

그래도 몇년간봐온 남친은 그런 불화하는 집안에서 화도 잘 안 내고
배려심도 깊고 착하게 잘 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정도 많이 들었고 사람 하나만 놓고 보면 혼자 빼와서 어려서 못받은 사랑
제가 채워주고 싶다는 미친 콩깍지도 아직 조금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께는 차마 말도 못드리고 있습니다.
아마 부모님이 허락하시려면 거짓말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대단한 사위 바라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남자면 좋겠다
하시는데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키워주신 부모님께 거짓말까지 해야하면서 결혼하기 꺼려집니다.
그렇지만 남자는 좋은데 환경이 그러하니 부모님 세대라면 당연히 편견으로 보실 것 같아서
애둘러 말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부모님 핑계 대지만 사실 저부터가 확신이 없는거겠죠? 그냥 제가 편견에 치우친 걸까요?
잘 살고 계시는 이혼가정 자녀분들 많은데 제가 예민해서 이러는 걸 수도 있지 않나 싶고...

그래도 작년에 남친 손위 형제 결혼할때 들었던
<상견례부터 결혼식까지 분란이 끊이지 않았던 부모님 신경전>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도 아픕니다.

참고로 남친은 현재 같이 살고 있는 홀어머니와는 꼭 분가하겠다고 합니다.
너랑 결혼하려면 당연히 분가할거라며 말이죠.
남친 효자인거 아는데 그렇게 말해주니 나름 고맙게 느껴지더군요.
전 솔직히 남친이 결혼하면 합가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할거라 생각했거든요.
사실 저렇게 강하게 말해주니 나도 사람 하나만 볼까 하는 마음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물론 분가하면 생활비 나올 곳 없는 홀어머니의 거취나 생활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말이죠.

남친이 저보다 연봉도 높은데 집안에 바람잘 날이 없다보니
집에서 지원은 커녕(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모은 돈도 없다는데 또 놀랐어요.
남친 집안 사람들 정말 너무하고 미운데 이 사람한테는 가족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냥 내가 쏙 빼와서 우리만 행복하게 살자고 하고 싶은데
제가 너무 현실을 모르는 소리만 하는게 아닌가 싶고

모든 이혼가정 자녀들이 결혼할 때 트러블 있는건 아니잖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진짜 남친을 집안과 절연시켜버리고 싶은데 ..ㅠㅠ
그건 힘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