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시댁이 우선이어야하나요?

G2014.01.14
조회1,064

 

 

 

 

안녕하세요

신혼집 구해서 혼인신고 먼저 하고 결혼식 준비중인 예비 신부입니다.

 

 

저는 태어난곳이 순천은 아니지만, 어릴 때 집안 사정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아래에서 자라서

철 없을 때부터 철 들때까지 순천에 있어서 전라도 사람처럼 자랐고

남편은 집안 분들이 다 부산에 있는 경상도 사람입니다.

 

아무래도 전라도와 경상도가 말투라거나 하는 행동에 약간 차이가 있잖아요

분위기 라거나....

 

처음에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을 때 시어머니 시아버지 말투나 행동때문에

저 싫어하시는줄 알았어요.

시어머니는 댁에 찾아뵙고 한 30분 이런저런 얘기 했을때였나

'우리 아들이랑 결혼할라면 부산에서 해야되는데?!?!?!' 라고 ㅡㅡ

정말 토시 하나 안틀리고 저렇게 얘기 시작하시더니

어머님 아버님이랑 집에 있는것도 불편한데 주변 친지들을 다 부르시더니

친지들 앞에서도 '결혼할라면 부산에서 해야지' 라고 통보하시더라구요 ㅋ

제 표정 굳어지니까 남편도 당황하고, 작은아버님도 좀 그래보였는지

그건 상견례때 상의하는건데 일방적으로 왜그러냐고 말리고 ㅡㅡ.

어머님께서 남해 분이시라 경상도 말 치고도 말투가 엄청 드세고 목소리도 정말 크시거든요

 

거기에 아버님은 말씀도 없으시고 표정도 없으시고

 

전 평생 친척분들이랑 농담도 많이 주고받고, 집안에 손님이 오면 다른 손님 불러오는 법도 없고

손님은 손님 대접 확실히 딱딱 해주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 분위기 정말 적응 안되서

내가 뭐가 그렇게 못나서 니네집에 다 맞춰주면서 결혼해야되냐

나 아직 어리고 (20대 중반입니다) 결혼 안해도 잘산다 (독신주의였거든요)

대판 싸우고 결혼이고 뭐고 다 접을뻔 하다가 그래도 남편 하나 믿고 결혼해야지

다 맞춰주고 이해해주기로 하고 지금 결혼식 앞두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사람이 한번 맞춰주면 맞춰주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건지

점섬 스트레스받습니다.

 

작년 추석때 그래도 상견례도 하고 했으니 저희 할머니 집에 내려갔다가 당일 오후에

부산으로 가서 하루밤 묵으면서 친지분들께 아양도 떨고 상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마치 벌써 며느리 된양 집안일 다 도와드렸습니다.

어짜피 이집 사람 될 사람이니까, 저번에도 손님대접 못받았는데 별다를꺼 있겠나

마음 먹고 갔던거라 별로 섭섭하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하고싶어서 하는거라고 생각하고 했으니까요.

 

이번 설에도 그렇게 내려가야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남편한테 전화해서

아직 결혼식 안올렸으니까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혼인신고는 한참이라 당연히 내려가야 된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먼저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예매 풀리자마자 시골집 내려가는

차편도 예약하고, 친척오빠언니들한테 설에 보자고 연락도 다 해놨구요.

 

작년 추석에 제가 어머님댁 찾아뵈었으니, 올 설에는 남편보고 저희 집에 오라고 했습니다.

남편도 당연하다며, 대를 잇는 장손은 아니지만, 집안 장손이라 제사만 지내고

바로 넘어오겠다고 했구요~ 이 내용이 어머님께 다 전달 된건줄 알았습니다.

남편이 알아서 얘기 하겠다고 했었구요.

 

근데 몇일전에 어머님께서 남편한테 설에 몇일에 내려올꺼냐고 물어보시더니

올라가는 표도 예매했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남편이 한명 표는 어떻게 해서든지 구해진다고 하니까 어머님께서

'너 혼자 올라가는거가?' 하시더군요. 당연히 제가 또 부산으로 가실줄 아셨나봐요..

저 혼자 착각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려니 하고 조용히 하고 넘겼는데

어머님이 그렇게 물어보시는것도, 남편이 그렇게 대답하는것도 웃긴게

저희 집에 오는거 자체를 얘기 안드린거더라구요 ㅡㅡ

 

어짜피 매년 추석이나 설 명절에 당일에 서울 올라왔다고 하더라구요.

명절 당일에 집에 가던거 올 설에 우리집에 인사드리러 오는게 그렇게 비밀로까지 해야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순간 기분 상했지만, 그냥 조용히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또 어머님께서 갑자기 신혼여행 갔다가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당연히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고 했더니, 그럼 거기서 바로 부산 KTX 타고 올꺼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순간 벙졌습니다.

신혼여행 갔다가 당연히 친정 먼저 들리는거 아닌가요? ㅡㅡ

저희 아버지 서울에 계십니다. 당연히 인천공항 들어와서 아버지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하룻밤 자고 부산 내려가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되게 당연하다는듯이 바로 부산 내려오라고 얘기 하시는데 어이가 없어서 ㅡㅡ

 

제가 뭐 욕심 부려서 신혼여행 갔다가 순천 내려가겠다는것도 아닌데

어머님도 결혼 해보셨으니까 아실텐데 왜 저러시나 싶더라구요.

이럴 때마다 우리 아버지가 혼자 사시니까 무시하시는건가 싶기도 하고.

진짜 짜증납니다 ㅡㅡ

 

주말에 간장이랑 이것저것 보내주셨는데, 제가 청소하다가 전화를 못받았거든요.

그래서 남편한테 전화가 갔는데, 그 때 남편이 밖에 있었던지라

저 감기기운 있어서 낮잠잔다고 했었나봐요.

간장이고 매실액기스고 냉장보관 안해도 된다는 말을

남편한테 하면 되는데 구지 저한테, 감기기운 있어서 자고있다는 저한테 꼭 전화하라고

하시더니 ㅡㅡ 냉장고에 넣지 말아라 이래라 저래라 저한테 얘기하시고 ㅡㅡ

남편은 뭐 간장이고 액기스고 정리하면 안됩니까? 상전 모시고 사는 기분이네요 ㅡㅡ

 

제가 전화공포증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랑도 전화로는 연락 잘 안하고

혹 전화를 하게 되더라도 필요한 말만 하고 끊고 그렇거든요.

저희 어머님 정말 전화 자주 하십니다. 별 쓰잘때기 없는 얘기 하시는데

전화 오는것 자체가 스트레스예요 정말. 전화벨 소리 울리고 어머님 이라고 뜨면

그때부터 스트레스받고 한숨쉬고 전화받습니다.

막상 전화 받으면 어머님~ 하면서 알랑거리죠, 그러는것 자체도 정말 싫습니다.

근데 남편은 이제 자기 엄마 말투 익숙해졌냐고 실실거립니다 ㅡㅡ

 

저는 이렇게까지 하는데 남편요? 저희 아버지한테 전화 한통 안드립니다 ㅡㅡ

저희 아버지가 남편 진짜 많이 이뻐하시거든요, 상견례 자리에서도

친아들 같이 이쁘다고, 자식처럼 챙기겠다고 하시고

평소에도 엄청 이뻐하십니다. 술 드시고 기분 좋으신 날엔

저한테도 안하는 전화를 남편한테 해서 사랑한다고 하시고 그러세요.

그런 분인데 찾아뵙긴 커녕 전화도 안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요 ㅡㅡ

그래놓고 지 친구들이랑 술처먹으러 다니고 진짜 꼴도 보기 싫으네요.

 

한번은 아버지께서 술드시고 전화하셔서 섭섭하다고, 전화도 안하냐고

딸키워봤자 다 소용없다고, 사위란 놈은 손가락이 부러졌냐고

이런 말씀도 남편한테 직접 안하고 저한테 하십니다.

너무 속상하고 화나서 따졌더니 미안하다고 하고 전화 한번 하더니

또 제자립니다 ㅡㅡ

그 와중에 우리 어머님 전화는 끊이질 않네요 ㅡㅡ 그러면서 전화좀 자주 하라고

지겨워 죽겠습니다. 증말.

 

이것도 딸가진 죕니까? 제가 아들이어서 아버지한테 며느리 만들어 드렸으면

저희 아버지 덜 섭섭하셨을까요? 저도 스트레스 덜 받았을까요?

결혼하면 무조건 시댁이 먼저여야되는 풍습 도대체 언제쯤 없어질까요?

벌써부터 이러는데, 결혼식 올리고 명절며느리 되면 얼마나 고생할지

눈앞이 깜깜하네요.......

 

 

답 없는 문제라는거 아는데 누구한테 말이라도 해야 속이 시원할것 같아서

푸념 늘어놨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며느리분들 힘내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