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넘어 그곳에...(1)

희야령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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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만나기로 한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중간에 있는 작은 카페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간간히 주문한 차가 나왔다며, 점원의 외침 외에는 작은 숨소리도 안들릴 만큼 조용한 분위기와, 그윽한 커피향의 향처럼 은은하게 울리는 음악의 선율이 좋았다..

그런 기분을 송두리째 깨며, 친구가 카페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문 열고 들어 오는 그 소리가 큰것보다는 그 몰골이 마치 한낮에 나타난 귀신마냥 말이 아니라서 나뿐 아니라, 카페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친구가 내 앞 자리에 앉을 때까지 친구를 따라 움직였고, 그것을 친구는 아는지 모르는지 자리에 앉자마자 마치, 이 카페의 조용한 분위기 따윈 자신과는 다른, 남다른 세상이라도 되는냥, 완전히 무시한채 큰 한숨을 뿜어내며, 조금 늦은것에 대한 변명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런 친구에게 많이 늦지 않았고, 늦었다 한들 난 괜찮다고, 말을 해야만 이 사태가 종결 될것 같아 서둘러 말을 꺼내 친구를 다독였다, 그제야 진정이 된 친구는 내 앞에 놓여져 있는 물컵을 들어 한웅큼의 물을 집어삼키고 숨을 내시며,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듯 주변을 한번 쓰윽 하고는 살폈다...

그리고 나서 친구는 드디어 날 불러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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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는 모니터에 다음 글자를 쳐줄것을 목숨 걸고 있는 커서의 깜박임을 응시 하고 있었다. 다음 이어갈 구절이 자꾸만 걸리고, 썼다가 다시 지우고, 몇번을 반복 했지만, 문맥상 이어지지 않는 글들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며, 버릇처럼 손을 들어 올려 입으려 가져 갔지만, 담배는 이미 다 태운터라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것을 깨달게 되었다.

지금 편의점으로 달려가 담배를 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머리 속으로 정리 하고 있는 다음 글귀들이 모두 달아 날까 그럴 수도 없고, 그러면서 벽에 걸려져 있는 시계로 눈을 돌려 시간을 확인 했다.

시간은 벌써 새벽 3시를 조금 앞두고 있었다. 방 안 가득 차 있는 담배 연기, 그리고, 사방을 집어 삼킬듯한, 어둠의 파편들이 모니터에서 깜박이는 커서마냥 움찔움찔 거리고 있는것을 느꼈다..

그 때, 그 적막함을 깨고 방 안 가득,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집 전화는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전화가 걸려 올 곳은 몇군데가 되지 않았다.

'엄마인가? 이 시간에? 누구지?'

울리는 전화벨을 받아 들고, 상대편이 대답 해 주기를 바라며 물었다..

"누구세요??~~"

"......................................."

"누구세요?? 여보세요??....."

"......................................."

"전화를 걸었음 말씀을 하셔야죠.....여보세요??"

"뚜우욱....띠...띠..띠.."

전화는 이내 끊어 졌고, 전화기 저편에서는 신호음만 들리기 시작했다...

'뭐야 미친거 아니야 이 야밤에 전화 하구선 누군지도 말도 안하고, 그냥 끊는 경우가 어딨어..이런 미친....'

다시 모니터를 쳐다 봤지만, 전화 때문에 머리 속 정리 되었던 내용들이 흝어져버린 기분이었다.

'젠장 담배나 사러 가야지!!'

그렇게 소미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한갑 사서 나오면서 바로 한가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쳤다...

길게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차가운 공기 중으로 내뿜자...순간 머리가 띵 해 오는것을 느겼다, 소미는 이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담배를 필 때 느껴지는 이런 기분에 왠지 소미는 희열을 느끼며, 온 몸이 즐거워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들어서며, 벽의 시계를 쳐다 보았다, 시간은 이미 4시를 향해 달려 가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고, 신발을 벗으려고 하는데 또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신발을 후다닥 벗어 던지고, 전화를 향해 달려가면서 생각 했다. ' 또 그 미친놈 아니야.젠장 그러면 이렇게 뛸 필요도 없잖어, 아니야 혹 정말 이번엔 누군가 전화를 했을지 몰라....' 그 짧은 시간에 소미를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면 전화기를 집어 들고 귀로 가져다 되며, 이번에는 상대가 먼저 말을 할 때까지 아무 소리도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전화 저편에서는 역시 아무런 말도 없었다.

성격 급하고, 다혈질인 소미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떤 미친 또라이가 새벽에 남에 집에 전화질이야,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하던지....."

"...........................으흐흐흐흐....................................으흐흐......아~악..........."

순간 들려오는 전화 건너편의 비명소리, 소미도 함께 비명을 지르며 전화를 후다닥 끊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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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게 끝이야? 아님 다른 뭔가가 또 있는거야?"

"그게 그러니까 첫번째 이상한 전화가 온 날이고, 그냥 그걸로 끝났음 별 미친놈 다 있네 이러고 생각 했을꺼야...근데.........."

소미의 말을 정리 하자면, 그 후로는 잠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순간 다시 그 전화가 걸려 왔고, 그 후로도 주기적으로 비슷한 시간에 전화가 걸려 왔다는것이다, 그래서 첨에는 경찰에도 신고도 하고 했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 하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최근 들어 그 전화 속 상대에게서 내용있는 말들이 소미에게 전달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소미는 나에게 연락을 취했고, 오늘 이 곳에서 만나기로 한것이었다.......

"그 내용이라는게 뭔데??"

"그 내용이 좀 이상해, 그냥 장난 전화 같지가 않아, 전화기 저편에서 갑자기 알아 들을 수 없는 욕설이 들린다던가, 아님 처음처럼 아무런 말도 없이 끊어 지던가 했는데, 이제는 나도 익숙 해 질만도 해서 그럭저럭 상대 하고 있었는데 몇일 전 전화에서는 무슨 내용을 말 하더라고....."

소미는 몇일 전부터 노트에다가 전화기 저편의 상대가 전해 주는 말들을 적어 놓기 시작했고, 그 적어진 문구들을 나에게 보여 줬다. 소미의 노트에는 전화가 걸려온 날짜,시간과 함께 그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01/18 AM 03:15 -> 지금 이곳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01/21 AM 03:17 -> 작은 발 하나를 내려 놓았다...

01/22 AM 03:02 -> 한숨 쉬고, 하늘을 보았다.

.

.

.

.

02/24 AM 03:00 -> 이제 곧 끝이 난다, 그리고 시작 된다..다시..

"이게 마지막이야, 이 후로는 연락이 없어??"

"아니 연락은 있어, 그런데 아무런 내용도 없어, 그리고 몇일 전에 마지막으로 곧 시작 한다고 말 하고는 끝이었어!! 그리고 그 시작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야!!"

"뭘 시작 한다는거지??"

"야 그걸 내가 알면 너 한테 연락 했겠어, 이런 귀신 같은 이야기는 니가 잘 알잖어, 그러니까 너 한테 연락 한거지..."

소미는 또 버럭거리며, 분을 못삭히는지 다시 한번, 물컵의 물을 목구멍 안으로 쑤셔 넣듯 집어 들고 들이키기 시작했다, 소미가 내민 노트의 글귀들을 다시 한번 살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소미를 집중했다, 혹 뭔가 느껴지는게 있는가 해서....하지만 소미에게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게 오늘이라고 했다면, 오늘 기다려 보자, 내가 함께 집에 있을께 뭔가 일어 나겠지, 일단 집으로 가자.."

"야 미친거 아니야 지금은 대낮이야 지금 가서 뭘 하자고, 나 배 고파 일단 밥부터 먹자, 그리고 뭐 다른것도 좀 하고, 그리고 밤에 가자, 지금 가서 너랑 나랑 둘이서 뭘 하자는거야, 됐어, 응큼한 자식...."

'아 이게 아닌데 결국 자기 편의적으로 생각 하는 소미에게 휘둘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린 밖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자정이 넘어 선 시간에 소미네 집으로 들어 섰다, 여자이지만 여자 같지 않은 소미의 방은 넓은 편은 아니지만 생활 하기에는 편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조리대를 갖춘 주방과, 주방과는 분리되어 있는 작은 거실, 그리고 거실 끝에 창가에 침대가 있는 전형적인 조금 넓은 오피스텔, 전화기는 침대 옆 협탁에 있었다...

거실 작은 소파에 앉아 시간이 가고, 전화벨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3시를 조금 넘어 서는 순간 전화벨은 울렸고, 소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벨을 받아 들었다, 전화기를 귀가에 가져다 된 소미는 전화기를 집어던지듯 내려놓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듯 쓸어졌다......

그리고 전화기 밖으로 아주 음흉한 기운이 뻐쳐 나오고 있었다, 그 기운은 사람을 충분히 쓸어트리고도 남을듯 했다.....