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같이볼게요) 전 배부른 남자입니다.

배부른남자2014.01.22
조회4,945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4살 된 예비 신랑이고,

제 예비 신부는 올해 25살이 됐습니다.

평소에 여자친구랑 가끔 시간 보낼 때

한번씩 들여다보기만 했는데 조언이 필요해서 글 적어봅니다.

 

저희는 올해 만난지 2년 약간 넘었고, 9월에 결혼 예정입니다.

속도 위반을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저희가 장거리 연애중이었는데

제 직장이 여자친구 지방으로 잡히게 되어 여자친구 집 쪽에서 살다가

작년 말 양가 합의 후에 아버지가 집을 마련해주셔서 동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상견례는 올해 초에 했고, 지금 아버지 하시는 사업 중 일이 있으셔서

9월달로 결혼식을 예정중입니다.

 

20살이 되자마자 자원입대해서 군제대를 하고 아는 누나의 소개로

처음 만난 지금의 여자친구는 처음부터 첫눈에 반할 정도였습니다.

예쁘고, 몸매도 좋고, 애교도 많고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후로 자주 연락을 하다가 만나게 됐고 3개월이 지났을때

저희 부모님께 처음으로 인사시키고 여자친구 부모님과도 인사했어요.

제 부모님이나 여자친구 부모님이나 양쪽 다 상당히 개방적이신 분들이라

오히려 저희 연애하는데에 여름이면 여름휴가를, 겨울에는 스키장을 보내주시곤 했습니다.

 

제 여자친구가 더욱 마음에 들었던건 요즘 여자 같지 않은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종종 기념일엔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고 했지만,

그 외에 데이트할때는 비싼곳에 가서 먹자고 해도 자기가 하는 음식이 더 맛있다며

나중에 자기가 만들어줄테니 저렴해도 맛있는 곳들이 많다고 늘 그런곳만 다녔구요.

남들 하나씩은 가지고있을법한 명품백도 생일날 선물해주려고 하니

인터넷이나 아울렛 매장같은곳 가면 세일도 하고 예쁜 중저가 브랜드가 많다고

남들과 똑같은 가방 들고다니는것보다 훨씬 개성있다며 그런 선물만 바랬습니다.

커플신발, 커플티를 살때에는 둘이 같이 쓰는 통장에 함께 돈을 모아 구매하기도 했구요.

 

오히려 커플링은 제 생일날 여자친구가 깜짝 선물을 해줬었습니다.

데이트 할 때엔 제가 돈이 있든 없든 본인 돈을 어느정도 꺼내어 제게 주면서

"남자가 지갑이 빵빵하고 돈을 잘써야 그만큼 들어오는 거야." 하며 건네줬습니다.

1년정도 만나다보니 그런 모습이 당연히 안 예쁠수가 없죠.

그렇게 만나다가 작년에 제가 여자친구 있는곳에 직장을 잡고

저희 부모님이 그래도 하나뿐인 외동아들이 객지 생활을 한다며 집을 해주셨습니다.

한달가량 생활하는 동안에 여자친구 어머님이 반찬들도 갖다주시고

집으로 불러서 저녁도 잘 챙겨주시고, 나중에는 저 혼자 생활하는데에 불편이 많겠다고

여자친구와 함께 살 것을 권유해서 같이 살고 있어요.

 

제가 혼자 살때는 열쇠로 따는 문이었는데 여자친구와 같이 살면서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일이 먼저 끝나는 날은 위험할것 같아 번호키로 바꾼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카톡을 보내셨더라구요.

여자친구가 번호키 달린 문으로 바꿨는데 먼저 비밀번호를 보내주더라고. 고맙다고.

집에가서 부모님께 번호키 알려드렸어? 하니

"너도 나도 일하는데 어머님이나 아버님이 한번씩 오실때 혹시 일하느라 연락 안돼서

집에 못 들어오시면 어떡해. 그리고 아버님이 해주신 집이고 내 집도 아닌데 당연한거지."

라고 하는데.. 와..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다는 말로도 부족했습니다.

 

 

이런 얘기만 들으시면 저희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시겠죠.

저 같아도 제가 지금 하는 고민이 제가 너무 배불러서라고 생각합니다.

제 직장은 직장 특성상 현장을 돌아봐야 할 일이 많아 도시락을 싸다닙니다.

그 도시락 역시 여자친구가 아침마다 .. 그것도 새벽마다 만들어주는거예요.

제 스스로 인정하는 바이지만 제가 편식이 무척 심합니다.

해산물도 싫어하고 비린내 나는 음식도 싫어하고 씹는 질감이 별로인것도 싫어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여자친구는 지금까지 한번도 불평불만이 없었어요.

오히려 그렇게 편식하면 영양소가 망가진다며

갖가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음식들을 잔뜩 싸주곤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가는 도시락이 회사에서 단연 최고였구요.

 

근데 제가 나쁜놈인건지.. 이런 생활이 어느정도 반복되고 나니까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보다 이른나이에 번역일을 시작해서 저보다 돈을 많이 벌어요.

근데 번역일이 마감일이 있다보니 새벽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할때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저보다 일찍일어나서 도시락을 싸고 집안일을 하고 일하고..

가끔씩은 몸살에 걸려 앓아누울때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이런 모습들이 너무 보기 미안해서 아침에 도시락 안 싸줘도 된다고

편의점같은 곳에서 컵라면 사먹거나 식당에서 대충 때워도 된다고 했더니

자기가 해준 음식이 맛이 없어서 그렇냐며 속상해 하길래

아니라고 힘들고 한번씩 아프고 하는 모습이 미안해서 그렇다니까 괜찮답니다.

 

그러다 얼마전에 여자친구 위가 많이 아파 병원을 갔을때가 있었는데.

위염이 심각하다고 하더라구요. 식사를 너무 걸러서 그렇다네요.

집에서 일할때 밥 안먹냐니까 아침에 도시락 싸면서 음식 냄새 맡다보면

한동안 밥 생각이 없답니다. 그래서 굶었다구요.

 

제가 뭐고, 제 도시락이 뭐라고 자기 몸 버려가면서

힘든데 무리해가면서 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저도 남자친구의 입장에서 여자친구한테 비싼 선물 좋은 선물 해주고싶은데

차라리 그 돈 아껴서 나중에 여행가자며 바라지도 않고,

오히려 제 생일날은 마크제이콥스 한정판 향수며 명품 옷이며,

비싼 커플링이며 추운날 일한다고 피부상한다면서 비싼 화장품까지..

저한테는 뭐 아끼는게 없는것같애요.

 

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느끼는건, 여자친구가 저를 만나기 전에 좀 안좋은 일이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울증이 생겼었는데 절 만나고 같이 병원가서 치료도 받고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아직 우울증이 좀 남아있는건지 한번씩 자기가 제 인생에 짐같다느니

그런 소리들을 합니다. 오히려 제가 생각할땐 제가 여자친구에게 짐이 되는것같은데

그런 말들을 하면서 헤어져주는게 맞는게 아닐지 생각한다그러고..

저 회식같은거 가거나 회사에서 어디 1박2일로 놀러가기라도 하면

잠도 안자고 기다립니다. 버림받는것같고 외로워서 힘들대요.

그렇다고 제가 회식 참여할때나 어디 놀러갔을때 연락해서 와달라고 하거나

외롭다고 하거나 말이라도 해주면 제가 중간에라도 집에 들어갈텐데

그런 말도 없이 그냥 잘 놀고 오라고 아무 말도 안하고 혼자 끙끙 앓습니다.

 

여자친구는 요즘에도 본인이 제 인생에 짐이라며 우울해하고 속상해하고

여자친구 돈으로는 저축을 하고 제 돈으로 생활을 하는 편인데

제 돈 뜯어먹는 돈벌레같다고 본인을 비하하고..

늘 같이 있는데도 제가 회사에가고 회식을 하고 일을 보러 가면 외로워하고..

이제 결혼도 앞두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오히려 여자친구가 너무 이래버리니까.. 제가 부담스럽다고 해야할까요.

그렇다고 여자친구한테 정이 떨어진다거나 여자친구가 싫어진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러다보니 여자친구는 더 힘들어하고 속상해하구요.

 

저희가 어떤 부분이 잘못된건지. 어떻게 고쳐나가면 좋을지.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확실히 저희 둘 행동이 뭐가 문제다 라고 생각이 되면

그런걸로 둘이 싸우기라도 하고 풀기라도 할텐데.

도통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