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여자의 지겨운 인생 얘기 들어주실래요..

평범2014.01.13
조회345,355

+) 악플이나 몇 개 달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여본 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ㅠㅠ

 

저보다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이 많으신데 저만 이런 위로를 받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도 드네요.. 이 글에 달린 위로의 댓글을은 저와 같은 분들 모두를 위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 글은 자작이 아닙니다..ㅠㅠ.. 누가 자기 인생 얘기 갖고 자작을 하나요..

아버지 찾으려고 뗀 건 등본이 아니라 초본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아버지 찾으려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초본인지 뭐였는지 떼보면 주소가 나온대서 주민센터 가서 떼 본 거구요.. 그 주소로 편지 두 통 보내고 나니 연락이 닿아서 만난 거예요.

그리고 국가장학금은 제가 입학한 2009년도부터 받았습니다.

그 이후부터 생겼다 하시는 분껜 할 말이 없네요;

제가 받을 땐 주는 금액의 범위 안에 한 학기 등록금이 들어가서 돈 안 내고 4년 동안 받고 다녔습니다. 알바는 당연히 해 봤죠.. 국가근로도 학교에서 했구요.

공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다른 외부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취업은 작년 12월에 했기에 지금 1년 차라는 거예요..

아이고.. 그리고 신경정신과에 미성년자 때 혼자 갔고 약도 혼자 타 먹었습니다.

제가 중3인가 고1인가 그때 혼자 갔어요.

말을 안 하면 안 했지 우울증 약 먹은 걸로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ㅜㅜ

 

위로의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연초부터 힘 받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삶을 살아보신, 살고 계신 모든 분들 2014년에는 웃을 수 있는 일들이 조금 더 많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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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에 글을 처음 써 보는 25살 여자입니다.

문득 너무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자판을 두드려봅니다.

그냥 한 분이라도 제가 살아온 얘기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은 드라마에 흔한 소재로 쓰이는 내용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근데 그 드라마가 자꾸 재방송을 해서 참 많이 지겹네요. 지겹다는 말이 지겨울 정도로..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님이 이혼, 아버지의 증발, 그리고 남겨진 어머니와 저, 지긋지긋한 가난..

어머니가 할 줄 아는 거라곤 술 파는 것이 전부..

저는 어머니가 포장마차하는 것도 보았고 어릴 때 술집에서 함께 살았던 적도 있어요.

그러면서 어머니가 술 마시고 웃음 파는 것, 새벽에 돈을 찢으며 우시는 것도 보았고..

따로 살 때엔 매일 새벽 비디오를 빌려보고 그걸 다 보면 어머니 술집에 울면서 전화를 했지요.

어머니는 남자들을 집으로 데려왔고 저는 가족 아닌 가족들을 꾸리며 살아왔어요.

초등학생 때는 왕따도 심하게 당했고 죽고 싶다는 생각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어요.

어머니는 또 재혼을 하시고 아기를 낳으시고..

 

저는 우울증이 너무 심했지만 정말 강했어요.

고등학생 땐가 혼자 정신과를 가서 우울증 약을 먹었는데 약을 먹으니 그래도 참을만 하더라구요.

고 3 때는 결핵에 걸려서 입원을 두 번 하고 수능 날에도 약을 한 움큼 먹었어요.

몸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찌어찌 지방 국립대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당시 어머니는 알콜 중독이 너무 심해져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어요.. 결국은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고를.. 지금까지 반복하고 계세요. 

제가 들어간 학교는 국립대지만 저희 집은 등록금 감당이 안 됐어요.. 

어머니가 새아버지와 재혼을 했다가 이혼을 한 걸로 돼 있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었고 국가장학금을 4년 내내 받고 다녀야 했고 학교에서는 정말 공부만 했어요.

저는 성격도 소극적이고 제 속 얘기를 해 본 적이 없어서 친구 관계도 별로였어요.

어릴 때부터 힘든 걸 워낙 속으로만 참아냈으니까요..

 

저는 복지 관련 전공을 해서 복지시설에서 일하게 됐어요. 이제 1년 차인데...

어머니는 병원에서 나와서 생활한다고 했다가 또 술마시고 입원하셨네요.

어머니가 재혼한 새아버지와 새아버지 사이에서 낳은 초등학생인 동생은 새아버지가 키우고 있는데 아버지도 만날 술만 드시고 동생을 안 챙기세요..

제가 동생을 제 자취방에서 키우려고 했는데 상담 받다가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보냈습니다.. 못된 언니예요... 

저는 등본을 떼서 친 아버지와 연락이 닿게 됐고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어요.

아버지는 새 가족을 이루셨더라구요, 당연하게도.

그런데 어머니를 만나고 와도, 아버지를 만나고 와도 마음이 너무 안 좋네요.

제 곁에는 정말 친구다운 친구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네요.

지금은 자기분석을 받고 있는데 월 60만원.. 방값에 보험료, 통신비에 이것저것 쓰면.. 세전 170인데 월급이 별로 안 남아요.. 취업 전엔 적금도 들어보고 싶었고 멋지게 살아보고 싶었는데ㅎㅎ...

 

어머니는 너무 약한 분이세요... 무언가에 의지를 해야만 하는 분이세요.

그런데 저는 너무 강한 사람이예요. 의지는 하고 싶지만 혼자 걸어가는 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예요.

다른 사람들처럼 가출도 하고 술, 담배도 하면서 '반항'이란 걸 해 봤으면 좀 나았을까 싶어요.

내가 나를 표현할 수 없어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람도 없어서 답답합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교 다닐 때 지금 이 직장에서 일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 꿈을 졸업도 전에 이뤄버려서 좀 허탈하기도 하고.. 더 큰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서 막막한 느낌도 들어요.

주로 비행청소년들을 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상사의 고함소리에 힘이 빠질 때도 있네요..

보통 드라마 이런 드라마의 주인공은 막판에 확 잘 되잖아요.

근데 전 아직 주인공은 아닌가봅니다...

이렇게 살아서 가난이란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나란 사람이 진짜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고민에 고민이 꼬리를 무네요.

 

저는 제가 참 열심히 노력하고 포기 않고 살아왔다는 걸 알아요!

지금은 혼자 여행도 다녀보고(길 잃어서 큰일날 뻔..) 상담도 받고 독립해서 나를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알지만.. 그래서 많은 분들께 좀 힘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는 글을 써버리고 말았네요ㅠㅠ

저도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도 올해에는 조금 더 웃을 수 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마워용ㅎㅎ

 

댓글 334

30女오래 전

Best참..기특하네요. 토닥토닥..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 더 좋아질꺼에요. 옆에 있음 언니로써 한번 꼭 안아주고싶네요..

오래 전

Best응원할게요. 꿋꿋하게 넘어지지않고 항상 지금까지해온것처럼 강인하게 살아가실수있길..

남자오래 전

강한게 아니라 무뎌진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멋지고 널 위해주는 사람만나 잘 살고 있길 기도할게

Ri오래 전

왜이렇게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을까요.. 본문과 댓글들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아픕니다. 조금만 나아져도 이렇게들 행복함 느끼면서 살수 있는데.. 다들 힘내시고 이글 보시는 모든분들, 약한 생각하지마시고 조금만 버티면 나은 삶 살수있어요.. 행복은 멀리 있지않다는말 다들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힘냅시다!

ㅁㄴㅇ오래 전

주인공이 아닌게 아니라 아직 기승전 '결'이 나오기 전인 거예요, 화이팅~

23오래 전

누나 멋있어요..앞으로도 화이팅하세요! 별것도 아닌일에 의욕없어하는 제가 부끄럽네요ㅠㅠ

강혁오래 전

저는 중학교 1학년때 사고 이후로 다리를 못쓰게 됐다가 재활이랑 운동으로 통해서 못살리던 다리를 기적으로 돌려 놨구요 중3때 급 시력 저하로 알고만 있던 저였는데 그냥 안경쓰고 다녔다가 시력이 완전 안보일 정도로 되서 안과를 갔더니 포도막염이라는 염증에 걸려 실명 직전까지 갔다가 3년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치료 받고 한쪽눈 거의 잃다 시피 지내다가 겨우 염증 다 걷어 내고 지금은 안경시력으로 맞춰서 생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26살이 됐는데 갑자기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더니 그냥 누워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고 누워있었는데 저세상 갈뻔 했었습니다. 뇌압과 고혈압이 갑자기 온거죠; 한 3일 못깨어 나고 죽어있었다가 살아 났다고 봐야겠죠?? 의식도 없었고 그렇게 병원에서 몇개월 지낸후 1년이 지나고 또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일주일간 죽었다 깨어났습니다. 계속 운동도 하고 몸도 건강하게 만들고 잘 버티며 살아 가고 있어요 포기만 안하시면 됩니다. 포기하는 순간 그건 이미 지옥이거든요... 힘내시고 이런 저도 살고 있으니 더 나은 삶이 되시라 믿습니다 기도하고 있을께요~~!!

화이팅오래 전

힘내세요.다잘될겁니다.

ㅠㅠ오래 전

님..지금까지도충분히잘해오셨구요 이제부터가인생의시작이다생각하세요 힘내시고요 아진짜눈물나네ㅠㅠㅠ

중년오래 전

아주 휼륭하구요.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남들이 소유하지 못한 능력과 극한의 경험을 하셨습니다. 목표를 높게 갖으시고 꼭 성취하세요. 지금까지의 경험과 극복과정은 앞으로의 성취에 큰 도움이될겁니다.

휘리릭오래 전

세상엔 이렇게나보다힘든사람들이많은대... 지금너무힘든대....내가부끄럽다..

나도오래 전

아빠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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