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이전에, 편의상 음슴체로 쓰겠음.
하해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림 (굽실굽실)
지난 주말, 난 독감 + 골절로 인한 저질 모드로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었음.
가끔 나오는 기침이 용가리 불 뿜어내다시피 해서 한 자리 있기만 해도 민폐다 싶던 나는
칸 옮겨다니다 노약자석이 빈 것을 보고 거기 앉았음.
벽 - 할아버지 - 가운데 자리 비어있음 - 나 - 지하철 문
대충 이런 상태였음.
주말 오후 아니랄까봐 지하철 칸은 바글바글. 이 상태에서 자리 득템은 아주 다행.
가장자리 할아버지는 별 말씀 없으셨고 그대로 평화롭게 집에 가나 싶었는데
가운데 자리 비어 있는 곳에 앉으시던 할아버지, 나랑 눈이 마주치자 한 마디 하심.
" 거기 아가씨~ 여기 노인석이라고 적혀 있는 거 안 보이나? 임신했어요?
해당 사항 안 되면 일어나지? "
평소 같으면 " 죄송한데 제가 몸이 아파서요.." 라고 공손하게 말했겠지만
몸도 아프고 사람들 바글바글한 데서 신경 곤두섰던 나는
" 노약자석이지 노인석인 거 아닌데요? " 라고 대답.
그랬더니 18 18 랩을 하시던 할아버지.
맞은 편 노약자석 앉은 할아버지가 " 대체 뭐래? " 라고 하니
아군을 만났다고 아주 크게 말함.
" 노약자석에는 젊은 사람도 앉을 수 있다고 그러잖아~
정신 이상자도 아니고 원. 요즘 젊은 것들은 교육이 글러먹었어.
아무리 몸이 아파도 노인이 있으면 얼른 일어나야지 원. "
하며 맞은 편 할아버지랑 아주 찰진 쌍욕 랩배틀 시전.
...???
연세 드셔서 인지 능력이 딸렸어도 말은 똑바로 하셔야지
내가 언제 젊은 사람도 앉을 수 있다고 그랬음??
노약자석이 노인석인 거 아니라고 그랬지.
그리고 애초에 본인이 노약자석은 커녕 노인석이라고 먼저 말 꺼내며 일어나라 하지 않음?
나도 자리가 자리니만큼 앞에 어르신 오시면 몸 아파도 일어날까 하다가 그 꼴을 보고 나니
오기가 생겨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쭈욱 앉아서 갔음.
그렇게 벼슬인 것마냥 주장하는 노인들이 오히려 당시 몸 아픈 나보다 더 기력 좋던데
뭔 놈의 양보를 강요하는지 모르겠음.
그러고보니 어제 집에 가던 길에 탔던 지하철에서도 옆자리 할머니 말씀,
노약자석에 앉아 있으니까 71,2세라고 주장하는 할아버지 둘이 와서는
나이 70 넘은 거 아니면 이 자리 앉지 말고 일어나라,
요즘 여자들은 남자들 덕분에 편하게 사니까 여자 나이 70은 남자 나이 65로 봐야 된다
이랬다는데 별의별 미친 놈들 다 있다 싶음.
양보는 말 그대로 해주면 고마운 배려인 거지 강요할 게 아님.
그리고 노약자 이 단어에는 엄연히 약자라는 개념도 포함임.
그렇게 앉아서 가야겠다 싶을 정도로 몸이 약하면 재벌집 양반들마냥
기사 딸린 자가용 타고 다니면서 유세 단단히 떨 것이지
공짜로 타고 다닐 지하철에서 꼴값 떨지 않았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