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편의 여행기를 올렸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어떤 분께서 제가 서른둥이+1라느니 씐나는 이라느니 나이답지 않은 표현에 조금 언짢으셨나봐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헌데 재미있잖아요. 저 실은 하는 일이 신문 편집기자라 누구보다 인터넷스러운 표현 안 좋아하는데,, 분위기 따라서 또 맞출 때는 맞출 줄도 알아야하지 않나 싶어요 ^^;; 너무 진지하게만 보지 마시고, 제가 워낙 철이 없으니 뭐 저런 애도 있구나 가벼이 넘겨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 자 이제 서른둥이+1의 세 번째 도보여행. 이번엔 양양편입니다. 저기 어디지 에티오피아 형님들은 예전에 찢어지게 가난해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마라톤 뛰고 그러셨잖아요? 이번 여행의 키 포인트는 바로 이 맨발 여행입니다 ㅋㅋㅋㅋ 때는 지난해 7월2일. 기억나시나요? 여름 내내 비 오지게 왔던.... 갑작스러운 부장님(싸랑해요 부장님!!)의 명령. 너 이번 주 월차가라... 이번 주요? 아싸 놀러 가는데 누가 싫겠어요. 니나니뇨!! 네 좋습니다.. 자리에 앉은 게릴라... 눈누난나 이번 주에는 어디로 놀러 갈..... 뭐야 금,토,일,월,화,수,목,금,토 내리 비가 온다고? 6주 만에 다가온 월찬데 비가 온다고? 장마 기간이라고? 멘붕에 빠진 게릴라.... 급히 카스와 밴드에 SOS를 날립니다. 하지만 별 실속 없는 답변들.... 이 것들이 나 진지하다고 나 지금 궁서체라고..... 그러던 중, 아주 아끼는 후배 녀석. 제가 올린 카스 글을 보더니 자기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비오는 날 7번 국도 걷기를 하겠다는데.... 오왓!!! 이것이여.... 7번 국도가 어디던가? 내 버킷 리스트 1순위 해파랑길 완주의 모티브가 되는 길 아니던가? 이걸로 이번 도보여행 테마는 끝!!! 비가 오건 날이 푹푹 찌건, 이번 월차엔 이곳이여!!! 이 녀석의 고향이 양양인 터라 이번 코스는 낙산해변에서부터 동호해변까지 약 12km!! 좀 짧긴 하지만 혼자 가는 여행이라면 좀 더 길게 잡았겠지만 이번엔 이 녀석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무리하지 말자!!! 그리고 힘이 좀 남으면 이 녀석 보내고 나는 속초까지 좀 더 걷지 뭐!!!! 제가 언젠간 꼭 완주하고자 하는 해파랑길은 강원도 고성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7번국도를 베이스로 한 바닷길 종주 코스입니다. 총 거리 770키로미터로 국토종단 코스 중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합니다. 시간과 체력만 허락한다면 한 방에 완주해도 매력적이고 저처럼 직장에 얽매여 있다면 짬날 때마다 코스별로 다녀도 되지요. 제가 이번에 걸은 구간은 양양속초 9구간 44코스 중 낙산해변부터 시작해 수산항부터 하조대까지 이어지는 43코스 중 동호해변까지!!! 약 12키로미터. 해파랑길 홈페이지를 가면 이렇게 구간별, 코스별 상세 정보가 잘 나와 있답니다. 도보여행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해파랑길은 꼭 걸어볼 만한 아주 아름다운 도로이지요. http://www.haeparanggil.org/ 어쨌든, 여행지를 정했으니 짐을 꾸려야겠지요? 일단 예보상으로 양양은 비가 오는 것으로 돼 있으니 바람막이며 여분의 양말 등등 바리바리 준비합니다. 같이 가기로 한 녀석이 저랑 성격도 잘 맞고 참 배울 게 많은 녀석이라 그저 이 녀석이랑 걷는다는 자체로 설레고 잠이 안 옵니다. 춘천에서 속초로 향하는 오전 6시30분차를 타고 갑니다. 양양까지 가는 버스편은 꼬불꼬불 산길에 완행이라 저처럼 속초 무정차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시내버스로 양양에 가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입니다. 속초에 도착해 보니 이미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시는 스님이 앉아 계시는군요. 예가 무릉도원인 것인가... 양양으로 가는 9-1번 버스를 탑니다. 10~20분에 한 대꼴로 운영하고 낙산까지도 20분이면 간답니다. 버스비는 1,500원!! 후배를 만나 쮸쮸바 한 개를 꿀꺽하고 걷기 시작한 시각 오전 9시 30분쯤... 대망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사실 저나 후배 모두 비가 오는 7번 국도의 운치를 바랐건만 날은 찌는듯이 덥습니다. 기상청 너에게 또 속았다 ㅠ.ㅠ 해파랑길은 요렇게 1키로미터 지점마다 표지판과 함께 곳곳에 노란색+빨간색 조합의 상징띠가 배치돼 있어 어지간한 길치가 아닌 이상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답니다. 제 모교의 수련원이 있는 곳을 지나 뷰가 끝내준다는 솔비치를 지나 중간 휴식처이자 점심을 해결할 수산항에 도착합니다. 물회가 맛있다고 해 침 삼키며 대기 대기... 양도 넉넉하고 맛도 새코롬하니 아주 좋은데 초큼 비싼 게 흠.... 여기서 재미진 포인트 하나.. 요즘 한국의 음식 예절, 음식이 나오면 반드시 먹음직스러운 각도로 사진 찰칵!!! 아따 밥도 든든히 먹고 하니 다시 열심히..... 것보다 드러 누워 한 숨 자고 싶은 이 아저씨 감성.... 아냐 아냐 조금만 더 걸으면 동호해변이 나온다고.. 바다에 누워도 갠춘 갠춘!! 지금 누워 봐야 소 밖에 안 된다구!! 먹자마자 눕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참고 다시 힘차게 걷습니다. 바닷길가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크도 마련 돼 있고 한 여름에도 바닷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게 진정 매력적입니다. 쉬엄 쉬엄 걷다가 벤치 나오면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보따리 풀어 놓고 서로 고민도 얘기하고.... 또 한 숨 쉬기도 하고.. 이 벤치가 있는 데크의 풍경이 끝내줬는데 조금 더 걸었더니 눈 앞에 다가온 동호해변.. 바다 멀리에는 당장 비라도 올 듯 하늘이 어둑했고 파다도 제법 높았습니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갑작스레 들이닥친 파도에 제가 아주 아끼는 신발 녀석이 그만 침수.... 그동안 취미 삼아 러닝을 하면서 수많은 기록 달성의 영예를 안겨준 '러닝 메이트' 회돌이 러닝화가 바닷물에 빠진 것이죠 ㅠ 급 흥분한 서른둥이+1 "싸우자 바다!!" 애초에 목적지로 삼은 동호해변까지 도착했지만 뭔가 허전합니다. 비가 올 것에 대비하기도 했고 함께한 녀석의 체력을 감안해 동호해변까지 걷기로 했지만 둘다 아직 쌩쌩한데다 날씨도 기똥차게 좋고 이대로 끝내면 아니 온 것만 못할 것 같아.. 급 하조대까지 더 걷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 전에 모래 투성이가 된 발을 좀 닦고 신발도 말리고.... 큰일입니다. 생각보다 신발이 많이 젖었네요. 이대로는 신발을 신고 갈 수가 없겠어요. 하조대까지는 6키로미터 정도를 더 걸어야 하는데.... 넉넉 잡고 2시간이면 충분히 갈 거리죠!! 이 싸나이, 맨발로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저기 말이야, 에티오피아 이런 데 사는 형님들은 맨 발로 마라톤 완주도 하신다는데 말야... 까짓것, 육군 예비역 병장 안 병장, 맨발 워킹 따위 못 할까? 후배의 우려스러운 만류에도 한 고집하는 요 서른둥이+1 걷습니다. 맨발로... 처음엔 살짝 살짝 따끔하지만 이내 적응이 됩니다. 그런대로 걸을만합니다. 다만 한 낮의 햇빛을 그대로 머금은 아스팔트는 아... 뜨겁네요... 하지만 후배에게 호기로운 모습을 보인 이상 포기는 없다!!! 맨 발로 걷다 보니 도로의 지형, 아스팔트의 색에 따른 온도 차이를 실감합니다. 하... 언제 한 번 이런 거 느껴 보겠습니까 (무한 긍정의 싸나이죠) 1키로 남짓 걷다 보니 벽화가 그려진 마을이 나옵니다. 예상 밖의 풍경에 후배와 저 사진 삼매경에 빠집니다. 으핫.. 당시엔 몰랐는데, 이미 이때 몰골이 아주 처참했군요....흠... 지나가던 차 속 사람들이 절 지긋이 쳐다보면서 간 게 얼굴이 잘 생겨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고 무슨 거지마냥 본 거였네요...ㅠ 가는 내내 곳곳에 이렇게 친절하게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좋네요. 이날 따라 가을 하냥 마냥 높고 푸른 느낌 해파랑길의 매력은 여러 형태의 길을 맛볼 수 있다는 것. 해변길도 나오고 일반 도로도 있고 산길도 있고 이렇게 시골길도 있구요.. 맨 발로 걷다 보니 저마다의 질감, 온도가 다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왕 맨 발로 걷기 시작한 것 매 키로마다 이렇게 인증을 남기려고 했으나 이내 비포장길이 나와 하는 수 없이 신발을 신어야 했답니다. 아쉽게도 맨발 투어는 2키로 남짓 걷고 종료.... 늘 그런 것 같습니다. 지치고 힘이 들 무렵,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면 머지 않은 곳에 목표지점이 있더라구요.. 힘들 때는 그만큼 성취하고자 하는 일도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이죠. 포기해선 절대 안 될 이유겠지요... 뜨거운 햇볕 아래 서로 지쳐갈 무렵.. 우리의 목표지점이 가까워졌다는 촉이 옵니다. 요선동 총각도사(요즘 제촉이 하도 좋아 제 스스로 붙인 별명입니다)의 감은 틀린 적이 없지요. 정말 얼마 안 가 나타난 하조대, 반가워 하조대 ㅠ.ㅠ 목이 타들어갈 것 같은 후배와 저 "그냥 물 말고 아이스 커피컵에 맥주 넣어 마실까?" 그 선배에 그 후배라고... 맥주 마시자고 제안하니 얼음 넣어마실 거면 KGB가 최고라고 냉큼 고르는 녀석. 센스가 굿이여 굿!! 음 이만큼이나 걸었구만, 우리 대단해 멋있어... 자자 치어스~~ 하조대에 도착해 보니 뷰가 끝내 주더군요. 아무데나 주저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데 대만 사람들, 미쿡 사람들 잔뜩 와서 사진 찰칵 찍고 바로 가더군요. 그 와중에 한 커플 커플샷을 찍으려 애쓰고 있는데 제 후배가 나서서 찍어줍니다. 사교성 극강, 저와는 많이 다른 녀석이네유... 얼추 하조대까지는 왔는데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애초에 동호해변까지만 가기로 한 여행이라 하조대까지 오는데 꽤 많은 시간을 썼고 돌아가는 차편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이죠.. 이날 인제를 가야했던 터라 양양읍내에 저녁 6시30분까지는 떨어져야 하는데 벌써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가고 있었거든요.. 이때 이 사교성 극강의 후배, 좀전에 사진 찍어준 커플에게 다가갑니다. 차를 가져온 이 커플 후배 녀석의 카풀 제안에 흥쾌히 응해줍니다. 아 이래서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여..... 녀석의 넉살에 한동안 멍 때리다 차를 얻어탑니다. 다행히 이 커플 분 낙산사로 간다고 하네요. 터미널서도 가깝고 양양까지 왔는데 잠시 짬을 내 낙산사를 가보는 것도 갠춘갠춘... 저희도 낙산사로 고고씽!!! 시간이 좀 더 넉넉해 한 바퀴를 쓩 다 돌아봤다면 좋았겠지만 홍련암과 의상대만으로도 낙산사의 위엄은 대단했습니다. 돈 냄새가 살짝 풍겨서 아쉽긴 했지만 바닷가를 끼고 지어진 아름다운 사찰이었지요. 낙산사를 마지막으로 후배는 집으로 저는 인제 친구 녀석의 집으로 서로 빠빠이!!! 이상 서른둥이+1의 세번째 여행기이자 한여름 해파랑길 도보여행 끝!!! 3610
[서른둥이+1 씐나는 도보여행] 3. 양양편
총 2편의 여행기를 올렸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어떤 분께서 제가 서른둥이+1라느니
씐나는 이라느니 나이답지 않은 표현에
조금 언짢으셨나봐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헌데 재미있잖아요.
저 실은 하는 일이 신문 편집기자라
누구보다 인터넷스러운 표현 안 좋아하는데,,
분위기 따라서 또 맞출 때는 맞출 줄도 알아야하지 않나 싶어요 ^^;;
너무 진지하게만 보지 마시고, 제가 워낙 철이 없으니
뭐 저런 애도 있구나 가벼이 넘겨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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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서른둥이+1의 세 번째 도보여행. 이번엔 양양편입니다.
저기 어디지 에티오피아 형님들은 예전에 찢어지게 가난해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마라톤 뛰고 그러셨잖아요?
이번 여행의 키 포인트는 바로 이 맨발 여행입니다 ㅋㅋㅋㅋ
때는 지난해 7월2일. 기억나시나요? 여름 내내 비 오지게 왔던....
갑작스러운 부장님(싸랑해요 부장님!!)의 명령.
너 이번 주 월차가라... 이번 주요?
아싸 놀러 가는데 누가 싫겠어요. 니나니뇨!! 네 좋습니다..
자리에 앉은 게릴라... 눈누난나
이번 주에는 어디로 놀러 갈.....
뭐야 금,토,일,월,화,수,목,금,토 내리 비가 온다고?
6주 만에 다가온 월찬데 비가 온다고?
장마 기간이라고?
멘붕에 빠진 게릴라.... 급히 카스와 밴드에 SOS를 날립니다.
하지만 별 실속 없는 답변들.... 이 것들이 나 진지하다고
나 지금 궁서체라고.....
그러던 중, 아주 아끼는 후배 녀석.
제가 올린 카스 글을 보더니 자기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비오는 날 7번 국도 걷기를 하겠다는데....
오왓!!! 이것이여.... 7번 국도가 어디던가?
내 버킷 리스트 1순위 해파랑길 완주의 모티브가 되는 길 아니던가?
이걸로 이번 도보여행 테마는 끝!!!
비가 오건 날이 푹푹 찌건, 이번 월차엔 이곳이여!!!
이 녀석의 고향이 양양인 터라 이번 코스는 낙산해변에서부터 동호해변까지
약 12km!! 좀 짧긴 하지만 혼자 가는 여행이라면 좀 더 길게 잡았겠지만
이번엔 이 녀석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무리하지 말자!!!
그리고 힘이 좀 남으면 이 녀석 보내고 나는 속초까지 좀 더 걷지 뭐!!!!
제가 언젠간 꼭 완주하고자 하는 해파랑길은
강원도 고성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7번국도를 베이스로 한
바닷길 종주 코스입니다. 총 거리 770키로미터로
국토종단 코스 중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합니다.
시간과 체력만 허락한다면 한 방에 완주해도 매력적이고
저처럼 직장에 얽매여 있다면 짬날 때마다 코스별로 다녀도 되지요.
제가 이번에 걸은 구간은 양양속초 9구간 44코스 중 낙산해변부터 시작해
수산항부터 하조대까지 이어지는 43코스 중 동호해변까지!!! 약 12키로미터.
해파랑길 홈페이지를 가면 이렇게 구간별, 코스별 상세 정보가 잘 나와 있답니다.
도보여행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해파랑길은 꼭 걸어볼 만한 아주 아름다운 도로이지요.
http://www.haeparanggil.org/
어쨌든, 여행지를 정했으니 짐을 꾸려야겠지요?
일단 예보상으로 양양은 비가 오는 것으로 돼 있으니
바람막이며 여분의 양말 등등 바리바리 준비합니다.
같이 가기로 한 녀석이 저랑 성격도 잘 맞고 참 배울 게 많은 녀석이라
그저 이 녀석이랑 걷는다는 자체로 설레고 잠이 안 옵니다.
춘천에서 속초로 향하는 오전 6시30분차를 타고 갑니다.
양양까지 가는 버스편은 꼬불꼬불 산길에 완행이라 저처럼 속초 무정차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시내버스로 양양에 가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입니다.
속초에 도착해 보니 이미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시는 스님이 앉아 계시는군요.
예가 무릉도원인 것인가...
양양으로 가는 9-1번 버스를 탑니다. 10~20분에 한 대꼴로 운영하고 낙산까지도
20분이면 간답니다. 버스비는 1,500원!!
후배를 만나 쮸쮸바 한 개를 꿀꺽하고 걷기 시작한 시각 오전 9시 30분쯤...
대망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사실 저나 후배 모두 비가 오는 7번 국도의 운치를 바랐건만 날은 찌는듯이 덥습니다.
기상청 너에게 또 속았다 ㅠ.ㅠ
해파랑길은 요렇게 1키로미터 지점마다 표지판과 함께 곳곳에 노란색+빨간색 조합의 상징띠가
배치돼 있어 어지간한 길치가 아닌 이상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답니다.
제 모교의 수련원이 있는 곳을 지나 뷰가 끝내준다는 솔비치를 지나
중간 휴식처이자 점심을 해결할 수산항에 도착합니다.
물회가 맛있다고 해 침 삼키며 대기 대기...
양도 넉넉하고 맛도 새코롬하니 아주 좋은데 초큼 비싼 게 흠....
여기서 재미진 포인트 하나..
요즘 한국의 음식 예절,
음식이 나오면 반드시 먹음직스러운 각도로 사진 찰칵!!!
아따 밥도 든든히 먹고 하니 다시 열심히.....
것보다 드러 누워 한 숨 자고 싶은 이 아저씨 감성....
아냐 아냐 조금만 더 걸으면 동호해변이 나온다고.. 바다에 누워도 갠춘 갠춘!!
지금 누워 봐야 소 밖에 안 된다구!!
먹자마자 눕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참고 다시 힘차게 걷습니다.
바닷길가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크도 마련 돼 있고
한 여름에도 바닷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게 진정 매력적입니다.
쉬엄 쉬엄 걷다가 벤치 나오면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보따리 풀어 놓고
서로 고민도 얘기하고.... 또 한 숨 쉬기도 하고..
이 벤치가 있는 데크의 풍경이 끝내줬는데
조금 더 걸었더니 눈 앞에 다가온 동호해변..
바다 멀리에는 당장 비라도 올 듯 하늘이 어둑했고
파다도 제법 높았습니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갑작스레 들이닥친 파도에
제가 아주 아끼는 신발 녀석이 그만 침수....
그동안 취미 삼아 러닝을 하면서 수많은 기록 달성의 영예를 안겨준
'러닝 메이트' 회돌이 러닝화가 바닷물에 빠진 것이죠 ㅠ
급 흥분한 서른둥이+1 "싸우자 바다!!"
애초에 목적지로 삼은 동호해변까지 도착했지만 뭔가 허전합니다.
비가 올 것에 대비하기도 했고 함께한 녀석의 체력을 감안해
동호해변까지 걷기로 했지만 둘다 아직 쌩쌩한데다 날씨도 기똥차게 좋고
이대로 끝내면 아니 온 것만 못할 것 같아..
급 하조대까지 더 걷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 전에 모래 투성이가 된 발을 좀 닦고 신발도 말리고....
큰일입니다. 생각보다 신발이 많이 젖었네요.
이대로는 신발을 신고 갈 수가 없겠어요.
하조대까지는 6키로미터 정도를 더 걸어야 하는데....
넉넉 잡고 2시간이면 충분히 갈 거리죠!!
이 싸나이, 맨발로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저기 말이야, 에티오피아 이런 데 사는 형님들은 맨 발로 마라톤 완주도 하신다는데 말야...
까짓것, 육군 예비역 병장 안 병장, 맨발 워킹 따위 못 할까?
후배의 우려스러운 만류에도 한 고집하는 요 서른둥이+1 걷습니다. 맨발로...
처음엔 살짝 살짝 따끔하지만 이내 적응이 됩니다. 그런대로 걸을만합니다.
다만 한 낮의 햇빛을 그대로 머금은 아스팔트는 아... 뜨겁네요...
하지만 후배에게 호기로운 모습을 보인 이상 포기는 없다!!!
맨 발로 걷다 보니 도로의 지형, 아스팔트의 색에 따른 온도 차이를 실감합니다.
하... 언제 한 번 이런 거 느껴 보겠습니까 (무한 긍정의 싸나이죠)
1키로 남짓 걷다 보니 벽화가 그려진 마을이 나옵니다.
예상 밖의 풍경에 후배와 저 사진 삼매경에 빠집니다. 으핫..
당시엔 몰랐는데, 이미 이때 몰골이 아주 처참했군요....흠...
지나가던 차 속 사람들이 절 지긋이 쳐다보면서 간 게
얼굴이 잘 생겨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고 무슨 거지마냥 본 거였네요...ㅠ
가는 내내 곳곳에 이렇게 친절하게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좋네요. 이날 따라 가을 하냥 마냥 높고 푸른 느낌
해파랑길의 매력은 여러 형태의 길을 맛볼 수 있다는 것.
해변길도 나오고 일반 도로도 있고 산길도 있고 이렇게 시골길도 있구요..
맨 발로 걷다 보니 저마다의 질감, 온도가 다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왕 맨 발로 걷기 시작한 것 매 키로마다 이렇게 인증을 남기려고 했으나
이내 비포장길이 나와 하는 수 없이 신발을 신어야 했답니다.
아쉽게도 맨발 투어는 2키로 남짓 걷고 종료....
늘 그런 것 같습니다. 지치고 힘이 들 무렵,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면
머지 않은 곳에 목표지점이 있더라구요..
힘들 때는 그만큼 성취하고자 하는 일도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이죠.
포기해선 절대 안 될 이유겠지요...
뜨거운 햇볕 아래 서로 지쳐갈 무렵..
우리의 목표지점이 가까워졌다는 촉이 옵니다.
요선동 총각도사(요즘 제촉이 하도 좋아 제 스스로 붙인 별명입니다)의
감은 틀린 적이 없지요.
정말 얼마 안 가 나타난 하조대, 반가워 하조대 ㅠ.ㅠ
목이 타들어갈 것 같은 후배와 저
"그냥 물 말고 아이스 커피컵에 맥주 넣어 마실까?"
그 선배에 그 후배라고...
맥주 마시자고 제안하니
얼음 넣어마실 거면 KGB가 최고라고 냉큼 고르는 녀석. 센스가 굿이여 굿!!
음 이만큼이나 걸었구만, 우리 대단해 멋있어... 자자 치어스~~
하조대에 도착해 보니 뷰가 끝내 주더군요.
아무데나 주저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데 대만 사람들, 미쿡 사람들 잔뜩 와서
사진 찰칵 찍고 바로 가더군요. 그 와중에 한 커플 커플샷을 찍으려 애쓰고 있는데
제 후배가 나서서 찍어줍니다.
사교성 극강, 저와는 많이 다른 녀석이네유...
얼추 하조대까지는 왔는데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애초에 동호해변까지만 가기로 한 여행이라 하조대까지 오는데
꽤 많은 시간을 썼고 돌아가는 차편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이죠..
이날 인제를 가야했던 터라 양양읍내에 저녁 6시30분까지는 떨어져야 하는데
벌써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가고 있었거든요..
이때 이 사교성 극강의 후배, 좀전에 사진 찍어준 커플에게 다가갑니다.
차를 가져온 이 커플 후배 녀석의 카풀 제안에 흥쾌히 응해줍니다.
아 이래서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여.....
녀석의 넉살에 한동안 멍 때리다 차를 얻어탑니다.
다행히 이 커플 분 낙산사로 간다고 하네요. 터미널서도 가깝고
양양까지 왔는데 잠시 짬을 내 낙산사를 가보는 것도 갠춘갠춘...
저희도 낙산사로 고고씽!!!
시간이 좀 더 넉넉해 한 바퀴를 쓩 다 돌아봤다면 좋았겠지만
홍련암과 의상대만으로도 낙산사의 위엄은 대단했습니다.
돈 냄새가 살짝 풍겨서 아쉽긴 했지만 바닷가를 끼고 지어진 아름다운 사찰이었지요.
낙산사를 마지막으로 후배는 집으로 저는
인제 친구 녀석의 집으로 서로 빠빠이!!!
이상 서른둥이+1의 세번째 여행기이자 한여름 해파랑길 도보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